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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른&시아록] 저택의 밤은 그림자가 없다

퍄퍙책미 2022. 6. 7. 03:43

KPC 프루헤 슈테른     PC 시아록

날짜 2021.01.17~2021.01.20     플레이타임 총 8시간

원문 시나리오 링크     https://muddywater.postype.com/post/3598146

 

 

※아래 내용은 플레이로그입니다.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므로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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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는 한 주의 시작, 슈테른으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어떤 전시회의 사전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내용이군요.
 
[이벤트는 이번 주말이에요. 괜찮다면 함께 가주실래요?]
 
그 말과 함께, 슈테른은 간략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19세기 독일의 미제 몰살 사건, <나흐트섀튼Nachtschatten 저택>을 테마로 한 전시회가 열립니다.
 
나흐트섀튼 저택은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무척이나 ‘흡사하게’ 설계, 건축한 이곳에서 스릴을 얻어보세요.
 
해당 사건은 오랜 세월 미스터리에 조예가 깊은 이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무수한 가설이 제시되었으나 어떤 것이 정답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일반 개방하기 전, 추첨을 통해 선발된 당신에게 이 으스스한 저택에서의 하룻밤을 선사합니다.
 
해당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복식을 대여해드립니다. 당첨자 외 동반 1인을 허용합니다.」
 
[몇 주 전에 우연히 홍보 이벤트를 봐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한 번 신청해봤는데...]
 
[다행히 그게 당첨됐거든요.]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는 마침 인근 시내네요. 그런데...
 
시아록, 지능 판정.
 
시아록: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비록 내용은 기묘하지만, 수상한 전시회는 아닌 것 같네요. 시아록 또한 전시회를 홍보하는 광고를 두어 번 접한 적이 있습니다.
 
나흐트섀튼 저택... 들어본 기억은 있지만, 정작 무슨 사건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좀 어떠세요?] 슈테른은 당신이 이 전시회에 관심이 생겼는지 궁금한 듯 합니다.
 
시아록:나도 어디서 본 거 같아. 좋아! 재밌을 거 같아.
 
[좋아요. 이벤트가 이번 주 토요일이니까...]
 
[토요일에 역에서 만나서 같이 가는 걸로 할까요?]
 
시아록:응, 좋아! (씩 웃으며 고개 끄덕인다.)
 
[알겠어요. 안내 페이지에서는 오후 5시부터 저녁 만찬이라고 했으니까 그 전까진 도착해야 할 텐데...]
 
[넉넉하게 오후 1시에 만나는 걸로 할까요? 저택도 둘러볼 겸이요.]
 
시아록:응! 토요일 오후 1시에 역에서! (기억하려는 듯 한 번 되뇌인다.)
 
[좋아요. 그럼 그 때 만나요.]
 
[아, 전시장 안에서 1박 묵는 거고 숙식은 제공해주니까...]
 
[여벌옷같은 짐은 싸 두세요.]
 
그 말을 끝으로 슈테른은 전화를 끝습니다.
 
미리 짐을 싸 두는 것도 좋겠네요. 시아록, 챙기고 싶은 게 있나요?
 
시아록:뭘 챙겨야 하지? 1박 2일이면 여벌 옷이랑 충전기, 지갑, 휴대폰, 세면도구 같은 건가.. (중얼거리며 가방에 챙겨넣는다.)
 
적당히 떠오르는 걸 챙겨놓은 당신은 짐가방을 구석에 밀어두고 하던 일을 계속합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약속 날짜인 주말이 다가왔습니다.
 
점심을 먹은 여러분은 약속 시각, 전시회장 앞에 도착합니다.
 
번화가에 등장한 고풍스러운 3층 저택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만, 정원 안에 늘어선 현수막이나 포스터, 매표소 등을 보면 그렇게 낯선 건물도 아닙니다.
 
나흐트섀튼Nachtschatten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저택의 외벽은 온통 검은색이네요.
 
창문을 최소한으로 설계한 이 저택은 아무리 화창한 낮에도 칠흑같이 어두웠다고 합니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어두운 하늘 아래의 검은 저택은 한층 흉흉하게 다가옵니다.
 
슈테른:하늘이 무척 흐리네요. 비가 오려고 이러는 걸까요?
 
시아록:그럴려나? (하늘을 슬쩍 보고) 비 안 오면 좋겠다. 근데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엄청 분위기 있네.
 
슈테른:그러게요. 이 저택 실물로는 처음 보는데...
왜 이렇게 전부를 어두컴컴하게 칠해놓은 걸까요?
밤에 보면 뭐가 있는지 안 보일 것 같아요. 창문도 적어서..
 
시아록:그렇네.. 안에 전등같은 거 잘 되어있지 않을까?
 
슈테른:그렇겠죠? 조명까지 어두우면 으스스한 걸 넘어 무서울 것 같아요.
아, 저기 저 분은...
 
시아록:뭔가 새까맣게 재현해둔 거 같은... 응?
 
관리인: 안녕하세요. 이벤트 당첨자 분이신가요?
성함이... 확인했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전시회장의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슈테른이 보여주는 이벤트 당첨 티켓을 보더니 자리를 비켜줍니다. 드디어 들어가볼 수 있겠네요.
 
조금 긴장한 기색의 슈테른이 문을 열자, 안에서 저택 내부 관리인이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관리인: 환영합니다. 머무르실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관리인의 안내에 따라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옆에서 슈테른이 뭔가 골똘히 생각 중입니다.
 
슈테른:나흐트섀튼...
모국어(독일어) Roll
기준치: 43/21/8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아록:응??
(네가 하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슈테른:'밤의 어둠'이라는 뜻이죠? 나흐트섀튼은.
 
시아록:그렇지 않을까? 나 독일어는 잘 모르는데...
 
관리인: 예, 맞습니다. 저택이 어두컴컴한 분위기인 건 아마 그 때문일 겁니다.
 
앞에서 관리인이 대신 답해주네요.
 
관리인: 아니면, 새로 지어도 지워지지 않는 참극의 흔적 때문일지도...
 
그렇게 말하는 관리인은 침실 문 중 하나를 열어주더니 마저 이야기합니다.
 
시아록:참극..?
 
본격적인 이벤트는 오후 5시부터 시작하니, 그 전까지는 자유롭게 구경하셔도 좋습니다.
 
관리인: 아, 그리고...
 
관리인이 짧게 덧붙입니다.
 
관리인: 이 저택의 모든 방에서는 한 구 이상의 시체가 발견되었답니다. 만일 이상한 흔적을 발견하더라도, 무시하세요.
 
……오, 그건 좀 무섭네요. 하지만 단순히 ‘재현’한 저택일 뿐이잖아요.
 
시아록:머무는 방에는 없는 거죠..?
 
슈테른:이 저택은 재현하기만 한 거니까, 없지 않을까요... (제발 부정해주길 바라는 얼굴로 관리인을 바라본다.)
 
관리인: 예, 물론입니다. 이건 진짜 저택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괜찮습니다.
 
시아록:잠을 시체 모형과 자고 싶진 않아요....
 

관리인: 불미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립니다. ...아마도요. 그럼, 편히 쉬시길.

 
끝까지 의미심장하게 말하더니 관리인은 홀연히 방을 나가버립니다.
 
여하튼... 일단 짐을 풀어볼까요?
 
슈테른:...어째 관리인 분들도 다들 평범하진 않으신 것 같아요.
말씀하시는 게 다 미스테리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시아록:너무 본격적이지 않아..? 그냥 이벤트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슈테른:그러게요. 제 생각보다 훨씬 잘 준비된 것 같아요.
앞으로 뭐가 나올지 무서우면서도 기대되기도 하고...
 
시아록:그러게.. 너무 무섭지 않으면 좋겠다.
 
슈테른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침대에 짐을 내려놓습니다.
 
슈테른:아, 짐 다 푸시면 밖에 뭐가 있는지 구경해볼까요?
아까 지나친 문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2층은 대부분 침실인 것 같지만요.
 
시아록:그럴까? (네 말에 호기심이 다시 솟구쳐 올랐는지 짐정리를 대충 해놓고는 너를 바라본다.) 먼저 구경해도 되겠지!
 
슈테른:네, 그럼 아직 방도 다 못 봤으니까...
침실부터 둘러볼까요? (그렇게 말하며 창문도 없는 방을 이리저리 돌아본다.)
 
시아록:방에 창문이 없네. 창문 있는 방이었으면 좋았을텐데.(너를 따라 두리번 거린다)
 
슈테른:원체 창문이 적은 저택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요...
지금은 손님으로 온 거기도 하고, 무언가 요구할 만한 처지는 안 되기도 하고요.
 
시아록:그렇긴 하지만...
방에 뭔가 있나..?
 
방을 둘러보면...
 
방의 한쪽 벽에 [침대]가 존재합니다. 침대 옆엔 촛대가 올려진 작은 협탁이 있네요. 방의 다른 쪽엔 [옷장]과 [테이블], 푹신해 보이는 의자가 있습니다. 손님용 침실에는 창문이 없습니다.
 
시아록:침대부터 볼까?
 
슈테른:좋아요. (앉아있던 곳에서 일어난다.)
 
푹신푹신한 이불과 매트리스가 있는 침대입니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다니, 꽤 괜찮은걸요. 이불이 잘 덮여 있어요.
 
어라? 이 침대, 시트에 무언가 묻어 있네요.
 
무언가, 검붉은...
 
시아록:뭐가 묻어있네...? 꼭 피같아서 좀 기분 나쁜데...
 
자세히 살펴볼까요?
 
시아록:(시트에 가까이 가서 확인한다.)
 
시트에 묻은 게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불을 젖히자, 거뭇거뭇하게 변색된 피가 시트에 잔뜩 퍼져 있습니다.
 
순간 아찔했지만…… 다시 보니, 처음부터 시트에 프린트된 모양이었어요. 진짜 피가 아니네요.
 
먼 옛날, 이 침대 위에서 누군가 죽었던 것 같습니다.
 
슈테른:지, 진짜인 줄 알았어요...
시트는 분명 새것일 텐데... 놀래키려고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놓은 걸까요?
 
시아록:나도! 아니, 아무리 리얼하게 해도 잠자리인데, 너무 하잖아. 깜짝 놀랐네. (괜히 투덜대고는 시트를 정리한다.)
그렇겠지? 잠만큼은 편히 자게 안 놀래키는 게 좋았겠지만, 나중에 밤에 봤으면 더 놀랐을 거야. 지금이라도 확인해서 다행인 거 같아.
 
슈테른:...누워있다가 시체로 발견되는 건 아니겠죠. (잔뜩 찡그리며 시트를 이곳저곳 만져보다가, 축축하지도 않고 오히려 보들보들한 시트의 감촉에 이상한 표정이 된다.)
 
시아록:에이, 설마. 우린 그냥 이벤트에 온 거니까..!
 
슈테른:누가 기획했는지는 몰라도... 진짜 잘 만들었네요.
밤에 봤으면 진짜 무서웠을 거에요. 낮일 때 확인해서 다행이지...
(가슴을 쓸어내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침대는 다 봤고... 이제 뭘 볼까요?
 
시아록:음..옷장? 나중에 밤되서 열었을 때 뭐 있으면 진짜 소리지를 거 같아.
 
슈테른:옷장이라... 안은 비어있을까요? 이상한 것만 없었으면 좋겠는데... (옷장 쪽으로 다가간다.)
 
