호텔 슈뢰딩거 시리즈

[페레그린&마일로] 호텔 슈뢰딩거의 마지막 가면극

퍄퍙책미 2023. 4. 8. 18:23

KPC 페레그린 레가트     PC 마일로 코너

날짜 2023.03.03 ~ 2023.04.07

플레이타임 총 12시간

원문 시나리오 링크     https://poisonbear.postype.com/post/13139777

 

 

 

※아래 내용은 플레이로그입니다.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므로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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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총을 들어 페레그린에게 쏩니다.
 
그의 인영이 바닥으로 무너집니다.
 
조각된 문이 반파됩니다.
 
외우주의 신이 내린 성물은 그렇게 부서졌습니다.
 
물로 된 괴물에게 당신이 잡아먹히려는 찰나,
 
페레그린이 그를 총으로 쏴 쫓아냅니다.
 
호텔을 향해 다급하게 달려오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입니다.
 
호텔 안의 모든 시간이 거꾸로 재생되고 있습니다.
 
당신은 괘종시계가 당신의 시간을 탐욕스럽게 빨아먹는것을 목격합니다.
 
공허할 만큼 널리 퍼지는 종소리가 13번 울립니다.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미 있었던 일은 시계를 거꾸로 감아도 되돌아오지 않아,
 
모든 재생은 일그러지고 어긋날 것입니다.
 
시간은 실시간으로 쓰여지는 글 같은 것.
 
이미 쓰여진 글자 위에 줄을 긋고 단어를 바꿔 써도
 
없어지지 않는 첫번째 문장의 흔적.
 
그리하여 검은색 괘종시계는 입맛을 다시며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건 기회나 축복이 아닙니다.
 
12번의 목숨이 끝나는 순간,
 
당신의 시간은 시계의 만찬이 되어 영원히 지워질 것입니다.
 
그래도 당신이 도전하겠다면…
 
맹렬히 돌아가던 시계바늘이 자정 조금 전에서 멈춥니다.
 
 
세카
 
w. 유독곰
 
 
향락이 연회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샴페인이 줄줄 흘러내리는 유리잔,
 
흥에 겨워 웃고 떠드는 소리.
 
금으로 무늬를 바른 벽지와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번쩍거리고,
 
그 모든 불빛과 장식에도 불구하고 그저 검은 괘종시계가 보입니다.
 
가면을 쓰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친절하게 웃으며 당신에게 술을 권합니다.
 
어느새 당신의 손에 샴페인 잔이 들려집니다.
 
무대 위에서는 이벤트를 준비하는지 직원들이 분주히 뛰어다니고
 
전부 닫히지 않은 출입구 쪽에서 환한 빛이 새어나옵니다.
 
마일로 코너:(다시 되돌아온 과거의 장면. 이번엔 돌아온 목적이 확실하게 있으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없습니다. 손에 들려있던 샴페인은 가까운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는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던 괘종시계부터 다가가 살핍니다.)
 
연회장 구석에 있는 괘종시계입니다.
 
시침은 10시를 가리키고 있고, 분침은 정각에서 몇분을 남긴 상태로 멈춰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되돌아온 시간을 확인합니다. 페레그린을 만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남아있는 거 같아요. 그를 빨리 찾을수록 좋겠지만, 어디서 돌아다니고 있을지 모르니 잠시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출입문에 가 밖 상황을 봅니다)
 
양쪽으로 열리는 커다란 나무 문입니다.
 
비록 열려있긴 하지만, 막상 밖으로 팔을 뻗으려 하면
 
무형의 장벽 같은 게 느껴집니다. 아직은 방해하는 정도에서 그치지만요.
 
당신이 나가려고 하면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주머니 속에서 문득 붉은 보석이 빛납니다. 그리고 당신이 장벽에 다가갈 수록 파직, 소리까지 내네요.
 
어쩌면 전과 달리 이 장벽을 뚫을 수 있는 건 보석의 힘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마일로 코너:(보석의 이상한 반응에 주머니에서 꺼내서 문 주변에 가까이 해봅니다) ...이 보석이 있으면 더 수월하게 원래 있던 곳으로 갈 수 있는 건가.
그렇다고해도 페레그린 씨가 여전히 그 상태라면 바로 돌아갈 수도 없을텐데...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주머니에 보석 집어넣어요)
 
보석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면, 또 다른 무언가가 만져집니다.
 
꺼내보면 카드입니다. 당신이 지난 목숨에서 얻었던.
 
…지금 시간이면 호텔 곳곳에 흩어져 있어야 되는 것들인데.
 
마치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다는 듯이 당신의 주머니로 돌아와 있네요.
 
마일로 코너:(이번에 돌아온 시간은 이전과 다르다는걸 주머니 속 카드를 보고 새삼 깨닫습니다. 뭐, 탈출에 필요했던 것들이니 갖고 있는것도 나쁘지 않겠지만요. 혹시 다른 내용의 카드가 추가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전부 당신이 아는 규칙뿐입니다.
 
마일로 코너:(잘 모아서 주머니에 넣어놓고 파티장의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자신이 페레그린을 먼저 발견한다면 그 끔찍한 경험을 피하고, 더 빨리 탈출을 시도해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로윈 분장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런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분장이 이미 피부가 된 줄도 모르고
 
서로의 분장을 칭찬하며 웃고 있습니다.
 
공포영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것 같다, 정말 진짜 같다는 둥.
 
기괴하게 번뜩이는 눈과 날카로운 이가 어딘가 일그러져 보입니다.
 
마일로 코너:....(모르는게 약... 끔찍한 모습에 눈 흘깁니다)
 
그중에서도 마녀 분장을 한 여자… 아니 마녀
 
입이 가벼운지 쉴새없이 떠들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시선은 피한 와중에 여자의 목소리에 집중해봅니다)
 
마녀:이 호텔, 사실 이전에 망한 호텔을 사들여서 개축한 건물이라던데요.
소문에 따르면, 이전에 있던 호텔은 괴담 속 존재들에게 먹혀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었다고…
그리고 그 망한 호텔에는 천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보석들이 숨겨져 있었다더군요.
하지만 보석을 탐낸 자들은 한 명도 돌아오지 못해서, 사실 보석들이야말로 이상 현상의 원흉이라는 소문까지 퍼졌죠.
하지만… 그런 괴이를 일으키는 보석이라면 혹시 모르죠. 모으면 소원을 이루어 줄 지도?
단상 위에 있는 물건도 호텔 폐허에서 나왔다던데, 그 보석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일로 코너:(이미 들었던 이야기에 발길을 옮기려다, 보석이라는 말에 멈추고 집중합니다.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붉은 보석을 만지작거립니다) 만약 보석이 원흉이라면... 이 현상을 되돌리는 방법도 보석에 숨겨져 있을지도 몰라.
(과거지만, 자신이 경험한 과거가 아니라서 무대 위에 있던 문조각대신 보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조용히 이벤트를 준비하는 무대쪽으로 다가가 살펴봅니다)
 
깔깔깔, 자신의 무리들과 익살맞게 웃는 그녀가 순간 중얼거립니다.
 
마녀:그런데 이상하네요. 어디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너무나 순식간이라 잘못 들은 걸로 착각할 법하네요.
 
아무튼, 무대 쪽으로 다가가면 붉은 천으로 덮인 커다란 물체가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오싹....) ....
 
근처의 호텔리어들이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게 보이네요.
 
마일로 코너:(역시 아무리 봐도 그 이상한 문 조각같은데...)
 
분명 이렇게 보면 멀쩡한 사람들인데...
 
당신은 저 손길들이 당신을 짓밟고 왕 앞에서 경배시키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이제는 저 단정한 얼굴들만 봐도 소름이 돋는 것 같아요.
 
마일로 코너:(마음같으면 당장 무대위로 올라가 붉은 천 속을 살피고싶지만, 그들에게 당했던 일에 발이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조용히 무대를 살펴보고 싶어서 호텔리어들의 감시가 덜한 곳은 없나 찾아봅니다)
 
가까이 접근하려고 하면 역시나 호텔리어들이 막아섭니다.
 
다만 천으로 한 겹 가려진 채로도, 물건... 아니 문 조각에서는 비틀린 기운이 스며나옵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 파악을 하고 있을 즈음이면.
 
마일로 코너:(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열쇠... 가까이 가서 살펴보길 포기하고 시간을 확인합니다)
 
뎅――
 
다시금 괘종시계가 자정을 알립니다.
 
당신은 공기가 무거워진 것을 느낍니다.
 
정적이 잉크처럼 번집니다.
 
수다스럽던 입들, 잔이 부딪히고 새로 술을 까는 소리, 웃음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모두가 숨을 삼킵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걸어나오는 비단 신발.
 
키는 사람의 두 배에, 넝마같은 망토를 입었음에도 무지개빛 광휘를 두른 이.
 
노란 옷의 왕이 이 자리에 입장합니다.
 
누군가는 헉, 하고 질겁했지만 당신은 다른 것을 발견합니다.
 
끝내 찾아내고 맙니다.
 
인파를 파헤치며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흰 인영을.
 
당신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
 
최후의 비명처럼 총소리가 산발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저항 없이 당신 앞에 다다른 왕은,
 
옷자락 아래에서 갈고리처럼 비틀린 손을 뻗어 당신의 손목을 낚아챕니다.
 
손바닥에 살을 칼로 파내는 것 같은 작열감이 느껴집니다.
 
온몸은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 없고, 그나마 자유로운 고개를 들어 그 얼굴을 눈에 담으려던 찰나.
 
그것의 머리통이 목 위에서 떨어져 데굴데굴 바닥을 구릅니다.
 
머리 잃은 몸은 그대로 연기가 되어 망토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총으로 왕의 머리를 날려버린 그 사람이 당신에게 달려옵니다.
 
아주 수상하고, 뭐 하나 대답해주지 않지만,
 
당신의 요청에 목숨을 걸고 와준 사람.
 
페레그린은 베일을 뒤집어쓴 채, 당신에게 묻습니다.
 
유령:달릴 수 있겠냐는 거다!
 
마일로 코너:(이미 겪어봤던 고통이라, 노랑 옷의 왕을 보자마자 숨이 삼켜집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찾아야만 했던 페레그린을 다시 만났다는 거겠죠.)
(왕의 손에서 벗어나면 고통스러운 목을 감싸고 몇 번 쿨럭거리고는 끄덕거립니다.) 어서 자리를 옮기죠...!
 
그는 당신을 조심스럽고 또 다급하게 이끕니다.
 
홀을 가로질러 달립니다. 사방에서 호텔리어들이 길을 막아서지만. 당신은 그들이 어떻게 움직일 지 이미 전부 알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
민첩
기준치: 45/22/9
굴림: 6046100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대실패
(기억력이...약한편...)
 
호텔리어 한 명이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일그러진 얼굴에서 피가 묻고 깨진 안경이 떨어져나와 당신의 다리를 스칩니다.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면 유리조각에 베이기라도 했겠군요.
 
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괴물로 변한 손님들이 당신의 몸 위로 파도처럼 쏟아지려 합니다.
 
뿌리치기 위해 근력 판정합니다.
 
마일로 코너:(이미 겪어봤던 경험에 침착하게 행동하고 싶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공포에 맘처럼 손발이 따라주지 않습니다. 당황하며 뿌리칩니다) 으아악!!!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압도적인 숫자에 밀려서인지, 당신은 결국 광기에 휩쓸리고 맙니다.
 
하지만 꼼짝없이 끌려가려는 찰나, 총성이 한 번 더 울리고
 
차디찬 손에서 뜨거운 액체가 흘러 발밑을 적십니다.
 
유령:조심하는 검다! 아니, 거다!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던 그는 우선 당신을 데리고 연회장을 겨우 벗어납니다.
 
무사히 연회장을 빠져나오자, 페레그린은 막대기를 이용해 단단히 문을 막더니
 
마일로 코너:(거의 끌려가다시피 따라 도망칩니다)
 
당신을 조각상 뒤로 숨깁니다.
 
그가 흰 베일을 벗어내자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호텔리어… 아니 총지배인이 나타납니다.
 
유령:큼큼, 이제 괜찮을 검, 아니 괜찮다.
몸은 좀 어떠시, 아니, 어떠냐?
 
마일로 코너:(상태 살필 시간 없이 다급하게 이름을 부릅니다) 페레그린 씨,함께 돌아가기 위해 왔습니다.
이제는 똑같진 않겠지...만 지금 무슨 상황인지 대충 저도 압니다.
 
유령:(당신이 그를 부르는 순간 가면에 금이 간다. 동시에 인상에도 금이 갔음을 직감할 수 있다) ...다, 당신이 그 이름을 어떻게 아는 검까?!
이 시간대라면 아직은... 아니, 일단 급한 불부터 끌 테니까 천천히 설명해주는 검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당신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냅니다.
 
손바닥으로 상처와 함께 징표를 완전히 가리고 나면,
 
몸의 떨림은 그나마 멎어들지만, 막상 조금도 진정하진 못한 눈치입니다.
 
마일로 코너:(아차차 금 가는 가면 보고 입 다물고, 손을 치료해주는 페레그린을 보며 숨을 고릅니다) 우리는... 아니 저는 이미 당신의 도움으로 이곳에서 도망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도 나가는 방법을 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제 페ㄹ.... 유령 씨와 같이 탈출하려고 돌아왔는데. (가면 봄) 함께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요.
 
유령:도, 돌아왔다는 게 정말임까?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함... (당장 본인 입으로 이상 현상엔 한계랄 게 없다고 했으니, 천천히 입을 다문다. 긴 침묵 끝에 겨우 말을 꺼낸다) ......어째섬까?
어째서 탈출할 수 있었는데 두고 나가지 않은 검까. 전 이미 이 호텔에서 나갈 수 없슴다... 아직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라도 그건 변하지 않슴다.
...당신은 살려달라고 했슴다. 저도 당신이 살길 바랐슴다. 기껏 당신을 살릴 수 있게 됐는데, 왜...
 
마일로 코너:그야. ... (왜 돌아왔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힙니다.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으니 언제든 도망칠 수 있을 거라는 짧은 생각. 그리고 자신 때문에 이렇게 변해버린 그에 대한 죄책감. 막연한 희망에 의한 충동적인 행동이었지만, 이제 와 페레그린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면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것에 속이 쓰립니다)
.. 헤매는데 사용할 시간을 아꼈으니, 남은 시간동안 당신을 되돌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조금 자신없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유령:......이제부터라도 찾겠다는 검까.
사실,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님다. (잠시 벅찬 숨을 들이쉰다. 입에 담기에도 과분한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마냥) 저는 아마 지하의 문 조각을 부순 다음 당신을 보내려고 했을 테고, 그걸로 당신은 살아남았을 검다.
그때까지... 그러니까 현재의 제가 과거로 가기까지 가면이 버틸 수만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슴다. 하지만 그 방법은 저도 잘 모를 뿐더러... 더 이상 나가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당신이 위험해질 수도 있슴다.
 
마일로 코너:그 방법이 뭡니까?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전 아직도 나가고 싶고, 살아서 나갈 겁니다... 근데 가능하다면 당신도 같이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 저도 노력할 거고요.
 
