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슈뢰딩거 시리즈

[페레그린&마일로] 호텔 슈뢰딩거의 13번째 규칙

퍄퍙책미 2023. 2. 25. 20:54

KPC 페레그린 레가트     PC 마일로 코너

날짜 2023.02.03 ~ 2023.02.24

플레이타임 총 9시간

원문 시나리오 링크     https://poisonbear.postype.com/post/11963030

 

 

 

※아래 내용은 플레이로그입니다.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므로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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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자 사전 설정

 

 

 

이름 : 마일로 코너 | Milo Connor

나이 : 31

직업 : 3년 차 대형 로펌 직원(주로 변호사가 필요한 것을 준비해 주는 일)

성격
기본적으로 낮은 텐션.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
반응이 크지 않고 이성적인 편.
잘 나서지 않지만 할 말은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성실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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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는 상대의 한쪽 눈에 안도감이 스칩니다.
 
그리고 당신이 자신을 쏘기 쉽도록, 무릎을 구부려 몸을 낮춥니다.
 
당신은 차가운 금속 덩어리를 힘주어 움켜쥐고, 상대방을 향해 겨눕니다.
 
그가 직접 당신의 손에 쥐어준 총, 이 총으로 그를 죽여야 합니다
 
덜덜 떨리는 검지가 방아쇠에 걸쳐집니다.
 
...
 
그리고, 그가 피를 흘리며 쓰러집니다.
 
즉사입니다.
 
...
 
...
 
 
세카
 
w. 유독곰
 
 
택시 운전사가 앞자리에서 당신을 불러 깨웁니다.
 
오는 길이 피로해 잠깐 잠들었나봅니다.
 
창 밖을 보면 이미 땅거미가 지다 못해 달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언제 잠들었는지 급하게 침을 닦으며 일어납니다.) 아, 벌써 도착했나요?
 
그는 먼저 자리에서 내려 당신의 짐을 트렁크에서 꺼내줍니다.
 
택시에서 내리면 놀랍도록 호화로운 호텔의 입구입니다.
 
고즈녁한 저녁하늘에 전혀 밀리지 않는 화려함과 우아함에 압도될 것 같습니다.
 
마일로 코너:감사합니다. (짐을 내려주는 택시기사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요금을 냅니다. 도착한 호텔을 올려다보고 작게 감탄해요)
 
언덕 위에 자리한 이 호텔의 이름은 ‘호텔 슈뢰딩거’.
 
이번에 새로 지어진 5성급 호텔입니다.
 
당신이 계산을 마치자, 곧장 떠나려던 택시 기사가 혀를 차며 되돌아옵니다.
 
내미는 것은 파티 초대장입니다.
 
이런, 차에 두고 내렸나 보네요.
 
하마터면 호텔에 입장도 못할 뻔 했습니다.
 
마일로 코너:(택시 기사가 건네주는 초대장을 받고 멋쩍게 웃습니다) 감사합니다. 아까 자다가 흘렸나 봐요.
(일 때문에 왔지만, 초대장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호텔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초호화 호텔을 경험해 본 적 없어서 처음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호텔에 들어가기 전 초대장을 다시 확인해봅니다)
 
자의로 묵는 건 아니지만, 이런 호텔에 와 보게 될 줄이야.
 
조금 감탄하며 초대장을 읽고 있으면, 택시 운전사가 또다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립니다.
 
건물을 보며 팔짱을 낀 게 영 못마땅한 눈치입니다.
 
마일로 코너:(... 왜 안 가시고 저런 말씀을;) 저 호텔에서 사람이라도 죽었나요?
 
그는 택시에 타며 ‘이전 호텔’과 ‘터가 안좋다’고 중얼거립니다.
 
꽤 신경쓰이는 말을 던져놓고, 누가 쫓아오는 것처럼 택시를 타고 재빨리 사라져 버리네요.
 
자기가 뱉은 말을 몸소 증명하고 싶은 듯이.
 
마일로 코너:(쌩 사라져버리는 택시의 모습을 보다 머리를 긁적입니다. 사람의 죽은 모텔 그런 도시괴담은 많이 들어봤기에 심드렁하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새롭게 오픈한 호텔이니까 다 옛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얼른 들어나 가자. (짐 챙겨들고 호텔로 향합니다)
 
맞아요, 소문이 사실인지는 몰라도 호텔이 저렇게 말짱하게 서 있는데 신경쓸 게 뭐가 있겠습니까.
 
당신이 호텔을 향하면, 때맞춰 새 방문객을 확인한 호텔의 문이 활짝 열립니다.
 
마일로 코너:(역시 5성급 호텔은 다르구나)
 
들어서자마자 화려한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직원은 극진한 태도로 방을 알려주고 짐을 옮겨주는 등의 서비스를 다합니다.
 
파티는 몇층 위 연회장에서 열리는군요.
 
직원이 안내해주는 대로 짐을 풀고 이동하면, 눈이 부실 만큼 꾸며진 홀이 나옵니다.
 
향락이 연회장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샴페인이 줄줄 흘러내리는 유리잔,
 
흥에 겨워 웃고 떠드는 소리.
 
금으로 무늬를 바른 벽지와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번쩍거립니다.
 
가면을 쓰고 얼굴을 가린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거나, 춤을 추고 있습니다.
 
부채로 얼굴을 가린 누군가가 술을 권합니다. 어느새 당신의 손에 샴페인 잔이 들려집니다.
 
연회장의 사람들, 괘종시계, 무대 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너무나 낯선 모습이라 얼떨떨하기만 합니다. 이런 파티인 줄 알았더라면 옷이라도 더 말끔한 걸로 챙겨올 걸 약간 후회하며 자신이 입은 옷을 힐끔 내려다봅니다)
(연회장의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어색하게 서 있다가 자신에게 샴페인을 건넨 사람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물어봅니다) 여기서 의상 같은 것도 대여해 주나요? (물어보며 연회장의 사람들도 살펴봅니다)
 
말을 걸며 살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로윈 분장을 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호러 영화의 살인마, 히어로 영화의 캐릭터, 전통적인 괴물 컨셉이 주류입니다.
 
눈앞의 사람은 눈가를 고이 접으며 답합니다.
 
마일로 코너:(출장지가 이런 분위기라는 걸 회사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아, 프런트에서 대여가 가능하군요. 감사합니다. (친절한 사람에게 어 어색하게 웃어주고 시선을 무대로 옮겨봅니다)
 
마이크가 설치된 무대 위에, 붉은 천으로 덮인 커다란 물체가 있습니다.
 
안에 든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직원들이 직접 주변을 지키고 있는 걸 보니 중요한 것 같네요.
 
이를테면 깜짝 공개할 예정인 미술품 같은 거라든지.
 
그런데 근처에 시끄럽게 떠드는 무리가 보입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어떤 마녀 분장을 한 여자가 중심에 있네요.
 
마일로 코너:...? (무대 위 가려진 물건 보다가 슬쩍 곁으로 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호텔리어들이 조금만 떨어져 달라며 곤란해하는 것도 아랑곳 않고, 계속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녀 분장을 한 여자:다들 아시는지? 이 호텔, 사실 이전에 망한 호텔을 사들여서 개축한 건물이라던데요.
소문에 따르면, 이전에 있던 호텔은 괴담에 먹혀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정확히는 유령이 나온다나 뭐라나… 요즘 세상에 참 웃기는 이야기죠?
저 물건이 그 괴담의 근원이라고 하던걸요, 모든 게 폐허가 된 가운데에서도 저것만 멀쩡했다고……
대단한 조각상이라고 하던데, 옛 호텔 주인들은 괴담따위를 신봉해서 쉬쉬한 모양이에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가 가리키는 건, 천에 덮인 그 물체입니다.
 
마일로 코너:저 물건이 뭔가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혼자 말하듯 물어봅니다)
 
마녀 분장을 한 여자:무슨 조각상이라던걸요, 호텔 지하에서 발견됐고.
유령이 들려 있어서,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미치게 한다거나 뭐라나?
코웃음도 안 나오죠. 그렇게 따지면 이 호텔도 진작 망했을 텐데 말이에요.
 
여자는 한껏 아는척을 하며 자신의 무리와 깔깔 웃습니다.
 
마일로 코너:(그런 소문의 조각상이라면 호텔 이미지를 위해 치울 법도 한데 그대로 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노이즈 마케팅 일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사람이 죽어서가 아니라 괴담에 먹혀 호텔이 망한 것도 이상하지만, 일단 그런 건 자기 전에 찾아볼 수 있을테니 나중으로 미룹니다. 벽을 따라 걷다가 괘종시계도 살펴볼게요)
 
괘종시계는 연회장 구석 사람 없는 곳에 있습니다.
 
접근을 막기 위한 펜스 안쪽으로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야옹 웁니다.
 
마치 이쪽으로 오라는 것 같아요.
 
마일로 코너:(고양이는 관리된 것처럼 깔끔해 보이나요?)
 
그렇게 깔끔하지는 않지만, 다치거나 흉진 곳도 크게 없습니다.
 
호텔에서 키우는 고양이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들어온 걸까요?
 
마일로 코너:(밖이 쌀쌀해서 몰래 들어온 걸까요. 이런 호텔이라면 몰래 들어오기도 어려웠을 텐데. 쪼그려 앉아 고양이를 불러봅니다) 야옹아.
 
당신이 불러도 고양이는 힐끔 돌아볼 뿐 이쪽으로 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뭔가 급한 눈치로 꼬리를 탁탁 내려치네요.
 
마일로 코너:.... (고양이를 길러봤다1 안 길러봤다2 2)
... 심기가 불편한가? (긁적. 펜스 가까이 기대 고양이를 다시 불러봅니다. 심리학으로 고양이의 기분 살필 수 있나요 ㅠㅋ)
 
딱히 자세히 살피지 않아도 고양이는 뭔가 원하는 게 있는 눈치입니다.
 
당신이 펜스 가까이 다가오면, 고양이는 솜방망이로 열심히 유리를 건드립니다.
 
아래쪽 유리판 안쪽으로 낡은 카드같은 것이 보이네요.
 
마일로 코너:(고양이의 솜방망이 보고) 아, 그거 꺼내달라고?
( 몰래 넘어가서 유리판을 열어볼 수 있나요?)
 
가능할 것 같습니다. 호텔리어들은 온통 음료를 서빙하거나 조각상에 다가가는 걸 막는 데 온 힘을 쏟고 있거든요.
 
이 쪽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없는 걸 보니,
 
잠깐 슬쩍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마일로 코너:(몰래 넘어가 고양이를 도와줍니다!)
 
당신이 유리판을 열기 위해 괘종시계에 손을 대자,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13번 울립니다.
 
마일로 코너:(아)
 
동시에, 고양이가 고맙다는 듯이 작고 푹신한 머리를 꽁, 부딪혀옵니다.
 
하지만 그것에 반응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쩐지 머리가 너무 어지럽고,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기 떄문입니다.
 
마일로 코너:(묘한 현기증에 휘청합니다. 바닥에 손을 대고 균형을 잡아봐요)
(몸이 좀 괜찮아지면 낡은 카드를 꺼내봅니다)
 
유리판 안쪽에서 카드를 집어들고 나면...
 
고개를 들자마자, 아까까지 애웅거리던 고양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습니다.
 
카드를 읽어보면...

핸드아웃: 9번 규칙 카드 - 괘종시계

 

9. 각 층에 하나씩 있는 괘종시계에선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만일 종소리를 들었다면, 가능한 빨리 건물을 벗어나 종소리가 더이상 들리지 않을 때까지 계속 이동하십시오.
9-1. 13번째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건물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당신의 시간은 시계에 갇히게 됩니다.
사용 시 안전한 상황에서 10초간 시계 유리판에 손을 올리고 있을 것.


 
마일로 코너:.................? ( 이 무슨 나폴리탄 괴담같은)
(방금 전 괘종시계에서 무려 13번의 종소리가 울렸는데 )
... (빤 괘종시계 올려다봤다가 주변 살펴봅니다. 주변에 사람들은 아까와 같은 모습인가요)
 
'시간''사용'?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이 괘종시계, 왜 소리를 낸 거죠?
 
시계를 확인해보면, 심지어 휴대폰의 시계와 맞지도 않네요.
 
...어쨌든 주변을 둘러보면, 무대 위에 호텔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올라와 있고
 
사람들은 조용해진 채 일장 연설을 듣고 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하며 물건을 덮고 있던 붉은 천을 확 당겨 걷어 냅니다.
 