시아록:그러게 없으면 좋겠다. (너와 함께 옷장에 다가가서 문을 열어본다.)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옷장입니다.
 
문을 열면, 저택에서 제공하는 19세기풍 정장이 몇 벌인가 걸려 있습니다.
 
드레스를 좋아하는 손님들을 위해 19세기풍 드레스도 있네요. 꽤 화려한 느낌입니다. 지금 갈아입는 게 좋겠어요!
 
슈테른:아, 그러고 보니 공지사항에... 옷을 제공해준다는 말도 있었죠.
 
시아록:응, 이게 대여해준다는 옷인가보네. (옷을 만지며 확인한다.)
진짜 잘 만들어놨네
 
슈테른:재현을 잘 해놨네요. 진짜 19세기 사람들이 입던 것만 같고...
아, 소품도 몇 개 있어요. (그렇게 말하며 지팡이나 모노클을 가리킨다.)
옛날 패션이라 그런지 신기하네요. 시아록은 갈아입으실 거에요?
 
시아록:응, 갈아입을래. (즐거운 듯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뭔가 더 재밌을 거 같고. 슈슈는 어떻게 할 거야?
 
슈테른:음, 저는... (고민스러운 목소리로 옷장 안의 옷들을 뒤적인다.)
아, 이건 입기 딱 적당할 것 같네요. 저도 갈아입을래요. (그렇게 말하며 비교적 단정한 원피스를 꺼내들었다.)
 
시아록:(네가 꺼내든 원피스를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슈슈한테 잘 어울리겠다! 난 이거 입어야지. (거의 풀착장으로, 어두운 파란색 프록코트 정장과 회색의 오버코트까지 꺼내들었다.)
 
슈테른:좋아요. 그럼 갈아입을 곳이 필요한데...
음... 방 안에 작은 화장실은 딸려 있으니까, 한 명은 화장실에서, 한 명은 방에서 갈아입고 다 입으면 나오는 걸로 할까요?
 
시아록:내가 화장실 가서 갈아입을게! 슈슈 편하게 갈아입어!
 
슈테른:아, 제가 화장실에서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다 입으면 노크해 주세요. 저도 다 갈아입으면 얘기할게요.
 
시아록:응! (씩 웃고는 옷가지들을 챙겨 화장실로 간다.)
 
슈테른:아, 옷 입는 도중에 혹시 도와드릴 게 있으면 편히 부르세요. 단추 채우는 거라든가... (그렇게 말하며 화장실 문을 닫았다.)
 
시아록:알았어! (화장실에서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갈아입고 있으면, 밖에서 슈테른이 다 갈아입었으니 편하게 나와달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시아록:(옷을 다 갈아입고 화장실에서 나왔다.)
매일 편한 옷 입다가 이렇게 차려진 정장 입으니까 좀 느낌 이상하다. (화장실을 나오며 너에게 얘기하다 네가 옷을 갈아입은 걸 보았다.)
슈슈, 옷 잘 어울리네!
 
슈테른:시아록이야말로... 어색해하시는 것 치고 잘 어울리세요.
 
시아록:정말? 슈슈한테 그렇게 보인다니 다행인데. 오버코트랑 모자까지는 좀 오버인가 싶긴했는데, 이런 날 아니면 언제 이렇게 입어볼까 싶어서 다 챙겨봤어!
 
슈테른:(그나마 덜 화려한 원피스를 골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옷 여기저기의 프릴이나 리본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정갈한 느낌의 상체는 고동색의 비숍 소매가 달린 셔츠, 하체는 청록색의 프릴이 장식된 원피스를 입었다.)
맞아요. 이런 때 아니면 언제 이런 옷을 입어보겠어요.
코트가 생각보다 무척 기네요. 시아록은 키가 커서 상관 없어 보이지만...
밟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겉으로 보기엔 멋있기는 한데...
 
시아록:슈슈, 엄청 잘 어울려! (너를 빤히 보다가 놓여있는 장신구 중에서 제 옷색과 비슷한 원석이 달린 브로치를 골라서 네게 보여준다.) 이거 달면 어때?
코트 엄청 크지. 응, 조심할게. 나중에 걸리적거리며 벗어서 들고 다녀야지. (널 보고 씩 웃었다.)
 
슈테른:가, 감...... 감사해요...(쑥스러움에 뜸이 길어졌지만 이래뵈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옷에 달면 예쁠 것 같아요. (옷장 문에 달려있는 거울을 보며 브로치를 적당한 곳에 달았다.)
아, 저 뭐 잘못 입은 부분은 없죠? 리본이 삐뚤어졌다거나... (혼자서 눈이 닿는 한에서 옷을 이곳저곳을 살펴본다)
 
시아록:응, 브로치도 옷에 잘 어울린다. 흠.. (네 말에 잠시 네 차림새를 살피더니 살짝 삐뚤어진 리본만 고쳐주었다.) 완벽해!
 
슈테른:시아록이 골라준 건데 당연히 잘 어울리겠죠. 잠깐만요. 시아록도... (목에 맨 넥타이를 살짝 고쳐매 주고, 셔츠 칼라를 단정히 접어주었다.) 다 됐어요.
 
시아록:오, 고마워!
 
슈테른:이제 둘러보는 일만 남았네요. 옷까지 이렇게 차려입고 저택을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까...
 
시아록:응응, 마지막에 테이블만 보고 나가자. 뭔가 쪽지같은 거?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겠지만!
 
슈테른:아, 확실히... 뭔가 올려져 있네요. 그럼 저것만 보고 나갈까요? (말하면서 테이블 위를 살핀다.)
 
물병과 컵이 담긴 쟁반이 놓인 테이블입니다. 쟁반 옆에 작은 양면 카드가 한 장 놓여 있네요.
 
시아록:어, 카드네.
(카드를 집어들었다.)
 
카드를 집어들면, 무언가 쓰여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뒷면에도 뭔가 쓰여져 있네요.
 
시아록:(카드를 뒷면으로 돌린다.)
 
카드를 뒤집으면, 저택의 지도가 나와 있습니다.
 
 
시아록:지도네. 근데 3층은 알려주는 게 없네
슈슈도 봐봐.(너에게도 카드를 건넨다.)
 
슈테른:아, 뭔가 적혀있나요? (카드를 받아들어 내용을 확인한다.)
... 으음. 사건 자체는 알고 있던 것 그대로네요.
3층은 아직 전시 준비가 덜 된 게 아닐까요? 아니면 이벤트용으로 남겨뒀다든지...
아무것도 안 알려주니까 오히려 더 궁금해지기도 하고... (카드를 있던 곳에 내려놓았다.)
 
시아록:그치? 나중에 3층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제 나가서 한 번 둘러볼까?
 
슈테른:좋아요. 그럼... 2층부터 살펴볼까요?
 
시아록:좋아!
 
슈테른:볼 수 있을 만한 곳은 욕실이나 휴게실 정도인 것 같은데...
어디부터 가 볼까요?
 
시아록:음... 휴게실?
괜찮아?
 
슈테른:그럼요. 괜찮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준비 다 되셨으면 나갈까요? (방 문을 열며 당신 쪽을 돌아본다.)
 
시아록:응! (너를 따라 방을 나선다.)
 
밖으로 나오면, 슈테른이 관리인에게 받은 열쇠로 문을 잠급니다.
 
*카드 앞면과 뒷면은 핸드아웃으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침실 밖의 복도는 여전히 조용하고, 가끔 등불이 깜박입니다. 힘을 주어 걸어도 푹신한 카펫이 발소리를 전부 삼키네요. 복도 끝에 창문이 하나 있네요. 희미한 빗줄기가 내리고 있습니다.
 
시아록, 행운 판정.
 
시아록:
행운
기준치: 80/40/16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행히 오기 전에 일기예보를 체크했었어요. 당신은 우산을 잘 챙겨왔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비가 이 이상 강해지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돌아갈 땐 그치겠죠?
 
시아록:어, 비온다.. (창 밖을 내다본다.)
 
슈테른:아, 어쩐지 올 것 같았죠...
이대로면 밤에는 정말 깜깜해지겠네요. 달빛 하나 없이...
시아록은 우산 챙겨왔어요?
 
시아록:비 안 왔으면 했는데... 응, 다행히 우산 챙겼어. 슈슈는?
 
슈테른:저는 분명 챙겼던 것 같은데... 돌아가서 짐을 확인해봐야 알 것 같아요.
가방에 넣은 줄 알고 집에 두고 온 적이 몇 번 있거든요...
 
시아록:뭐, 없으면 나랑 같이 쓰고 돌아가면 되니까. 너무 신경 안 써도 될 거야!
 
슈테른:알겠어요. 그러고보니 어째 저희는... 양쪽 다 우산을 챙긴 적이 없던 것 같지 않아요?
가서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미리 실례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휴게실이라고 쓰여진 문패가 달린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낡은 책들 특유의 좋은 냄새가 납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빛이 책장의 책들을 비추고, 메이드가 먼지떨이로 책장의 먼지를 터는…… 네, 착각입니다!
 
눈을 깜박이는 순간 그곳은 평범한 휴게실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당구대]와 [체스 테이블], [다트 게임판]이 있고, 창문 밖엔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네요. 때때로 천둥소리가 들립니다.
 
슈테른:와, 책도 있고, 당구대도 있고...
관리자가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요.
 
시아록:휴게실엔 놀거리같은 게 있는 거네. 응, 정말 열심히 준비 했나봐.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주변을 기웃거린다.)
 
슈테른:그러게요. 아, 누가 먼저 다녀갔었나 봐요. 아니면 이것도 세팅해놓은 건가...?
게임 기구들이 하나씩 손을 댄 흔적이 있어요.
 
시아록:응? 그래? (고개를 갸웃거리며 네 곁으로 다가간다.)
 
슈테른이 보고 있던 것은 체스 테이블입니다.
 
흑과 백의 말들이 이리저리 놓여 있는 양상을 보니, 슈테른의 말대로 누군가 게임을 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음? 그런데 체스 말들이...
 
시아록, 지능 판정.
 
시아록: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체스판 위에 올라온 말들은 백의 것들보다 흑의 것들이 훨씬 많아 보입니다.
 
판 바깥엔 죽은 백의 말들이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네요.
 
시아록:백의 쪽 사람이 지고 있었나보네.
(체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서 체스판을 보고 알 수 있는 건 그것 뿐인 듯 하다.)
 
슈테른:(당신의 말을 듣고 유심히 체스 말들의 배치에 주목한다.)
체크, 네요.
처음 봤을 땐 몰랐는데 확실히 백의 쪽이 불리했어요.
 
시아록:체크?
그냥 진 거야?
 
슈테른:아뇨, 체크메이트의 직전 단계가 체크니까...
어떻게든 전략적으로 말을 움직였다면 지는 게 확정은 아니에요.
 
시아록:그렇구나. 나 체스는 전혀 할 줄 모르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체스판을 가만히 들여다보지만, 그저 백의 체스가 바깥에 많이 있으니까 판단했을 뿐이다.)
저기 당구대도 한 번 보러 가자.
 
슈테른:체스를요? (짐짓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흔한 게임이라 한 번쯤 둬 보셨을 줄 알았는데.
 
시아록:체스, 뭔가.. 음.. 전략적인 건 어렵고 잘 못하니까 애초에 안 해봤어!
재밌어?
 