유령:강력한 힘이 필요함다. 저와 제 가면 또한 괴이 현상의 일부니까여.
제일 이상적인 방법은 다른 괴이 현상을 발생시키는 힘을 끌어다 쓰는 것이지만… 그것도 말처럼 쉬운 게 아니고, 설령 그런 힘들을 끌어모아도 가능할지 모르겠슴다. 가면을 유지하는 그의 힘을 대체할 만큼 강력한 것은 많지 않으니 말임다.
 
마일로 코너:괴이 현상을 발생시키는 힘이요...? (주머니에서 보석을 꺼내 보여줍니다) 아까 어떤 여자가 이 호텔에서 일어난 일이 다 보석이 원흉일지 모른다고 말하더군요. 이 보석도 호텔에서 발견한 것이니 그 보석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유령:...! 어디서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이 호텔의 괴이를 해치웠을 때 나오는 결정 같은 것임다.
하나하나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건 맞지만… 설마 그 보석들을 찾겠다는 검까?
......당신은 지금 괴이들의 시야 가장자리로 도망치긴커녕 그들의 입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하고 있는 검다. 분명 위험해지거나 죽을 검다...
 
마일로 코너:...... 그, 그렇지만 이 보석을 얻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비록 한목숨 잃었지만) 생각보다 괴이를 해치우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몰라요.
 
유령:…… (불안한 듯 자신의 총을 만지작거리다가 결국은 이쪽을 돌아보고 한숨을 쉰다) 저는 강하고 무기도 있슴다. 분명히 당신을 도울 수 있을 검다.
저는 후회하지 않기로 했슴다. 그리고 당신도 후회하지 않으면 좋겠슴다.
…혹시 모르니까, 일단은 핫라인으로 가는 검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서 한 층 내려가. 복도 끝까지 가면 있는 빨간 전화기임다.
전화 상대가 매몰차게 굴어도 포기하지 않는 검다.
 
마일로 코너:(만약 여기서 다시 탈출하지 못한다면 시간을 되돌린 것을 후회할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리고 곧 후회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페레그린을 희생하고 혼자만 살아남는다면 그 일도 후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대답합니다) 네, 당신과 무사히 돌아가서 지금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할 겁니다.
(페레그린의 말에 일어나며 복도 쪽을 봅니다) 벌써 2번째 설득이니 자신 있어요.
 
유령:알겠슴다. 무사하는 검다. 살아서 다시 만나는 검다.
 
언젠가 전화 너머로만 들었던 말을 돌려주며, 그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회중시계를 확인하고, 당신을 안전한 곳에 숨긴 채
 
시치미를 떼며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앞으로 나섭니다.
 
곧 발소리 여럿이 다가옵니다.
 
유령이 침착하게 대답합니다.
 
유령:제물이 이쪽으로 오기에 도주로를 막았다. 하지만 벌써 도망친 모양이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유령이 무리를 이끌고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마일로 코너:(발소리가 멀어지면 얼른 나와서 핫라인으로 향합니다)
 
유령이 말해준 대로 이동하면,
 
이제는 익숙한 복도 꺾이는 구석에 괘종시계가 하나 보입니다.
 
그 옆에는 작은 꽃병과 빨간 전화기가 놓여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혹시 몰라서 괘종시계도 한 번 만지고 바로 수화기를 듭니다) 여보세요?
 
아까 연회장에서 봤던 것과 같은 괘종시계는 여전히 10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손을 대고 있으면 시계가 냉큼 당신의 시간을 잡아먹는 듯, 무언가가 쑤욱 빨려드는 느낌이 듭니다.
 
어쩐지 손을 댈 때마다 오한이 들더라니, 안에서 이빨을 들이대는 존재가 있었을 줄이야.
 
수화기를 들면 자동으로 전화가 걸립니다.
 
그러나 연결 대기음 대신
 
‘지금 거신 전화는 통신권 밖에 있어 연결이 어렵습니다’는 자동응답 목소리가 돌아옵니다.
 
마일로 코너:.... 어라? (다시 수화기를 내렸다가 걸고)
...내가 과거로 시간을 돌려서 뭔가 꼬인 건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수화기를 봅니다)
 
권외 지역이라니. 당황한 머릿속으로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갑니다.
 
마일로 코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권외 지역'이라는 말, 어딘가 익숙하잖아요.
 
분명 당신의 휴대폰에서도 본 적이 있습니다.
 
높은 언덕 위에 있는 탓에 호텔 안에 들어온 뒤로 먹통이 되었었죠.
 
...문득 한 가지 가설이 떠오릅니다. 만약, '현재의 페레그린'이 벌써 호텔 근처에 있는 거라면.
 
먹통이 된 핫라인 앞에서 망연히 서 있으면.
 
갑자기 등 뒤에서 서늘한 기척이 느껴집니다.
 
유령… 아니, 페레그린입니다.
 
마일로 코너:(핸드폰 보다가 기척에 놀라 화들짝 돌아봅니다) ...! 유, 유령 씨?!
놀랐습니다... (먹통된 전화기 보여줍니다) 어쩐지 시간선이 꼬인 거 같아요.
 
그는 다시 베일을 둘러쓰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걸음걸이에는 무게감이 없어 정말 유령인 것 같습니다.
 
그는 손에 든 회중시계와 전화기를 번갈아 가며 바라보더니…
 
곧 천천히 말합니다.
 
유령:……이럴 리가 없슴다. 이 시간대에는 당신과 과거의 제가 통화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검다.
다, 다시 걸어보는 검다. 아니, 아니. 제가 하는 검다. 제가 하게 해주는 검다.
 
마일로 코너:분명... 핫라인만은 외부랑 연락이 됐었는데... (당황스럽다는 표정입니다. 과거의 자신과 통화를 하게 해도 되는건가 조금 걱정하며 수화기를 넘겨줍니다)
제가 받았을 땐 통신권 밖이라는 안내만 나와요.
 
물론 수화기를 든 사람이 바뀌는 것만으로 상황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유령은 아까부터 떨리는 손을 숨기지 못합니다.
 
유령:벌써 ‘페레그린’이 권외지역에 가 있을 리가… 분명 당신과 통화했었는데 이상함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의 떨리는 손을 보고 같이 조급해집니다) 마, 맞아요. 뭔가 착오가 있는 거 같은데... 그 전화기가 또 있지 않습니까? 보안실에 분명히 있었어요.
 
유령:…당신의 말을 듣고서도 실감은 안 났는데, 확실히 무언가 달라진 것 같슴다.
코너 씨 말대로임다. 당신이 시간을 돌렸다면 가능한 얘김다. 호텔의 시간이 계속 31일에 머무르는 동안, 호텔 밖의 시간은 계속 흘러 과거의 제가 벌써 호텔에 도착한 검다. 당연히 통화도 되지 않는 검다.
 
마일로 코너:(12시 30분이던 핸드폰 시계를 떠올리고) ...그렇다면, 일단 현재의 유령 씨가 호텔 주변에 온 게 맞을 거 같네요.
(자신과 통화 시간이 안 맞아서 현재의 페레그린이 전화를 못 받았다면 아예 이 상황을 모르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들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외면합니다) 일단 핫라인은 포기하고 보석을 모아볼게요.
 
유령:그렇슴다. 무사히 도착은 한 것 같으니 그나마 다행임다만...
이래서는 제가 알던 미래의 정보가 하나도 쓸모 없게 됐다는 검다. 이, 이제는 강하니까…아는 정보도 많고 무기도 있으니 당신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나는 이제 강하지 않다는 검다. 당신을 구할 수조차 없슴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은 검까?
 
마일로 코너:........(그렇게 말하기엔 지금도 충분히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 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제가 207호에서 괴현상을 무사히 버텼을 때 이 보석이 나왔어요.
다른 괴현상들을 찾아가 견딘다면 다른 보석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하지만 역시 자신없는 목소리입니다)
그걸 더 모으면 유령 씨를 되돌려놓을 수 있을테고요.
 
유령:그 보석들… 괴이 현상의 힘들은 양날의 검과 같슴다. 강력한 힘을 가진 만큼, 보석에서 기인하는 괴이 현상들은 하나같이 위협적일 검다.
……정말 당신이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려면, 저도 우울해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검다. 당장은 같이 갈 수 없지만, 저는 저대로 호텔의 정보를 모아오겠다는 검다.
…당신이 제 형처럼 그렇게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슴다. 그리고…
제가 그렇게 만들겠슴다. (보이지 않는 신에게 맹세라도 하듯 무거운 목소리다)
 
제대로 된 대화가 너무 길어지기 전에,
 
그는 갑자기 몸을 펴고 뒤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을 잡고 숨어야 한다고 알립니다.
 
곧 완전히 괴물로 변한 손님들이 천천히 복도를 채웁니다.
 
기괴하게 그르렁대는 소리와 벽을 긁는 소리도 종종 있지만…
 
당신은 페레그린의 안내대로, 돌아가는 벽을 통해 막 직원 통로에 들어온 참입니다.
 
괴물들이 사라진 당신을 찾고 있지만 한참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는 목소리를 낮춰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유령:일단 수영장 쪽으로 가는 검다.
절대 안에 들어가지는 말고, 프론트가 있는 쪽에서 제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검다.
무사하려면, 호텔의 규칙 카드를 절대 무시하지 않는 검다. 기록만은 거짓말을 하지 않슴다.
 
마일로 코너:네, 알겠습니다. 조금 있다가 봐요. (수영장과 관련된 카드를 꺼내 다시 읽으며 끄덕입니다. 분명 페레그린을 구하기 위해 되돌아온 건데, 어쩐지 도움만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레그린은 수영장으로 가는 약도를 그려 쥐어주고,
 
두르고 있던 흰 베일을 벗습니다.
 
페레그린:가는 검다, 어서.
 
마일로 코너:(돌아보지 않고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그는 당신이 떠나는 모습을 잠시 보다가,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당신은 비상계단을 이용해 1층에 있는 수영장 입구에 도달합니다.
 
밤이라 일부 조명만 켜져있는 것이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데스크와 괘종시계가 위치합니다.
 
유리창 너머로 어두운 수영장이 보이고, 양 옆으로 탈의실과 샤워실이 두개씩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빠르게 괘종시계에 손을 올렸다가 데스크로 갑니다. 수영장 출입구도 확인 가능한가요?) 프론트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당신은 우선 괘종시계에 손을 댑니다.
 
이제는 눈치챘겠지만, 당신의 남은 목숨 갯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느새 익숙해진 어지러움이 지나갑니다.
 
출입구 쪽은 별 이상이 없습니다. 그저 열려 있는 문일 뿐입니다. 아직은.
 
원래라면 안내원이 서 있을 데스크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탁상용 시계는 12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데스크 아래로는 서랍이 달려 있고, 뒤에는 열쇠가 차례로 정렬된 이 하나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불안한 표정으로 열려 있는 수영장 문을 봤다가 침착하게 서랍을 열어봅니다)
 
서랍에서는 메모가 하나 나옵니다. '일하기 전 필독'이라고 적혀있습니다.

핸드아웃: 누군가의 메모

 

가끔 유리창이나 CCTV로 이상한 게 보일 수 있거든?
뭐가 보여도 8시 이후로는 무조건 무시해.
여기가 가스 새는 자리라서 가끔 환각이 보인다나?
전에 누가 한번 헛것 보고 수영장 문 열었다가 물난리 났잖아.
너도 조심해.


 
마일로 코너:(메모 보고 수영장 물 괴물 벌써 빠져나간 거 아니겠지 싶어서 착잡해져요. 수영장 문부터 닫아야겠다는 생각에 열쇠 장에서 수영장 문 키를 찾아봅니다)
 
장 속에는 락커들의 열쇠, 수영장 열쇠유리장 열쇠가 들어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수영장 열쇠부터 찾아 수영장 문을 잠가봅니다. 수영장 문 잠그면 탈의실이나 샤워실은 확인할 수 없나요?)
 
탈의실이나 샤워실 자체가 수영장 안에 딸린 것이라, 상관없을 것 같네요.
 
물은 유리창 너머에서 넘실거리니, 저걸 열지만 않는다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일로 코너:(그렇다면 조용히 탈의실로 향합니다)
 
남성은 왼쪽, 여성은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탈의실까지는 들어갈 수 있지만 샤워실부터는 문이 잠겨있습니다.
 
탈의실 안은 어둡습니다.
 
게다가 곳곳에 온갖 물건이 널부러져 있고요.
 
마일로 코너:(혹시 다른 규칙카드라도 발견할지 모르니 탈의실 물건들 뒤적거려봅니다.)
 
혹시 모르니 뒤져봅시다. 마일로, 관찰 판정.
 
마일로 코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드는 없습니다. 하긴 수영장에 대한 규칙은 이미 나왔으니까요.
 
대신 손에 잡히는 건 온갖 도구들 뿐입니다.
 
전선이 긴 멀티탭과 드라이기, 콘센트, 찍찍이 겸용 테이프, 빗자루……
 
더 안쪽까지 들어가면, 심지어 쇠파이프 같은 것도 보입니다.
 
…5성급 호텔에서 이런 걸 그냥 굴러다니게 둘 리가 없을 텐데. 도대체 여기에선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마일로 코너:(수영장에 놀러 온 것도 아니니 딱히 쓸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내려놓습니다)
이렇게 엉망이 된 건 누가 괴물이랑 싸우기라도 했던건가...
 
그러고 보니 '전에도 난리가 났었다'는 말도 있었죠.
 
혹시 괴이 현상이 쓸고 지나간 건 아니었을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탈의실 밖을 나서는데.
 
갑자기 유리창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사람들이 싸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파도풀 소리 같기도 합니다.
 
유리창을 확인하면,
 
페레그린이 몇층 위의 발코니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괴물 직원들이 그를 둘러싸고 위협하는 모양새입니다.
 
마일로 코너:(아....?)
 
들고 다니던 총은 어디에 둔 건지 양손은 비었고,
 
베일을 썼지만 푹 젖기라도 했는지 드러난 등은 오늘따라 왜소해 보입니다.
 
페레그린은 그들을 설득하려는지 뭐라 말하는 것 같지만,
 
곧 다른 직원에게 밀려 수영장으로 추락합니다.
 
물이 높게 튀며 그를 삼켰다가, 다시 잔잔해집니다.
 
당신이 있는 유리창 앞에도 물자국이 튀어 흘러내립니다.
 
마일로 코너:(분명 페레그린은 총지배인이라 다른 유령들이 따르고 있었는데, 역시 이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도와야한다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수영장 문을 열러고 달려가다 문득 규칙이 떠올라 손을 멈춥니다)
...분명 환각이 보인다고 했지. (수영장 안의 상황이 너무 신경쓰이지만 애써 등을 돌립니다)
 
힐끔힐끔 돌아보는 시야 속 페레그린은, 물에 빠진 지 한참이 지나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마일로 코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가 당부했었죠. 규칙은 꼭 지켜야 한다고.
 
당신은 우선 그 말을 듣기로 결심합니다.
 
한 번 침묵을 지키자, 이제 다른 생각이 이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야, 이상하잖아요.
 
일단 수영장 물은 익사할 만큼 깊어보이지 않고, 설령 익사하더라도 익사체는 물 위로 떠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인사하던 페레그린은 분명 베일을 벗었지요.
 
아니, 무엇보다, 당신을 지키겠다고 결심한 그가…
 
괴이를 쫓아내는 총을 다른 괴이에게 빼앗길 리가 없지 않습니까.
 