마일로 코너:(주변 분위기가 별로 이상한 게 없다면 쪽지의 내용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냥 누군가의 장난이나 호텔 측의 할로윈 이벤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펜스를 다시 넘어 무대쪽으로 향합니다)
 
그 조각은 커다란 문을 조각한 형상으로,
 
기묘한 검은빛으로 번들거리는 표면 아래에 이해할 수 없는 문양이 양각되어 있습니다.
 
아니,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이 문양이 아니라,
 
어떤 괴물들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뎅―――
 
그 순간 괘종이 칩니다. 골동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소리입니다.
 
시간을 찢어놓을 것 같은 종소리가 끝나고,
 
당신은 공기가 무거워진 것을 느낍니다.
 
정적이 잉크처럼 번집니다.
 
수다스럽던 입들, 잔이 부딪히고 새로 술을 까는 소리, 웃음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모두가 숨을 삼킵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걸어나오는 비단 신발.
 
누군가가 헉, 하고 질겁했지만 아무도 그 무례를 지적하지 못합니다.
 
그럴만한 정신이 없다는 말이 더 정확할까요.
 
그것은 사람의 얼굴을 누덕누덕 이어붙인 가면을 썼고,
 
키는 성인 남성의 두 배 입니다.
 
온몸에 누더기 같은 누런색 로브를 둘렀습니다.
 
최후의 비명처럼 총소리가 산발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그러나 총알은 그것의 망토를 그대로 관통해 지나갑니다.
 
당신의 온 몸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저항 없이 당신 앞에 다다른 그것은,
 
옷자락 아래에서 갈고리처럼 비틀린 손을 뻗어 당신의 손목을 낚아챕니다.
 
손바닥에 살을 칼로 파내는 것 같은 작열감이 느껴집니다.
 
몸은 바싹 얼어붙어 스스로의 힘으로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마일로 코너:....!? (자신의 목을 조르는 그의 손에 무어라 말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앞에 있는 그의 행동에 컥, 하고 놀란 숨을 내쉴 뿐입니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고통스러운 자신의 목을 감쌉니다)
 
너무 겁에 질리면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더니.
 
아니, 비명을 지른다고 해도, 누군가 도와주기는 할지 의문입니다.
 
목을 감싸쥐면 아래로 주륵, 어떤 액체가 흐릅니다.
 
손바닥에서 흘러나오는 피입니다.
 
스스로의 피가 닿았을 뿐인데, 모독적인 무언가가 당신의 살결을 쓸고 지나가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소름이 오소소 돋습니다.
 
동시에 사방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소리가 커지며 광기와 우주의 진리를 속삭입니다.
 
귀를 막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형언하기도 힘든 목소리가 뇟속에서 울립니다……
 
탕―!
 
바로 그때, 그것의 머리통이 목 위에서 떨어져 데굴데굴 바닥을 구릅니다.
 
정확하게 가면을 겨냥한 총알이 뒤늦게 격발음을 냅니다.
 
머리 잃은 몸은 그대로 연기가 되어 망토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마일로 코너:
Rolling 1D6
굴림: 6
(아;)
 
헉 지능 판정 부탁드립니다
 
마일로 코너: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총을 맞고 피가 튀기는 장면이 계속해서 되감기됩니다.
 
들어본 적 없는 어떤 생물체의 비명이 들려오는 착각이 듭니다.
 
그것들은 당신의 머릿속을 마구 맴돌며 어지럽힙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튕겨서 ㅠㅠㅠ:
광기의 발작 - 실시간
기억상실:
마지막으로 안전했던 장소에서 떠난 후로 일어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증상은 1D10 라운드 동안 계속됩니다.
For 9 rounds.
 
문득 참고 있었던 숨을 내뱉고 보면,
 
당신은 자신이 전혀 모르는 곳에 있습니다.
 
사방에서 피 냄새가 감돌고, 사람들은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가만히 서 있으며,
 
눈앞에는 호텔리어 복장을 한 사람들이 당신을 쫓아오는……
 
이상합니다. 마지막 기억은 분명 집에서 채비를 마치고 나오는 것이었는데?
 
혹시 잠들어버려서 악몽을 꾸기라도 하는 걸까요?
 
마일로 코너:(..)(대체 여기는 어디인지 분명 집에서 출발한 기억은 있는데... 중간에 끊어져 버린 기억에 상황 판단이 되지 않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문득 사방의 피 냄새와 목가의 고통에 자신의 목을 쓸어봅니다)
 
어디에 베이기라도 한 건지 손바닥에 선혈이 낭자합니다.
 
동시에 무언가 새겨지기라도 한 건지, 우둘투둘하게 만져지는 것까지 있습니다.
 
모르는 장소에 모르는 상처라니, 꼭 미친 사람이라도 된 것 같네요.
 
충격으로 잠깐 정신이 가물거리는 사이, 흰색 인영이 시야에 히끗입니다.
 
아니, 이제 보니 조잡한 흰 베일을 뒤집어 쓴 사람입니다.
 
마일로 코너:(고통스러운 목을 한 손으로 감싸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쪽으로 시선을 옮겨봅니다)
 
뭐죠? 귀신?
 
상대는 연기가 나는 총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대뜸 ‘달릴 수 있겠냐’고 물어봅니다.
 
마일로 코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곤 베일을 쓴 사람을 봅니다) 누구, 시죠? (날 아는 사람인가? 게다가 총? 총을 들고 있는 낯선 사람이라니 위험해보여 경계합니다)
 
당신이 뒷걸음질채는 걸 눈치챘는지, 그 사람은 당신을 쫓듯 다가옵니다.
 
동시에, 사람들을 총으로 쏘기까지 합니다... 아니, 위협 사격일까요.
 
어쨌든 한눈에 보기에도 위험한 사람임은 틀림없습니다.
 
마일로 코너:(오노...) 가, 가까이 오지 마세요..?!! (당황하며 일단 양 손 올립니다. 항복 포즈)
 
그러나 문장을 끝맺기도 전에, 그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대신 가면을 쓴 다른 호텔리어들이 사방에 가득찹니다.
 
호텔리어들이 그 사람을 제압하거나 공격하는 동안,
 
누군가 다가와 당신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내던집니다.
 
내던져진 당신의 눈 앞에 노란색 무지갯빛이 도는 망토자락이 보입니다.
 
손바닥에 새겨진 문양이 꿈틀거리는 느낌이 들더니,
 
팔이 마음대로 움직여 망토 자락을 움켜쥡니다.
 
마일로 코너:(자신의 머리를 당기는 힘에 놀라 소리지릅니다) 아악...!!! (제 맘대로 움직이는 팔에 놀란 눈으로 자신이 손봤다가 망토를 입은 자를 올려봤다가)
(여전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지만, 뭔가 확실하게 잘못됐다는 건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주위에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나 다급하게 살펴봅니다) 저, 저 좀 도와주세요!!
 
당신이 주변을 둘러본 순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걸 잊었더라도, 분명히 기억하고 알아봅니다.
 
이 곳에 당신을 도와줄 사람은 없다고.
 
당신은 망토를 입었습니다.
 
천조각이 온몸을 꿰뚫고 파고들어 피가 흐릅니다.
 
마지막 단말마조차 기분 나쁜 속삭임에 묻힙니다.
 
신도들의 경배를 받으며, 당신은…
 
 
 
헉,
 
안 좋은 꿈을 꾸기라도 한 것처럼 숨을 들이킵니다.
 
반사적으로 손을 만져보지만, 다행인지 멀쩡하고,
 
온몸은 어째선지 온통 젖어 있습니다.
 
당신을 적신 액체가 피가 아닌 물임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나서야,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되찾습니다.
 
모든 풍경은 여상하지만, 단 하나 달라진 것이 보입니다.
 
괘종시계.
 
분명 12시 정각을 가리키던 그것의 시침이
 
11시로 한 칸 돌아온 것이 보입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파고들며, 그것이 11번 울립니다.
 
마치 방금 일은 꿈이 아니었다고 말하려는 것처럼.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당신도 알고 있습니다.
 
일장 연설을 뱉어내는 주최자가 보입니다.
 
아직 천은 걷지 않은 채네요.
 
한 겹 가려진 채로도 불온한 기운을 내뿜는 조각상을 보면,
 
당신은 그간의 기억을 전부 떠올립니다.
 
마일로 코너:(오싹함에 목을 몇 번이고 쓸어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좀 전의 아수라장과 다른 평상시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 ...휴.
(조금 멍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보다 괘종시계에 시선이 닿습니다. 다시 11시로 돌아간 시곗바늘을 보고 서서히 굳어집니다. )
(떨리는 시선은 시끄러운 주최자의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꿈속에서, 어쩌면 꿈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분명 봤던 장면이 다시 제 앞에 나타나면 등에 소름이 돋습니다)
(두려움에 주최자가 조각상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무대로 올라가려 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저걸 막아야 한다는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돌아온 광경에 너무 오래 시간을 끌었던 모양입니다.
 
이미 사람들의 입이 석상처럼 다물리고, 노란 망토를 두른 자가 다가오는 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몸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 채입니다.
 
이유 모를 어지럼증은 멈추지 않아서, 당신이 손에 똑같은 상처가 새겨질 때까지도
 
당신은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광기의 물결에 휩쓸립니다.
 
사방은 가면을 쓴 호텔리어들과 이상할 정도로 혼이 빠진 듯한 손님들이 막고 있습니다.
 
어디에도 도망칠 길이 없습니다.
 
마일로 코너:(멈추라는 말도 안 나옵니다. 가까워지는 공포에 그저 두려움을 느낄 뿐이에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왕왕거립니다)
 
흰 베일을 쓴 사람이 뚫고 들어오는 틈을 제외하고.
 
그 사람이 당신에게 다가오는, 아니 뛰어오는 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하나요?
 
마일로 코너:(이제야 조금 구분이 갑니다. 지금 여기서 자신을 부를 정도로 정신이 온전한 사람은 저 흰 베일을 쓴 사람뿐이라는 걸요. 누군지도 모르지만 대뜸 도움을 청합니다) 저 좀 도와주세요...!
 
당신이 도와달라고 말하면, 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당신의 손을 잡고 홀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합니다.
 
마일로 코너:
민첩
기준치: 45/22/9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뛰고 싶었으나 따라주지 않는 다리...)
 
몸을 돌린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당신의 발을 우악스럽게 쥐는 손길이 느껴집니다.
 
칠판을 긁는 것 같은 소름돋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자신의 분장에 잡아먹히기라도 한 모습입니다.
 
아, 손님들은 그저 굳어있던 것이 아니었네요.
 
그 옆에는 부채를 들고 새 가면을 쓴 누군가가
 
자신의 가면, 아니 부리를 당신의 다리에 찍으려고 합니다.
 
뿌리치기 위해 근력 판정합니다.
 
마일로 코너:저리가...!!! (놀라서 발로 부리를 차봅니다 ㅠ)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죽을 힘을 짜내어 손님, 아니 손님이었던 괴물을 뿌리칩니다.
 
뒷편에서 좀비 분장을 했던 사람이 썩은 살점을 휘두르며 그어어, 울거나
 
유령 분장을 했던 사람의 다리가 없어진 채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마일로 코너:(특수분장이라고 생각하기엔 방금 전까지의 일들이 절대 그럴리 없다고 말해주는 거 같아요. 이곳에서 어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합니다. 손 잡고 함께 도망치고 있는 흰 베일을 쓴 사람을 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앞에서 이끌어주는 팔 덕분에 어디로 도망칠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 정도일까요.
 
당신이 그를 돌아보는 사이에, 유령처럼 베일을 쓴 그 사람은
 
당신을 데리고 커다란 조각상 뒤로 숨게 합니다.
 
유령:큼큼, 이제 괜찮을 검, 아니 괜찮다.
몸은 좀 어떠시, 아니, 어떠냐?
 
마일로 코너:(들킬까 봐 그를 따라 바짝 조각상 뒤로 몸을 밀어 넣습니다. 여전히 두려운 눈으로 복도 쪽을 힐끔거리다 한숨 돌려요) 누구신지 모르지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가요?
 
유령:감사 인사는 여길 나가고 나서 받겠... 다. 저도, 아니 나도 갇힌 상황이니까.
 
마일로 코너:(아....?) 갇혔다고요...?
 
유령:미안하지만 지금 상황을 모두 설명하기엔 시간이 모자란다. 곧 다시 올 테니까. (얼굴은 안 보이지만, 긴장한 기색이 잔뜩 묻어난다.)
나중에 다 설명해줄 테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보다 잠시만 기다리는 거다.
 