슈테른:그렇구나... 사실 저도 전략 쪽은... 그저 그래요.
상대방이 봐주는 게 아니면 하는 족족 져 버려서... 심지어는 룰을 모르는 시아록이랑 둬도 제가 질 걸요.
좋아요. 당구대는... 누가 건드리진 않은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게 말하며 당구대 쪽으로 걸어간다.)
 
시아록:음, 체스 슈슈랑 하면 내가 질 거 같은데..
(당구대로 함께 가며) 나중에 당구 쳐봐도 재밌겠다.
 
큐대와 당구공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심심하다면 약식으로 포켓볼을 쳐도 괜찮겠죠.
 
슈테른:그럼 당구는 칠 줄 아시는 거에요?
 
시아록:응, 막 잘 치는 건 아니지만 평균? (고개를 기울이며 자신을 판단하고는)
 
슈테른:재미있나 봐요. 전 당구대를 잡아본 적은 없는데...
대결할 상대는 없지만 한 번 쳐보실래요?
 
시아록:슈슈는 당구 쳐본 적 없어? 가볍게 쳐보는 정도는 괜찮을 거 같아. 슈슈도 해볼래?
 
슈테른:대충 무슨 게임인지는 아는데... 실제로 쳐 본 적은 없어서요.
 
시아록:큐대 잡는 건 내가 가르쳐줄 수 있어!
 
슈테른:아, 정말요? 음... 괜찮다면 시범이라도 보여주실래요?
사실 가르쳐주신다고 해서 잘 알아들을 자신은 없지만요...
 
시아록:응. (고개를 끄덕이고 거치대에서 큐대를 두 개 가져와 하나는 너에게 건네고, 하나는 들고 당구대 위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 공을 치는 모션만 해보였다.)
그냥 공을 맞추는 것만 해도 되는 거니까! 슈슈 오른손잡이던가? 왼손으로 검지만 빼고 당구대에 붙이고, 큐대 올려서 검지 말아서 살짝 잡고, 큐대 뒤 오른손으로 잡아서 밀듯이 치면 되는데
나도 그냥 게임하는 정도뿐이니까.
 
슈테른:????? (이어지는 설명 세례에 갈피를 못 잡고 허둥지둥한다.)
(어색하게나마 당신이 하는 것을 따라 자세를 잡아보지만 역시 영 어설프다.) 이... 렇게요?
 
시아록:내가 너무 빨리 설명했나? (자신의 큐대를 잠시 당구대에 기대어 놓고, 네 자세를 조심히 교정해준다.) 이렇게!
(그리고 큐대를 잡은 네 오른손을 잡고 큐대를 살짝 앞으로 밀 듯 움직인다.) 이렇게 밀어서 공을 때려서 다른 공 맞추러 가는 거지.
포켓볼이니까 여기 구석에 있는 구멍에 다른 공들을 집어넣는 거지만. 슈슈가 한 번 쳐볼래?
 
슈테른:아...! 이렇게 하는 거군요. 팍 치는 게 아니라 밀듯이... 음... 이런 식으로요? (아까보다는 괜찮아진 자세로 묻는다.)
 
시아록:응응! 그렇게!
팍 쳐도 상관없지만, 큐대로 바닥 긁으면 이거 천 찢어질 수도 있어서.. 그것만 조심하면 괜찮아.
 
슈테른:아, 이런 느낌이군요. (시험 삼아 큐대로 당구공을 치는 흉내만 내 본다.)
근데 당구는 원래... 그, 하얀색 공을 쳐서 다른 공들을 밀어서... 음, 어떻게 했지? (어디서 주워들은 걸 더듬더듬 말해 본다.)
 
시아록:하얀색 공으로 다른 공 쳐서 여기 구멍에 넣는 거야. 룰은 다양한데, 간단하게 하면 색깔만 있는 공만 넣거나 띠만 있는 공만 넣거나 해서 게임할 수 있어.
검은 공은 8번인데 가장 마지막에 넣는 거.
 
슈테른:잘 알고 계시네요. (알겠다는 듯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일단 아무거나 쳐 볼게요... (그렇게 말하더니 오른팔을 움직인다.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아록:오, 잘 치는데? (옆에 서서 박수를 친다.)
 
슈테른이 친 공은 직선을 그리며 깔끔하게 구멍 속으로 들어갑니다.
 
슈테른:우, 우와. 운이 좋았네요...
시아록도 쳐 보세요. 저 가르쳐 주시느라 한 번도 못 쳐보셨잖아요.
 
시아록:그럴까? (큐대를 쥐고 능숙하게 자리잡고, 하얀 공을 쳤다.)
 
치고 싶다면 손놀림 판정입니다.
 
시아록: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아.. (하얀공과 부딪친 보라색 공은 구르기만 하더니 구멍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각도를 잘못 맞췄나봐. 안 들어갔네.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슈테른:그런가요? 제가 보기엔 완벽해 보였는데... (고개를 모로 기울인다.)
아쉬운데 한 번만 더 쳐 보실래요? 오랜만에 쳐 보시는 거라 그런 걸수도 있으니까요.
 
시아록:당구란 게 원래 이런 거지만! 좋아, 한 번 더 쳐볼래. (다시 자세를 잡고 하얀 공을 쳤다.)
 
손놀림 판정 해 주세요!
 
시아록: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오늘은 날이 아닌가. 전혀 안 들어가네. (이번에도 공은 구멍에 들어가지 않고 벽면에 부딪치기만 했다.)
 
슈테른:...전 대체 어떻게 맞춘 걸까요? 시아록도 이렇게 어려워하는데... (의문을 표하다가도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표정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다른 게임도 한 번 볼까요?
 
시아록:원래 그런 날이 있어! 오늘은 슈슈랑 게임하면 내가 완패하겠는데! (장난치듯 웃고는) 이제 다른 거 보러갈까?
 
슈테른:설마요. (농담인 걸 아는지 가볍게 웃는다.) 좋아요. 남은 게... 다트게임이죠?
 
시아록:응, 다트게임!
다트게임은 몇 번 던져봤는데, 맞추는 것도 어렵더라. (다트게임판으로 다가가며)
 
다트 게임판으로 발을 옮기려던 시아록은 순간적으로 굴러가는 당구공들을 봅니다.
 
시아록, 관찰 판정.
 
시아록: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색색의 당구공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옆에서 슈테른이 뭔가 깨달은 표정으로 공을 당구대 위로 모읍니다.
 
슈테른:다른 사람이 쓰려면 원래대로 해 놓는 게 좋겠죠? (그렇게 말하며 삼각대로 공들을 정리한다.)
먼저 보고 계세요. 전 정리하다가 갈게요.
 
시아록:아! (네 행동에 당구대로 다가가 삼각대로 공을 모아 정리한다.)
아냐, 같이하면 빠르잖아.
(큐대 2개도 다시 거치대에 걸어두었다.)
 
슈테른:(말릴 새도 없이 순식간에 뒷정리가 끝난 걸 보고 입을 연다.) 지, 진짜 빨리 끝났네요...
 
시아록:함께 하는게 빠르지!
 
슈테른:음... 그럼 정리도 다 했으니 다트 게임판을 볼까요? (그렇게 말하며 게임판 쪽으로 다가간다.)
 
시아록:응 (고개를 끄덕이며 다트판으로 다가간다.)
 
다트를 던지며 놀 수 있지만, 공교롭게도 다트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누가 다 가져가버리기라도 한 걸까요?
 
슈테른:다트가... 하나도 없네요.
 
시아록:어, 그렇네.
 
슈테른:방 어딘가에 하나쯤은 떨어져 있을 법도 한데... 제가 좀 찾아볼까요?
 
시아록:음.. 에이, 괜찮아. 아니면 슈슈가 다트 던져보고 싶으면 같이 찾자.
 
슈테른:아뇨, 제가 던지고 싶은 건 아니고... 시아록이 해 보고 싶으신가 해서요.
 
시아록:괜찮아. 다트 정말 못 던지거든. (씩 웃고는, 좀 더 살펴보려는 듯 다트판에 가까이 다가간다.)
 
조금 더 살펴보면... 과녁의 정중앙, 다트 하나가 트럼프 카드를 고정하고 있네요.
 
조커입니다. 조커의 심장을 다트 바늘이 정확히 꿰뚫었습니다.
 
시아록, 관찰 판정.
 
시아록:어..? 조커 카드?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과녁 아래의 벽, 촘촘하게 뚫린 바늘자국들이 모여 하나의 단어를 만들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혼자’ ……혼자? 그래서, 이게 전부인가요? 그 순간, 누군가 당신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시아록:응?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슈테른:혼자 게임판만 뚫어지게 보고 계셔서...
뭔가 있어요?
 
시아록:어? 아니, 여기 조커 카드랑...
 
그 순간, 번쩍, 창밖으로 번개가 칩니다. 시아록은 저도 모르게 벽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피로 된 글자가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혼자 있지 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무언가 잘못된 듯한,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시아록, 이성 판정.
 
시아록: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슈테른:시아록?
 
시아록:어, 어?
 
슈테른:표정이 안 좋아요. 괜찮아요?
 
시아록:어, 아냐. 괜찮아... 음... (괜히 드는 찝찝한 기분에 잠시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네게 걱정끼치기 싫어서 다시 웃었다.) 아냐, 괜찮아. 그,.. 여기서 다닐 땐 혼자 다니지 말고, 같이 다니자.
 
슈테른:(걱정스러운 얼굴은 곧 의문으로 덮였다.) 따로 다닐 일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요...
다트 게임판에 무서운 거라도 있었어요?
 
시아록:카드 같은 게 있었던 거 같은데, 잘못 봤나봐.
 
슈테른:그런가요... 피곤하신 건 아니죠?
시아록이 그러고 싶다면 같이 다녀요.
 
시아록:응, 피곤한 건 아니야.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다른 곳 가보자. 욕실 가볼까?
 
슈테른:좋아요. 욕실이면... 오른쪽 복도에 있네요.
(방의 위치를 가늠하며 휴게실의 문을 열었다.)
화장실이 따로 딸려있던 걸로 봐서는... 욕실에는 욕조가 있는 걸까요?
 
시아록:그런걸까? 욕실이 큰 거면 목욕탕처럼 큰 욕탕일 수도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슈테른:시설이 워낙 좋아서 욕실도 깨끗하고 좋을 것 같은데...
아, 이쪽이네요. (그렇게 말하며 욕실 문을 열었다.)
 
시아록:그럼 좋겠네.(너를 따라 욕실로 들어간다.)
 
욕실, 이라기보다는 욕탕 같은 느낌입니다. 문을 열자마자 물이 가득 담긴 대욕탕이 보이네요.
 
장미꽃잎이 한들한들 떠다니고, 달콤한 향이 납니다.
 
입욕제를 넣은 것인지 물의 색이 제법 오묘…… 아니, 이거 핏물 아닌가요?
 
슈테른:으음... 진짜 피는 아니겠죠?
색소라도 탔나 봐요.
 
시아록:설마...?
그렇겠지? 입욕제 같은 거..?
 
슈테른:향기는 좋은데... (가볍게 물을 손으로 휘저어본다.)
왜 하필 빨간색일까요. 괜히 물 속에 뭐 들어있을 것 같고 그렇네요...
 