마일로 코너:(정말로 신경 쓰이지만... 페레그린은 이 호텔에서 오랜 시간 지냈었고, 절대 약하지 않으니까. 자신이 보고 있는 장면은 환상일 거라고, 이 환상이 끝나면 진짜 그가 돌아올 거라고 스스로를 타이릅니다)
 
저건 환상입니다. 당신을 죽음으로 초대하려는 수작일 뿐일 겁니다.
 
그렇게 버티고 있으면, 탁상시계에서 종이 칩니다.
 
새벽 1시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리고, 수영장 쪽에서 또다시 물결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흘끗 유리창 쪽을 엿보면,
 
물이 허공으로 일어나는 풍경을 목도합니다.
 
수영장을 가득 채우던 물은 어느새 바닥까지 말랐고,
 
이제는 커다란 형체를 갖추어 유리창 쪽으로 전진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파도처럼 일어난 물의 벽이 천천히 유리창에 들러붙습니다.
 
그리고 유리창의 작은 틈새 사이로
 
실날같은 양의 물을 보내 이쪽으로 넘어오는 것입니다.
 
문득 데자뷰를 느낍니다.
 
당신이 보안실의 문을 꽉 닫아두었을 때도 저것은 멀쩡히 들어왔었잖아요.
 
그리고는 당신에게 물로 만든 아가리를 벌렸죠.
 
그때는 당신을 도와줄 페레그린이라도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그 일은 정말 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적은 두 번 일어나지 않기에 기적입니다.
 
마일로 코너:(틈새 사이로 빠져나오는 물을 보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섭니다. 이래서야 문을 닫아도 의미가 없지 않냐는, 그런 불만 섞인 생각을 하며 빠져나오는 물을 막을 만한 걸 찾아보다가 아까 봤던 테이프가 떠오릅니다. 탈의실에 있던 테이프로 창문 틈을 막아볼게요 ㅠ)
 
물웅덩이가 점차 얕은 물막으로 변하고,
 
사방에 창백한 물안개가 차오릅니다.
 
어찌나 짙은지 순간 목이 졸리는 줄 착각할 만큼, 턱턱 숨이 막히게 합니다.
 
마치 당신을 죽였던 그 창백한 손처럼.
 
당신이 테이프로 창문 틈을 전부 막아버리자,
 
더 이상 빈틈이 없어졌는지 물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처럼 그저 버티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한 건지
 
아무리 기다려도 보석은 나오지 않네요.
 
설상가상으로 점점 테이프가 떨어져나가는 걸 보면 저쪽에서도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 같고요.
 
무언가 새로운 방법이 필요합니다.
 
저 괴물을 해치우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마일로, 지능 또는 교육 판정.
 
마일로 코너:괴이를 이겨야 보석이 나온다고 했지... (떨어져 나가는 테이프를 흔들리는 동공으로 봅니다)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대체 물을 뭘로 이기라고, ... (무리수 같은데 드라이기 전기 꽂아서 물에 담가도 되나요......ㅎ)
 
궁지에 몰려서인지 머리가 새하얘집니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저 긴 전선을 동앗줄처럼 잡고,
 
유리창이 뚫리자마자 물 쪽으로 전깃줄을 던져넣어 버립니다.
 
그러자 녹아내리는 사람 형태로 빚어지던 수영장 물이
 
큰 타격을 받은 것마냥 쓰러집니다.
 
끔찍한 비명소리를 지르며 타닥타닥 스파크를 튀기다가,
 
순식간에 기체가 되어 사라집니다.
 
그것이 있던 자리에는 툭 떨어진 연하늘색 보석만 남았습니다.
 
살아남는 대신, 기괴한 광경을 보게 된 마일로, 이성 판정.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마일로 코너:(끔찍한 비명소리에 머리가 울립니다. 괴물이 사라지는 장면에 속이 울렁거리지만 눈앞에 떨어진 보석을 보고 얼른 달려가 집어 듭니다. 앞으로 몇 개를 더 모아야 할지 모르지만, 조금 확신이 생겨요)
 
강력한 힘은 양날의 검이라더니… 앞으로도 이런 죽을 위기에 노출되어야만 하는 걸까요?
 
그저 이것이 페레그린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마일로 코너:(지친 걸음으로 페레그린을 만나기로 한 데스크로 돌아갑니다)
 
아까 본 불길한 허상 때문인지 괜히 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느낌입니다.
 
예민한 심경으로 흘러가지 않는 초침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으면,
 
드디어 복도 너머에서 페레그린이 나타납니다.
 
급히 뛰어왔는지 행색이 엉망입니다.
 
다행히 총이며 회중시계는 잘 간수하고 있지만, 잘 보면 여기저기 다친 자국도 보입니다.
 
페레그린:늦어서 미안하다는 검다! 여기, 필요할 것 같아서 챙겨왔다는 검다.
 
그렇게 말하며 건네는 건 보라색 보석이네요.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을 보고 표정이 밝아져서는 방금 발견한 연하늘색 보석을 꺼내 보여줍니다) 저도 찾았습니다. 하마타면 환상에 속을 뻔했지만.
 
페레그린:……에? 괴이를 처리하느라 예정보다 늦어지긴 했는데… 그, 그새 하나를 더 물리치신 검까?!
 
마일로 코너:(코 쓱) 위험할뻔했지만 괜찮았습니다. 그보다 유령 씨도 구했으니 금방 더 모을 수 있겠네요.
 
페레그린:저, 저도 없었는데…… 대단하다는 검다… (조금 바보같은 자세로 서 있다)
 
마일로 코너:(멋쩍은 웃음 지어요) 그 보라색 보석은 어디서 찾으셨습니까?
 
페레그린:음, 아까 코너 씨가 갖고 있던 것까지 합하면 벌써 세 개라는 검다... 하지만, 앞으로 만날 괴이들은 아마 더 까다로울 검다.
 
마일로 코너:점점 끔찍한 것들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괴물에 대처하는 요령이 생긴 거 같아요.
 
페레그린:직원용 휴게실 옷장에서 괴이를 만났슴다. 원래는 보호구나 여벌 옷을 구하러 간 건데... 보시다시피임다.
그렇슴다. 다행히 괴이들 자체에는 변함이 없어 보이니, 규칙만 잘 지킨다면 어쩌면...... (희망이 부풀다가도 마냥 좋아할 때가 아니다 싶었는지 가라앉는다) 그래도 이제는 혼자 두지 않겠다는 검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당신이 위험해진다는 검다. 준비가 된다면 다음 괴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검다.
 
마일로 코너:(끄덕이고는 자신의 카드를 꺼내 보여줍니다) 확실히 규칙만 잘 지키면 그래도 무사한 거 같습니다. 괴이를 이기는 건 또 별개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 같지만... 일단 제가 가지고 있던 규칙 내용은 모두 쓴 거 같아서 더 찾아봐야겠습니다.
 
페레그린:(카드 뭉치를 살펴보다가) 이건... 제가 드린 기억이 없는데. 게다가 몇 장이 빠져있는 것 같슴다.
호텔을 찾아다니다 보면 전부 모을 수 있을 거라는 검다. (그리고는 다음 방으로 안내한다.)
 
마일로 코너:아, 시간을 되돌리기 전 호텔을 돌아다니다 찾은 것들입니다. ... 이상한데 있기도 하더군요. (혹시라도 지나칠까 주변을 살피며 따라갑니다)
 
그를 따라 인적없는 길로 이동하기를 한참,
 
빨간색으로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경고 카드가 붙은 문 앞에 도착합니다.
 
 근처에는 검은 괘종시계가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익숙하게 괘종시계 위에 손을 올립니다)
 
괘종시계에 시간을 가두어 박제하고 있으면, 그가 옆에서 묻습니다.
 
페레그린:방금 뭘 하신 거냐는 검다. 게다가 이 시계, 실제 시간이랑 맞지도 않슴다… 괜찮으신 검까?
(회중시계를 힐끔 확인한다. 시간은 1시 17분 정도)
 
마일로 코너:황당한 소리가 같겠지만 이 시계가 일종의 저장 같은 기능을 하는 거 같아요. 제가 죽으면 마지막으로 만진 시계 앞에서 다시 시작하곤 했거든요.
유령 씨도 같은 효과를 낼지 모르겠지만... 만지면 영 기분이 좋진 않습니다.
 
페레그린:그럴 수가... 음, 저는 같은 괴이인 데다, 현재의 저는 몰라도 지금의 제가 시계에 닿으면 좋지 않을 검다. 타임 패러독스도 걱정되니 말임다.
그것보다 그 말은, 이미 죽은 적이 있다는 검까...? 과거의 저라면 당신이 죽지 않게 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저를 구하기로 한 것도 죽음을 감수할 생각이셨던 검까?
 
마일로 코너:그럴 수도 있겠군요. 만약 시계에 한 사람의 시간만 덮어 씌워 기록한다면 더 번거로워지기도 하겠고요. (혼자 나름의 추측을 하며 끄덕거립니다)
그렇죠, 여기 갑자기 와서 몇 번 죽었는데... (3번이었나 잠시 혼자 생각하다 답해요) 죽는 기분은 끔찍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만 이 시계의 저장 기능이 있다면 당신도 구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와 깨달은 거지만, 이것 시계도 무제한으로 시간을 돌려주는 건 아닌 거 같지만요.
 
페레그린:…하지만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해서 죽는 게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슴다. 그건… 분명 고통스러울 검다. 코너 씨가 제일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함다.
저는 당신을 구하러 온 건데… 당신이 저를 구하려고 죽음까지 감수한다니. (아무래도 몇 번 죽었다는 게 충격인 듯 고개를 들지 못한다)
아마 그럴 검다. 특정 조건만 만족된다면 아마 그 시계에 깃든 괴이가 당신을 잡아먹으려고 할 검다… (10시에 걸린 시침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진다) 이 시계가 다시 자정을 알릴 때라든지 말임다.
이 세상에 인간을 돕는 괴이라는 건 없슴다. 당신의 말대로라면, 이전의 저마저도 결국… (가면이 부서지고 결국 변형되기 직전까지 간 페레그린을 얘기하는 듯하다. 애꿎은 회중시계만 확인하더니 입을 연다) 시간이 많지 않슴다. 혹시라도 제가 이상해진다면 꼭 경계하는 검다.
 
마일로 코너:고통스럽긴 하죠. 그래도 유령 씨가 이곳에 와서 고생한 것에 비하면 별거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앞으로 더 죽을 생각도 없으니까요. (어쩌면 도전할 기회가 앞으로 2번 밖에 남지 않았지만, 겁먹고 가만히만 있으면 괴이를 이기지 못하고 시간만 속절없이 흐를 것이기에 괜찮다는 듯 덤덤하게 말해줍니다)
... 갑자기 공포영화에서 첫번째로 희생하는 사람 같은 대사를 하네요. 불안한 소리 하지말고 얼른 더 찾아봅시다.
 
공포영화에서 첫번째로 희생하는 사람…… 아주 틀린 감상도 아닐 겁니다.
 
아무튼, 당사자도 덤덤하게 말하는데 자기가 걱정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을 테니
 
페레그린은 얌전히 창고 문에 손을 댑니다.
 
물론 잠겨 있습니다만……
 
그가 문에 회중시계를 가까이 대자 달칵 하고 자물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실 이 회중시계가 이 호텔의 마스터키 같은 거라고 덧붙이면서.
 
방안으로 들어가는 너머, 두 사람의 그림자가 불안정하게 흔들립니다.
 
거울의 상도 조금 일그러집니다.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방 안에, 무언가 있다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방의 벽을 가득 채우는 거울들입니다.
 
천천히 둘러보자면, 정말 별별 거울이 다 있습니다.
 
손바닥만한 작은 손거울부터, 몸보다도 큰 거울까지...
 
마일로 코너:(거울의 방 같은 모습에 숨을 죽이고 둘러봅니다) 거울뿐인데 어쩐지 음산하네요… (^^;)
 
새빨간 거울도 있고, 나무 거울도 있고, 금테 거울도 있네요. 아주 거울 박물관에라도 온 기분입니다.
 
그리고 들어왔던 문의 반대편에는 쪽지 하나가 붙어 있네요.
 
마일로 코너:(붙어있는 쪽지를 발견하고 확인합니다) 규칙카드인가…
 
이젠 떼어내지 않아도 정체를 알 것 같네요.
 
역시나 이 방에 대한 규칙 카드입니다.

핸드아웃: 8번 규칙 카드 - 거울

 

8. 아니오, ◼층에 있는 거울을 건드려선 안됩니다. 거울 속에서 무엇을 보았어도 그것은 당신의 착각입니다. 아시다시피, 거울 속의 상은 멋대로 움직이거나 웃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8-1. 만일 거울 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면, 거울에서 시선을 떼지 않도록 주의하며 벗어나십시오.


 
마일로 코너:(빠르게 읽은 후 페레그린에게도 건네 보여줍니다) 이 방은 거울에서 괴이라도 튀어나오나 봐요. 조심하는게 좋겠어요.
 
페레그린:거울에 깃든 괴이는 정말 흔함다. 거울의 방이라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음, 보통 이런 괴이들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경우는 없슴다. 대신 거울에 비친 사람에게는 손길을 뻗을 수도 있슴다.
대개 거울에 비치지 않게 앞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속수무책이 되는 약한 괴이들이지만... 이런 방에서는 힘들 검다.
 
마일로 코너:(주변에 있는 수 많은 거울을 돌아보고는 이해했다는듯 끄덕입니다) 거울 속 모습이 멋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니 섬뜩하네요. 카드에선 건드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으니… (별 일 없었으면 하고 속으로 생각합니다. 빨간 거울쪽으로 가며 말합니다) 전 이쪽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빨간색 필름을 사용한 거울인가 봅니다.
 
거울 안에 비치는 모든 것이 핏빛으로 보입니다.
 
거울에 비친 당신의 뒤로 페레그린이 다른 거울을 살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마일로 코너:(거울 속 페레그린의 모습에 어쩐지 안심됩니다. 거울 뒤쪽이나 위아래 특이한 점이 있는지 살필 수 있나요?)
 
거울 뒤 벽이나, 근처에는 별다른 게 없습니다.
 
비치는 모든 걸 새빨갛게 덧칠할 뿐, 그저 평범한 거울이네요.
 
마일로 코너:(호텔의 모든것을 의심하며 보고있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옆 거울로 이동합니다. 나무 거울을 살필게요)
 
밋밋한 나무 테두리를 가진 타원형 거울입니다.
 
당신의 상체가 다 담길 정도의 크기입니다.
 
테두리에 글자 같은 홈이 나 있지만, 희미해서 읽기 어렵습니다.
 
마일로 코너:(테두리의 글씨 읽어보려다 눈이 침침해지는 기분입니다. 너무 아무 일도 안 일어나서 불안하다고 할까요. 금테 거울을 살피러 가며 말합니다) 이 방은 꽤 평범한 거 같네요.
 
이 방의 공기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네요.
 
처음 들어올 때는 그토록 불안한 기운이 일렁였건만, 착각이었을까요?
 
화려한 금테 거울은 몸이 다 담기고도 남도록 큽니다.
 