유령은 그렇게 말하더니, 자신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당신의 손바닥을 감쌉니다.
 
얼마간 피가 손수건을 물들이더니 곧 확장을 멈춥니다.
 
마일로 코너:(도움을 주던 사람조차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니 조금 실망합니다만, 수건으로 자신의 상처를 감싸주는 친절함에 그대로 믿어도 될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손목을 문질 거리며 눈치를 살펴봅니다) 제 착각일지 모르지만, 꿈(..) 에서 당신을 만난거 같아요. 그땐 총을 들고 있었는데, 데자뷰라고 설명 해야 하나.
 
유령:꿈? 당신, 아니 너 예지하는 능력이라도 있었나?! (과장되게 놀란다)
 
마일로 코너:... 그런 능력은 없는데요.(두 번 예지하고 싶지 않다고 속으로 궁시렁거립니다)
 
유령:음, 아니, 이게 아니지. 총이라면 이걸 말하는 거냐? 이상 현상들이나 귀신들에게 효과가 있는 총이다. 내 형이...
아니, (잘못 말했는지 다급하게 말을 삼킨다.) 미안하다! 지금은 탈출부터 생각하는 거다.
 
마일로 코너:(아까부터 묘하게 삐걱거리는 거 같은데 이사람...)
 
유령:지금은 이상 현상 때문에 모든 출입구가 막혔을 거다. 너는 다른 생각 말고 곧바로 핫라인으로 가는 거다.
여기서 오른쪽 복도로 가서 비상 계단으로 한 층 내려가면 된다! 계단을 나와서 오른쪽 끝에 있는 빨간 전화기다.
 
마일로 코너:탈출이요? 핫라인은 또 무슨 뜻입니까...? (와중에 알려준 방법은 까먹지 않기 위해 중얼거립니다) 오른쪽 복도로 가서 비상 계단으로 한 층 내려가면 빨간 전화기..... 근데 그럼 그쪽은요?
(나만 가기는 조금 무서운데) 같이 가는 거죠?
 
유령:아직은 아쉽게도 무리다. 나는 다른 괴물들이 오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나는 강하고 무기도 있으니 내 걱정은 버려도 된다! 일단은 네 안전부터 챙기는 거다.
내가 어느 정도 막기는 하겠지만, 이 호텔은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니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거다.
유일하게 외부와 연결되는 전화기다. 핫라인 너머의 상대를 설득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거다.
 
마일로 코너:(당황스럽지만 이해했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알,겠습니다. 도움을 요청해 볼게요.
 
짧은 대화가 끝나면 유령은 당신에게 카드 한 뭉치를 쥐어줍니다.
 
링으로 묶여있는 카드 제일 앞에는 ‘호텔 식스오투 직원용 규칙’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유령:탈출에 도움이 될 거다.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 거다.
 
그리고는 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확인하더니,
 
당신을 그림자 속으로 밀치고 다급히 일어납니다.
 
곧 발소리 여럿이 다가옵니다.
 
유령:어차피 여기서 나갈 수 없을 테니 샅샅이 찾아라.
 
영문 모를 대화를 나누더니, 유령은 무리를 이끌고 멀어집니다.
 
마일로 코너:(저 사람이 총지배인? 근데 왜 날 도와주지...?)
(들킬까 봐 숨소리도 죽이고 있다가 발소리가 멀어지면 유령 씨에게 받은 직원용 규칙 카드를 빠르게 읽어봅니다) 이거 비슷한 걸 찾았었는데. (괘종시계 밑에서 찾은 카드랑도 비슷하진 비교해 봅니다)

핸드아웃: 호텔 식스오투(Six-O2) 직원용 규칙

 

본 목록은 호텔 식스오투의 직원에게 배부되는 규칙입니다. 총 12개의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분실시 직원 복지 부서에서 다시 받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이하의 내용을 반드시 숙지해야 하며, 이를 어겼을 때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 본 호텔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1. 해당 규칙은 호텔에 근무하는 직원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고객님께는 별도의 이용 안내문을 배부하고 있습니다. 호텔 이용객 앞에서 이 안전규칙을 노출하거나 언급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십시오.

2. 호텔 식스오투는 그 어떤 할로윈 이벤트도 개최하지 않으며, ‘할로윈’이라는 단어 자체가 금지어입니다. 호텔 안에서 해당 단어를 입에 담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고 있습니다.

3. 가면을 쓴 직원이 누군가를 찾으며 호텔 안을 배회하는 것을 목격한 경우, 즉시 업무를 중단하고 직원용 예배당으로 가십시오. 본 호텔에 가면을 착용한 호텔리어는 없습니다.
3-1. 노란 십자가 앞에서 성호를 긋기 전까지, 누가 불러도 절대 뒤돌아봐선 안됩니다. 이후에도 오한이 느껴진다면 퇴근해도 좋습니다.
 
6.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경우, 핫라인-붉은색 전화기를 이용하십시오. 수화기를 들면 자동으로 전문가에게 연결됩니다. ‘호텔 식스오투에서 전화했다’고 말하면 알아들을 것입니다.
6-1. 6번 항목은 XX년도 개정판에서 삭제되었습니다. 핫라인이 울려도 받지 마십시오. 작년 10월 핫라인 사용이 금지된 이후, 핫라인에는 더이상 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7. 지하에는 일부 직원만이 출입할 수 있습니다. 지하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 몇몇 직원이 지하로 내려갔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문은 모두 거짓입니다.


 
전에 찾은 규칙 카드와 완전히 동일한 양식입니다.
 
전의 그것들은 이 묶음에서 떨어져나온 것들이겠죠.
 
마일로 코너:(직원용 규칙을 빠르게 읽어내려가지만,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입니다. 노란 십자가는 무엇이고 할로윈 이벤트를 개최하지 않는다면 좀 전까지 행사는 무엇이었는지)
(다행히 유령 씨가 말했던 붉은색 전화기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 같습니다... 적어도 과거에는)
(여기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 많은 없으니 유령 씨가 말했던 핫라인을 찾기 위해 출발합니다)
 
만약 유령에게 사실은 다른 속셈이 있다면 어떡해야 할까요?
 
아까 겨우 가라앉혔던 불안이 다시금 떠오르는 게 느껴집니다.
 
사실 여기에 적힌 말이 진실이고, 더 깊은 함정으로 당신을 몰아넣으려는 것 뿐이라면?
 
…하지만 말마따나 방법이 없습니다. 당신은 조심스럽게 발을 옮깁니다.
 
마일로 코너:(믿을 사람이 없는 호텔... 그래도 당장 죽을뻔한 자신을 구해준 사람의 말이니까 가보기로 합니다. 일단 전화기를 찾아 통화해보고 이상하다면 그때 끊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안일하게 생각합니다) 오른쪽 복도로 가서 비상 계단으로... (중얼중얼)
 
유령이 말해준 대로 이동하면,
 
복도가 꺾이는 오른쪽 구석에 괘종시계가 하나 보입니다.
 
그 옆에는 작은 꽃병과 빨간 전화기가 놓여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아... (괘종시계에는 안 좋은 추억이 있는데 말이죠. 괘종시계의 시간을 확인합니다)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괘종시계는 아직도 11시 정각을 가리키는 채입니다.
 
시계에선 째깍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막상 초침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마일로 코너:(통통 두드려봐요. 특별히 이상한 점 없는지)
 
그 밖에는 수상한 점이 없습니다.
 
연회장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자면,
 
전에 죽었을 때 분명 시계 앞으로 다시 돌아왔었죠.
 
시간이 갇힌다는 게 무슨 말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왠지 이 시계 또한 비슷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일로 코너:(정신을 차리면 시계 앞에 와 있었던 게 꼭 게임의 저장 구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그게 맞다면 저장 방법이 있을텐데... 고양이를 만나 유리 문 열어준 게 떠올라서 이번 시계에서도 똑같이 해봅니다)
 
비슷하게 시계에 손을 갖다대고 있으면, 약한 파형 같은 게 시계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이걸로 된 것 같네요.
 
마일로 코너:(오오...)
(하지만 또 이 시계로 되돌아오는 일 같은 건 안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빨간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어봅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생기긴 했지만 죽지 않는 게 최선이죠.
 
그러기 위해 당신은 곧바로 전화를 연결해 봅니다.
 
수화기를 들면 자동으로 전화가 걸립니다.
 
힐끔 살펴보면, 전선과는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뚜루루… 뚜루루루…
 
몇 초간 연결음이 이어지다가 “네!”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일로 코너:(마른침 삼키고,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 조금 표정 밝아집니다) 아, 도움을 구하려고 하는데요. ...그, 호텔 식스오투입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또 장난전화임까! 이제 질렸슴다. 그 호텔은 망한 지 오래잖슴까!
내가 착하니까 들어주고 있는 검다.
 
마일로 코너:(... ...뻘쭘) 그, 네. 일단 감사합니다. 제가 호텔에 갇혀서 연락드렸거든요.
사람들이 다 이상하고, 이상한 거인(...) 괴물도 있어요.
(말하고보니 믿어줄까 싶고....)
 
전화 너머 목소리:오오! 심령 현상임까! 그거라면 흥미가 생기는 검다! 하지만, 당신은 지금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게 아님까?
나는 무능력한 일반인임다, 누군가를 도울 능력따윈 없슴다, 하지만 경찰이라면 불러줄 수 있슴다. 어디에 있는 검까?
 
마일로 코너:저는 호텔 안에 있는데 말이죠... 그 새로 생긴 호텔 아시죠?! 호텔 슈뢰딩거요. 바로 경찰 좀 불러주시겠어요?
(왜 경찰에 신고할생각을 못 했는지. 경황이 없긴 했지만... 자신의 핸드폰은 멀쩡한지 꺼내 확인해봅니다)
 
핸드폰을 꺼내 보면, 현재 시각과 함께 '권외 지역'이라는 표시가 뜹니다.
 
호텔 슈뢰딩거는 높은 언덕 위에 있으니까요.
 
더불어 시간은 12시 44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거기라면 얼마 전에 생긴 대형 호텔 아님까...? 근데 거기 있는 전화기가 왜 이쪽이랑 연결되는 검까?
아니 그것보다, 뭐라고 신고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검다.
 
마일로 코너:전화가 연결되어 있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음, 괴한이 나타나서 절 공격하고... 사람들이 다 이상해요. 맞다, 총든 사람도 있었어요.
 
전화 너머 목소리:...당신을 믿고 싶지만, 이전에도 몇 번이나 비슷한 내용의 전화가 걸려 와서 솔직히 지금은 잘 모르겠슴다...
 
마일로 코너:저 말고 비슷한 일을 당한 사람이 많은 거 같은데요, 절대 거짓말 아니에요.
 
전화 너머 목소리:신고는 하겠지만, 이상 현상 자체는 경찰이 막기 힘듬다. 그나마 생존자 구출이라면 가능하겠지만.
그런 상황에선 경찰이 데리고 나오는 건 대부분 부상자거나 시체일 검다.
저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 조금 있다 다시 전화하는 검다.
 
그렇게 말하더니 전화는 매정하게 끊깁니다.
 
게다가 목소리에 묘하게 힘도 없고요. 설득한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마일로 코너:아... (끊어진 수화기 속절없이 들고 있습니다. 전화기 너머 사람은 누구인지, 예전부터 비슷한 전화가 있었다면 자신과 같은 일에 처한 사람이 있었다는 말일텐데)
(초조하게 전화기 곁에서 서성거립니다) 조금 있다면 대체 언제 전화하라는 거야...
 
경찰도 영 믿기 힘들 것 같고... 결국 어떻게든 스스로 상황을 파헤쳐나가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 그저 연락을 기다려보지만,
 
뒤에서 기척이 느껴집니다. 마일로, 듣기 판정.
 
마일로 코너: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아니, 평범한 기척이 아니네요.
 
분명 발걸음 소리같긴 한데, 날붙이 같은 게 스르릉, 끌리는 소리도 들리고
 
질퍽질퍽한 소리나 우두둑 꺾이는, 온갖 기괴한 소리가 다 겹칩니다.
 
뒤를 돌아보면 아니나다를까.
 
전부 따돌렸다 생각한 손님들― 아니 괴물들이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삐걱거리며 뒤돌아봅니다...)
 
기괴하게 튀어나온 치아와 뒤틀린 팔다리,
 
마일로 코너:(....... 창백)
 
옷에 가득 묻은 핏자국…
 
저건 누구의 피일까요?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피하고자 한다면, 민첩 판정합니다.
 