시아록:그러게.. 사건이 그래도 그렇지, 굳이 입욕제까지 이런 걸 쓸 필요는 없었을 텐데
 
슈테른:그러게요... 그러고 보면, 그런 이야기도 있죠.
아름다워지기 위해 사람의 피로 욕조를 잔뜩 채워서 목욕을 했다는 여자 이야기...
이런 걸 보니까 갑자기 떠오르네요.
 
시아록:오, 그건 끔찍한데..
 
슈테른:...인간의 탐욕이란 무서운 것 같아요.
 
슈테른은 혼잣말하듯 중얼거립니다. 그 말을 들으며 당신은 욕조 주변을 살펴봅니다.
 
시아록, 관찰력 판정.
 
시아록: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조금 젖은 바닥에, 붉은 발자국이 점점이 찍혀 있습니다. 문에서 욕탕 쪽으로 향하는 발자국이네요.
 
이것도 설계 단계부터 만들어진 거겠죠. ……당신의 발밑에도 발자국이 하나 보입니다.
 
발을 들자, 지워지고 흐려진 붉은 발자국이…… 너무 진짜 같잖아요?!
 
시아록:이건 또 뭐야..?! (붉은 발자국을 보고 질색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슈테른:...! (급히 헛숨을 들이마셨다.) 가, 가짜겠죠 이것도...
 
시아록:그, 그렇겠지. 아니, 진짜 이 저택 너무 리얼하게 꾸며둔 거 아니야? 사람들 엄청 겁먹겠는데...
 
슈테른:여러모로 사람 놀래키는 곳이에요... 미스터리 애호가들은 좋아할 것 같지만요.
 
시아록:으음.. 그렇겠지?
 
슈테른:욕조가 생각보다 무척 크네요. 여러 명이 들어가도 다 못 차겠는데...
욕조 말고 특별한 건 없지만요. 음... 이만 나갈까요?
 
시아록:그러자, 다른 건 별로 없나봐. 이제 어디가지. (욕실문을 잡고 나오며 지도를 떠올린다.) 슈슈 가고 싶은 곳 있어?
 
슈테른:2층은 다 둘러봤으니까 1층으로 내려가면 될 것 같은데...
홀 쪽으로 한 번 가볼까요? 어차피 다른 방을 보려면 거쳐가야 할 것 같아요.
 
시아록:좋아. 그럼 홀로 가자.
 
슈테른:(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며 문을 열고 나간다.)
 
레드카펫이 깔린 복도를 조금 걷다 보면...
 
"계단은 이 쪽이네요." 그 말과 함께, 1층으로 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역시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걸어 내려가면, 좌우로 넓은 홀이 펼쳐집니다.
 
몇 안 되는 창 밖으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보입니다. [초상화]가 한 쪽 벽에 걸려 있고, 홀 한쪽엔 [응접용 공간]이 보입니다.
 
시아록:홀 넓네. 저기 초상화도 걸려있고.. 누구 초상화일까?
원래 저택 주인이었던 사람 초상화이려나?
 
슈테른:그런가봐요. 위엄 있어 보이는 얼굴이네요...
저 사람도 지금은... 죽었겠죠?
자신의 저택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기분이 어땠을까요.
 
시아록:그렇겠지? 으음... 흠... 그러게, 기분 좋지는 않겠다.
 
슈테른:(동의한다는 듯 끄덕인다.) 아, 저 쪽에도 뭔가 있네요. (응접용 공간 쪽으로 다가간다.)
 
두어 개의 소파와 낮은 테이블이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 오늘의 신문이 보이네요.
 
시아록:신문이네. (테이블에 다가가서 신문을 폈다.)
 
[주말 내내 강풍을 동반한 비…… 낙뢰에 주의할 것] 아, 이런. 아무래도 이 비는 오래가겠습니다.
 
그 외에, 특별한 기사는 없습니다. 평범한 신문이네요.
 
슈테른:별안간 신문물이네요. 이 저택에 이런 게 있으니까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시아록:그러게, (신문을 팔랑이다가 다시 곱게 접어 내려놓았다.)그래도 19세기에도 신문은 있었으니까. 뭐, 컬러는 없이 전부 흑백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슈테른:이렇게 빳빳한 종이도 없었겠죠. 뭔가 눈에 띄는 건 있어요?
기사 중에서 말이에요.
 
시아록:주말 내내 비가 온대... 내일 집에 갈 때 고생이겠다.
 
슈테른:정말요? 길 막히겠네요... (작게 한숨을 쉰다.)
 
시아록:그렇지? 그리고 다 젖을 거야... 바람까지 많이 분다고 했거든
 
슈테른:아... 그럴 수가. 비랑 바람이 겹치는 날이 제일 다니기 번거로운데...
그보다 이벤트 날짜에 딱 맞춰서 비바람이라니... 누가 짜맞추기라도 한 것 같아요.
 
시아록:그러니까... 집에 갈 때쯤엔 비도 거의 그치면 좋겠다.
우리가 저택에 있는 동안에만 비오고 말이야.
 
슈테른:맞아요. 내일 쯤에는 날이 개면 좋겠는데... 일기예보가 틀리길 바라는 건 또 처음이네요.
아, 밤에 잘 때 비바람에 창문이 덜컹거린다든가, 비가 샌다든가 하면...
 
시아록:짐도 있는데.. (살짝 한숨쉬고) 아. 그건 싫다..
 
슈테른:진짜 무서워질 것 같아요. 마침 밤인데...
 
시아록:아, 무섭다고... 슈슈 겁이 많구나? (작게 웃다가) 무슨 일 있으면 내가 지켜줄게~.
 
슈테른:겁이 많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이 저택이 워낙 으스스하기도 하고...
핏물이 찬 욕조에, 피가 번진 것처럼 변색된 시트에...
보는 거랑 실제로 체험하는 건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아까 휴게실에 있던 책들을 좀 살펴봤는데... 그것도 전부 공포 소설들밖에 없더라구요.
저야말로요.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어떻게든 막아드릴게요.
 
시아록:좀 너무 리얼하게 꾸며두긴 했지.. (네가 말하는 시트와 욕조를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앗, 그 사이에 책도 살펴봤었어? 공포소설이 그렇게나 많구나...
그래, 고마워. (네 마지막 말에 웃으며 네 머리를 토닥였다.)
여긴 더이상 볼 거 없나? 다른 곳 가볼까?
식당에 가볼까?
 
슈테른:네. 컨셉 때문에 맞춰놓은 거겠지만 하나같이 책 표지에 해골이 그려져있다거나, 그러더라고요.
식당까지 둘러보면 대충 다 둘러보게 되겠네요. 가 볼까요?
 
시아록:응! 식당에 가자. (너와 함께 식당으로 향한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커다랗고 새하얀 식탁보가 눈에 띕니다. 먼지 티끌 하나 묻어있지 않네요.
 
열댓 명은 족히 앉을 법한 너비가 좁고, 길이가 긴 식탁입니다. 지금은 때가 아닌지라 텅 비어 있지만 저택의 주인 자리엔 식기가 세팅되어 있네요.
 
상석에 뚜껑 덮인 [클로쉬] 하나가 보입니다. [주방]으로 이어지는 문도 여기에 있군요.
 
시아록:식당도 엄청 크네.. 저택이 크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저거.. 그 쟁반 위에 뚜껑 덮는 거 뭐라고 하더라..? (이름을 모르겠는지 잠시 뒷머리를 긁적이고는) 저거 열어봐도 되려나..?
 
슈테른:손님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 봐요.
요즘 가정집에는 흔치 않은 크기네요... 영화에서나 보던 인테리어에요.
아, 저게 그...
지능
기준치: 45/22/9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 이름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열지 말라는 말은 없었으니 열어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시아록:좋아. 그럼 열어봐야지. (냉큼 다가가 호기심 왕성하게 뚜껑을 열었다.)
 
클로쉬를 열면 해골의 머리뼈가 튀어나옵니다.
 
놀라기도 잠시, 이 조잡함으로 보아 모형이 틀림없네요. 해골은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녹음된 말들을 반복합니다.
 
“그림자를 잃어버렸어, 그림자를…….”
 
콰르릉!
 
먼 곳에서 천둥이 한 번 울립니다. 빗소리가 더욱 소란스러워집니다.
 
"잃어버렸어, 그림자를 잃어버렸어…….”
 
정적이 감도는 넓은 공간에 해골의 중얼거림만이 울립니다.
 
시아록:오... 천둥 타이밍이... (알 수 없는 말이 녹음된 해골 모형을 보다가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공포 컨셉을 원했다면 엄청 잘 만든 거 같네...
그림자를 잃어버렸어, 가 뭘까? (해골의 녹음된 말을 따라 읊고는 너를 보았다.)
 
슈테른:으음. 붉은 안광 덕에 가짜인 건 금방 알았지만...
해골이 말하니까 귀신 들린 것 같기도 하고, 기묘하네요...
(당신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죽은 사람은 보통 그림자가 없다고 하니까...
내 다리 내놔, 랑 비슷한 뜻일까요? 유령의 한탄같은 거 말이에요.
 
시아록:그런 걸까나? 뭔가 독특한 대사이긴 하네! (네 말에 고개를 주억이고는 해골 위로 다시 뚜껑을 덮었다.)
 
다시 클로쉬를 덮자 해골은 조용해집니다.
 
슈테른:아, 뚜껑을 덮으면 말을 멈추네요.
센서라도 달아놓은 건가...? 신기하네요...
아, 저 쪽은 주방인가봐요. 들어가도 되려나...?
 
시아록:그렇네, 엄청 잘 만들어놓은 세트야. 주방.. 괜찮으려나. 한 번 가볼까?
 
슈테른:별 문제는 없을 것 같으니까 가 봐요. (문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열어 본다.)
 
문을 열면, 맛있는 냄새가 퍼집니다.
 
“식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오늘 밤은 만찬이랍니다. 주인님께서 손님들께 최고의 대접을 하라 단단히 이르셨거든요.”
 
그림에서 막 나온 듯한 전통적인 복장의 메이드가 인사를 하고는, 문을 닫습니다.
 
너머로 다수의 메이드들이 식재료를 다듬는 모습이 얼핏 보입니다. ……컨셉이라면 정말 훌륭한걸요…….
 
시아록:(닫힌 문을 보며) 오.. 들어가면 안 되나봐. 근데 엄청 맛있는 냄새가 나네. 나중에 저녁에 먹게 되려나? 메이드복장까지, 엄청 완벽하게 준비했나봐.
 
슈테른:만찬, 이라고 했으니까요...
열심히 준비했다고는 생각했지만 조리사 분들까지 저렇게 차려입고 계실 줄은 몰랐어요.
불편하시진 않은 건가...
 
시아록:그러게... 신기하다. 그냥 초대장 당첨되서 온 건데, 이정도일 줄은 몰랐네.
 
슈테른:(혼자 문 앞에 덩그러니 서서 고민하다 입을 연다.) 음, 만찬이니까...
분명 육류도 나오겠죠? 스테이크나 립 같은 거요.
 
시아록:음.. 그렇겠지? 나중에 얘기해야겠는데.
고기 말고 비건음식으로도 준비해달라고..
아까 관리인분한테 얘기하면 되겠지? 관리인 찾으러 갈까?
 
슈테른:네, 네? 아, 아뇨... 그냥 식사를 거르려고 하던 참이에요.
그냥 이벤트일 뿐인데 관리인분들께 그런 수고까지 끼쳐드리기엔 죄송하기도 하고...
이따 저녁식사 때는 혼자 드셔야 할 것 같아요.
 