방의 가운데에 위치해 다른 거울들에 반사된 모습이 다시 비치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거울에 반사되어 생긴 수 많은 자신의 모습이 어쩐지 낯섭니다. 특이한 공간에 있어서 그런 기분이 드는 거겠죠…)
 
거울을 계속 들여다보자니, 당신의 수많은 얼굴 중 하나가 문득 미소짓습니다.
 
잘못 보았다기엔 기이할 만큼 활짝 웃고 있네요.
 
지금 당신이 짓는 표정과는 정반대입니다.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무래도 웃음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완전 굳은 표정으로 거울 속에 웃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있어요)
(그나마 웃는 모습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굉장히 불길합니다만, 호들갑떨기엔 너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조용해진 공기 속에서, 페레그린이 입을 엽니다.
 
페레그린:생각을 정리해 보니, 이 괴이들의 파훼법을 알 것 같슴다.
 
목소리가 웅웅 울립니다. 사방이 거울이라서 그럴까요?
 
자세히 보면 온 거울이 그가 말할 때마다 수면처럼 일렁이네요.
 
마일로 코너:(혹시라도 거울에서 자신이 튀어나올까봐 거울에 시선을 두고 페레그린 쪽으로 다가갑니다) … 안그래도 방금 저쪽 거울 속 제가 웃고 있더군요. 파훼법이라면 어떤 방법입니까?
 
페레그린:사방을 거울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위험하다면, 거울에 비치지 않는 상태가 된다면 될 일임다. 바로 영혼만 따로 분리시키는 검다. 영혼에는 형체가 없으니 말임다.
 
마일로 코너:(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에 말없이 눈 굴리다) … 영혼과 분리시킨다면 죽,… 는 거 아닌가요?
 
페레그린:맞슴다. 죽을 위험을 겪으면 됨다.
 
그리고 페레그린이 꺼내드는 것은 총입니다.
 
페레그린:위험을 겪는 과정에서 죽을 수도 있지만… 이제 아무래도 좋은 일 아님까?
어디로 도망쳐도 죽거나 위험해질 수밖에 없는 게 이 호텔임다.
그렇다면, 적어도 죽음을 맞는다면 더는 다칠 일도 아플 일도 없어지지 않겠슴까.
 
마일로 코너:(죽어도 다시 시계 앞에서 살아나니 페레그린의 말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몇 번 죽었던 것에 속상해 했던 모습을 봤기에. 어쩐지 총을 꺼내드는 페레그린에게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 제가 죽으면 이 방의 괴이가 해결될까요?
 
페레그린:그런 건 중요하지 않슴다. 둘 다 죽는다면 괴이를 해결하고 보석을 모을 이유도 없어질 테니 말임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검다. 간단하지 않슴까?
 
거울 속은 온통 정적 뿐이야. 그곳에는 아무런 이변도 소리도 없어.
 
거울의 상은 공평하니 산 자도 죽은 자도 없이, 그저 멈춰있을 뿐이지.
 
소리 없는 평온한 세계를 줄게. 그러니 내게 영혼을 줘.
 
어떤 파동이 울립니다.
 
거울 너머에선 소리가 나지 않으므로, 귀가 아닌 머리에 닿는 울림입니다.
 
페레그린은 점점 당신에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닿아오는 손이 유리처럼 차갑습니다.
 
마일로 코너:(점점 굳어가는 얼굴로 주춤 물러섭니다. 이곳에서 몇 번이나 페레그린의 모습으로 자신을 혼란하게 했던 괴이의 환상을 봤기에 지금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가 페레그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카트에서 분명 거울 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면 벗어나라고 했습니다. 페레그린에게서 물러서며 급하면 달려 도망치기위해 들어왔던 문쪽을 확인합니다) 그런 이유로 죽자고 말하는 거라면 사양입니다.
 
무작정 뒷걸음치다 보면, 당신의 시야 한구석에 무언가 걸립니다.
 
금테 거울 속에서 유리면을 열심히 두드리고 있는 페레그린이 보입니다.
 
페레그린은 열심히 무언가를 외치고 있는 것 같지만 전혀 소리가 닿지 않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뒤바뀌었단 말인가요.
 
눈앞의 페레그린이 가짜임을 깨달은 마일로, 이성 판정.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2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신을 부르는 듯한 입모양에 진짜 페레그린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페레그린이 있는 금테 거울쪽으로 달립니다) 유령 씨, 어서 도망쳐야해요. 거울이 우릴 죽이려 합니다!
 
페레그린:...! 그 쪽은 가짜임다! 신경쓰지 않는 검다!
전 당신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것뿐인데... 왜 제 말은 들어주지 않는 검까?
 
거울로 다가가면 페레그린의 상 또한 쫓아옵니다.
 
거울 속 페레그린은 열심히 몸부림치곤 있습니다만,
 
그 역시 당신과 마찬가지로 별 방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일로 코너:진짜 그라면 당신같이 날 죽이려 들지 않을 거라고요! (총을 들고있는 가짜에게 대꾸하고는 거울 속 페레그린을 구해낼 방법을 생각해봅니다만, 거울을 깬다 정도만 떠올라서 초조한 표정입니다. 거울을 만지지 말라고 했으니 망설입니다)
방법이 있을 텐데… (주변에 거울 외 다른 물건이 있나 살펴봅니다)
 
거울 외에 있는 거라곤 벽난로와 부지깽이. 해골 장식과 다 깨진 벽램프 같은 것밖에 없습니다.
 
왜 그렇게 으스스하나 했더니 우중충한 인테리어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거울을 맨손으로 부수지만 않는다면 깨트릴 수도 있겠지만,
 
이곳은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방.
 
전부 깨지 않는 한 괴이를 퇴치하기란 요원해 보입니다.
 
한편, 거울의 상에게 「진짜 그」라는 말을 꺼내자,
 
괴이의 얼굴과 팔 한 쪽이 쩌저적,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당신을 아주 슬픈 눈으로 쳐다봅니다.
 
하물며 그가 당신 대신 희생할 때도 저렇게 울 것 같진 않았는데요.
 
분명히 가짜인데 괜히 찝찝해집니다.
 
페레그린:여러분들은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노려지고 고통스러워질 검다. 여기가 아니라도 여러분의 목숨을 가져갈 곳은 수도 없이 많슴다. 어차피 언젠가 죽을 운명이라면 나와 함께하는 편이 나은 게 아님까?
위험해질 걸 알면서도 나아가는 의미가 있슴까? 죽으면 모두 헛된 일이 될 검다.
 
마일로 코너:(갈라지는 가짜 모습을 보고 당황합니다. 자신이 진짜가 아니라는걸 알게해주면 타격을 받는 걸까요) 아니요. 위험할 걸 알지만 같이 살아서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그리고 애초에 이런 끔찍한 호텔에서, 가짜인 당신과 함께 죽는게 더 나은 선택지라는 겁니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당신이 다시금 가짜라는 말을 꺼내자, 이번에는 그의 신체 끝부분이 조금씩 가루가 되어 흩날립니다.
 
하나하나가 유리 조각인지 찬란하게 빛나네요.
 
그러자 그는 이제 다가오는 걸 멈추고 멀리서 중얼거립니다.
 
페레그린: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바꿔 주겠슴다.
 
그렇게 말하고, 거울에 간 금이 심장부에까지 닿으면,
 
마침내 가짜 거울의 상은 완전히 흩어집니다.
 
폭발하듯 여기저기에 튀는 파편들은 당신에게 닿거나 상처를 내지 않고 그저 사라집니다.
 
곧 방안은 침묵을 되찾습니다.
 
마일로 코너:(놀란 표정으로 상이 사라지는 모습을 봅니다. 이렇게 쉽게?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가짜인 걸 깨닫게하면 상은 산산조각이나니까 이 방의 괴이는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상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우선 거울 속에 갇힌 페레그린을 다시 확인해볼게요)
 
당신이 진짜 페레그린 쪽을 찾으려 하면,
 
금테 거울에서도, 어떤 거울에서도 그 모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비춰줄 상 쪽이 없어졌으니,
 
거울 속에 비치던 본체 쪽까지 사라지는 게 자연스러웠던 겁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슬퍼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사방이 어두워집니다.
 
사방에서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온몸에 유리파편이 박히는 고통이 느껴집니다.
 
혈관이 몸에서 튀어나가고, 뼈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꺾이며,
 
몸을 이루는 세포 하나하나가 있을 곳을 찾지 못하고 떨어져나가는 느낌입니다.
 
죽는다는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의 고통이 전신을 압도합니다.
 
그리고 축복처럼 영원한 잠이 찾아듭니다.
 
괴이의 말대로 소리도, 산 자와 죽은 자도 없는 영원한 평온이 여기에 있습니다……
 
 
거울 파편끼리 긁히고 깨지는 소리가 점차 익숙한 괘종 소리로 바뀝니다.
 
9번의 종소리가 울리고, 당신의 몸은 괘종시계 앞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페레그린:...코너 씨? 괜찮으신 검까?
 
그 말에 옆을 돌아보면, 아직 거울의 방에 들어가기 전의 그가 있습니다.
 
그의 손은 분명 아직 따뜻하겠죠.
 
마일로 코너:(몸이 찢기는 고통에 참았던 숨을 다시 들이마십니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페레그린을 돌아봅니다) …바, 방금 또 죽은 거 같아요.
 
페레그린:(그 말에 무심코 숨을 삼킨다) 어, 어느새... 아니, 이미 들어갔다가... 실패해서 돌아오신 검까?
... 규칙 카드 번호는 몇 번째였슴까? 혹시라도 아는 괴이인지 생각해보겠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8번째 카드였는데… (방 안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나는데로 자세히 알려줍니다) …거울 밖의 모습이 가짜더라도 사라지면 안되는 거 같아요.
 
페레그린:진짜 저는 거울 속에 끌려가버리고, 가짜인 제가 나타났다는 검까...
 
마일로 코너:… 언제 진짜와 가짜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거울을 확인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곰곰) 혹시 거울 안에서 계속 서로 붙어있는다면 유령 씨가 거울 속에 끌려들어가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페레그린:음, 그건 아마 어려울 검다. 설명을 들어보니 거울 속 괴이가 저를 물리적으로 잡아먹은 것 같진 않으니 말임다.
움직이는 소리도 없이 어느샌가 바뀌어 있었다면, 거울에 우리가 비치는 한 막을 수 없는 일일 검다.
...음, 당장은 방법을 알 수 없지만...약점이 없는 괴이는 없으니 분명 방법이 있을 검다.
 
마일로 코너:……….. 그러고보니 그 가짜도 거울에 비치지 않는 방법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게 죽어서 영혼이 되는 거라 문제긴 했지만… 거울에 비치지 않는 게 이 방의 정답이라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텐데 말이에요.
아예 어두워서 거울이 안 보인다거나, 천으로 거울을 가린다거나… (곰곰)
 
페레그린:그, 그건 안 됨다! (이제는 '죽는다'는 말만 꺼내도 팔짝 뛴다) 분명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검다!
음, 그거라면 생각나는 방법이 있슴다.
천으로 거울을 가리는 건 벽 전체를 덮을 수 없으니 어렵겠지만... 거울에 상이 비치는 조건인 빛이 없다면 괴이가 무력화될지도 모름다.
저는 언제 끌려갈지 모르니, 맡기겠다는 검다.
 
그가 총을 건넵니다. 가짜 페레그린이 들고 있던 총에서 위화감이 느껴진다 했더니, 진짜 쪽은 색도 훨씬 밝고 문자도 새겨져 있네요.
 
페레그린:이걸로 조명을 맞추는 검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의 건넨 총을 받습니다. 조명을 맞추라는 말에 끄덕거리고) 꼭 성공할게요. 근데 빛을 제거하는 것만으로 괴이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이니 도전하지만, 확신은 없는 말투입니다)
 
페레그린:혹시 실패한다면 손전등이 있으니 괜찮다는 검다! 너무 떨지 말고 우선은 쏘는 검다. 전과 같은 일만 반복하지 않는다면 된 검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이 괜찮다고 하니 좀 안심이 됩니다. 끄덕이고 두 손으로 총을 꽉 잡습니다) 그럼 다시 들어가보죠.
 
다시 들어가면, 가장 큰 거울과 그쪽으로 상을 끌어모으고 있는 무수한 거울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유일한 광원은 천장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 층고가 꽤 높네요.
 
저번 생의 일들을 제한다면 처음으로 잡는 총기의 감촉이 낯섭니다.
 
마일로 코너:(기다릴 것도 없이 천장에 있는 조명에 총을 겨누고 쏩니다)
사격(권총)
기준치: 20/10/4
굴림: 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총알이 정확히 목표했던 곳으로 날아가 꽂힙니다.
 
유리와는 다르게 조금 더 무겁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깨집니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 씨의 총… 역시 신성한 뭔가 있는건가)
 
빛이 사라지고 어둠과 적막이 주변에 내려앉습니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다 보면, 조용히 무언가 사라지고
 
땡그랑,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기척이 납니다.
 
무심코 옆을 더듬으면 여전히 따뜻한 페레그린이 있습니다.
 
그가 손전등을 켰는지 주변을 둘러보면,
 
소리소문 없이 거울 너머 괴이가 사라져있고 본체 거울에는 금이 가 있네요.
 
어둠이 약점인지, 유리 파편만 남겨 두었습니다.
 
아니, 쥐어 보면 파편이 아니라... 투명한 보석이네요!
 
마일로 코너:(금이 간 거울 밑에 보석을 발견하고 밝아진 표정으로 페레그린에게도 보여줍니다) 이 방법이 정답이었나 보네요. 어찌보면 거울의 상이 자신의 약점을 알려준 거 같기도 하고…
그럼 이게 4번째 보석이죠?
 
페레그린:그렇슴다. 무사해서 정말 다행임다! (총을 돌려받으려는지 손을 내민다. 밝아진 목소리로 기뻐하는 걸 보니 꽤 긴장했던 모양이다) 또 눈앞에서 코너 씨가 죽게 둘 까봐 걱정했슴다.
 
마일로 코너:아, (냉큼 총 주인에게 돌려줍니다.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이제 죽는 것에 어쩐지 익숙해지는 기분이네요. 하하.
 
페레그린:(총은 품에 잘 넣어두고 이번에는 손을 잡는다. 아픈 표정을 짓는다) 언젠가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올 검다. 모든 고통에는 끝이 있슴다. 제가 형의 죽음에서 벗어나 당신을 구하러 왔듯이 말임다.
괴이에게 시달리다 죽느니 편안하게 죽는 게 더 낫다던 괴이의 말은 정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정말 차선일 뿐이니 분명 최선도 존재할 거라고 생각함다.
 
마일로 코너:(손으로 전달되는 페레그린의 따뜻한 체온에 아직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네, …꼭 살아서 나가야죠. 당신도 더이상 괴이에게 시달리지 않도록 함께 나갈겁니다.
(머리속으로 남은 목숨을 계산하며) … 근데 이 보석이 몇 개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십니까?
 
페레그린:(당신의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거린다.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풀리는 걸로 봐선 안심한 듯하다) 음, 한 개는 더 있을 검다. 앞으로 거쳐갈 괴이의 숫자를 생각해 본다면 말임다.
다음으로 향할 곳은 예배당임다. 이번에도 제가 별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코너 씨라면 할 수 있을 검다.
 