마일로 코너:(살고싶으니까 죽기살기로 반대쪽으로 달립니다) 으아악!!!
민첩
기준치: 45/22/9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몸의 방향을 틀어 달려나갑니다.
 
간발의 차로 무언가 스릉, 하고 바람을 베어냅니다.
 
그러나 따돌린 것도 잠시,
 
맞은편 복도에서도 괴물들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양쪽에서 괴물들이 다가와 숨을 곳이 없습니다.
 
그때, 등 뒤로 차가운 게 닿습니다.
 
마일로 코너:(아) (완전 궁지에 몰렸잖아..)
 
튼튼해보이는 호텔 방문입니다.
 
207호라고 쓰여있습니다.
 
마일로 코너:(더듬더듬 문 손잡이 잡고 돌립니다. 제발제발제발 열려라...)
 
간절한 마음에 반응하듯, 문 손잡이에 녹이 슬어 조금 삐걱거리다가도 금방 열립니다.
 
곧바로 들어가 문을 걸어잠급니다.
 
방 안에 들어가면 현관을 긁고 두드리며 아우성치는 소리가 둔탁해집니다.
 
빠르게 현관을 걸어잠그고 둘러보니, 고급스러운 1인실입니다.
 
마일로 코너:(문을 잠그고 문에서 뒷걸음질 칩니다. 방에 누가 있는지 살펴볼 정신도 없이 나가는 창문이 있나부터 살핍니다.)
 
창문이 있지만, 두꺼운 커튼이 쳐져 있어 방 안이 어둡습니다.
 
그 앞으로는 고급 호텔다운 커다란 침대테이블과 의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현관문 옆에는 옷장을 겸하는 신발장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커튼을 쳐 창문부터 살핍니다. 창문으로라도 나갈 수 있다면 나가고 싶은 심정)
 
창문 너머에는 어떤 퇴로가 있지 않을까요? 설령 높은 곳에서 빠져나가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더라도 말입니다.
 
앞에 절벽이 있다 해도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은 공포가 등을 떠밉니다.
 
하지만, 커튼을 걷어 젖히면,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 언덕 따위가 아닌 일그러진 공간입니다.
 
인간의 인지와 이해를 아득히 뛰어넘어, 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것 같은.
 
더 보고 있으면, 어쩐지 아름다운 광경이……
 
아니, 당신은 스스로의 생각에 놀라 반사적으로 커튼을 칩니다.
 
충격으로 이성 판정합니다.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마일로 코너:(커튼을 잡은 손이 떨립니다. 대체 이곳은 어디인 건지. 밖까지 이 모양이라면 경찰이 와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탈출 방법이 없다는 것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거 같아요. 잠시 침대에 앉아 생각도 정리하고 침대도 살펴봅니다)
 
깜깜한 방만큼이나 눈 앞이 캄캄해집니다.
 
침대는 호텔답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고,
 
푹신하고 두꺼운 하얀 이불과 베개가 있습니다.
 
앉아서 쉬고 있으면, 긴장했던 근육들이 떨리며 이완되는 게 느껴집니다.
 
더불어 손의 상처도 조금이나마 아물어가고 있네요.
 
마일로 코너:(손에 상처 빤 보다가 힘내보기로 합니다. 출장 와서 죽기엔 너무 억울해요. 테이블과 의자를 살핍니다)
 
테이블 위에는 카드 한 장과 탁상시계가 놓여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카드 내용을 확인합니다) 여기는 객실이니까 고객용 카든가?

핸드아웃: 4번 규칙 카드 - 어느 방의 규칙

 

4. 새벽 1시에 누군가 세번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면 무시하십시오. 절대 대답해선 안됩니다. 설령 상대가 아는 사람이어도, 어떤 말을 하더라도 1시 10분이 될 때까지 절대 문을 열지 마십시오.
4-1. ■■■■이 ■■한 경우, 가능한 소리를 내지 않고 (볼펜으로 지워져 읽을 수 없다.)


 
지워진 내용도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입니다.
 
마일로 코너:(탁상시계의 시간 확인해봐요)
 
시계는 12시 53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곧 1시인데... (마치 자신이 1시에 이곳에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은 카드 내용에 소름 끼칩니다)
 
더불어, 시계는 대리석 재질이라 크기에 비해 묵직한 편입니다.
 
괴물들한테 물리적인 방법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시도도 해 보려면 무기로 챙길 수도 있기는 합니다.
 
마일로 코너:(ㅋㅋ) (튼튼해 보이니까 챙겨들고 신발장도 살펴봅니다. 겸사겸사 여전히 밖이 괴물들로 시끄러운지 들어 봐요)
 
밖은 어느샌가 조용해졌지만,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괴물들이 숨을 참고 있는지 쌕쌕 막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얼굴 바로 앞에 콧바람이 닿기라도 한 것처럼 소름이 돋습니다.
 
마일로 코너:(오소소...) (같이 숨 죽이고 신발장 살펴봅니다 조심조심)
 
평범한 호텔 신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내용물은 전혀 그렇지 않네요.
 
온갖 무기가 다 들어있습니다. 총이며 칼 같은.
 
원하는 게 있다면 하나쯤 챙길 수도 있겠네요.
 
탁상시계도 있는 마당에 너무 많이 들었다간 도망칠 때 방해만 될 겁니다.
 
마일로 코너:(탁상시계 내려놓고 야구 방망이랑 권총 챙겨듭니다. 총은 사용해 본적도 없지만 들고 있는 것만으로 든든하니까...)
이 방이 호텔에 납치된 사람들의 아지트 같은 건가... (골똘)
 
야구 방망이 1d5+피해보너스, 권총 1d10+피해보너스. 시트에 기입하셔도 좋습니다.
 
뭘 하는 곳인지는 몰라도, 숨 돌릴 틈은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무기를 챙기던 그때,
 
똑똑똑, 불현듯 누군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
 
현관 쪽입니다.
 
그러고보니 언제부터인지, 현관에 붙어 집요하게 문을 열려고 하던 괴물들의 기척이 완전히 가셨습니다.
 
기묘하게 조용한 공기 중에,
 
마일로 코너:(바로 현관쪽으로 눈이 갑니다. 하지만 방금 봤던 카드의 내용이 신경쓰이니까 사람 없는 척 조용히 문 앞에 서 있어요)
 
한번 더 똑똑똑 노크하는 소리가 퍼집니다.
 
문 앞에서 숨을 죽이다 보면, 작은 렌즈가 하나 달려있는 게 보입니다.
 
마일로 코너:(렌즈로 밖에 봅니다. 눈 같은 거 보이면 죽고싶겠다 생각하며)
 
바깥에는 흰 베일을 입은 사람이 서있습니다.
 
그는 말없이 손에 든 카드를 보여줍니다.
 
거기엔 ‘그 안은 위험하다, 빨리 나와야한다’는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어...? (놀라서 객실 둘러봅니다)
 
위험하다니? 방 밖에만 위험이 있던 게 아닌 걸까요?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당신의 눈에, 마일로, 관찰력 판정.
 
마일로 코너: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침대 밑에 있는 무언가가 걸립니다.
 
어떤 노트 같은데, 붉은 색이네요.
 
마일로 코너:.......(조용히 침대로 가 허리숙여서 살펴봅니다)
(노트 꺼내볼게요)
 
당신이 문 앞을 떠나면 베일을 쓴 사람은 노크하지 않고 조용히 있습니다.
 
노트는 한 쪽 면이 바닥에 붙어있어서 가져갈 순 없지만,
 
바닥에 둔 채로 넘길 순 있습니다. 읽어보면...

핸드아웃: 붉은 노트

 

10월 30일
오늘은 휴가를 내고 호텔에 왔다. 호텔 식스오투라는 곳인데, 좀 후미진 곳에 있어서 그렇지 서비스나 방의 품질은 5성급 못지않다. 친구한테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다들 부러워한다. 나중에 또 놀러와야지.
 
10월 30일
1년만에 다시 이 호텔을 찾았다. 이전에 비해 분위기가 좀 바뀐 것 같은데, 착각인가? 게다가 직원한테 할로윈 파티를 하냐고 물어봤더니, 그 단어는 말하면 안된다고 엄청 뭐라고 하지 뭐야. 그래도 서비스는 여전히 훌륭하다.
 
10월 31일
올해는 여기서 할로윈 파티를 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다시 와봤다! 이름이 좀 바뀐 것 같은데 착각인가? 언제는 할로윈이 금지어라더니, 태도 바뀌는거 진짜 웃김. 아무튼 지하 라운지에서 열린 파티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10월 31일
뭔가 이상해. 오늘이 끝나지 않는다. 이상한 카드를 찾았다. 호텔 이름이 언제 바뀐거지? 기억이 안나. 올해가 몇 년이지?
나는… 나는 왜 살아있지? 분명 죽었는데.
대체 언제 죽었지? 나는 언제부터 이랬지?
 
■■월 ■■일
방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이 방 안에 있어야 해. 몸이 변하고 있어. 아냐나는죽지않았어. 나는 여기살아있어. 방 밖으로 나가지 마. 누가 계속 문을 두드려. 안전한 곳은 이 방 뿐이야.


 
마일로 코너:........ (일기의 내용, 그리고 반복되는 날짜에 표정이 굳습니다)
그러고보니 아까도 시계 앞에서 다시 시작했고...
(일기에선 이 방이 안전하다고 했는데 유령 씨는 밖에서 위험하다고 하니 대체 어느쪽을 믿어야할지 혼란스럽습니다.)
(다시 문 구멍으로 밖 확인해봅니다)
 
밖에는 여전히 그가 서 있습니다. 쪽지의 내용은 바뀌었네요.
 
마일로 코너:(쪽지 내용을 확인합니다)
 
라고 적혀 있네요.
 
마일로 코너:(그것이라면 그 노랑 괴물...?)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며 아까 얻은 카드의 내용 다시 보고) 이 카드 내용대로라면 무시하는 게 안전한데...
 
당신이 망설이고 있으면, 문득 아까 내려둔 괘종시계에서 작게 뎅― 뎅―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라도 된 것처럼, 방 안이 급속도로 일렁거리며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전구가 깜박거리며, 어디선가 알 수 없는 작은 흐느낌이 들려옵니다.
 
똑, 똑…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한두방울씩 천장에서 붉은 액체가 떨어집니다.
 
당신의 뺨에도 한 방울 떨어집니다.
 
마일로 코너:(삐걱거리며 천장을 올려다봅니다....)
 
천장의 전구는 전부 깨져 있습니다. 불길한 붉은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피가 떨어지는 위치는 일정합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가 울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어떻게 하나요?
 
마일로 코너:(무섭지만 피가 떨어지는 쪽으로 가서 천장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
 
천장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깨끗한 하얀색을 보고 있자니, 내면의 광기가 자극당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람을 온통 흰 벽지가 있는 방에 가둬두면 미친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젠 그렇지도 않습니다. 벽을 타고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거든요.
 
누군가 고의로 칠하고 있는 것처럼, 끼기긱, 끼기기긱― 소리도 같이 납니다.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며 문쪽으로 갑니다. 열린다면 당장 열고 밖으로 도망치려 해요)
 
당장 이 방을 빠져나가야만 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머리가 오히려 갈 길을 잃고 몰아붙여지는 느낌입니다.
 
등 뒤를 더듬거려, 문고리를 잡고 밖으로 나가면.
 
베일을 쓴 사람이 웃으며 서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웃으며.....?)
 
그는 창백한 양 손을 들어올리고…
 
당신의 목을 조릅니다.
 
유령과 다른 목소리입니다.
 
당신의 뿌얘지는 시야 너머로 베일을 쓴 사람의 형상이 사라집니다.
 
모두 환각이었습니다. 진짜 유령이 아니었습니다.
 
아, 당신은 이제야, 제 목을 조르는 손이 자신의 것임을 알아차립니다.
 
형체 없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러붙습니다.
 
당신은 흐려지는 의식 속으로 빠져듭니다.
 

 

 
당신은 그저 멍하게 서 있습니다.
 
머리가 핑핑 돕니다. 분명 목을 졸린, 아니 조른 휴유증입니다.
 
그저 막혔던 숨을 내뱉는 데에만 집중하다 보면,
 
천천히, 숨소리에 묻혀 듣지 못했던 소리가 들립니다.
 
붉은 전화기가 울리는 소리입니다.
 
뒤로는 아까 손을 댔던 괘종시계가 있습니다.
 
초침은 10시를 가리키고 있네요.
 