시아록:그래도 하루종일 굶기엔 무리가 있다구. 엄청 배고플 거야. 내일도 굶을 거야? (네 선택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리고 고기만 빼고 준비해주시는 거니까 그정도는 괜찮을 거 같은데. 관리인한테 같이 가서 얘기하자.
이런 곳에서 혼자 있게 하는 것도 별로 안 내켜.
 
슈테른:아, 확실히 그렇네요... 아무리 그래도 하루종일 굶을 자신은 없는데.
그럼... 가서 건의해볼까요? 일단 얘기만 하는 거니까...
 
시아록:그래, 같이 가자. 관리인 분 어디 계시려나?
 
슈테른:중앙 홀의 데스크 쪽에 한 분 계시고, 저택 문 쪽에도 계시니까...
식당 밖으로 나가면 보일 것 같아요.
 
시아록:좋아, 가보자. (너와 함께 홀의 데스크로 향한다.)
 
문을 열고 데스크로 가자, 관리인 중 한 명이 친절히 맞이합니다.
 
관리인: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슈테른: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오늘 진행되는 저녁 만찬에 대해 문의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메뉴 중에 육류가 포함되어 있나요?
 
시아록:비건으로 구성가능하면 비건으로 해주시면 좋겠는데.
 
관리인: 네. 자세한 사항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스테이크가 메인 디쉬로 나올 예정입니다.
아... 일행 중에 채식주의자 손님이 계신가요?
죄송합니다. 식성이 다른 분을 전혀 고려하지 못해서... 저희 쪽 불찰입니다.
 
사과는 하지만 그래도 선뜻 무언가를 하기엔 내키지 않는 듯, 여전히 당황스러운 표정입니다.
 
관리인을 설득하고 싶다면 대인기능 판정입니다.
 
시아록:
말재주
기준치: 35/17/7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메인메뉴만 빼고 준비도 안 되나요?
샐러드로 나온다거나..
빵이랑 같이..?
 
관리인: 우선 주방 쪽에 문의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저희 쪽 사정으로 준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관리인은 급하게 주방 쪽으로 걸어갑니다. 으음... 효과가 있었을까요?
 
슈테른:아마 쉽진 않겠죠. 이벤트 시작까지 몇 시간도 안 남았는데 메뉴 변경이라니...
 
시아록:그래도... 이렇게 큰데 그정도도 안 해줘. (괜히 투덜거리고는) 고기 나오면 내가 접시 가져갈 테니까 식사하러 같이는 가자.
메인메뉴라고 하는 거 보니까 다른 사이드는 채소로 안 나올까?
 
슈테른:보통 고기가 나오면 다른 종류도 같이 나오니까...
아마 샐러드나 스프같은 것도 있겠죠. 빵이나 면류도 있을 테고...
 
시아록:슈슈가 안 먹는 거 육류만이었나? 아니면 생선이랑 달걀도 안 먹어?
맞아. 스프나 면, 빵도 있겠지!
 
슈테른:생선은 못 먹고, 달걀은 괜찮아요.
...잠깐만요, 제가 채식주의자라는 거 말 한 적 있었나요?
 
시아록:전에 나한테 고기 안 먹는다고 했잖아?
따로 정확히 채식주의라고 한 적은 없지만..? 고기 안 먹으니까 채식한다고 생각했지..?
 
슈테른:아, 음... (잠시 예전 일을 되짚어 보다가) 아! 그 때...
이제 거의 한 달도 더 된 일인데 기억하고 계셨네요.
 
시아록:슈슈 식성 기억하는 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나야 가리는 거 없으니까, 슈슈랑 밥먹을 때 신경 써두면 서로 편하잖아!
 
슈테른:... ... 감, 사해요.
그런 말은... 처음 들어보는 것 같아요.
하물며 친구들도 그런 식으로 대해준 적은 없었는데...
(갑자기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아,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해서 죄송해요. 그런 반응이 너무 오랜만이라...
 
시아록:엥? 슈슈가 나 고기 못 먹게 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런가? 서로 맛있는 거 먹을 수 있으면 좋은 거지! (널 보고 웃는다.)
 
슈테른:그런가요? (마주 웃어 보인다.)
 
시아록:그렇지?
 
슈테른:그럼 식사는 이따 같이 하러 가는 걸로 해요.
지금이...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4시 15분이니까, 올라가서 쉬고 있을까요?
 
시아록:좋아, 그렇게 하자. 나중에 무슨 이벤트 있을지 모르니까!
 
슈테른:좋아요. ...아, 식사는 남겨도 되니까 억지로 드시진 마세요.
제 접시 대신 드셔주시다가 체하실까봐 걱정이네요.
(그렇게 말하며 계단 쪽으로 걸어간다.)
 
시아록:그래, 나 잘 먹으니까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 계단으로 향한다.)
 
계단 쪽으로 향하다 보면, 중앙 홀 쪽에 걸려있던 커다란 초상화가 보입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 걸려 있습니다.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여성이 액자 안에서 미소 짓고 있네요. 온화하고, 상냥한 웃음이에요.
 
저택 구경을 대강 끝내고 여러분은 침실로 돌아옵니다.
 
복도에 있는 창문으로 하늘을 살피면,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폭풍우네요.
 
침대에 앉아 쉬고 있던 당신은 괜히 옷차림을 한 번 더 점검합니다. 단추를 제대로 잠갔는지, 옷자락이 바닥에 끌리진 않는지…….
 
그런데, 무슨 소리가...
 
시아록, 듣기 판정.
 
시아록: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드문드문 비바람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희미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섞여 들립니다. 이 층은 아닌 것 같은데, 어디에 있는 걸까요?
 
시아록:고양이 소리...? (잠시 고개를 갸웃 거리다가 방문을 살짝 열었다.)
 
가늘고 긴 고양이 소리는 착각이 아니라는 듯 계속 울립니다.
 
시아록:어.. 어디서 들리는 거지...?
 
바닥을 긁는 듯 낮은 울음소리... 아마 윗층이 근원지인 것 같네요.
 
시아록:3층에서 들리는 건가? 올라가봐도 되나. 음.. 슈슈한테 말해두고 가는 게 낫겠지? 말도 없이 가면 찾을 거 같고.
(슈테른에게 향한다.)
 
슈테른:(당신이 다가오자 스마트폰에 고정하고 있던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들었다.) 시아록? 무슨 일 있어요?
 
시아록:위층에서 고양이 소리 같은 게 들리는데, 말도 없이 가면 슈슈가 나중에 찾을 거 같아서.
 
슈테른:고양이 소리요...?
이상하네요, 안내문에 고양이 관련 항목은 없었는데...
 
시아록:그렇지? 음... 비 너무 많이 와서 고양이가 숨어들어온 건 아닐까?
 
슈테른: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고양이들은 가끔 지붕 위에 올라가기도 하니까...
저택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시아록:응, 그래서 가볼까 하는데..
 
슈테른:음... 호기심이 생기는데, 동행해도 괜찮을까요?
 
시아록:응, 당연히 되지. 같이 가자!
 
슈테른:좋아요. (복도로 나와 당신이 방을 나오자 문을 잠근다.)
 
고양이 소리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여러분은 3층으로 향하는 계단 앞에 서게 됩니다.
 
슈테른:3층은 지도에도 아무 것도 나와있지 않았죠?
지금 올라가도 괜찮으려나...
시아록 말대로 고양이 소리는 들리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
 
시아록:맞아, 아무것도 없었는데.. 후다닥 갔다가 내려오면 안 될까?
그렇지?
 
슈테른:그럼... 잠깐만 올라가봐요.
어차피 고양이가 있는지 확인만 할 거니까...
 
자기합리화하듯 중얼거리며 슈테른이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를 따라 당신도 3층 계단에 발을 딛습니다.
 
......
 
새로 지은 건물인데도, 3층은 어째서인지 낡았다는 느낌이 납니다.
 
계단은 삐걱거리고, 천장에는 거미줄이 쳐진 데다가, 콧잔등에 물방울이 똑 떨어지니까요.
 
시아록:음..? 3층은 아직 다 리모델링 안 한 건가..? 아니면 이벤트 때문에 그런가...? (낡은 듯한 3층을 두리번 거린다.)
 
슈테른:... 분명 아예 새로 지었다고 했었는데...
부실 공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둔 건가...? 그래도 물이 새는 건 막는 게 좋을텐데...
나무가 썩기라도 했다가 사고가 나면...
 
시아록:그러게. 물이 새는 건 좀.. 그렇긴 하다. 사고 나면 큰일일텐데
나중에 피드백 할 수 있으면 얘기해야겠다.
그런데 지금 고양이 소리 들려?
 
슈테른:음, 잠시만요...
 
말을 멈추고 조심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불을 켜지 않은 것인지 침침하게 어두운 복도 저편에서,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흰 털에, 목에는 푸른 리본을 맨 고양이가 걸어가고 있습니다. 꼬리가 제법 풍성하네요.
 
시아록:아, 고양이다.
키우는 건가? 엄청 관리된 고양이인데?
 
슈테른:그러게요, 단순히 길고양이라기엔... (조심히 다가가 본다.)
...심지어 사람을 경계하지도 않아요.
누가 두고 간 건가...? 아니, 그럴 리는 없는데...
 
슈테른이 다가가면, 고양이는 오히려 다가와 볼을 부빕니다.
 
시아록:누가 키우는 거 아닐까? 아까 관리인이나 메이드 분들 중?
(너에게 다가간 고양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을 내밀어본다.)
 
고양이는 당신의 손 위에 얼굴을 턱 올려놓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있자니 이 고양이, 리본만큼이나 푸른 눈을 가지고 있네요.
 
시아록:엄청 예쁜 고양이네... (고양이를 살짝 쓰다듬듬는다.)
 
슈테른:왜 여기 두고 간 걸까요? 보통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는 이동장에 넣어둘 텐데.
 
쓰다듬어 주자 고양이는 작게 가르릉거립니다.
 
슈테른:그... 주인이 누구세, 누구신가요...? (고양이를 상대로 대화를 시도해 본다.)
 
그러자 마치 슈테른의 질문을 알아들은 것처럼, 고양이는 홱 몸을 돌려 복도 저편으로 뛰어갑니다.
 
시아록:어라?
 
슈테른:아, 잠깐만요! (고양이를 쫓아 바쁘게 뛰어간다.)
 
시아록:슈슈, 잠시만! (네가 뛰자 덩달아 따라 뛴다.)
 
따라가 보아도... 슈테른의 모습이 점점 흐려집니다.
 
멀어지는 등을 보자 무언가 떠오릅니다. 시아록, 지능 판정.
 
시아록: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혼자 있지 말라고 했는데. 불현듯 그 생각이 뇌리로 뛰어듭니다.
 
시아록:슈슈! 고양이 그만 따라가! (흠칫 드는 생각에 소리를 지르며 너를 따라 뛴다.)
 
번개가 칩니다. 창문이 떨어져나갈 것처럼 덜그럭거리고, 뒤이어 천둥이 따라옵니다.
 
당신은 모퉁이를 돌았습니다. 슈테른은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슈테른은 고양이를 안은 채로, 어딘가 굳은 듯이…… 바닥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슈테른:......
 
시아록:아, 다행이다. 깜짝 놀랐잖아. (네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당긴다.)
 
슈테른:... ...시아록.
여기......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연다.)
 