마일로 코너:도움이 안 된다니 아닙니다. (이렇게 이상한 공간에서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하고 의지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살갑게 덧붙여 말하지는 않습니다) 예배당이라… 그런 신성한 공간에도 괴이가 스며드는군요.
이번엔 어떤 괴이가 나올지… (근심걱정)
 
당신의 말에 그가 무언가 더 설명하려고 하면, 어느샌가 괴물들의 발소리가 다가옵니다.
 
터벅터벅, 과 질퍽질퍽, 의 사이. 도저히 표현하기도 힘든 기묘한 소리입니다.
 
페레그린은 ‘일단 도착하면 설명하겠다’며 빠르게 당신을 이끌고 이동합니다.
 
당신은 어느샌가 그의 손에 의지하게 되는 당신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페레그린의 장갑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손끝 부분 위주로, 여기저기가 찢기고 헤집어져 곧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평범하게 손에 끼고 있는 것만으로 이렇게까지 망가질 리가 없을 텐데.
 
아니면, 손이 평범하지 않게 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장갑을 살피다 보면,
 
일일히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발이 예배당 문앞에 닿습니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의 손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며 따라가다가 예배당에 도착하면 정신을 차립니다. 만약, 페레그린이 몸이 변하는 중이라면 더욱 서둘러야 해요) 여기가 예배당이군요. (문 주변에 카드가 있나 살피며 둘러봅니다)
 
창문은 스테인드 글라스로 되어 색으로 물든 빛이 내부에 비춰집니다.
 
여느 예배당처럼 긴 의자들이 열을 맞추어 있고,
 
그 끝에는 단상과 노란색 십자가가 자리해 있습니다.
 
가장 어두운 그림자 아래로 괘종시계가 조용히 서있습니다.
 
문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는 걸 보니 안쪽에서 찾아봐야겠습니다.
 
페레그린은 조용히 십자가 앞으로 가 천천히 고개를 숙입니다. 마치 기도하듯이.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이 기도하는 모습을 눈으로 쫓다가 빠르게 저장하러 괘종시계로 갑니다)
 
시계는 9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어느새 한 칸이 되돌아갔네요.
 
이 바늘이 다시 자정에 걸리게 되는 때에는 페레그린도 당신을 구해주지 못하겠죠.
 
십자가에서 일렁이는 노란빛이 내려앉는 괘종시계를 매만지면,
 
그것이 당신의 뜻을 받아들여 시간을 저장합니다.
 
마일로 코너:(자신이 죽을때마다 시계바늘이 점점 과거로 간다는 것을 깨닫고… 아직 9시라는 것이 다행입니다. 괘종시계를 만지고 익숙한 느낌이 들면 기도하는 페레그린쪽으로 가서 노란색 십자가부터 살펴봅니다)
 
페레그린은 당신이 가까이 오자 기도를 끝내고 고개를 듭니다.
 
페레그린:이 십자가가 이번에 파괴해야 하는 물건임다.
 
마일로 코너:…? (방금 기도하셨잖아요. 표정) 저 십자가를요?
 
페레그린:(그리고 다시 총을 건넨다) 이번에도 부탁하는 검다.
 
마일로 코너:…네, 알겠습니다. (총을 받습니다만 아직 규칙카드를 못 찾아서 찝찝한 기분입니다. 단상도 살펴볼게요)
 
페레그린:겉으로는 이상한 게 없어도, 사실은 사람들의 정신력을 빨아먹고 결국 미치게 하는 물건임다. 한때는 오히려 사람들의 정신을 보호해 주는 성물이었는데, 괴이의 영향을 받아 너무나 뒤틀려버렸슴다.
 
이유가 있겠거니 싶긴 하지만, 총의 주인이면서 정작 당신에게 맡기다니 어쩐 일일까요...
 
아무튼, 단상을 살피면 방금이라도 기도문을 읽던 것처럼 성경책이 하나 펼쳐져 있습니다.
 
...조금 전에 책장이 넘어간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아무튼 중간에 책갈피처럼 카드가 한 장 끼워져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 바람이라도 부나. 애써 생각하고 성경에 꽂힌 카드 확인합니다)

핸드아웃: 10번 규칙 카드 - 비상 체제

 

10. 이상현상이 12시간 이내 3개 이상 발생한 경우, 본 호텔은 비상 체제로 전환되어 자동으로 모든 출입구가 봉쇄됩니다. 기도하십시오. 오직 그분을 향한 기도만이 당신을 지켜줄 것입니다.


 
마일로 코너:……(3개 이상은 충분히 생긴 거 같은데, 과거로 돌아간 시간도 포함인가)
 
지금까지 모아 온 보석의 갯수를 생각하면 3개는 거뜬히 넘겼겠지 싶습니다.
 
마일로 코너:(아무래도) … (카드봤다가 손에 총 봤다가, 어쩐지 이상한 노란 십자가 봤다가) 여기 카드엔 그분을 향해 기도하라고 나와있네요.
지금까지 규칙대로 했던걸 생각하면 기도 해야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페레그린:그럼 제가 계속 기도하고 있겠다는 검다.  향해 기도하는 건 찝찝하지만... 아니, 역시 신경쓰지 말라는 검다! (십자가 바로 앞으로 가서 고개를 숙인다) 별 일은 아니라는 검다.
 
마일로 코너:(한명이라도 기도하면 되는건가…) 그럼 부탁드립니다.
(페레그린이 기도하는 동안 십자가를 향해 총을 쏩니다)
 
그의 말대로 십자가를 부수면, 역시 그 성스러움과는 맞지 않게 아주 간단히 부서집니다.
 
모래성이 흩어지듯 파편으로 변하는 사이, 십자가는 불길한 노란빛을 벗어던지고 신성한 흰색으로 빛납니다.
 
아무래도 한때 사람들을 보호했다는 건 정말이었는지,
 
당신은 그 빛을 눈에 담은 것만으로도 어지럽던 마음이 평안해지는 걸 느낍니다.
 
마일로 코너:2
 
그리고, 시원해지는 머릿속과는 다르게 손바닥은 불에 댄 듯 뜨거워집니다.
 
정확히는 손바닥 쪽에서도 손수건 너머의 상처... 아니 징표 쪽입니다.
 
찬란하던 빛이 연기로 변해 사라진 자리에는 노란색 보석이 남아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손바닥의 징표가 노란색 보석이 된 건가요?)
 
*십자가가 부서져서 노란색 보석이 된 겁니다!
 
존재를 과시하듯 욱신거리던 징표는 곧 잠잠해집니다.
 
마일로 코너:(손바닥에 느껴지는 고통스러운 열감에 끙, 신음이 나옵니다. 잠시 잊고 있었던 황금 옷의 왕에게 죽임당했던 순간이 떠올라 속이 좋지 않습니다. 마치 지금 느껴지는 고통이 발버둥 쳐봤자 자신의 손 위에 있다고 경고하는 왕의 목소리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살아서 돌아가고싶다는 마음이 커져 고통스러운 감각을 무시하고 서둘러 노란색 보석을 잡아듭니다) 이번엔 노란색 보석이네요. (페레그린에게 돌아가며 말합니다)
 
죽으면 모든 게 헛된 일이 된다고는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죽을 수 없습니다.
 
페레그린은 노란색의 보석을 보더니 말합니다.
 
페레그린:아무래도 십자가에 깃들었던 그의 힘이 이쪽에 담긴 것 같슴다.
꽤 강력했을 텐데 이렇게 작은 보석 안에 담기다니... (이리저리 살펴본다)
 
마일로 코너:강력한 힘이라면 유령 씨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페레그린:코너 씨 말대로임다! 마침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슴다.
이제 한 곳만 더 향하면 됨다. 예전의 제가 안내했을지도 모르는 곳임다.
호텔 지하에 있는 연회장 쪽에서 문 하나를 파괴하면 된다는 검다. 앞장설 테니 따라오는 검다.
 
마일로 코너:아… 그곳이라면. (분명 지상과 같은 모습이 연회장이 있던. 혼자 생각을 되새기며 따라갑니다)
 
그가 당신을 끝으로 인도합니다.
 
바로 페레그린이 당신을 구하고 죽었던 그 장소로.
 
검은색 목재로 만든 문이 우리를 환영하듯 저절로 열립니다.
 
차라리 끼이익 소리가 났다면 덜 기괴했을까요.
 
검은 옷을 입은 진짜 유령들이 음울한 선율에 맞춰 천천히 춤을 춥니다.
 
붉고 노란 빛이 회장 전체를 기괴하게 일그러뜨리는 중에도,
 
검은 괘종시계는 구석에서 제 색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대 위에 그것이 있습니다.
 
요사스러운 기운을 내뿜는,
 
검은색 석재로 조각된 문 형상의 조각이.
 
마일로 코너:(자동으로 괘종시계에 시간을 저장합니다. 이미 한 번 다녀왔던 공간이라 묘한 기분마져 듭니다. 검은색 문 쪽으로 가리키며 말합니다) 저 조각을 확인하고 올게요.
 
당신이 회중시계를 꽂고 돌렸던 바로 그 시계입니다.
 
온통 검은색의 단출한 색채에도 불구하고 외관만은 화려합니다.
 
곳곳에 보조 시게가 붙어 있고, 몸체 부분부터 시계바늘 하나하나, 심지어는 옆면에도 앤틱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시간을 잡아먹는 시계이지만 않았다면 제법 근사해 보였을 테죠.
 
아무튼 이상한 기분과 함께 시간을 가두고 조각 쪽으로 다가가면,
 
그가 뒤에서 말합니다.
 
페레그린:저걸 파괴하면 호텔 밖으로 나갈 수 있슴다. 이 현상들의 원천이니 부수기만 하면 더 이상 위험할 일도 없을 검다.
왜 저게 여기에 있는지는 아무리 조사해도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신도에게 들어 깨달은 점이 있슴다.
아무래도 저 문이 그가 있는 외우주와 이 지구를 연결하는 통로인 것 같슴다. 호텔의 시간이 이상하게 되감기는 것도, 시공간이 일그러져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것도 그의 영향력이 저 조각을 매개로 호텔 전체에 끼치고 있기 때문임다.
 
마일로 코너:(여기서 문을 부수면 탈출할 수 있다는 건 이전에도 경험해서 아는 내용입니다. 시간을 되돌려 돌아왔던 건 페레그린과 함께 탈출하기 위해서였기에, 문쪽으로 향하던 걸음을 멈춥니다) 그 말인즉슨, 저 문을 통해 이상하게 꼬인 호텔 시간을 탈출하고 원래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거군요.
그렇다면 시간 말고 괴이로 변한 것들을 되돌리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주머니에서 잘그락 거리는 보석을 꺼내 보고) 호텔에 숨겨져 있는 보석엔 엄청난 힘이 있다고 했는데… 대체 사용방법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네요.
 
페레그린:괴이로 변한 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제가 알기로는 없슴다. 하지만 괴이라니, 혹시 구하고 싶은 누군가라도 있으신 검까? 그런 거라면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빤 페레그린 봄) …기껏 탈출시킨 제가 왜 돌아왔겠습니까, 유령 씨. 당연히 당신을 돌려놔야죠.
물심양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봐달라는 겁니다. 이 공간에 숨어있는 괴이들도 많이 없애서 보석도 모았으니 분명 방법이 있을거라고요.
(물론 방법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겠지만)
 
페레그린:아...! (분명 자신을 구하러 왔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다시금 확인받으니 낯설고 놀란 눈치다. 뒷목만 긁적이더니 입을 연다) 음, 가면이 부서지면 저는 괴이로 변함다. 하지만 가면이 부서지지 않고 버텨 준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올 검다.
보석의 사용법은 저도 잘 모름다. 보석은 코너 씨가 애써서 모아온 것들이니 사용법도 분명 코너 씨가 알 수 있을 검다.
 
그 말에 무의식적으로 보석들을 매만지면, 일순 그것들이 부딪히며 서로 빛납니다.
 
동시에 머릿속에 한줄기 빛이 새어드는 듯한 감각이…… 마일로, 지능 판정.
 
마일로 코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일렁거리는 빛을 보고 놀란 눈으로 보석 서로 부딪혀 봅니다. 이렇게 하면 무슨 일이 생기나 싶고, 분명 소원을 들으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들었으니까요)
 
보석을 꺼내들자, 보석이 직접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머릿속에 지식이 들어옵니다.

핸드아웃: 보석의 사용법

 

보석을 시전자와 대상자의 주변에 둥글게 배치한다.
이때 육망성의 꼭지점에 하나씩 놓으면 효과는 배가 된다.
한 사람당 마력을 보석 개수만큼 소모해 보석들이 깨어나게 한다.
 
원하는 바를 머릿속으로 강하게 떠올리며 둥글게 서로의 양손을 잡는다.
그리고 주문을 세번 외운다.
 
faber est suae quisque fortunae
*운명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마일로 코너:(머리속에 흘러드러오는 주문에 당황하면서도, 잊지 않게 위해 중얼중얼 따라 말합니다. 페레그린에게 설명해주기도 전에 보석을 하나씩 배치하다 아직 5개라는 걸 깨닫고) 저 문을 부수면 마지막 보석이 나오나봐요.
그거라면 우리 둘 다 무사히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페레그린:그게 보석의 사용법임까? 혼자 괴이에게 맞설 때는 보석을 모은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정말로 이렇게 희망이 보이다니 놀라운 일임다. (기쁘다기보단 얼떨떨한 목소리)
음, 제가 알기로 더 이상 괴이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나 많은 보석이 모였다면 시도해보기에 충분하다는 검다.
 
페레그린은 그렇게 말하고 문 쪽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문 조각에서는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불길함이 느껴집니다.
 
문 표현에 조각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못해 비명소리가 들릴 것 같습니다.
 
페레그린:저걸 파괴하면 가면이 부서지기 시작할 검다. 몇 분 정도는 버틸 테니 그때 보석의 힘을 사용하는 검다.
모든 걸 끝낼 준비는 되신 검까? (무기가 없는 당신에게 튼튼한 은제 촛대를 하나 쥐어주며 묻는다)
 
마일로 코너:(은제 촛대)
(문을 부순 후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듣고 머리속으로 한 번 시뮬레이션 돌리고는 끄덕입니다) 문이 부수면 바로 주위에 보석을 배치할게요. 제가 다됐다고 하면 같이 양 손을 잡고 주문 세번을 외우면 됩니다. ‘Fabre est suae quisque fortunae’ 라고요.
 
페레그린:(약간 멍하게 서 있다가도, 명료한 지시에 다급히 사용법을 외운다. 이전의 일들을 생각하면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셈) 알겠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알겠다는 페레그린의 대답을 들으면 비장하게 은촛대를 들고 문을 부수러 갑니다.)
 
당신이 은제 촛대를 겨누는 순간, 페레그린 또한 품에서 총을 꺼내고 조각을 겨눕니다.
 
마일로 코너:
은제 촛대
기준치: 35/17/7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5
(완전 힘을 실어서 내리칩니다. 이건 홀리한 은제 촛대)
 
있는 힘껏 촛대를 휘두르자, 조각상에서 노란 스파크가 튀기며 금이 갑니다.
 
뒤에서 페레그린의 지원 사격이 날아옵니다.
 
페레그린:
기준치: 40/20/8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두 번이나 공격이 명중하자 조각상이 위태롭게 갈라지고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마무리를 지어주세요, 마일로!
 