마일로 코너:(간신히 막힌 숨을 고르고 정신을 차립니다. 머리속에 울리는 그의 목소리를 비집고 들어오는 전화기 소리에 정신을 차립니다. 시간을 확인했다 끊어질라 허둥지둥 받습니다) 여보세요?!
 
전화 너머 목소리:어어, 괜찮슴까?! 계속 연결이 안 돼서 걱정했슴다!
하루가 넘게 지났으니, 장난전화거나 정말 위험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둘 다 아닌 것 같으니 다행임다. 당신이 죽기라도 했다면...
 
마일로 코너:하루가 넘게 지났다고요... 밖은 오늘이 며칠인가요? (기운 없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29일임다. 처음 통화했던 날이 28일이고.
설마 했는데, 그 쪽은 시간이 다른 검까? 정말 괴이 현상엔 한계랄 게 없는 것 같슴다.
 
마일로 코너:(핸드폰의 날짜를 확인합니다) 누군가의 일기에선 이 호텔은 매일 같은 날이 반복된다고 하더군요.
그보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전화 너머 목소리:그것 말임다! 안 그래도 저는 저 나름대로 조사를 해 봤다는 검다. 혹시나 했는데 도움이 될 것 같으니 다행임다.
아무래도 호텔이 시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것 같슴다. 가끔 그런 일이 있긴 함다.
경찰이 출동한 바로는 호텔이 아주 멀쩡했다고 하니 말임다. 나가지 못할 일도 없고,
다만 할로윈 파티가 며칠 뒤에 열린다고는 하던데... 참, 다들 배운 점이 없는 검다. (어쩐지 화난 기색이다. 이를 악무는 게 느껴진다.)
 
마일로 코너:시공간이 분리되다니... 어쩐지 창문 밖 모습이 이상했어요. 그보다 배운 점이 없다니 무슨 말인가요?
 
전화 너머 목소리:그렇슴다. 호텔 안의 시간은 계속 같은 날짜에 머무르고, 바깥의 시간은 그대로 흘러서... 시간적 오차가 생긴 틈으로 전화가 연결된 거라고 생각함다.
...3년 전에 그 호텔에서 사람이 죽었슴다. 퇴마사였슴다.
아니, 정확히는 호텔 식스오투가 망하기 3년 전임다. 이 전화기의 원래 주인이기도 함다. ...그 사건만 있던 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데 설마 사람 목숨까지 앗아가고 망한 호텔 위에 새 호텔을 지었을 줄이야... 그동안 걸려왔던 게 전부 장난전화는 아니었던 것 같슴다.
 
마일로 코너:3년 전? 대체 그게 무슨 상관인지 이해하기 어렵네요...(혹시 일기의 주인을 이야기하는 건가 복잡한 표정입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몇 년 전에는 한 손님이 한밤중에 심신미약 상태가 되서 구급차에 실려갔다는 기사도 봤슴다.
분명 207호라고 했던 것 같슴다. 연신 일기장에 대해 헛소리를 중얼거렸다고 하니까 그 쪽도 살펴보는 검다. 분명 도움이 될 검다.
 
마일로 코너:(갑갑한 마음입니다. 3년 전 죽은 사람의 일기장이었다니) 일기장이라면 이미 제가 본 거 같네요.
 
전화 너머 목소리:음, 여러 가지 심령 현상이 겹치면 주변의 사물이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검다.
특히 사람의 원념이나 광기가 깃들었다면 더더욱 그럼다.
 
마일로 코너:,,, 왜 일기장을 보고 그런 장면을 보게 됐는지는 이제 좀 이해가 가네요. 그래서, 그 원념을 피해 도망치는 방법은 모르세요?
 
전화 너머 목소리:아님다. 그 반대임다. 일기장 때문에 주변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라 주변 때문에 일기장에 변화가 생기는 검다.
...그것까진 모름다. 저는 힘없는 일반임임다. 무기도, 마땅한 지식도 없슴다. 누군가를 구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지금도 여전함다.
하지만 명심하는 검다. 그 방의 손님은 정신이 다쳤지만 결국 살아나왔슴다.
저는, 이상현상 속에서 마지막 인사도 못 나누고 죽은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슴다.
당신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슴다. 그리고 믿슴다.
 
마일로 코너:(수많은 사람이 죽었다니 이걸 위로라고 해야 할지. 착잡합니다) ... 고맙습니다. 이렇게 도와주려고 노력하시는데 저도 힘낼게요.
207호에 다시 다녀와야겠네요.
 
전화 너머 목소리:알겠슴다. 무사하는 검다. 살아서 다시 전화하는 검다.
 
마일로 코너:(전화를 끊고 그 괴물들이 나타나기 전에 바로 207호실로 갑니다)
 
곧 괴물들이 나타날 게 분명합니다. 방문을 닫고 들어가면,
 
내용물을 알고 있는 신발장과, 열어 봤자 소용없는 커튼이 보입니다.
 
시계는 12시 53분을 가리켜갑니다.
 
괴물들을 따돌리고 나면, 똑똑, 다시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을 죽음으로 초대하려는 수작입니다.
 
이상 현상을 맞닥뜨리기 전에, 방 안에서 잠깐의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두 번째 봤다고 익숙해진 방을 한번 쓱 둘러보고,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는 아는 척도 하지 않습니다. 두 번 다시 문 열어주나 봐라.)
(신발장에서 무기를 다시 꺼내오고, 전화기 씨가 알려준 주변 때문에 일기장에 변화가 생긴다는 뜻을 고민해봅니다)
(벽지에 피가 흐를 때 일기장을 봐볼까 그런 생각 하고 있어요)
 
생각을 정리하고 있으면 두 번째로 듣는 1시의 종이 칩니다.
 
그리고 아까와 정확히 같은 위치에서 핏물이 떨어져내립니다.
 
기분 탓인지 흐느끼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요.
 
유령은 자신을 보러 오지도 않는 당신에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방문을 쾅쾅 두드리곤 있습니다만,
 
어차피 열어주지만 않는다면 별 소용 없을 겁니다.
 
규칙대로라면 말이에요.
 
마일로 코너:(흔들리는 방 문을 애써 무시하며 일기장을 확인합니다)
 
벽지를 타고 피가 꾸륵꾸륵 흐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질퍽한 소리도 같이 나고 있습니다.
 
당신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려 일기장을 확인합니다.
 
그의 말대로 글귀가 새로 적혀 있습니다. 피로 번진 색깔입니다.
 
그 말대로, 노트에 손을 대고 있으니 어느샌가 피가 떨어지는 소리가 멎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깨졌던 전구도 뒤로감기를 한 것처럼 복구되어 있고,
 
바닥엔 피웅덩이는 커녕 푹신한 카페트만 밟힙니다.
 
마일로 코너:(주변이 완전히 멀쩡해진 걸 확인하고 일기장에서 손을 뗍니다) 이 이상한 규칙들만 잘 지키면 별일 생기지는 않는다는 건가...?
 
일기장에서 손을 떼자마자, 방금의 불길한 광경이 다시 돌아옵니다.
 
시계는 벌써 1시 7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 (놀라서 찰싹 다시 손 붙입니다)
(10분까지 이렇게 일기를 잡고 있어야 하는구나 생각합니다)
 
10분이 지날 때까지 노트에 손을 대고 있으면,
 
문 밖에 있던 기척이 사라진 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이젠 안전해진 모양입니다.
 
노트는 어느샌가, 붉은빛을 내는 보석으로 변해 있습니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지만, 광채가 제법 예리한 게 평범한 큐빅은 아닌 것 같네요.
 
마일로 코너:(보석을 살펴보고, 주머니에 챙겨넣습니다. 방 내부에 특별한 게 안 보인다면 방문 구멍을 통해 밖도 살펴봅니다)
 
문에 달린 렌즈를 살펴도 마찬가지입니다. 밖은 평온합니다.
 
가짜 유령은 사라진 것 같은데... 문제는 이제 진짜 유령입니다.
 
분명 다시 올 거라고 했던 것 같은데,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나질 못했으니까요.
 
당신은 마냥 편하지는 않지만, 아까보다는 안심하며 발을 움직입니다.
 
우연히 호텔의 괴이 현상에 휘말려 이곳을 헤매게 된 지도 벌써 몇 시간째입니다.
 
(몇 번 시간이 돌아가는 바람에 실제로는 고작 1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요.)
 
아무튼 지시대로는 움직이고 있지만, 무언가 불안함을 떨칠 수 없습니다.
 
분명 여기서 나가게 해 준다고 했었는데, 유령은 왜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걸까요?
 
타이밍 좋게, 구둣발 소리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일자로 뚫린 복도에서 숨을 곳은 마땅치 않습니다.
 
구두 소리가 점점 커지고…
 
완전히 소리가 가까워진 순간.
 
갑자기 뒤에 있던 벽이 열리며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상대는 그대로 당신의 입을 틀어막으며, 손바닥에 쪽지 하나를 쥐어줍니다.
 
벽이 다시 돌아가며 닫히기 전 흘러내린 장갑을 당기는 유령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맞잡았던 손은 분명 창백하지 않았으니… 이쪽은 진짜겠죠.
 
잠시 숨을 죽이고 있으면, 벽 너머로 유령과 누군가의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손에서는 그가 준 쪽지가 부스럭거리고 있고요.
 
마일로 코너:…! (갑작스럽게 자신을 당긴 힘에 놀라지만, 입이 막혀 비명을 지르진 못합니다. 순간 본 사람이 그래도 여기서 그나마 대화를 나눠봤던 유령이라는 것에 오히려 안도했다고 할까요. 손에 쥔 쪽지를 확인하기 전에 벽 너머의 말소리를 들어봅니다)
 
처음 들어보지만 잊을 수 없는 목소리입니다.
 
강렬한 죽음의 공포가 이 목소리를 귀에 못박았습니다.
 
유령:나도 제물이 죽었는지 확인하러 왔다. 아쉽게도 우리 둘 다 허탕친 것 같다. 이제 네가 활동하는 시간도 끝나가니 다시 수영장으로 돌아가는 거다.
 
유령:너야말로 그분의 제물을 네 먹이 삼으려고 하는 거 아니냐! 피차 마찬가지다. 후환이 두렵지 않은 게 아니라면 그만 돌아가는 게 좋다는 거다. 네 활동시간은 이제 끝났다.
 
마일로 코너:(먹어버린다니…….)
 
멀어지는 구둣발 소리는 점점 철퍽철퍽하고 액체 튀는 소리로 변해갑니다.
 
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자 유령이 말없이 벽을 통통 두드립니다.
 
마일로 코너:(괜찮다는 뜻일까요. 조금 더 기다렸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이제 갔나요?
 
유령은 대답하는 대신, 말없이 쪽지 한 장을 더 사이로 넣어줍니다.
 
그리고는 붙잡을 틈도 없이 발소리가 멀어집니다.
 
마일로 코너:…. (또 자기를 잡아먹으려는 이상한 호텔에 혼자 남겨졌다는 게 쓸쓸합니다. 유령에게 받은 쪽지를 첫번째 것부터 읽어봅니다)
 
유령이 직접 쓴 것 같은 쪽지입니다.
 
간단한 약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약도를 보아하니 저쪽 직원용 통로 계단을 이용해 이동하면 될 것 같습니다.
 
마일로 코너:(늘어나는 규칙들. 그래도 당장 의지할 곳은 유령 씨 뿐이니 쪽지에 나온데로 지하실로 가기로 합니다. 쪽지와 보석을 챙겨들고, 조용히 방을 빠져나와 계단을 내려가요.)
 
유령이 준 쪽지를 따라 한층 내려가면 금방 문이 하나 나옵니다.
 
들어가면, 보안실인지 온갖 CCTV며 컴퓨터들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구가 나가 불빛이 깜박거리는 어두운 방 안.
 
아직은 전구처럼 전력이 끊기지 않은 기계장치―스위치들도 보입니다.
 
구석에는 까만 괘종시계와 캐비넷, 그리고 익숙한 빨간 전화기가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혹시라도 누굴 만날까 주변을 살핍니다. 보안실에 들어와 환한 컴퓨터 화면들 잠깐 확인합니다. 그러고는 곧 저장을 위해 쾌종시계에 손을 댑니다)
여기가 보안실이면 지하실로 가는 문이 어디있을텐데…(두리번 거리다 익숙한 빨간 전화기가 눈에 들어와 수화기 귀에 댑니다)
…여보세요?
 
괘종시계에 손을 대고 있으면, 문득 받은 쪽지 중 한 장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쪽은 처음 보는 내용이네요.
 
마일로 코너:음? (쪽지를 확인합니다)
 
아까 깜빡하고 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비교적 안전하니 읽어볼 수 있겠네요.
 