그 순간,
 
번쩍, 콰르릉...
 
섬광 속에서, 당신 또한 발견하고 맙니다.
 
카펫의 색을 잡아먹을 정도로 지독한 붉은색의, 피 웅덩이가 있습니다.
 
그 위에 누군가 무력하게 뻗어 있습니다. 집사복을 입은 것도 같습니다.
 
시아록:?!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뜬다.)
 
누군지 알아볼 수는 없겠지만요. 그야, 거대한 짐승이 물어뜯은 듯이 반 이상 파먹힌 얼굴을 갖고 있으니까.
 
하나 남은 눈이 공포와 고통으로 커다랗게 열려 있습니다. 활짝 열린 뱃가죽으로 시선을 향하기 전에 사방은 다시 어둠에 감싸입니다. 천둥이 칩니다...
 
슈테른:...
이거,
 
시아록:이게 뭐야...
 
슈테른:모형이, 아니에요... (고양이를 더 꼭 끌어안는다.)
 
시아록:하? 아니.. 어, 일단 우리 내려가자.
 
끔찍하게 훼손된 시체를 마주한 충격으로, 전원 이성 판정.
 
시아록:(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너를 붙잡아 제 쪽으로 당긴다.)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슈테른:
SAN Roll
기준치: 76/38/15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시아록, 이성 1 감소
 
슈테른, 이성 [1d4+1] 감소.
 
책미 (GM):
rolling 1d4+1
 
(
3
 
)
+1
 
 
=
4
 
슈테른:...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일단 내려가는 게-
 
“꺄아아아아아아악!!!”
 
쨍그랑, 요란한 비명이 이어집니다.
 
시아록:(갑작스런 비명소리에 화들짝 놀라 움찔 몸을 떨었다.)
 
여러분의 뒤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뒤를 돌아보자 그릇을 떨어트린 메이드가 패닉하고 있습니다.
 
소피아:주인님, 또, 또, 시체가 발견되었어요! 집사님께서……!
 
주인님? 집사님? 낯선 단어들에 당황하고 있을 때, 근처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 나옵니다.
 
코르넬리아 슈뢰데몬드:소란 피우지 마세요, 소피아.
 
붉은 드레스를 입은, 금발의 여성입니다.
 
어쩐지 일그러진 표정이네요. 화가 난 것처럼요.
 
그러나 당신은 여성의 얼굴을 본 순간 깨닫고 맙니다. 홀에 걸려 있던 초상화의 주인이라는 것을요.
 
슈테른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안색이 새파랗습니다.
 
슈테른:설마...
 
믿어지지 않는다는 탄식. 하지만, 자명합니다.
 
곳곳에 엉겨있는 거미줄과 먼지, 빗물이 누수되는 천장.
 
낯선 단어의 행렬에 저택의 주인과, 사용인까지... ...
 
그래요. 이곳은…… 19세기의 나흐트섀튼 저택입니다.
 
일가 참극이 일어난 바로 그때로 아무래도 여러분은 이동해버린 것 같습니다. 시간을 뛰어넘은 충격으로 정신이 가물거립니다.
 
자신도 모르게 눈이 감기며 다리에 힘이 풀립니다.
 
슈테른이 고양이를 놓쳤는지 앙칼진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은 무력하게 바닥에 쓰러지고 맙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멀어집니다.
 
-
 
당신은 눈을 떴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방에서.
 
여긴 어딜까요? 긴 꿈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기억이 몽롱합니다. 그런 당신에게 친근한 목소리가 말을 겁니다.
 
슈테른:...아, 시아록!
정신이 드세요?
 
시아록:어? 응... (잠깐 멍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다가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슈테른:갑자기 쓰러지셔서 깜짝 놀랐어요...
...거기 계속 있을 수는 없으니까, 급한 대로 저희가 묵던 위치로 왔어요.
...위치만 같을 뿐, 많은 게 달라보이지만요.
 
시아록:나 쓰러졌어? 나만..?
(한 손으로 마른 세수를 하고는 민망해한다.)
 
슈테른:(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누가 이 상황에서 놀라지 않을 수 있겠어요...
...혼자서 상황 파악을 위해 조금 둘러봤는데, ...확실해요.
여기는 정말로... 19세기의, 그 저택이에요.
 
슈테른의 말을 듣자 몽롱했던 정신이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기억 또한 빠른 속도로 돌아와, 작금의 상황을 파악합니다.
 
시아록:19세기...? 타임슬립?
 
슈테른:...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납득이 되실 거에요.
 
시아록:(네 말에 주변을 둘러보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거짓말 같네, 진짜.... 슈슈는 괜찮았어?
아까.. 사람도 있었지 않아?
 
슈테른:...쓰러지시는 소리에 정신이 확 맑아져서요. 다행히 기절하지는 않았어요.
 
주변을 둘러보면,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전시회장과 동일하지만 시대 배경 상 달라진 부분들이 조금은 엿보입니다. 낡았고, 생활감이 있네요.
 
슈테른:소피아 씨랑 슈뢰데몬드 씨 말이죠?
 
시아록:음.. 벌써 대화했나보네..
 
슈테른:네. 아, 소피아 씨는 그 때 놀라서 소리치셨던 메이드시고,
슈뢰데몬드 씨는 이 저택의 주인분이세요. ...초상화에 있던 그 여성이요.
 
시아록:그렇구나... 우리..그... 장소에 있었는데. (시체라는 단어를 쓰기엔 괜히 꺼려진다.) 범인으로 몰리거나 하진 않았어? 솔직히 갑자기 나타난 사람같은 거잖아..
 
슈테른:아, 그 건은 걱정 마세요. 저희의 결백은 이미 증명됐어요.
저희는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이 아니라... 손님이라는 설정인가 봐요.
 
시아록:어, 그래..?
 
슈테른:메이드인 소피아 씨 말로는, 슈뢰데몬드 씨가 편지 친구인 시아록을 자신의 생일을 맞이하여 초대했다고 해요. 저는 동행인이고요.
초대받은 손님인 만큼, 만찬이 성대하게 차려질 예정이었지만...
...저희가 도착한 직후, 갑작스레 주인의 남편분이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해요.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라...
요리사나, 메이드, 집사들이 전부 죽어버려서…… 이 저택에 남은 생존자가 손에 꼽는다고 해요.
...아까 저희가 봤던 시체는, 원래 집무를 담당하던 집사라고 하더라고요.
 
시아록:(많은 이가 죽었다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고는) 우리가 도착한 직후라고 하면... 우리가 범인이라고 지목되진 않아..?
 
슈테른:정말 직후였다고 해요. 손님이 마차에서 발을 뻗는 순간에 발견된 것이라...
그렇다고 해도 좋은 일은 아니지만요...
 
시아록:그렇구나. 범인으로 몰리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이 정도 사태면 다들 도망가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경찰을 부르거나 했나..?
 
슈테른:도망칠 새도 없이... 순식간에 여러 명이 쓰러졌다는 것 같아요.
사람이 하나 둘 픽픽 쓰러지고, 소리 없이 ... ...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경찰은...
 
그렇게 말하며 슈테른이 창문에 쳐진 커튼을 확 젖힙니다.
 
밖은 오로지 암흑 뿐. 하늘에 짙게 깔린 구름이 세찬 폭우를 쏟아내고, 강풍이 창을 때립니다.
 
그야말로 태풍 수준으로 날씨가 사납습니다.
 
시아록:오....(네가 커튼을 걷은 창밖을 보고는 짧게 탄식을 내뱉었다.) 날씨가.... 그냥 비가 아니네...
 
슈테른:...이래서 마차의 왕래가 어렵다고 해요.
당연한 거지만... 저희도 포함이고요.
 
시아록:위험하네. 여전히 아무도 범인 모르는 거 같고.
(기절하기 전 본 시체가 떠올라 인상을 쓰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범인이 사람일까.....
 
슈테른:...그 건이 조금 복잡한데요...
어떤 사람은 정말로 아무 흔적도 없이 쓰러졌고, 어떤 사람은 아까처럼 참혹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해요.
마치... 짐승에게 뜯어먹힌 것처럼요.
 
시아록:엄청 걱정되는 소리네. 전조도 없으면... 일단 우리 혼자 다니지 말자.
 
슈테른:물론이죠.
의문스러운 점은 용의자가 거의 없다는 건데...
이 저택에 남은 사람은 저와 시아록, 그리고 소피아와 주인분.
이 넷 말고는... 없는 것 같아요.
 
시아록:어? 이 저택에 4명 밖에 없어? 그 때 재현한 저택만 해도 엄청 났는데...
우리 어떻게 하면 돌아갈 수 있을까..
 
슈테른:그러게요. 하아...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우선... 뭐라도 해 볼까요?
 
시아록:그럴까? 뭐부터 하지.. 저택에 돌아다니면서 조사라도 해야하나..? 아니면 그 사람들 만나보는 게 좋을까..?
 
슈테른:어차피 소피아 씨와 슈뢰데몬드 씨는 각자의 방에 계실 테니까...
조사하면서 찾아다니는 게 좋겠어요.
그 전에... 여기를 다시 살펴볼까요?
 
시아록:그럴까.
 
슈테른:그러는 게 좋겠어요.
아, 저희 짐은 다행히 무사해요. 확인해보니 스마트폰은 거의 먹통이지만요.
전파가 전혀 터지지 않고, 글자도 전부 깨져서 제대로 보이지 않아요.
 
시아록:그건 그나마 다행이네.. 19세기니까 어쩔 수 없겠지...?
방이 뭔가 달라진 게 있을까?
 
슈테른:으음, 우선 좀 볼까요?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거든요. (치마를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시아록:(너를 따라 일어난다.)
 
손님용 침실에는 방의 한쪽 벽에 침대가 존재합니다. 침대 옆엔 촛대가 올려진 작은 [협탁]이 있네요. 방의 다른 쪽엔 옷장과 [테이블], 푹신해 보이는 의자가 있습니다.
 
시아록:(일어난 곳 바로 앞에 있는 협탁으로 시선이 향한다.)
 
초가 없는 촛대지만, 협탁 서랍을 열어보면 초와 성냥이 있습니다. 이걸 사용하면 어두운 곳을 살펴보기 수월해질 거예요.
 
시아록:초랑 성냥이 있네.. 촛대랑 함께 챙기는 게 좋겠지?
 
슈테른:네. 맨손으로 들고 다니면 무척 뜨거울 거에요.
초가 랜턴 대용으로 사용할 만큼 밝을지는 모르겠지만...
 
시아록:그건 그렇긴 하지만.. 일단 없는 것보단 낫겠지? 지금이야 배터리 아껴야하는 수 없지만, 나중에 휴대폰 플래시라도 잠깐 쓰면 괜찮겠지? 설마 안 되진 않겠지..
 
슈테른:플래시는 기본적인 기능이니 아마 작동할 것 같아요.
... 그런데 그걸 남들이 보는 앞에서 사용하는 건 피해야 할 것 같아요.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 거에요.
 
시아록:그렇지, 우리만 있을 때 사용하자.
 
슈테른:아, 불을 미리 붙여두는 게 좋겠어요. 꽤 어두우니까... (치익, 하고 긁은 성냥에 붙은 불을 초에 옮겨붙였다.)
이건 제가 들고 다닐게요. (초와 촛대를 챙겼다.)
 