마일로 코너:(곧 부서질 거 같은 조각을 다시 내리칩니다)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페레그린:
기준치: 40/20/8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마일로 코너:(멋지다고 유령 씨)
 
당신의 혼신을 담은 일격이 빗나가 아쉬워하고 있으면,
 
뒤에서 페레그린이 대신 문을 무너트려 줍니다.
 
허무할 정도로 문이 빠르게 내려앉습니다.
 
그것의 위쪽 절반이 비스듬히 잘라낸 것처럼 반파되고 나면,
 
연회장 안에는 고요함만이 남습니다.
 
페레그린:아, 드디어...
이제 된 검다. 다 잘 됐슴다. 당신은 이제 정말 무사할 검다. (안심했는지, 총을 받치던 두 팔이 힘없이 늘어진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의 상태를 빠르게 살피고는 무사한지 물어보지도 않고 바닥에 보석을 하나씩 내려놓습니다) 긴장 풀기 일러요. 곧 함께 돌아갈 수 있을겁니다.
 
페레그린:알고 있슴다. 정말 무사하려면 제가 위험해지지 않아야 되는 일임다.
 
페레그린은 당신이 지시한 대로 보석의 진 안에 들어갑니다.
 
손을 맞잡으려다, 무언가 걸리는지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페레그린:이걸로 당신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한 검다.
그러니 후회하거나 죄책감은 갖지 않는 검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마일로 코너:(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건지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페레그린의 말에 조급한 투로 대답합니다) 그런 말은 돌아가서 해도 괜찮다고요. 유령 씨도 이 호텔이 지긋지긋할 거 아닙니까?
 
페레그린:그러니까, 만약 실패했을 때의 이야김다. 괴물이 된 저를 죽이겠다고 약속하는 검다. 당신을 이 두 손으로 죽게 한다니, 상상만 해도 발밑이 무너지는 것 같슴다. (목소리가 일렁거린다)
(걱정이 가득한지 목소리가 낮아져 있지만, 곧 확연히 높은 톤으로 외친다) 하지만 이 말 한 마디만은 꼭 하고 싶었다는 검다.
저를 구하기 위해 시간을 되감고, 함께 여기까지 와 줘서. 수많은 목숨의 위협에도 포기하지 않아주어서...
고맙슴다, 코너 씨.
 
일전에 들었던 말이 새로운 의미를 덧입고 돌아옵니다.
 
동시에, 그의 가면에 금이 갑니다.
 
아주 작아서 지금은 가는 선에 불과하지만, 곧 가면 전체를 잡아먹게 될 테죠.
 
그의 말을 유언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서둘러야겠죠.
 
재촉하듯 정확히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립니다.
 
죽었다 부활할 때와는 다른 실제의 종소리는 무겁고 둔탁합니다.
 
페레그린은 가면을 손으로 가리다가도 곧 당신과 손을 잡습니다.
 
드러난 한 쪽 눈은 갈라진 살점이며 촉수로 뒤덮여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갈라지는 그의 가면에 휴, 하고 짧게 숨을 내쉬고는 페레그린의 양 손을 잡습니다) 남은 말은 현실로 돌아가서 이야기하죠.
(그리고 소원을 빌며 주문을 세번 외웁니다. 마일로의 소원은 괴이에 잠식당하기 전 원래 모습의 페레그린과 이 호텔을 무사히 빠져나가는 거겠네요)
 
당신과 페레그린이 주문을 외울 수록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가고, 동시에 새로운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둥글게 놓은 보석에서 저절로 빛이 나와, 오망성 모양의 마법진을 그려냅니다.
 
5개의 꼭지점이 빛나며 당신과 페레그린의 주변을 감쌉니다.
 
무지개빛으로 일렁이는 빛무리 안에서 페레그린의 가면은 천천히 수복됩니다.
 
가면 아래로 점점 희망에 차오르는 페레그린의 눈동자가 보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다르지 않은 소원을 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함께 나가자는 소원을.
 
꽉 잡아오는 손을 타고 의지가 전해집니다.
 
빛무리가 사라지고 나면, 가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새것처럼 반질거립니다.
 
페레그린은 믿기지 않는지 자신의 가면을 몇 번이고 만지다가,
 
당신에게 몇 번이나 확인합니다.
 
페레그린:저, 정말 멀쩡해진 검까? 이제 괜찮은 검까...?
 
마일로 코너:(자신도 잘 몰라 페레그린의 가면 휙휙 살펴보고) … 일단 가면은 멀쩡한 거 같네요. (그럼 이제 괜찮은 건가 생각해요)
몸이 이상하거나, 기분이 이상하거나 하진 않습니까?
 
페레그린:(팔을 들며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뻣뻣하게 내려놓는다) 전혀 멀쩡함다. 그의 수족이 된 이후로 몸이 이렇게나 가뿐한 적이 없었는데...
 
마일로 코너:(가뿐한 기분이라는 페레그린의 말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이제 호텔의 영향에서 벗어난 느낌이 듭니까? 진짜 괜찮은지 이름 불러봐도 될까요?
 
페레그린:괜찮슴다! 자정이 지나서 현재의 저도 과거로 돌아간 시점이니, 이제 시간을 속일 필요도 없을 검다.
그리고 부탁이 있슴다. 당신이 직접 가면을 벗겨주는 검다.
 
마일로 코너:(괜찮다는 말에도 자신이 더 긴장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페레그린의 가면을 잡습니다) …페…레그린 씨, 이제 벗길게요. 혹시 중간에라도 느낌이 이상하거나 하면 말해줘요. (하며 조심스러운 손으로 가면을 벗깁니다)
 
페레그린은 당신이 가면을 벗기기 좋도록 몸을 숙입니다.
 
당신의 손끝에 매끈한 가면의 표면이 닿습니다.
 
당신이 페레그린의 가면을 벗기면, 그 아래는…
 
구더기처럼 꿈틀거리는 수많은 촉수로 덮인 피부입니다.
 
가면이 떨어지기 무섭게,
 
페레그린의 눈동자 흰자위는 검은색으로 물들고 동공이 일그러집니다.
 
페레그린:…코너 씨?
 
목소리, 아. 목소리도 더이상 페레그린의 것이 아닙니다.
 
듣는 사람의 뇌 깊은 곳을 건드리는,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페레그린은 뒤늦게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뒷걸음질 칩니다.
 
하지만 전부 무의미한 시도였습니다.
 
손톱은 기괴하게 부풀어 날카롭게 변하고,
 
몸에서는 비늘인지 갈기인지 모를 것이 튀어나오며 옷을 찢어냅니다.
 
살을 뚫고 뼈가 튀어나오며 골격이 뒤틀리고,
 
고통의 소리는 단말마같은 포효로 변합니다.
 
그나마 아직 이성을 잃지는 않은 걸까요,
 
당신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괴물의 모습이 가련할 정도로 다급합니다.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41/20/8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당황하기는 마일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대했던 것과 너무나 다른,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버리는 페레그린의 모습에 무어라 말도 못하고, 다가가지도 못하고 자리에 굳어 모습을 숨기는 페레그린을 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보석이 부족했나? 주문이 잘못 된 건가? 아니면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건가?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지? 다시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야하나? 그런 수많은 물음이 머리속에서 회오리칩니다)
 
마일로 코너:6
 
*우선 지능 판정 부탁드립니다!
 
마일로 코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방금 당신이 보고 들은 모든 것이 지우개질한 듯 지워지고 흐릿해지는 게 느껴집니다.
 
모든 기억이 날아간 지금 느껴지는 것은 아득할 정도의 절망감 뿐.
 
가슴이 짓눌리는 기분에 사로잡혀 있으면,
 
당신 앞의 괴물이 갑자기 놀라 당신을 향해 다가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시도는 간단히 무산됩니다.
 
연회장 구석에서 나온 누군가의 손짓 한번에.
 
어느새인지, 어두운 괘종시계의 그림자 앞에는 고고한 왕이 서 있습니다.
 
그는 페레그린이 쓰고 있던 가면을 제 얼굴에 덮고,
 
빛바랜 로브 뒤로 날개같은 후광을 뻗으며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왕이 당신을 바라보자 벼락같은 고통과 깨달음이 몸을 관통합니다.
 
토할 것 같은 정신 속에서 머리는 어떻게든 패인을 잡아냅니다.
 
5개로는 부족했던 거에요. 모자랐던 겁니다.
 
그 탓에, 당신은 그를 구원하지도 안식을 주지도 못하고……
 
흐릿한 시야 너머로 괴물이 왕에게 덤벼드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괴물은 단번에 벽으로 나가떨어지고,
 
바들거리는 앞발을 당신 쪽으로 뻗으며 고통스럽게 울부짖습니다.
 
마일로 코너:(고통스러운 심정으로 괴물이 된 페레그린의 모습을 봅니다. 그는 분명 이제 끔찍한 모습이지만, 자신을 도와준 페레그린입니다. 그를 그렇게 만든 건 성급했던 자신이고요. 빼먹은 마지막 보석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합니다. 시간을 돌려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죽으면 다시 연회장에 도착했던 시간으로 돌아갈거라고 생각이 닿아요)
(페레그린의 총을 찾을 수 있나요?)
 
노란 옷의 왕이 괴물을 향해 시선을 던지는 동안,
 
당신은 발치에서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페레그린이 품에 지니고 다니던 권총입니다.
 
마일로 코너:(권총을 발견하면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질끈 눈을 감고 자신의 관자놀이에 쏩니다)
 
당신은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귀가 먹먹해지는 소음 사이로 괘종시계의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합니다.
 
괴물이 내지르는 괴성을 마지막으로 당신은 의식을 잃어버립니다.
 
깨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으면, 아, 피가 멈췄군요.
 
당신은 돌아온 시간과 줄어든 목숨을 몸소 절절히 느낍니다.
 
마일로 코너:(피로한 표정으로 곁에 페레그린이 무사한지 확인합니다)
 
스스로의 목숨을 괘종시계에 꽂고 돌리는 경험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괴이의 손에 죽임당하는 게 차라리 낫게 느껴질 만큼.
 
이제는 흐르지 않는 피 대신 온몸의 힘이 주욱 빠져나갑니다.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마일로 코너:3
 
눈을 뜨면 다시 괘종시계의 앞입니다.
 
하나 줄어든 목숨, 익숙한 풍경, 익숙한 소리, 그리고…
 
페레그린:…코너 씨?
 
그런 당신을 걱정스럽게 불러보는 페레그린이 옆에 있습니다.
 
그는 다행히 완벽하게 사람의 모습입니다.
 
손톱도 동그랗고, 동공이 일그러지지도 않았으며,
 
옷에 가려지지 않은 부분의 피부도 사람의 살결입니다.
 
페레그린:무슨 일이라도 있었슴까? 갑자기 말이 없으셔서 걱정했슴다.
 
마일로 코너:… (멍한 표정으로 페레그린의 가면을 보다가, 방금 전 목숨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지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뇨. 잠시 생각을 좀 했습니다.
(주머니에서 보석들을 꺼내며 확인합니다) 보석이 한개 부족한 거 같아요. 혹시 더 가봐야할 장소 떠오르는 곳 없습니까?
 
페레그린:가, 갑자기 보석이 부족하다니... 아, 그러고 보니 그 보석 아직 사용법을 모른다는 검다.
혹시 방금 깨달으신 검까? 보석을 모은 건 코너 씨니 코너 씨 스스로 아실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함다.
그런데 그 보석으로는 뭘 하실 검까? (왠지 루프 전보다 더 많은 질문을 쏟아낸다)
 
마일로 코너:아, 그건… (보석의 사용 방법에 대해서는 설명해줍니다) 보석을 만지니까 갑자기 머리속에 떠오르더군요. 근데 육망성의 꼭지점이라고 했으니 아직 1개가 부족해요.
…이거면 우리 둘 다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겁니다. (단호하지만 어쩐지 지친 목소리로 말합니다)
 
페레그린:어... (달라진 태도에 눈치를 보듯 망설이다가) 혹시 깨닫는 과정에서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냐는 검다. 코너 씨는 워낙 많은 고비를 넘겼고 징표까지 새겨졌으니, 보통이라면 진작에 졸도했을 검다.
혹시 지치신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검다. 그런 거라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검다. 더 이상 우리를 위험하게 할 건 없고, 혹시 나타나더라도 저는 강하고 무기도 있슴다!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당신을 지키겠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그제야 자신의 표정이 안 좋았다는 걸 깨닫고 아차 싶습니다. 애써 괜찮다는 듯 표정을 고칩니다) 아, 아닙니다. … 솔직히 이곳에 있으면서 제정신으로 있는게 이상한거죠. 지치긴 했지만 쉬어갈 시간은 없으니 괜찮습니다. 오래 있을수록 위험한 곳이잖아요 여긴.
나도 당신에겐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그렇게 타인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나도 좀 더 힘내보겠습니다.(희미하게 웃고 페레그린의 손을 힘있게 잡아줍니다)
 
페레그린:제가 감사인사를 받을 처지는 아니라는 검다. 코너 씨도 절 위해 시간을 되돌려 주셨잖슴까. 목숨을 걸고 보석을 모아서 이렇게 가면까지 되돌리려고 하다니, 혼자였다면 분명 무리였을 검다.
음......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인다) 사실은 더 이상 가 봐야 할 곳이 있는지 모르겠슴다.
호텔의 구조는 제가 다 꿰고 있으니 더 보석이 나오는 곳은 없을 텐데... 무언가 좋은 생각이 나면 말하겠슴다.
...아, 제 가면을 파괴하면 보석이 하나쯤 나올지도 모른다는 검다! 하지만 그러면 주문을 쓰는 의미가 없을 테니까...
 
그냥 던진 말 같지만, 그 결과를 직접 겪은 당신으로서는 도저히 맞장구쳐줄 수가 없네요.
 
하지만 다른 보석이라니. 여전히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정처없이 보석들을 눈으로 덧그리고 있으면... 마일로, 지능 판정.
 
마일로 코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보석 말고도 당신의 주머니를 차지하던 물건이 만져집니다.
 
지금까지 모아온 카드 목록은 꽤 두툼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규칙에서 설명하는 괴이를 물리치면 보석이 나왔었죠.
 
그렇다면, 규칙에 나온 괴이 중에 놓친 게 있는 건 아닐까요?
 
당신은 빠트린 게 없는지 규칙 카드를 다시 정리해봅니다.
 
페레그린:아, 참. 11번 규칙 카드를 주웠었는데 드리는 걸 깜빡했다는 검다.
 
그가 건네는 것까지 모아 엮어보면...

핸드아웃: 규칙 카드 정리

 

호텔 식스오투 직원용 규칙


본 목록은 호텔 식스오투의 직원에게 배부되는 규칙입니다. 총 12개의 조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분실시 직원 복지 부서에서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이하의 내용을 반드시 숙지해야하며, 이를 어겼을 때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 본 호텔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1. 해당 규칙은 호텔에 근무하는 직원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고객님께는 별도의 이용 안내문을 배부하고 있습니다. 호텔 이용객 앞에서 이 규칙을 노출하거나 언급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십시오.

2. 호텔 식스오투는 그 어떤 할로윈 이벤트도 개최하지 않으며, ‘할로윈’이라는 단어 자체가 금지어입니다. 호텔 안에서 해당 단어를 입에 담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고 있습니다.