귀퉁이에 작게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만…
 
조악한…아니 끔찍한 솜씨입니다.
 
삐뚤빼뚤한 선이 그리는 게 괴생물체가 아니라 전화기라는 걸 한참 후에야 알았네요.
 
아무튼 괘종시계와 닿은 부위부터 또 다시 이상한 기분이 올라오고 곧 가라앉는 걸 보면,
 
'저장'은 된 모양입니다.
 
마일로 코너:(마지막 통화를 떠올리면 그리 매몰찬 사람은 아녔던 거 같다고 생각하며 이제는 익숙해지는 저장하는(?) 기분에 안심합니다)
 
쪽지를 집어넣고 핫라인의 수화기를 들자,
 
마일로 코너:여보세요? (다시금 불러봅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여보세요! 그 쪽은 괜찮냐는 검까!
 
몇번의 연결음 끝에 익숙한 목소리가 응답합니다.
 
마일로 코너:네, 이제 무사합니다. 도움을 받아서 지금은 보안실 같은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곳에 왔을 때부터 절 도와주는 사람… 아니 유령이 있는데 그 분에 대해 아시는 건 없으신가요?
 
전화 너머 목소리:유령? 유령이 돕는다고 했슴까?!
16년 인생을 통틀어 그런 소리는 처음 듣슴다! 다른 것도 아닌 괴이 현상이 인간을 돕는다니!
혹시 예전에 알던 사이였던 건 아님까? 지인이라서 당신을 도와주는 거라면 차라리 이해가 됨다.
 
마일로 코너:(16년 동안 이 전화받는 일을 했다는 것에 놀라기도 잠시, 전화 너머 목소리의 추리에 생각을 해봅니다) … 그럴리가요. 주변에 지인중에 호텔에서 행방불명됐거나 죽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걸요.
다른 유령들이 총지배인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나름 이 유령들 사이에서도 지위가 있는 것 같은데 왜 날 도와주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하다보니 새삼 수상스럽게 느껴져요 ㅠ)
 
전화 너머 목소리:...심지어 유령들 사이에서도 수장쯤 되는 유령이란 말임까? 생전에 아주아주 정의로운 유령이었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검다. 하지만 그것도 제 형처럼 숭고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힘들 검다. 
이상 현상이란 가까이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변형시키곤 하니까... 총지배인까지 달았다는 그 유령도 아마 하루이틀 머무른 게 아닐 검다. 거기서 멀쩡히 나가기엔 이미 늦었다는 검다.
혹시라도 다른 꿍꿍이를 가진 낌새가 보이면, 꼭 도망치는 검다. 거기까지는 도와드릴 수 없슴다.
 
한참 가라앉은 분위기만큼이나 침울한 목소리로 말하던 그가 화제를 바꿉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아, 지금은 어디 계시는 검까? 한참동안 전화가 오지 않아서 걱정했슴다.
 
마일로 코너:(이 호텔에 머물수록 괴이 현상에 영향을 받고 결국 오래 머물면 현실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말에 벌써 몇 번 죽어 시작점으로 갔던 기억이 떠올라 오싹해집니다) 지금은 보안실에 있습니다. 유령이 말하길 지하실로 내려가라고 하더군요.
근데 당신의 형도 이 호텔에서 저와 같은 일을 겪었던 건가요?
 
그러고 보니, 내려가라고만 했지 내려와서 무엇을 하라곤 들은 적이 없네요...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라는 것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마일로 코너:(그렇구나…)
 
통화하는 동안 주변을 살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일로 코너:(전화하며 문이 없다는 걸 깨닫고 주변에 열어볼 수 있는걸 열어보겠네요, 예를 들어 캐비넷같은)
 
여러 개의 캐비넷이 비치되어 있지만, 열리는 것은 하나 뿐입니다.
 
안에는 카드 한장과 누구 것인지 모를 겉옷이 걸려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아, 뭘 찾았어요. (어깨로 수화기 고정하고, 한 손으로는 겉옷 주머니 뒤적거리며 눈으로는 카드 읽어봅니다)
 
우선 겉옷 쪽은… 평범한 야상입니다.
 
10월, 쌀쌀한 늦가을에 입기엔 알맞는 옷이지만…
 
그 싸늘한 유령들이 입고 다닌다기엔 왠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미 죽었는데 추위를 탈 것 같지도 않고요.
 
마일로 코너:(아무래도 그렇죠… 유령되기 전에 입었던 옷이라면 모를까)
(아니면 이곳에 나말고 사람이…? 라는 희망을 잠시 가져요)
 
카드는 아주 낡아보이고 손때를 많이 탔습니다.
 
게다가 레드와인 색이네요. 호텔 식스오투의 카드랑 같은 색입니다.

핸드아웃: 5번 규칙 카드 - 수영장

 

5. 수영장은 해가 떠있는 동안만 개방됩니다. 오후 8시 이후에는 수영장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십시오. 밤은 그것의 활동시간입니다.
5-1. CCTV나 창문을 통해 수영장 물 속에 사람이나 물건이 있는 모습을 보아도 무시하십시오. 하지만 수영장 문이 열려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즉시 수영장 출입구를 폐쇄해 주시기 바랍니다.


 
CCTV?
 
그 말에 한 쪽 벽면을 살펴보면... 이 컴퓨터며 장치들, 당신도 조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CTV 모니터가 한쪽 벽을 온통 뒤덮었고, 그 옆 책상 위에는 버튼이 많은 기계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그것 이라면 유령을 말하는 거겠지. 수영장으로 돌아가라고 했던 유령의 말을 떠올립니다. )
(모니터 화면에서 수영장을 찾다가 없다면 책상 옆 기계버튼을 하나씩 눌러봅니다)
 
우선 모니터 화면을 들여다보면 호텔 곳곳이 보입니다.
 
대부분의 화면은 괴물이 된 손님들을 비추고 있습니다.
 
수영장을 비추는 모니터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야 멀리서도 눈에 확 띄니까요.
 
수영장 출입구가 열려있는 데다가,
 
물은 어디로 간건지 수영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거든요.
 
마일로 코너:…..(열려있는 수영장 문에 표정이 점점 굳습니다. 유령은 지하실로 가는 문을 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이 카드에 나온 규칙은 지키는게 안전했습니다. 수영장의 위치를 찾기 위해 호텔 안내도가 붙어있는지 찾아봅니다)
 
호텔 안내도는 구석에 붙어 있습니다.
 
수영장의 위치는 같은 층에 있습니다.
 
아니, 거의 바로 맞은 편에 있네요…
 
어쩐지 물 소리가 들려오는 착각이 들 만큼, 지나치게 가깝습니다.
 
마일로 코너:(이렇게 가까이 있다면 열어두면 정말 위험할지 모릅니다. 위치를 확인하고 전화 너머의 목소리에게 말합니다) 저 수영장에 다녀겠습니다.
 
당신이 움직이려는 찰나, 손에 버튼이 많은 기계가 걸립니다.
 
마일로 코너:…? (확인해봅니다)
 
곧 무언가 딸깍, 하는 소리가 들리고, 윗층에서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이런, 저도 모르게 뭔가 잘못 건드린 모양입니다!
 
스위치 위에는 「상영실」이라 적혀있고, 다급히 CCTV를 확인하면
 
다행히 안에는 아무것도 없네요.
 
마일로 코너:,,,,,,,,,,,,,,,,,,,,,,,,,,,,,,,,(흔들리는 동공)
(화면을 잠시 보다가 움직임이 안 보이면 상영실의 위치도 찾아봅니다)
 
되돌리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스위치를 OFF 쪽으로 돌리니 바로 문이 닫혀버리거든요.
 
상영실은 2층에 있습니다. 게다가 꽤 머네요. 별관 쪽에 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런 일만 없었다면, 평범하게 저기에서 영화를 볼 수도 있었겠죠...
 
마일로 코너:(긴장했던 표정이 다시 닫힌 상영실의 문에 조금 풀립니다. 그리고 수영장 문을 위험을 감수하며 직접 닫으러 갈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 수영장 버튼을 찾아봅니다)
 
아무래도 이 장치, 호텔 출입구 등을 관리하는데 쓰이는 기계 같네요.
 
정문, 비상 경보, 방화 셔터, 예배당, 수영장, 지하실 등…… 생각보다 넓은 범위의 조작이 가능해 보입니다.
 
정문 스위치는 on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문 근처,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는 전부 일그러진 공간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령은 분명 「모든 출입구가 막혔을 거다」라고 했었는데.
 
아무튼 유령이 가라고 했던 지하실 문은 닫혀 있습니다.
 
그리고 수영장 쪽 스위치를 살피면,
 
스위치가 on으로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3년 전에 죽었다던 그 사람임다.
 
문득 놓고 있었던 전화 너머에서 말이 이어집니다.
 
마일로 코너:(그러고보니 유령이 말과 다른 스위치에 누군가 유령을, 아니면 자신을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수영장 문을 닫고, 지하실 문은 열림으로 설정합니다)
(갑자기 이어진 목소리에 멈칫) 아… 3년전 그분이 당신의 형이셨군요. …유감입니다. (전화기 너머 사람이 왜 자신을 도와주고, 탈출하길 바랬는지 이해가 갑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제 형은 유능하고 강한 퇴마사였슴다. 그래서 그날 호텔 식스오투로 간 검다. 하지만 당신도 알고 있듯이, 그 호텔은 망했슴다. 이상 현상을 막아줄 사람이 없어졌으니 당연한 일임다.
그리고 저희 형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 한, 호텔 슈뢰딩거도 똑같은 결말을 맞을 검다.
 
문장 간의 호흡이 평소보다 깁니다. 뭔가 망설이기라도 하는 기색입니다.
 
문득 한숨을 쉬는 소리 너머, 자동차가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일로 코너:(자동차 소리? 수화기 배경음을 더 집중해서 들어볼 수 있나요?)
 
배기음 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착각이 아닙니다. 어딘가로 이동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요?
 
당신이 전화 너머의 소음을 살피는 동안 목소리는 조용히 입을 엽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갑작스럽지만, 이름을 알려주지 않겠슴까?
여태 이름도 묻지 않았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달았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수화기 너머 배기음에 집중하고 있다가 질문에 정신을 차립니다) 아, 제 이름은 마일로입이다. 마일로 코너. 그쪽은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당신이 그의 이름을 묻고 있을 무렵입니다.
 
문득 발 쪽에 무언가 축축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무언가 찰박거리는 소리도. 아, 이건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전화기 너머에서는 자동차 문이 닫히는 소리만 들리거든요.
 
발밑을 잠식하는 웅덩이의 근원지를 살피면, 보안실 입구 쪽입니다.
 
수영장 냄새가 나는 물입니다.
 
마일로 코너:(찰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보안실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생각해보니 수영장에 물도 없었었죠. 내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았나? 어떻게? 소리가 안 나게 수화기를 다시 내려놓고 숨을 곳을 찾습니다. 지하실은 못찾았으니 아까의 캐비닛에 들어갈 수 있다면 들어가볼게요..)
 
침몰해가는 배에서 구명정을 찾듯, 필사적으로 발을 첨벙여도 이미 늦었습니다.
 
처음에는 발 밑을 적시는 정도였지만
 
점점 물은 급속히 불어나 발목까지, 종아리까지 넘실대거든요.
 
고여있던 물이 자연적으로 이렇게 밀려올 리가 없는데.
 
마치 당신을 잡아먹을 듯이 거칠게 파도칩니다.
 
물에 닿은 기계들은 파직대다가 전원이 나가버립니다.
 
물이 천천히 이 층 전체를 채우고 있습니다.
 
마일로 코너:(이렇게 밀려드는 물은 피할수조차 없습니다. 이번 목숨에선 뭘 잘못한걸까, 수영장 문을 바로 닫지 못한거? 그런 생각을 하며 누구에게 도움조차 구하지 못하고 허우적 거립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천천히 당신을 짓누릅니다. 차디찬 물이 머리까지도 얼어붙게 합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저는 힘따윈 없는 그저 일반임임다. 제가 좀 더 강했더라면, 형이 그렇게 허무하게 떠나게 두진 않았을 검다.
 
수화기는 기적적으로 끊기지 않았는지 무언가 말소리가 들리지만,
 
물 소리가 너무 커서일까요? 그의 목소리는 흐릿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 어조는 체념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입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하지만 당신 덕분에 깨달았다는 검다. 내게도 무언가 남아있다는 걸.
이 전화기 말임다. 그리고 형이 유품으로 남겨준 총도. 
이게 없었다면… 그리고 당신이 없었다면 지금 이런 짓은 엄두도 못 냈을 검다.
 