시아록:아, 그럴래?
음, 그럼 테이블도 한 번 볼까. (옷장 옆의 테이블에 다가간다.)
 
물병과 컵이 담긴 쟁반이 놓인 테이블입니다. 쟁반 옆에 작은 양면 카드가 한 장 놓여 있네요.
 
시아록:카드네. 그때 전시회장에 있던 카드랑은 다르겠지. (카드를 집어들었다.)
 
옆에서 슈테른이 카드가 잘 보이도록 촛불을 가까이 합니다. 물론 카드가 타지 않을 거리에서요.
 
카드를 들여다보면...
 
 
슈테른:... 그림자?
 
시아록:번개가 칠 때마다 확인하는 건가...? 일단 혼자 다니지 않기로 했으니까.. 조심하기로 하고.
역시 두번째는, 슈슈 말대로 폰을 보이는 건 위험할 수도 있겠네..
뭔가 괴담같은 안내네... (잠시 카드를 팔락이다가 뒤로 돌려보았다.)
 
카드를 돌리자, 저택의 지도가 보입니다.
 
 
시아록:지도는 거의 다른 게 없는데.... 이거 핏자국? (슬쩍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슈테른:... 이런 카드에까지...
아, (옆에서 열심히 카드를 들여다본다.) 지도... 조금 달라진 것 같은데요?
 
시아록:응, 그.. 2층에 서재는 없었는데,
그때 본 건 휴게실이었지? 당구대랑 다트판 같은 거 있던 곳..
 
슈테른:맞아요. 그리고 1층에도...
원래 사용인의 방은 없었던 것 같은데...
아마 이 방이 소피아 씨의 방일 거에요.
 
시아록:그럼 소피아는 거기서 만날 수 있겠네. 집주인인.. 그 사람의 방은 어딜까? 나중에 소피아에게 물어보면 되겠지?
 
슈테른:그렇겠죠...? 용건이 있으면 편히 찾아와도 된다고 하셨으니까...
아, 이미 전에 둘러봤던 곳이나 빈 방들은...
둘러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시아록:그래, 그럼.. 일단 나가서 서재부터 한 번 볼까?
아니면 소피아부터 만나는 게 좋을까?
 
슈테른:음...
소피아 씨부터 만나 볼까요? 묻고 싶은 게 많은데...
 
시아록:좋아, 그럼 1층부터 가자.
 
슈테른:...네. (문고리를 돌리고, 조심히 문 밖으로 발을 뻗었다. 그러고는 당신 쪽을 돌아본다.)
 
시아록:(너를 따라가다 너와 눈이 마주치고) 응? 왜 그래?
 
슈테른:... (뭔가 말을 하려고 어물대다가 그냥 입을 다물어버린다.) 아녜요. 마저 가요.
 
시아록:응?? (네 행동에 의아한 듯 고개를 기울였다가) 무슨 일 있거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나한텐 그냥 해도 괜찮으니까. 편하게 말하고 싶을 때 해.
 
슈테른:괜찮아요, 별 것도 아니었는걸요. (힘겹게 미소짓는 얼굴은 안색이 그닥 좋지 않다.)
 
침실 밖의 복도는 여전히 조용하고, 어둡습니다. 걸을 때마다 낡은 마룻바닥에서 끼익끼익 불길한 소음이 납니다.
 
복도 저편의 창문을 보면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코 끝에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시아록:물? (코 끝에 떨어진 물방울을 손으로 만지고는) 여기도 물이 새나..? (천장을 한 번 올려다 봤다.)
 
천장을 보자 이곳저곳 갈라진 틈으로 빗물이 새는 것이 보입니다. 어떤 곳은 보수 공사에 실패했는지 통으로 물을 받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물을 적당히 훔치고 끼익, 끼익 소리를 흘려들으며 걸어가다 보면... ...
 
전원 행운 판정.
 
슈테른:
행운
기준치: 45/22/9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시아록:
행운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야옹, 야옹. 아까 그 고양이가 다가와 당신의 발 주변을 맴돕니다.
 
아무래도 가줬으면 하는 곳이 있나보네요.
 
시아록:고양이?
 
슈테른:이 고양이는 이 저택에서 기르던 건가 봐요.
신기하게도 저희와 같이 시간을 뛰어넘었네요. ...고양이는 안전할까요?
 
시아록:음, 괜찮으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맴도는 거겠지? (잠시 쪼그려 고양이를 쓰다듬고는) 얘를 따라서 한 번 가볼까?
 
고양이를 쓰다듬은 시아록, 이성 1 회복.
 
슈테른:좋아요. 뭔가 있을까요? (들고 있는 초로 바닥을 비추며 조심히 걸어간다.)
 
시아록:(고양이와 너를 따라 함께 걸어간다.)
 
고양이를 따라가면, 복도에서 죽어 있는 집사의 시체와 마주합니다.
 
시아록:으... 끔찍해.. 천같은 걸로 안 덮어놔도 되나.. (눈썹을 찌푸렸다.) 슈슈는 괜찮아?
 
슈테른:다들 수습할 정신도 ... 없나 봐요. (조용히 이마를 짚는다.)
 
...당신은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끔찍한 몰골의 시체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어? 그런데 이 시체...
 
시아록, 관찰력 판정.
 
시아록: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시체, 그림자가 없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 외에는,,, 평범하게 죽어 있는 시체입니다. 배가 온통 찢거 피가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보기 힘든 시체를 마주한 충격으로 전원 이성 판정.
 
시아록: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슈테른: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슈테른, 이성 2 감소.
 
슈테른:... 아까 주의문에서...
그림자를 주의 깊게 보라고 했었죠.
그림자가 없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시아록:그러게. 저 시체도 그림자가 없던데, 슈슈 봤어?
그리고 일단 저 시체 천으로 덮어놓던가 좀 해야되겠다. 너무 끔찍해서 볼 때마다 정신건강에 너무 안 좋아..
 
슈테른:(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이 저택에.
아무리 시체라고 해도 그림자가 없어지지는 않을 텐데...
...음. 저택의 물건을 빌려 쓰는 건 괜찮겠지만, 천을 어디서 찾으면 좋...
아, 소피아 씨께 부탁해 볼까요?
 
시아록:빈방에서 가져오는 건 안 될까?
아, 소피아씨에게 부탁하는 게 낫겠다.
빈방에서 막 가져오는 건 그렇지...(잠깐 머슥해져 입꼬리를 올렸다.) 좋아, 궁금한 것도 있으니까 이제 1층으로 갈까.
그리고 어두우니까 손잡고 내려갈까? 발 디딜 떄 조심해야할 거 같은데, 비도 새고..
 
슈테른:... 빈방이 왜 빈방이겠어요. 방의 주인이...
...상황이 이러니 빈 방은 함부로 열지 않는 게 좋겠어요.
 
시아록:하긴, 그렇네. 생각 못했어.
 
슈테른:좋아요. 그 편이 훨씬 안전하겠어요. (소매에 조금 묻힌 당신의 손을 끌어다 잡았다.)
 
시아록:(너와 손을 단단히 맞잡고 1층으로 향했다.)
 
홀의 구석에는 사용인의 방들이 여럿 있습니다만, 인기척이 나는 방은 하나뿐입니다.
 
당신이 인기척이 나는 방의 문을 두드리면 “드, 들어오세요…….” 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소피아:아, 아, 아, 안녕하세, 세요...
무슨, 어떤 점, 점이 궁금하세요?
만찬에 대해서라면 조금 알고 있어요……
 
시아록:어, 안녕하세요. 실례할게,요?
만찬??
 
소피아:오늘은 코르넬리아 주인님의 생신이세요. 하지만 주인님께선 너무 소란스러운 건 좋아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주인님의 배우자 분과, 저희 사용인들과 오붓하게 보내기로 하셨어요.
생일을 축하하는 저녁 만찬도 마련해서요...
하, 하지만 오늘 아침에, 갑자기 저를 부르셔서 편지로 교류하던 각별한 친구들을 몇 명 초대했다고 알려주셨답니다.
 
시아록:갑작스럽네..
 
소피아:그, 그, 그런데... 그런 이야길 조금도 듣지 못했어요. 주인님께서 여러분과 편지를 쓰셨다니…….
제, 제가 편지를 담당하던 메이드는 아니었지만...
여러분의 이름은 어쩐지 조금, 낯설어서요...
 
시아록:하하, 그렇지. (슬쩍 웃으며 얼버무린다. 자신도 편지에 대해선 전혀 모르겠으니까..)
 
소피아:아, 죄, 죄송해요. 여러분을 무시하려던 것은 아닌데...
 
슈테른:... 소피아 씨. 저희는 엄연한 가문의 자제들이지만,
코르넬리아 씨와 아는 사이는 아니었어요. 물론... 편지 또한 주고받은 적 없고요.
 
소피아:네...? 편지를 교환한 적이 없다고요?
 
시아록:아, 슈슈는 그렇지...? (아까 전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나랑 동행으로 온 거니까..
 
슈테른:네? 시아록, 슈뢰데몬드 씨랑 아는 사이셨어요?
 
시아록:(슈슈에게 속닥인다.) 모르지.. 아까 내가 편지 주고받는 사람이라서 초대받아서 온 설정이라고 슈슈가 얘기해줬잖아.
 
슈테른:(역시 당신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작게 말한다.) 하지만 주고받은 적 없었잖아요.
 
시아록:(다시 작게 속삭이며) 뭐, 안부 편지 한통만 주고받은 척 하지, 뭐...
문제 생기면 어떡해..
 
슈테른:아, 하긴... 괜히 캐물어지면 좋을 게 없겠네요.
 
소피아:이상하네요. 그러고보니 어제도 손님들이 주인님이 누군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시던데...
……어, 어라? 어제? 손님? …… 제가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죠? 잊어주세요.
 
시아록:oO(어제..?) 응, 그래서 만찬에 대해서는 그게 다인가,요?
 
소피아:네, 제가 아는 건 여기까지 뿐이에요...
 
슈테른:저희 말고도 손님이 있었나요?
...무슨 용건으로 초대받은 건지 물어도 될까요?
 
소피아:네, 역시 이름은 들어보지 못한 분들이셨지만, 주인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 ...
...어?
 
시아록:왜 그래,요? (말을 멈춘 소피아를 보고 어색하게 묻는다.)
 
소피아:... 이상해요.
분명 오늘이 주인님의 생신이고, 어제도...
어제도 주인님의 생신이었던 것 같아요.
그제도요.
그전에도. 계속, 계속, 계속...
내일도 주인님의 생신일 거예요.
 
소피아:아아, 어떻게 된 거지……. 마치 시간 속에 갇힌 것만 같아.
 
시아록:으음.. 소피아. 손님과 슈뢰데몬드, 씨가 나눈 편지 내용 알아요?
 
소피아:저, 저는 편지를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
주인님이 친구분들께 편지를 보낸 적은 손에 꼽아요.
수신인은 대부분 주인님보다 높은 직급에 계시는 분들 뿐이었어요.
 
시아록:그렇구나. 그럼 대강의 이야기도 모르는...?
 
소피아:저로서는 전혀 모르겠어요...
저보다는 주인님과 대화해보는 편이 조금 더 효과적일 거에요...
 
시아록:슈뢰데몬드, 씨는 어디 계시는...?
 
소피아:주인님의 방은 3층에 계세요.
 
슈테른:...잠시만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슈뢰데몬드 씨의 생신이었다뇨?
무슨 말이죠, 그게...? 마치 타임 루프라도 하는 것처럼...
 