3. 가면을 쓴 직원이 누군가를 찾으며 호텔 안을 배회하는 것을 목격한 경우, 즉시 업무를 중단하고 직원용 예배당으로 가십시오. 본 호텔에 가면을 착용한 호텔리어는 없습니다.
3-1. 노란 십자가 앞에서 성호를 긋기 전까지, 누가 불러도 절대 뒤돌아봐선 안됩니다. 이후에도 오한이 느껴진다면 퇴근해도 좋습니다.

4. 새벽 1시에 누군가 세번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무시하십시오. 절대 대답해선 안됩니다. 설령 상대가 아는 사람이어도, 어떤 말을 하더라도 1시 10분이 될 때까지 절대 문을 열지 마십시오.
4-1. ■■■■이 ■■한 경우, 가능한 소리를 내지 않고 (볼펜으로 지워져 읽을 수 없다)

5. 수영장은 해가 떠있는 동안만 개방됩니다. 오후 8시 이후에는 수영장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십시오. 밤은 그것의 활동시간입니다.
5-1. CCTV나 창문을 통해 수영장 물 속에 사람이나 물건이 있는 모습을 보아도 무시하십시오. 하지만 수영장 문이 열려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즉시 수영장 출입구를 폐쇄해 주시기 바랍니다.

6.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경우, 핫라인-붉은색 전화기를 이용하십시오. 수화기를 들면 자동으로 전문가에게 연결됩니다. ‘호텔 식스오투에서 전화했다’고 말하면 알아들을 것입니다.
6-1. 6번 항목은 XX년도 개정판에서 삭제되었습니다. 핫라인이 울려도 받지 마십시오. 작년 10월 핫라인 사용이 금지된 이후, 핫라인에는 더이상 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7. 지하에는 일부 직원만이 출입할 수 있습니다. 지하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 몇몇 직원이 지하로 내려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문은 모두 거짓입니다.

8. 아니오, ◼층에 있는 거울을 건드려선 안됩니다. 거울 속에서 무엇을 보았어도 그것은 당신의 착각입니다. 아시다시피, 거울 속의 상은 멋대로 움직이거나 웃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8-1. 만일 거울 속에서 목소리가 들린다면, 거울에서 시선을 떼지 않도록 주의하며 벗어나십시오.

9. 각 층에 하나씩 있는 괘종시계에선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만일 종소리를 들었다면, 가능한 빨리 건물을 벗어나 종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을 때까지 계속 이동하십시오.
9-1. 13번째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건물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당신의 시간은 시계에 갇히게 됩니다.
사용 시 안전한 상황에서 10초간 시계 유리판에 손을 올리고 있을 것.

10. 이상현상이 12시간 이내 3개 이상 발생한 경우, 본 호텔은 비상 체제로 전환되어 자동으로 모든 출입구가 봉쇄됩니다. 기도하십시오. 오직 그분을 향한 기도만이 당신을 지켜줄 것입니다.

11. 비상 체제가 유지되는 동안 손님과 직원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아직 이 문장을 읽을 수 있는 상태라면, 직원용 휴게실 옷장에서 전신 보호구를 착용 하십시오.
11-1. 옷장 안의 옷은 언제나 제자리에 두어야 합니다. 사람 먹는 옷, 또는 옷장에 대한 괴담은 무시하십시오.
 
13. 시간에 갇힌 자는 총지배인의 증표로 괘종시계를 되감을 수 있습니다.
상자를 열기 전이라면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이 건네준 카드까지 끼워 규칙카드를 정리합니다) 우리 아직 12번째 규칙을 찾지 못했어요.
분명 이 마지막 카드가 있는 곳에 보석이 있을겁니다.
 
페레그린:(옆에서 착착 정리하는 걸 그저 쳐다본다) 카드를 다시 정리할 생각은 못 했는데, 빠트린 게 있었다니... 코너 씨, 수영장에서부터 놀랐지만... 정말 똑똑하다는 검다... (바보같이 입만 벌리고 있다)
 
마일로 코너:(ㅋ한가한 소리 하는 페레그린의 말에 어이없으면서도 픽 웃음이 납니다) 혹시 12번 카드에 대해 아는 건 없습니까?
 
페레그린:음, 아까부터 고민해봤지만 역시 모르겠슴다. 그런데 듣고 보니, 정말 놓친 게 하나 있지 않았슴까?
 
페레그린은 그렇게 말하며 뒤를 바라봅니다.
 
그래요, 아직 해결하지 않은 미스테리가 하나 있잖아요.
 
줄곧 가장 가까이에 있었는데, 생각도 하지 못하고 한참을 찾아 헤맸습니다.
 
바로, 언제나 당신의 등 뒤에 서있던… 저 검은 괘종시계 말이에요.
 
당신의 시간은 여전히 저 안에 갇혀있습니다.
 
페레그린:하지만 시계 속 괴이를 무찌른다니... 코너 씨껜 부담이 될 지도 모름다. 차라리 5개만으로라도 한 번 시도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지만... (다시 당신의 얼굴을 한 번 더 살핀다) 그저 빨리 끝내고 싶으신 거라면... 내키진 않겠지만 돕겠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 (5개로는 절대 다시 시도하지 않을거라고 속으로 대답해줍니다) 규칙카드에 나온 내용이 아니라서 찝찝하지만, 목숨이 많이 남아있을 때 할 수 있는 건 다 시도해보는 게 좋을 거 같네요. 한 번 시계를 부셔보죠.
(만약 이 방법이 아니라면 죽어도 과거로 돌아가지 못하는 건 아닌가 잠시 걱정하지만, 강한 괴이가 있는 곳에 보석이 있었으니 이 괘종시계에도 보석이 있을거라는 가설은 그럴듯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검은 시계 안에 잠들어있는 것 또한 괴이임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괴이 상대로도 주먹과 무력은 통하죠.
 
당신은 괘종시계를 파괴할 작정으로 다가갑니다.
 
페레그린 또한 확연히 긴장한 눈치로 뒤따릅니다.
 
페레그린:시계를 부순다면 갇혀있던 시간은 풀려날 검다. 그렇다는 건 더는 죽어도 이전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뜻이 됨다.
그래도 하고자 하신다면... (말없이 총을 꺼내든다)
 
마일로 코너:(잠시 흔들리지만 고개 도리도리하고) 이번엔 진짜 마지막 기회일지 모르니 꼭 성공해야겠네요.
(같이 은촛대 높이 들어요)
 
마일로 코너:
은제 촛대
기준치: 35/17/7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당신이 거세게 내려치자, 수많은 보조 시계가 떨어져나가고 유리판은 산산조각나며 화려한 무늬는 표면부터 닳기 시작합니다.
 
페레그린:
기준치: 40/20/8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그가 총을 쏘자 안에 있던 장치까지도 타격을 받는 게 느껴집니다.
 
태엽이 튕겨져나오고, 바늘은 이상하게 헛돕니다.
 
명백하게 무너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일로 코너:(마치 장작이라도 패듯 쉬지않고 시계를 내리칩니다)
은제 촛대
기준치: 35/17/7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8
 
무려 3번이나 반복한 일이라서인지, 최후의 일격으로 가장 강력한 한 방을 날려줍니다.
 
어찌나 세게 때렸는지 촛대가 잔뜩 휘어 더는 쓸 수 없게 됐지만...
 
이제 괴이와 싸울 일은 없을 테니 괜찮겠죠.
 
시계는 폭발하듯 큰 소리를 내며 뼈대를 잃고 기울어집니다.

 

 
사람 몸만했던 몸체는 가뭄이 든 땅처럼 말라져 비틀어지고,
 
제 부품을 전부 흩뿌린 채 고요히 죽습니다.
 
갈라진 본체의 틈새로 카드 한 장이 끼어있는 게 보이고,
 
박살난 시계의 시계판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더니 검은색 보석으로 변합니다.
 
마일로 코너:(긴장한 표정으로 보석이 나오길 기다리다 카드를 먼저 발견하고 꺼내 읽어봅니다)

핸드아웃: 12번 규칙 카드 - 총지배인

 

12. 호텔 내부에서 비상 체제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총지배인을 살해하거나, 혹은 왕의 소환 매개물을 파괴해야 합니다. 여기서 총지배인은, 총지배인의 증표를 가지고 있는 지성체를 의미합니다.


 
마일로 코너:……….. (카드 바로 안 보여주고 ) 왕의 소환물이라면 저 문조각인 거 같죠?
 
페레그린:그렇슴다. 그런데... 카드에 그런 것까지 적혀있는 검까? 왕, 이라고. (살짝 놀란 듯하다)
 
마일로 코너:네, …. (찝찝한 내용의 카드를 보여주며) 누가 이런 규칙을 정했는지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검은 보석도 챙겨듭니다) 그래도 이제 6개를 모두 모았으니 육망성을 만들 수 있겠네요.
 
페레그린:아, 그의 호칭을 직접 언급하는 건 처음 봐서 말임다. 그나저나 호텔 측에서도 조각상의 정체를 잘 알고 있던 모양인데, 무작정 덮어두고 쉬쉬하기만 했다니... 대체 어쩜 그리 무책임한 짓을 했나 싶슴다.
저 조각상만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정말 자업자득인 검다!
그래도 무사히 보석을 모아서 다행이라는 검다. 그런데 문을 부수기 전에, 신경쓰이는 게 있슴다.
 
마일로 코너:말려든 사람들만 불쌍한거죠. (신세한탄하듯 쯧 혀를 찹니다) 그럼 돌아갈까요, 이곳엔 더 있기 지긋지긋.. 신경쓰이는 거요?
 
페레그린은 자신의 분노를 추스르고 당신까지 진정할 때쯤 한 곳을 가리킵니다.
 
그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면, 무너진 벽이 있습니다.
 
이 거대한 시계는 물리적으로도 힘이 강력했는지, 지지대가 없던 벽을 받치고 있던 모양이네요.
 
시계 하나 부쉈다고 이렇게 벽이 부서지다니요.
 
더 놀라운 건, 벽 뒤에 동굴처럼 이어진 공간이 있다는 겁니다!
 
벽을 타고 늘어선 횃불이 당신과 페레그린을 환영하듯 저절로 노란 불꽃이 붙기 시작합니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이 가리킨 벽쪽으로 갔다가 동굴과 같은 공간을 보고 멈춥니다) 비밀의 방이라도 있었나봅니다.
뭔지 모르겠지만…(고민하다) 들어가보죠,
 
페레그린:정말, 이제 더는 놀랄 힘도 없슴다... (어벙벙한 채로 바라본다) 나름 쥐잡듯이 뒤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공간이 있었다니!
무언가 숨겨져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검다. 앞장설 테니 조심해서 따라오는 검다. (총을 들고 비호하듯 앞을 가로막는다)
 
마일로 코너:완전 숨겨져있던 공간인걸요. (그럴 수 있다며 어깨 토닥거려주고 따라갑니다)
 
동굴 안은 어느 시대인지 짐작이 어려운 양식의 신전 같은 장소와 이어집니다.
 
횃불이 발길을 밝혀줍니다.
 
그 천장에는 빛이 들어오도록 뚫린 부분이 있습니다.
 
일그러진 밤하늘과 환하게 빛나는 별자리가 보이고,
 
유독 노란 별 하나가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신전 바닥에는 V자 모양으로 배치한 9개의 커다란 조각이 있습니다.
 
괴상한 괴물을 표현한 것 같은데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둔탁한 광택의 검은 빛을 띄는 것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습니다.
 
바닥에는 오래된 양피지 두루마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읽어보면...

핸드아웃: 황색의 기록

 

「죽은 자들이 저승에서 돌아온다는 10월 31일.
그리고 알데바란이 잘 보이는 위치의 건물.
운석을 깎아 만든 9개의 조각을 V자 형태로 두었다.
이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것으로 우리가 죽어도, 우리의 문이 무너져도
시간 뒤에 숨겨둔 9개의 돌이 무너지지 않는 한
그분은 언제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실 수 있나니
 
이곳을 당신의 영역으로 삼고 형언할 수 없는
영광된 이름을 온 지상에 퍼뜨리도록 하소서.」
 
이것이 선대의 기록이다.

그러나 나는 두렵다. 이것이 정녕 바른 선택인가?
후대를 위해 남기노니 우리의 주인을 지구에서
돌려보낼 방법을 찾거든 하나만 기억하여라.
 
그분의 신성한 불로 9개의 운석을 소멸시킬 수 있다.


 
마일로 코너:(두루마리 읽고) 그 이상한 노란 왕은 이 운석으로 이곳에 있는 거 같네요.. 근데 신성한 불은 뭘 의미하는 걸까요.
 
페레그린:...대체 평범한 호텔의 지하에 왜 이런 것들이 있나 했더니, 전부 인간의 짓이었던 검까... (혼잣말하듯 탄식한다. 꼭 이 자리에 없는 누군가를 탓하는 것 같다)
 
마일로 코너:결국 모두 갑자기 생긴 괴이는 아니라는 거겠죠. ,,, 그나마 해결 방법을 적어놔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머리 긁적거려요
돌이 불에 탄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고, 호텔에서 이상한 불을 본적은 없습니까?
 
페레그린:차라리 이 모든 게 괴이의 짓이었다면 덜 화났을 것 같슴다. (허리에 손을 얹고, 남은 손으로 횃불들을 가리킨다) 그의 상징은 황색임다. 저것도 평범한 불꽃이 아닌 그의 힘으로 타오르고 있는 검다.
인간의 손에서 시작된 비극이니, 우리가 끝내야 함다!
 
마일로 코너:오호, 그들에겐 저 이상한 신이 신성한 신일테니 저 횃불이 신성한 불이라는 게 이해가 되네요. (고민없이 횃불을 하나 뽑아봅니다)
더이상 이런 지긋지긋한 호텔에 말려드는 사람이 없으면 좋겠네요.
 
페레그린:우리가 검은 돌들을 전부 태워버린다면, 그렇게 될 검다.
 
거치대에서 뽑아든 횃불에는 노란색 불꽃이 일렁입니다.
 
만져도 뜨겁지 않고, 당신의 손을 태우지도 않습니다.
 
빛을 발하지만 온도는 없습니다.
 
마일로 코너:(신비한 횃불로 9개의 돌을 태워봅니다)
 
심지어 양피지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데,
 
검은 석재에는 가져다대기가 무섭게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노란 불꽃이 혀를 날름거리며 검고 단단한 조각들을 잡아먹고 나면,
 
순식간에 잘 깎아낸 돌덩이가 있던 자리에는 까만 가루만 남습니다.
 
이걸로 왕은 더 이상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하겠죠.
 
이제 남은 건 정말로 하나 뿐이네요.
 
마일로 코너:이걸로 그 이상한 왕도 더이상 이곳으로 찾아오지 못하는 거겠죠. 이거 참, 어디가서 말한다고 믿어줄만한 경험도 아니고…
(중얼거리며 들어왔던 곳으로 다갑니다) 이제 돌아가요. 현실로.
 
페레그린:좋슴다! 보석을 사용할 준비는 되신 검까?
 
마일로 코너:(문 옆에 육망성 모양에 맞춰 보석을 내려놓습니다) 문을 부수고 얼른 저 보석진 안으로 들어간 후 함께 손잡고 주문을 외우는 겁니다.
 