어느새 물은 턱끝까지 차올랐습니다.
 
크게 들이키는 숨은 누구의 것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습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지금 당신이 있는 호텔로 가는 중임다. 이 총만 있다면 저도 당신을 구할 수 있을 검다.
제가 도착했을 때 당신을 알아볼 수 있게, 인상착의를 설명해 주는 검다.
 
마일로 코너:(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게 지금의 최선입니다. 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시간도, 도움을 청하는 것도 버기워 놓았던 수화기를 찾아 들고 허우적거립니다)
 
그가 한마디 할 때마다 물이 점점 차오릅니다.
 
잠깐 뒤로 밀려나나 싶던 물은
 
저절로 한곳에 뭉쳐져 불투명한 부정형의 육체로 빚어집니다.
 
수위가 허벅지까지 내려갔어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어차피 도망칠 길은 없다는 강렬한 예감이 듭니다.
 
그것에서는 구두를 신은 남성의 형상이 얼핏 보이다가도,
 
다시 물로 흘러내리며 유령의 모습을 취합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액체 덩어리가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이제는 비명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마일로, 이성 판정.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작은 물결에 휩쓸리기만 했는데 다리가 내려앉을 것 같습니다. 마일로, 이성 1d4 감소.
 
마일로 코너:
Rolling 1D4
굴림: 3
(물을 먹어 무거워진 옷이 자신을 잡아 누르는 기분이 듭니다. 다가오는 덩어리와 그 후에 생길 일에 두려움을 느끼며 비틀비틀 뒷걸음칩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그러니까, 코너 씨.
 
이 모든 상황을 뚫고 수화기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립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제 이름을 기억해 두는 검다. 저는 페레그린이고, 당신을 꼭―
 
수화기와 함께 등이 물러나던 벽에 닿습니다.
 
쏟아지는 물결이 핫라인을 강타합니다.
 
붉은색 전화기는 조각나 젖은 바닥 위로 떨어집니다.
 
수화기만 당신의 손에 허망히 남았습니다.
 
그것이 파도처럼 몸을 늘려 당신을 집어삼키려는 순간.
 
탕――!
 
문이 벌컥 열리며 총성이 울립니다.
 
기괴한 노란 빛을 띄는 첫번째 총알이 괴물을 찢어냅니다.
 
그가 한번 더 총을 쏘자,
 
흐물거리는 점액이 고통스러워하듯 몸을 비틀며 줄어들다가 환풍구 속으로 도망쳐버립니다.
 
페레그린:제가 늦지 않은 게 맞슴까? 코너 씨.
 
마일로 코너:(페레그린. 혹시 잊을까 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다시 리셋될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들려오는 총성과 유령의 등장에 굳어져서는 당신을 봅니다) … 페레그린 씨..? 방금전까지 저와 통화했던. 대체 어떻게…?
 
훌쩍훌쩍 (GM):BGM: https://www.youtube.com/watch?v=OukOTKdk5mo
 
그는 당신의 말에 멈칫하더니, 곧 본인이 덮고 있던 흰 천을 벗어버립니다.
 
…그러고 보니 어떤 곳에서는 베일이 추모의 의미라고 했던가.
 
얼굴에는 가면을 쓰고 있고, 목소리는 조금 지쳐 있지만,
 
당신은 바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통화하던 페레그린의 목소리입니다.
 
유령, 아니 페레그린은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느린 동작으로 총도 바닥에 내려놓고
 
빨라지려는 걸음을 억지로 늦추며 한걸음, 두걸음.
 
페레그린:혼자 둬서 미안하다는 거다, 아니 검다! 제가 시선을 끌어야 당신이 무사할 것 같았슴다.
그 덕분에 이렇게, 늦지 않게 구할 수도 있었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그럼 역시 처음부터 페레그린 씨가 도와줬던 거였군요. (이 호텔의 시간개념을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을 구하러 와준 페레그린을 만났다는 안도감에 다리에 힘이 풀려 떨썩 앉아버립니다) 또 죽는 줄 알았어요.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근데… 페레그린 씨, 이곳에서 나가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까?
 
당신이 그의 이름을 몇 번인가 호명하자,
 
갑자기 그의 가면에 금이 갑니다.
 
페레그린:아! 아직 말 못한 게 있슴다. 이제부터는 제 이름을 절대 불러선 안 됨다.
왜인지는...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슴다. 지금까지처럼 그저 믿어주는 검다.
아무튼, 제가 이렇게 왔으니 이제 안심하라는 검다! 나가는 방법도 물론 알고 있다는 검다. 길은 제가 안내할 테니 당신은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검다.
 
그가 자신의 가슴을 어색하게 팡팡 치며 말합니다.
 
마일로 코너:(깨진 그의 가면을 보고 이것도 나름의 규칙일거라고 생각하며 끄덕거립니다) 그럼, 호텔 안에선 유령 씨라고 부르겠습니다. (어색하지만 자신감있게 말하는 당신에게 희미하게 미소보여요) 네, 믿고 따라갈게요.
 
당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피던 그는, 곧 이제까지처럼 앞장섭니다.
 
페레그린:(수영장 쪽을 흘끗 바라보곤) 여기 계속 있는 건 위험함다.
(그리고 곧 랜턴 하나를 켜 손에 들려 준다) 밑은 어두우니 조심해서 따라오는 검다.
 
마일로 코너:(얼떨떨 랜턴을 받아들고 불이 잘 나오나 확인하며 끄덕입니다) 근데 이 호텔의 지하에 탈출구가 있는건가요?
 
페레그린:그건 아니지만, 나가기 위해 부숴야 할 게 있슴다.
여길 나가는 법은 간단함다. 이 현상들의 원천인 지하의 문 조각을 부수는 검다.
전에 호텔 식스오투도 망하게 한 만악의 근원임다.
 
마일로 코너:아… (파티에서 봤던 조각을 떠올리고 비장해집니다) 그게 사라지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거군요. 그럼 어서 부수러 갑시다.
 
당신이 동의하면, 유령, 아니 페레그린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지하라는 것도 꽤 깊은 곳에 있는 모양인지 내려가는 길이 길게만 느껴집니다.
 
저도 모르게 안심했는지 운동하는 와중에도 숨이 고르게 돌아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페레그린:음, 내려가는 길이 꽤 긴데 혹시 더 궁금한 점은 없슴까?
지금이라면 잠깐이나마 얘기해줄 수 있다는 검다.
 
마일로 코너:궁금한 점이라… 이곳에 온 뒤로 정상적인 사고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만 일어나서 뭐부터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게, 절 도와주기 위해 유령들을 속이고 이곳에서 지내고 있었던건가요?
당신을 처음에 만났던 곳은 파티장인데 ….
 
페레그린:그렇슴다. 코너 씨를 구하려고 돌아다녔는데 어딜 봐도 당신이 없었슴다. 그제서야 과거로 돌아왔다는 걸 알아차렸다는 검다.
…처음 도착했을 땐 이미 할로윈이 끝나기 직전이라서, 역시 늦었나 싶었는데. 설마 과거로 돌아가서 구하게 될 줄은 몰랐슴다.
 
마일로 코너:역시 이 호텔은 시간이 이상하게 흐르는 거 같네요. 저도 몇 번이고 과거로 되돌아가기도 했고… 그래도 유령 씨가 과거에 도착했다는 게 저로는 행운입니다.
그 조각상이 왜 있는지는 아십니까…?
 
페레그린:그것까진 모름다. 아무리 조사해도 문 조각에 대한 정보는 없었슴다.
 
그렇게 말하며, 유령은 계단 끝의 커다란 문을 벌컥 열어젖힙니다.
 
마일로 코너:(유령의 뒤를 바짝 쫓아 문 안쪽을 살펴봅니다)
 
페레그린:맨 처음 깨어났던 곳임다.
호텔의 문을 열고 과거로 오기 직전에, 어떤 목소리가 들렸슴다. 정신을 차리니 저는 가면을 쓴 채 호텔 지하에 있었다는 검다.
그러니까 이 강력한 현상의 근원도 지하, 정확히는 문 조각에 있는 거라고 추측한 검다.
 
열린 문 너머로 지하의 연회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훌쩍훌쩍 (GM):BGM: https://www.youtube.com/watch?v=By4Vbo5sYRQ
 
놀라울 만큼 지상의 연회장과 똑같은 모습입니다.
 
구석의 괘종시계, 무대 위에 있는 불길한 모양의 문 조각상, 검은 옷을 입고 춤추는 사람들
 
마일로 코너:그렇다면 유령 씨에게 그 가면을 씌운 사람이 이곳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겠네요. (지하의 연회장을 보고 익숙한 모습에 작게 감탄합니다. 검은 옷의 사람들을 보며 말합니다) 우리가 저들에게 안 들키고 조각상으로 갈 수 있을까요.
 
페레그린:...과연 사람일까여. 저를 이곳으로 보낸 게.
아무튼, 그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 없슴다.
 
페레그린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눈앞에 팔을 휘휘 젓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에게선 아무런 반응도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초점은 어딘가 먼 곳을 향해 있고, 발은 마리오네트 실에 묶인 것처럼 힘없이 움직이는 게
 
영락없는 귀신 같습니다.
 
지금까지 봐 왔던 괴이가 아니라.
 
페레그린:아무래도 안전한 것 같슴다! 혹시라도 움직인다면 제가 해치울 검다. 그러니까 괜찮슴다.
 
마일로 코너:(페레그린의 행동에 화들짝 놀랐다 별 반응 없는 사람들의 반응에 안도합니다) 놀랐잖아요… 아무튼 이런 상황이라면 탈출도 어렵지 않겠네요. (말하며 우선 착실하게 쾌종시계를 만저 저장합니다)
(동상을 깰만한 무기를 찾아봅니다. 몽둥이나 촛대 같은거?)
 
커다란 검은색 괘종시계는, 윗층과 똑같이 안전 펜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달라 보이기도 하네요.
 
우선 크기가 더 크고, 보조 시계같은 것도 여러 개 달려 있습니다.
 
장식도 훨씬 화려하고, 몸체에는 열쇠 구멍도 있네요.
 
손을 올리고 있으면 이제는 익숙해진, 스산한 기운이 지나갑니다.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려 하면,
 
페레그린은 우선 품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
 
곧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힘차게 끄덕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쓸 만한 건 크게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는 마침 훌륭한 무기가 두 개나 있습니다.
 
둘씩이나 필요하진 않겠고. 하나만 가져가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일로 코너:(그러고보니 무기를 찾지 않아도 챙겨둔 것들이 있었지. 주머니에 넣어둔 총 만지작거리며 꺼냅니다) 이 괘종시계는 지금까지 봤던 것들과는 조금 다르네요. (무사히 저장했다고 느껴지면 조각상에 가까이 가서 살핍니다)
 
페레그린:그러게나 말임다. 열쇠구멍까지 있으니, 다른 괘종시계에 비해서 무언가 중요한 게 아닐까 싶지만...
우선 그건 탈출하고 나서 생각하는 검다.
 
문 조각상은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져 불길한 기운을 내뿜고 있습니다.
 
빛이라곤 한 점도 허락하지 않는 모양새가 블랙홀을 떠올리게도 하네요. 소름이 끼칩니다.
 
지구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둔탁한 광택과,
 
문 표면에 조각된 형상들이 합쳐져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페레그린:이걸 파괴하면 모든 게 끝날 검다. 준비는 다 된 검까?
 
마일로 코너:하긴, 유령 씨 말대로 자잘한 것들은 일단 탈출하고 생각하는게 좋겠습니다. (문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페레그린을 봅니다) 우리 둘 다 무사히 돌아가길 바래요.
(그리고 고민하지 않고 문 조각상에 총을 쏩니다)
 
싸우자! 나가자! 이기자 탐사자! (GM):BGM: https://www.youtube.com/watch?v=vxJoBC7uVkQ
 
당신이 총을 겨누는 순간, 페레그린 또한 품에서 총을 꺼내고 조각을 겨눕니다.
 
몸체가 하얗고 문양이 잔뜩 새겨져 있는 게, 분명 강력한 퇴마사가 남겼다던 무기일 겁니다.
 
물론 조각상은 그저 조각상이므로 그의 특수한 총보단 당신의 무기 쪽이 효과적이긴 합니다.
 
마일로 코너:
권총
기준치: 20/10/4
굴림: 1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분명히, 문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제일 약한 문고리 부분부터 시작해 서서히 금이 갑니다.
 
파편들이 쏟아지고 튀는 소리가 꼭 빗소리 같습니다.
 
마일로 코너:(총을 제대로 사용해본건 처음이지만, 가까워서 그래도 수월하게 맞춥니다)
 
어우 백날 저널실수하기 (GM):
기준치: 40/20/8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피해: 7
 
마일로 코너:역시 이상한 조각상이라 그런지 한 번에 깨지진 않네요. …(지엠다이스봄)
 
페레그린:괜찮슴다. 저도 같이 쏘는 검다.
 
그렇게 말하며 그 또한 총알을 날리자, 굉음이 울리고 사방에 바람이 날리더니...
 
곧 정말로 문이 넘어지며, 형체도 없이 흩어집니다.
 
이 괴기하고 강력한 현상들의 근원이었다곤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덧없고 간단한 최후입니다.
 
조각이 무너지자 춤추던 유령들도 하나씩 한줌 먼지만 남기고 소멸합니다.
 
연회장 안을 채우던 음악도 어느새 멈췄습니다.
 
페레그린:아, 드디어...
이제 된 검다. 다 잘 됐슴다. 당신은 이제 정말 무사할 검다. (안심했는지,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린다.)
 
마일로 코너:(사라지는 유령들을 보며 표정이 밝아집니다) 정말로,… 다 끝난 거군요. 어서 같이 나가죠! 문은 어디입니까?
 
페레그린:1층에 있슴다! 이젠 밖에 있는 괴이들도 당신을 해치지 못할 검다.
배웅해드릴 테니, 따라오는 검다.
 
마일로 코너:(끄덕거리다 문득 멈추고) 근데 배웅이라니 무슨…? 같이 나가야죠.
 
유령은 곧 날듯이 뛰며 당신을 입구까지 데려갑니다.
 
혹시라도 아직 힘이 다하지 않아 마지막 발악을 하는 괴이들은 자신의 총으로 해치워가며.
 
아침이 머지 않았습니다.
 
탈출구가 팔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닿을 것처럼 금방입니다.
 
불길하게 일그러진 풍경만 내보이던 창문은,
 
이제 자신의 뼈 틈새로 시리지만 따뜻한 새벽빛을 띄우고 있습니다.
 
페레그린:아, 공기 한 번 맑다는 검다!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라 바람 따위는 들어오지 않지만, 그래도 형식상 말해 본다.)
 
마일로 코너:(멀쩡해진 하늘이 유독 반갑습니다. 괴이들을 피해 페레그린을 바짝 쫓으며 달립니다) 이렇게 도와줘서 뭐라 고마움을 표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나가면 제대로 사례를 해드릴게요.
 
페레그린:아님다! 감사 인사라면 정말 됐슴다. 오히려 이 쪽에서 보답하고 싶을 지경임다.
정말,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막막하기도 했는데... 잘 돼서 다행임다.
 
그는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더니 말합니다.
 
페레그린:오랫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더니, 실감이 잘 안 남다... 이 회중시계… 총지배인의 증표를 손에 넣는데만 해도 한참 걸렸는데.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곳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기쁨다.
그때, 당신의 전화를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검다. 후회하지 않기로 했슴다.
 
마일로 코너:(한참이라니)…유령 씨는 대체 얼마나 오래 이 곳에서 지낸 겁니까..?
 
페레그린:이제 잘 기억도 안 남다. 그래도 바쁘게 움직이느라 늘 시간은 빠르게만 흘렀으니 괜찮슴다.
아무튼, 마지막으로 부탁이 한가지 있슴다.
 
마일로 코너:…. (자신때문에 이 고생을했을 페레그린에게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합니다) 말만 하세요. 절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구해줬는데 부탁쯤이야 들어드려야죠.
 
??????????????????????? (GM):BGM: https://www.youtube.com/watch?v=EvrB7dq4PDo
 
뎅― 뎅―
 
그 순간, 정확히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립니다.
 
죽었다 부활할 때와는 다른 실제의 종소리는 무겁고 둔탁합니다.
 
가면의 반쪽이 부서져내리자 페레그린은 손으로 급하게 얼굴을 가립니다.
 
그러나 손가락 사이로 페레그린의 얼굴이 흉측하게 변한 것이 보입니다.
 
마일로 코너: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페레그린:그러니까, 코너 씨,
 
그가 형의 유품이라는 총을 당신에게 쥐여주며, 말합니다.
 
페레그린:제가 완전히 괴물로 변하게 전에 쏘는 검다.
 
페레그린은 침착하게 말합니다. 마치 이 일을 오래 전부터 예감한 듯,
 
이별을 인내한 자 특유의 초연함이 배어납니다.
 
아니, 어쩌면 당신도 조금쯤은 예상하고 있었을 지 몰라요.
 
기실 그것은, 과거로부터 보내진 사형 선고였던 셈입니다.
 
마일로 코너:(그의 가면 속 얼굴이 흉측하다고 해도, 그가 자신을 구해준 페레그린이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혼자 과거에 떨어져 이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변이에 잠식 당했을 거라는 건 페레그린에게 직접 들었던 말이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은인과 함께 탈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내심 부정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형에서 부터 이어졌을 사람을 구하던 총을 들고, 그의 부탁에 대한 대답에 쉽게 하지 못합니다) … 방법이 이것 뿐인가요. 같이 나갈 방법에 대해선 단 하나도 찾지 못했습니까?
 
페레그린:평범한 인간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 리가 없잖슴까. 그 시점부터 전 사람이 아니라 절 이렇게 만든 사람의 수족이었다는 검다.
게다가 주제에 주인의 명에 거역해 당신을 구하고, 그의 힘이 깃든 물건까지 파괴했으니... 이건 그 대가같은 검다.
(표정을 볼 수 없는 얼굴로, 다시금 회중시계를 확인한다) 괴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일 검다. 시간이 없슴다.
 
마일로 코너:(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국 페레그린을 이 상황으로 끌어들인 건 자신이라는 미안함에 푹 숙인 얼굴을 들지 못합니다) …형은 유능하고 강한 퇴마사라고 하셨죠? 당신은… 퇴마사는 아니더라도, 저와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용감하고 강한 분이십니다. 당신 덕분에 전 무사히 빠져나가고, 조각상도 사라졌으니 다시 이런 일이 다신 생기지 않을테니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이젠 그의 유품이 될 총을 무겁게 들어 페레그린에게 겨눕니다)
 
페레그린:사과하실 필요 없슴다. 저도 바라던 일임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엽니다.
 
페레그린:전 평생을 콤플렉스에 묻혀서 살았슴다. 이렇게나 약하고 무능력해서, 형도 구하지 못한 거라고. 그렇게 줄곧 침울하게 살아왔슴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평생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따윈 못 했을 검다.
저를 이렇게나 강하게 만들어준 건 모두 당신 덕분임다. 그러니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슴다.
고맙슴다, 코너 씨.
 
대답하는 상대의 한쪽 눈에 안도감이 스칩니다.
 
그리고 당신이 자신을 쏘기 쉽도록, 무릎을 구부려 몸을 낮춥니다.
 
당신은 차가운 금속 덩어리를 힘주어 움켜쥐고, 상대방을 향해 겨눕니다.
 
그가 직접 당신의 손에 쥐어준 총, 이 총으로 그를 죽여야 합니다.
 
덜덜 떨리는 검지가 방아쇠에 걸쳐집니다.
 
그리고, 그가 피를 흘리며 쓰러집니다.
 
즉사입니다.
 
 
페레그린의 쓰러진 몸은 무지개빛 연기로 변해 사라집니다.
 
그가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반쯤 부서진 가면, 그리고 회중시계 뿐입니다.
 
마일로 코너:(그가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그 곁을 지킵니다. 고마운건 자신인데 오히려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어버리고… 살아서 돌아갈 수 있으니 기쁘긴하지만, 입 안이 씁쓸합니다. 남겨진 그의 가면와 회중 시계를 챙겨 일어납니다)
 
가면은 손대기가 무섭게 바스라져버립니다.
 
마치 페레그린이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총지배인의 증표라던 회중시계는 안쪽에 글귀가 쓰여있습니다.

핸드아웃: 13번째 규칙

 

13. 시간에 갇힌 자는 총지배인의 증표로 괘종시계를 되감을 수 있습니다.
상자를 열기 전이라면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


 
그것을 확인하자, 기다렸다는 듯 회중시계는 태엽 모양으로 바뀝니다.
 
어딘가에 열쇠처럼 꽂을 수 있는 형태입니다.
 
마일로 코너:아… (지하 연회장의 괘종시계가 떠오릅니다. 괘종시계를 되감을 수 있다는 말이 시간을 과거로 되돌릴 수 있다면 뜻이라면, 어쩌면 과거로 떨어져버린 페레그린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지하의 괘종시계로 바로 달려가봅니다. 가능하다면)
 
하지만, 이미 상자는 열렸습니다.
 
당신은 자유와 열쇠 중, 둘 중 하나만을 손에 쥘 수 있는 고양이.
 
지금이라도 나간다면, 이런 지긋지긋한 호텔에 휘말리는 일은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정말 당신의 선택을 관철하나요?
 
마일로 코너:(호텔을 빠져나가는 방법은 이제 알았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페레그린을 만날 수 있다면, 함께 탈출할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지하의 괘종시계를 감기로 선택해요)
 
돌아가는 당신의 그림자가 아주 길고 깁니다.
 
등 뒤에서 새벽녘의 여명이 피어오릅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눈부신 빛에 더 이상 시선을 두지 않고 걸어갑니다.
 
이제 다시는 저 빛을 보지 못하게 된 그 사람을 위하여.
 
열쇠를 넣고 돌리는 손은 무겁기만 한데,
 
막상 태엽 열쇠는 거대한 몸체와 어울리지 않게 아주 가볍게 돌아갑니다.
 
대신 그 무게는 다른 방향으로부터 옵니다.
 
시간이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온몸을 죄여오는 것 같습니다.
 
당신 주변의 공간이 무너져내리다가,
 
마침내는 온 세상이 시계 종소리로 가득 찹니다.
 
골동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소리입니다.
 
뎅― 뎅―
 
시간을 찢어놓을 것 같은 종소리가 12번 울리고,
 
당신은 공기가 무거워진 것을 느낍니다.
 
훌쩍훌쩍 (GM):BGM: https://www.youtube.com/watch?v=2EOB0hvPkP8
 
정적이 잉크처럼 번집니다.
 
마일로 코너:(낯선 분위기에 주변을 돌아봅니다. 정확히는 페레그린을 찾아 둘러봅니다)
 
수다스럽던 입들, 잔이 부딪히고 새로 술을 까는 소리, 웃음소리가 사라졌습니다.
 
모두가 숨을 삼킵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 걸어나오는 비단 신발.
 
누군가는 헉, 하고 질겁했지만 당신은 다른 것을 발견합니다.
 
마침내 찾아내고 맙니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연회장 구석에,
 
흰 베일을 쓰고 누군가를 간절히 찾는 사람을.
 
최후의 비명처럼 총소리가 산발적으로 울려 퍼집니다.
 
저항 없이 당신 앞에 다다른 노란 옷의 왕은,
 
옷자락 아래에서 갈고리처럼 비틀린 손을 뻗어 당신의 손목을 낚아챕니다.
 
손바닥에 살을 칼로 파내는 것 같은 작열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만큼 두렵지 않습니다.
 
죽음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들고 있던 총으로 머리통을 날리고, 그가 당신과 괴이의 사이를 가로막고 섭니다.
 
아주 수상하고, 뭐 하나 대답해주지 않지만,
 
당신의 요청에 목숨을 걸고 와준 사람.
 
이제는 그의 이름을 압니다.
 
 
END 3. 호텔 슈뢰딩거의 13번째 규칙
 
탐사자, KPC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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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진짜진짜 좋은 세션이었어요............... 정말좋은 이야기였어요................

엔딩 분기에서 인트로 때랑 같은 브금 트는 연출이나, 시나리오 자체 기믹 등. 새로 시도해본 게 많아서 즐거웠습니다. 우리 탐사자 출장 왔다가 갇히고 죽기까지 했는데도 너무 잘 나와줬어요 쭈물쭈물

게다가 초면이라 정말 예상 못 했는데... 목숨 걸고 KPC까지 살려주겠대요....... 대체 어디서 이런 갓캐가

그래도 후속까지 마일로랑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고ㅠ 정말...... 기대됩니다............ 정말 즐거워요 괜찮아요.............. (괜찮다기엔 점이 너무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