이번에야말로 어느 한 쪽이 비지 않은 완벽한 육망성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페레그린은 당신을 따라 문 쪽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페레그린:저걸 파괴하면 가면이 부서지기 시작할 검다. 몇 분 정도는 버틸 테니 그때 보석의 힘을 사용하는 검다.
모든 걸 끝낼 준비는 되신 검까? (손에서 타오르는 노란색 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마일로 코너:(보석이 잘 놓여있나 마지막으로 살피고, 주문을 다시 확인한 후 익숙한 페레그린의 설명에 끄덕거립니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정말 마지막입니다. 잘 할 수 있을거에요.
 
모든 준비가 끝나면, 횃불을 문 쪽으로 던집니다.
 
그러자 기름이라도 부은 것처럼 빠르게 문이 불타기 시작합니다.
 
타닥타닥 경쾌하게 불타는 소리가 납니다.
 
불꽃은 연회장 천장에 닿을 만큼 크게 일었다가,
 
빠르게 일어난 만큼 급속히 사그라듭니다.
 
불길이 지나가고 다시 사라지자 문 조각이 있던 자리에는 잿가루만 남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립니다.
 
이제 저 종소리를 듣는 것도 마지막일 겁니다.
 
좋게 끝나든 나쁘게 끝나든, 당신에게는 이제 더 기회가 없으니까요.
 
실제의 종소리가 이렇게나 무거운 건, 아마 그 때문이겠죠.
 
마지막 종소리에 맞춰 페레그린의 가면에 금이 갑니다.
 
마일로 코너:(서둘러 페레그린을 이끌고 보석진 안으로 데려갑니다) 오래간만에 돌아가려니 떨리지 않습니까?
 
그는 당신을 따라 손을 맞잡으려다가도 망설이듯 멈칫하더니 말합니다.
 
페레그린:음, 잘 모르겠슴다. 그저 문을 파괴하면 죽을 거란 생각만 가지고 있었더니 솔직히 지금도 얼떨떨하다는 검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말 살아서 나갈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신이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슴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다했고, 심지어 다른 희생자가 생기는 걸 막기까지 했슴다. 이걸로도 충분하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못 구한다면 후회했을겁니다. 하지만 지금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요. (충분하다는 말에 끄덕입니다) 이번 목숨에서 할 수 있는 것까지 해봤으니 신이 있다면 마지막 소원 정도는 들어주시겠죠.
그러니 유령 씨도 우리 둘이 무사히 돌아가길 빌어주세요.
 
페레그린:(약간 힘이 빠졌던 목소리가 다시금 올라간다.) 전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슴다.
저를 구하러 돌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검다. 말로는 다 하지 못할 만큼의 보답을 받아버렸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모두 당신이 내가 찾을 때 와줘서 이런 시도도 해볼 수 있었던 거예요. 나도 유령 씨에겐 감사합니다.
 
페레그린:그래도 함께 나갈 수 있다니 된 거 아님까! 당신에게 총을 쥐어줘야 할지 걱정도 되지만... 일단은 그저 코너 씨를 믿고 빌어보겠슴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의 양손을 꼭 잡아줍니다. 괜찮을거라고 말하지만, 내심 누구보다 간절하게 정말로 괜찮길 바라며 무사히 원래대로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그가 직접 내뱉지 않더라도, 이제 당신은 그의 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새 페레그린의 가면에 시시각각 실같은 금이 조금씩 퍼진 상태입니다.
 
종막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아직 떠오르지 않은 밤에서도 어디선가 분명히 희망의 빛이 내리쬐어 닿았습니다.
 
강한 마음을 담아 손을 꽉 쥐고 있으면,
 
둥글게 놓은 보석에서 저절로 빛이 나와,
 
육망성 모양의 마법진을 그려냅니다.
 
6개의 꼭지점이 빛나며 당신과 페레그린의 주변을 감쌉니다.
 
무지개빛으로 일렁이는 빛무리 안에서 페레그린의 가면은 천천히 수복됩니다.
 
가면 아래로 점점 희망에 차오르는 페레그린의 눈동자가 보입니다.
 
빛무리가 사라지고 나면, 가면은 언제 그랬냐는 듯 새것처럼 반질거립니다.
 
페레그린은 믿기지 않는지 자신의 가면을 몇 번이고 만지다가,
 
당신에게 몇 번이나 확인합니다.
 
페레그린:저, 정말 멀쩡해진 검까? 이제 괜찮은 검까...?
 
마일로 코너:(실패한 경험이 있기에 차마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그건 가면을 벗어보면 확실하겠죠.
 
페레그린:...그, 그건 그렇슴다... (묘하게 현실적인 말에 약간 침울해진다)
하지만 몸이 정말 가뿐함다. 멀쩡해진 건지 확인해보고 싶은데 지금은 거울이 없으니...
코너 씨가 직접 확인해 주시면 좋겠다는 검다. (그리고 당신이 가면을 벗기기 좋도록 몸을 숙인다.)
 
당신의 손끝에 가면의 매끄러운 감촉이 느껴집니다.
 
분명히 가면에 막혀있음에도, 그의 긴장한 숨소리가 여기까지 닿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곧 당신은 자신도 다를 바 없이 긴장하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페레그린:호, 혹시 얼굴이 이상하게 변해 있어도... 꼭 말씀해주시는 검다.
 
그가 당부하듯 덧붙입니다.
 
마일로 코너:(긴장한 두 손을 페레그린의 가면 위에 올립니다. 평소 무덤덤하던 그지만 지금 순간 안 떨린다고 하면 거짓입니다. 미세하게 떨리는 손을 페레그린이 눈치채지 않기를 바라며 대답합니다) 우리 이번엔 규칙을 다 지켰으니까, 괜한 걱정은 그만합시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이기에 조심스럽게 가면을 들어올립니다)
 
당신이 가면을 벗기자,
 
가면의 끝을 따라 머리카락이 사락 흘러내립니다.
 
색유리를 통과한 여명의 그림자가
 
그의 얼굴위로 떨어져 부드러운 굴곡을 만들어내고,
 
선명한 눈동자는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가면을 벗기기 쉽도록 숙였던 몸을 다시 세우자,
 
바람이라도 부는 듯 속눈썹이 팔랑입니다.
 
가면에 가려져 있던 얼굴은 앳되고 바보같습니다.
 
그리고 그 얼굴에 딱 어울리는 어벙벙한 표정을 짓던 페레그린이
 
눈을 한 번 길게 깜빡였다 뜹니다.
 
그리고 참았던 숨을 내쉬듯이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페레그린:…코너 씨?
 
가면을 썼을 때의 약간 잠긴 것 같은 목소리와도,
 
괴물이 되었을 때의 기괴한 목소리도 아닙니다.
 
마일로 코너:(마주한 페레그린의 모습을 봅니다. 가면 그림자 밑으로 보이던 그의 눈동자가 이제는 또렷하게 보입니다. 무덤덤한 그이지만 숨기지 못한 반가운 웃음이 번집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페레그린을 양 팔로 꽉 안아줍니다) 페레그린 씨, 돌아왔어요...! (페레그린의 진짜 모습은 처음이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해줍니다)
 
당신이 그를 껴안아주면, 그는 미동도 없이 있다가
 
곧 천천히 팔을 들어 스스로의 얼굴을 만져 봅니다.
 
맹인이 자식의 얼굴을 확인하듯 한참을 신중하게 더듬다가,
 
곧 그것보다도 더욱 애틋한 손길로 당신을 마주안습니다.
 
페레그린:저 정말로 돌아왔다는 검다!
가면을 쓴 얼굴도 아니고 괴이에 잠식된 얼굴도 아닌 사람 얼굴이라는 검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도 자신의 모습을 돌려받은 게 정말 오랜만이겠죠. 이 호텔에 갇혀 고생했을 어려 보이는 그가 고맙고 안쓰러워 등을 다독입니다) 네, 완전한 사람입니다. 이제 괴이의 모습 같은 건 남아있지 않아요. 고생했어요. 고맙습니다. (손거울이라도 있었다면 꺼내 반가운 얼굴을 보여줬을 텐데. 조금 아쉽게 생각해요)
(한동안 토닥이다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고 몸을 뗍니다) 남은 이야기는 나가서 들어볼까요? 이 호텔은 지긋지긋하지 않습니까?
 
페레그린:아님다! 전부 코너 씨 덕분이라는 검다. 그렇게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라는 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나갈 수 있어서 더 기쁨다!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그나마 호텔리어답게 보이기라도 했지 지금은 그냥 영락없는 어린애 같다.)
 
전화할 때부터 알아보기는 했지만 정말 요란스러운 사람입니다.
 
걱정도 희생도 각오도, 그 무엇도 덮이지 않은 목소리라서 더욱 밝게 느껴집니다.
 
페레그린:정말 말 그대로 여기서 감사인사를 다 하기엔 부족하다는 검다. 나머지는 밖에 나가서 드리겠다는 검다.
 
한참을 소란피우던 페레그린은 어느새 진정하고, 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합니다.
 
마일로 코너:(몇 시간 전-이 호텔의 시간개념은 이상하지만-까지만 해도 의지했던 그가 지금은 너무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이라 픽, 바람 빠지는 웃음이 납니다. 오히려 이렇게 어린아이 같은 성격이었기에 자신을 구하러 올 각오를 할 수 있었던 거겠죠.)
흠, 저 역시 나가면 뭔갈 보답하고 싶습니다.
(곰곰, 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밥... 정도로는 안 될 거 같다는 생각하고 있어요)
 
페레그린:정말임까?! 같은 생각이었다니 기쁨다!
 
마일로 코너:고민해보고 받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하세요. (고민하다가 결국 물질적인 제안이나 해요)
 
페레그린:(호텔을 나가면 평범한 회중시계가 될 증표를 집어넣는다) 그럼 드디어 이 호텔도 떠날 때가 왔다는 검다. 저야말로 원하시는 게 있다면 말만 해달라는 검다! 최대한 노력해 보겠슴다. 아, 아직 학생 신분이라 큰돈 같은 건 힘들겠지만...... (사실 이런 호텔도 이렇게 무단침입하지 않았으면 10년 뒤에나 왔을 검다. 사족을 붙인다) 뭐가 좋을지는 나가서 마저 생각해보자는 검다.
 
긴 밤의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는 망해버린 호텔의 총지배인답게, 제법 멋들어지게 인사하며 손을 내밉니다.
 
페레그린:체크아웃할 준비는 되셨슴까, 손님?
 
마일로 코너:(이 호텔에서 마지막 인사말에 속 시원한 미소가 납니다. 내민 그의 손을 잡습니다) 충분히 잘 지내가 갑니다.
이제 우리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죠.
 
두 사람은 돌아가는 길로 발을 올립니다.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면 호텔을 가득 채우고 있던 괴물은 사라지고,
 
폐허와 같은 풍경이 눈꺼풀에 달라붙습니다.
 
화려했던 분위기, 공중을 떠돌던 알콜, 사람들의 향수 냄새.
 
그리고 그 뒤를 이어왔던 피 냄새와 악취, 사람이 사람을 먹는 소리.
 
모두 악몽처럼 지나간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유리로 된 호텔 정문이 보입니다.
 
동트는 햇볕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는 이번에야말로 두 사람 분입니다.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당신은 공기가 변한 것을 느낍니다.
 
싸늘했던 공기와 섬뜩했던 기억을 벗어던지고 다른 세계로 빠져들듯이,
 
한밤의 일에 악몽에 불과한 것으로 변합니다.
 
새벽의 꿈은 현실이 돌아오자 아침 햇살에 빠르게 녹아버렸습니다.
 
시간은 할로윈 데이의 오전 6시.
 
핸드폰의 전파가 돌아오며 지난 밤 밀려있던 온갖 연락으로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그 옆에서 페레그린이 회중시계를 꺼내듭니다.
 
그러자 골동품처럼 형편없이 낡아버린 시계가 모래로 바스러져 바람을 타고 날아갑니다.
 
그걸 막지 않고 휘휘 저어 떠나보내던 페레그린이 갑자기 이 쪽을 돌아보고 소리칩니다.
 
페레그린:크, 큰일났슴다!
 
마일로 코너:(핸드폰의 진동소리에 현실에 돌아왔음을 실감합니다. 쳇바퀴처럼 똑같은 일상이지만, 어쩌면 특별한 이벤트보단 이런 평범함이 자신에게 더 잘 맞는 거 같다고 생각해요.
페레그린의 회중시계가 사라지는 걸 같이 지켜보다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흠칫 놀랍니다) 왜, 왜요? 무슨 일입니까? (불안)
 
물리적으로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괜사리 당신의 일상이 그립고 또 반갑게 느껴집니다.
 
페레그린:이 호텔, 언덕이 높아서 오르막길이 엄청 길다는 검다. 시내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건 첫차가 8시 50분에 옴다...!
 
마일로 코너:(아) (매우 현실적인 고민)
 
페레그린:하지만 걸어서 가다간 죽을 검다. 올라올 때도 정말 힘들었슴다!
 
그런 와중에 페레그린은 한가한 고민이나 하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아무래도 택시타고 와서 몰랐는데... 까마득한 언덕 봄. 새벽 6시지만 택시 부를 수 있나요 ㅋㅋ)
 
당신도 나름 심각해져 고민하고 있으면,
 
문득 차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타이밍 좋게 언덕길을 타고 택시 한대가 나타납니다.
 
어제의 그 운전사입니다!
 
그는 연신 아이고, 아이고 중얼거리며 빨리 차에 타라고 문을 열어줍니다.
 
시내까지는 태워주겠다나요?
 
마일로 코너:(자신의 걱정을 해주는 택시 기사에게 모두 사실대로 말해줘도 믿지 않겠죠? 이런 경험은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게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의 걱정에 어색한 미소로 대답합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그래도 집에 갈게 걱정이었는데 기사님이 와주셔서 살았습니다.
(택시 문을 열어주며 페레그린에게 말합니다) 일단 부모님도 기다리실 테고... 집으로 데려다 줄게요.
 
페레그린:아, 부모님... 그러고보니 잔뜩 걱정하고 계실 거라는 검다. (표정이 일순 어두워지다가도 곧 택시기사에게 연신 꾸벅인다)
저, 정말 큰 은혜를 입었슴다! 이걸 어떻게 보답…… 아니, 이미 보답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서 우선 그 쪽부터 해결해보고 나중에 생각하겠다는 검다. (비장한 얼굴로 말하고 올라탄다)
 
갑갑한 차 냄새가 반갑게 느껴지는 건 처음입니다.
 
두 사람이 다 탄 걸 확인한 운전사가,
 
빠르게 호텔 부지를 벗어나며 슬쩍 운을 띄웁니다.
 
페레그린이 말없이 당신을 돌아봅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말하기에는 너무 긴 이야기가 되겠지요.
 
말해도 저 운전사가 믿어줄지도 의문이고요.
 
그러니 그저 웃으며, 짧게 대답하는 수 밖에요.
 
말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END 3. 가면을 벗은 자들의 커튼콜
 
KPC, 탐사자 생환
 
보상: 이성 1d10 회복
 
두 사람은 무사히 호텔을 탈출했습니다.
 
 
마일로 코너:
Rolling 1D10
굴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