소피아:아아, 모, 모르겠어요! 이 저택의 시간은 기이하게 돌아가요. 언제나 오늘이고, 언제나 밤이에요.
배우자 분께서는 분명 검은 피를 토해내며 돌아가셨어요.
집사님도요. 엠마와 요한나도요. 제가 만나뵀던 수많은 손님들도요.
그런데 그게 아니에요. 어느 순간부터 달라요...
그 괴물이 모두를 잡아먹기 시작했어요……. 괴물이, 나와요, 괴물이…….
 
시아록:괴물?
무슨 괴물을 말하는 건데,요?
 
소피아:괴물은 어디에나 있어요. 괴물이 저희를 보고 있어요! 지금도요, 지금도 보고 있어요! 아, 괴물이...
아, 혼자 있으면 안 돼. 혼자 있으면 안 되는데…… 제발……
 
소피아는 반쯤 패닉하여 그저 울부짖습니다.
 
번개가 칩니다.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온 창백하고, 푸른 빛이 여러분을 비춥니다.
 
문득, 바닥에 카드가 한 장 떨어진 것을 당신은 발견합니다.
 
이것은 테이블에 있던 카드군요.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챙겼나요?
 
선명한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슈테른:... ... (첫 번째 문항을 읽고 오싹해지지만 티를 내지는 않는다.)
 
시아록:(첫번째 문항을 읽었다. 종이에서 시선을 떼고 슈슈의 맞잡은 손을 조금 당기고는 작게 속삭인다.) 우리 이 방에서 나갈까?
 
슈테른:... 소피아 씨께 그림자가 있나요? (소곤거린다.)
아니라면, 소피아 씨도 어쩌면, ...
 
시아록:(다시 작게 이야기하며) 응... 그림자 확인은 못했지만, 아마도...? 사용인은 없다고 하니까.... 얼른 나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슈테른:... 좋아요. (귀에서 입을 떼고 조용히 이야기한다.) 소피아, 저희는 이만... 나가 볼게요.
 
소피아:...아, 안 돼요. 제발... 잠시만...
저를 혼, 혼자 두지 마세요...
 
소피아가 쏜쌀같이 자리에서 일어나 여러분께 다가옵니다.
 
슈테른이 당신의 손을 당기는 게 느껴집니다.
 
슈테른:... 도망쳐요.
당장 도망쳐요!
 
시아록:그래.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손을 잡아당기며 문을 열고 뛴다.)
 
긴장한 기색을 보이는 것도 잠시. 소피아가 당신들을 뒤쫓아옵니다.
 
소피아:저를, 혼자, 두지 마세요!
 
잘 닦인 구두와 흰 에이프런, 검은 치맛자락...
 
그 어떤 것도 그림자를 남기고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을 빠르게 쫓아오는 소피아와 민첩 대항입니다.
 
소피아보다 민첩 판정 수치가 낮아야 도주할 수 있습니다.
 
전원 민첩 판정.
 
시아록: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피아: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여러분은 다행히 간발의 차로 그녀의 뻗어오는 손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홀의 계단을 뛰어오르면, 혼자 남은 소피아는 비통하게 울부짖고, 곧 이 비탄의 소리는 고통과 공포의 절규로 변하고 맙니다.
 
커다란 짐승의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무언가를 씹고, 뜯어먹는 소리도요…….
 
전원 이성 판정.
 
시아록: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7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슈테른: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 한 차례 소란이 잦아들고 나면, 감도는 것은 그저 정적 뿐.
 
저택의 고요함이 으스스함으로 변해 여러분을 잡아먹을 것만 같습니다.
 
시아록:....세상에...
 
슈테른:...하아. (다리에 힘이 풀려 순간 주저앉을 뻔 한다.)
이제 소피아 씨도...
 
시아록:(주저앉을 뻔한 너를 붙잡았다.) 슈슈, 괜찮아?
 
슈테른:... 시아록은, 이 상황이 아무렇지 않아요?
 
시아록:아니... 무서워..
그래도, 혼자 있는 거 아니니까.... 너랑 같이 있으니까 힘내야지. (쓴웃음을 지었다.)
 
슈테른:... (마른세수를 하고는 얼굴을 폈다.)
 
시아록:(사실 손은 식은땀이 흥건하다.)
 
슈테른:... ... 2층에 서재가 있었죠. 서재로 갈까요?
 
시아록:(한 차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응.. 서재... 거기서 여기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슈테른:(당신의 손을 전보다 꽉 붙잡고 깍지를 꼈다.) 가요.
휴게실 위치에 서재가 있을 테니까... 분명 이 쪽일 거에요. (조금 비틀거리며 걷는다.)
 
서재에는 [책장]이 가득하고, [책상] 너머 창문 밖으론 비가 내리는 밤하늘이 보이네요.
 
대체 이 비는 언제쯤 그칠까요? 낡은 종이 냄새가 비 냄새와 섞여 납니다.
 
시아록:비 안 그치니까 더 무섭네.. (무서움을 떨치려는 듯 슬쩍 입꼬리를 올렸다가) 책상부터 볼까..?
 
슈테른:그칠 기미가 안 보이네요. ...돌아가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렇게 말하며 책상을 살펴본다.)
뭔가 있을까요?
 
종이들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서재의 주인이 메모를 덧붙여두기도 했네요.
 
수상한 마법진이나 문양 따위를 그려둔 종이 사이에서,
 
시아록, 관찰력 판정.
 
시아록:뭐지, 이 마법진? 문양 같은 거..?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기 집, 사람 이상한데 빠져있었던 건가..? 괜히 찝찝하게...
 
성이 난 듯, 힘을 잔뜩 준 문장들을 발견합니다.
 
[그 망할 개가 내 집에 뛰어들어와, 소중한 제물들을 가로채고 있다. 그것은 이제 모서리에서만 등장하지 않는다. 타인의 그림자를 잡아먹고 대신 그림자인 척 행동한다.
 
만일 그림자를 먹힌 이가 있다면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단 한순간이라도 방심한다면……. 차라리 잔인하게 살해당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그 아래에 휘갈긴 문장이 더 있습니다.
 
[강한 빛이 있다면 그것은 그림자를 유지하지 못한다. 나는 반드시 방법을 찾아낼 거야]
 
시아록:(문장을 보고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게 뭐람... 개? 제물? 그림자..?
강한 빛... 그래서 번개인가..?
슈슈는 어떻게 생각해..?
 
슈테른:... 이 저택 주인분 대체 정체가 뭐죠?
제물이라니, 뭘 하고 있던 걸까요...
 
시아록:이걸 쓴 사람, 그.. 죽은 주인일까. 살아있는 그 슈뢰데몬트? 맞나, 이름? 그 사람일까? ... 그 사람이라면 나중에 찾아가보는 게 맞나 싶네..
 
슈테른:설마... 슈뢰데몬드 씨 짓은 아니겠죠?
사람들이 갑자기 죽은 건...
... 하아, 아니, 이상한 말만 해서 죄송해요.
 
시아록:아니야, 나도.. 생각 많이 드니까...
기분 나쁜 이야기나 쪽지들만 책상에 있고..
 
슈테른:저택 사람들이 그렇게 참혹하게 죽어있던 건... 아마 '괴물'의 짓이겠죠.
그러면, 그림자를 잃어버렸다는 건...
'괴물'에게 노려졌다는 뜻이었을까요?
 
시아록:응, 그렇지 않을까? 죽은 슈뢰데몬드인지, 살아있는 슈뢰데몬드인지 모르겠지만, 손님이라고 저택에 불러들인 제몰로 뭘 하려고 했던 거 같은데 괴물이 그림자를 노리면서 다 .. 뭔가 망한? 걸까..?
뭔지 알면 돌아갈 수 있으려나... 여기 너무 위험하고 얼른 슈슈랑 돌아가고 싶은데..
 
슈테른:... 그런 걸까요?
 
시아록:생각해본 거 뿐이고 나도 잘 모르겠지만...
 
슈테른:으음... 중요한 정보인 것 같기는 한데, 일단 다른 것도 조사해보는 게 좋겠어요.
이것만 가지고는 확신이 서지 않네요.
 
시아록:응, 그러자. 이제 책장 볼까..?
 
슈테른:좋아요. (책장 쪽으로 다가간다.)
 
책장에는 빽빽하게 낡은 책들이 꽂혀 있습니다.
 
흐음... 시아록, 자료조사 판정.
 
시아록:
자료조사
기준치: 50/25/10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으음.. 책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네..
 
당신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기이한 신에 대한 서적들이 가득합니다.
 
판독할 수 있는 글자들은 거의 없네요. 조금 더 읽어보면 차원(시공간)을 관장하는 신이란 걸 알게 됩니다.
 
그 신의 권능을 탐하며 숭배하는 이들의 삽화가 보입니다.
 
슈테른:... 괴이한 책들이네요.
슈뢰데몬드 씨의 책이겠죠? 이것들.
 
시아록:그렇겠지?
이 신을 숭배했나..?
뭐였던 걸까, 정말.. (괜히 책장에서 책들을 꺼내 뒤적거린다.)
 
책장을 뒤적이다 보면, 어떤 쪽지 하나가 떨어집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책의 특정 페이지의 필사본인 듯 합니다.
 
눈에 띄는 부분을 흝어보면...
 
[……■■ ■■■는 차원을 여행하여 어떤 시간과 공간으로든 갈 수 있습니다. ■■ ■■■는 자신이 모든 시간과 공간에 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열쇠이자 문인 분’이라고도 불립니다……]
 
시아록:? 신에 대한 얘기인가..?
 
슈테른:그런가 봐요... ...이런 신은 이름도 들어본 적 없지만요.
어쨌거나 슈뢰데몬드 씨는 이 자를 숭배했던 것 같아요.
그런 게 아니라면 이런 책들로 책장이 도배되어있을 리가 없죠.
 
콰르릉, 다시 번개가 칩니다.
 
시아록:(느닷없는 천둥번개에 깜짝 놀랐다.)
 
날씨가 충격적인 정보를 마주한 여러분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군요.
 
슈테른:... ...
시아록, 이만 나갈까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사실, 슈뢰데몬드 씨를 마주할 용기가 생기지 않는데...
그래도 가야만 하겠죠.
 
시아록:음... 그렇지... 나도 가기 싫지만,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순 없으니까...
아까 3층이라고 했었지?
 
슈테른:맞아요. 분명 3층에...
그럼 가요, 슈뢰데몬드 씨의 방으로.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간다.)
 
시아록:그래. ( 네 손을 잡고 3층으로 향한다.)
 
2층 복도를 따라 걷다 보면...
 
발치에 카드가 한 장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번에는 뒷면이네요.
 
피에 온통 젖어 있군요.
 
 
시아록:오... (집기도 싫은 카드다.) 3층, 코르넬리아의 방..
 
슈테른:... ...
 
콰르릉, 다시 번개가 칩니다.
 
그와 동시에 슈테른이 흠칫, 뒤로 물러납니다.
 
... 그가 천둥을 무서워했던가요?
 
시아록:왜 그래? (놀란 너에 덩달아 놀라며)
 
슈테른:... 아니에요, 아무것도...
 
그렇게 말하는 그는 명백하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시아록, 심리학 판정.
 
시아록: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어째선지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또 혼자서 무슨 생각 중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다만 조용히 자신의 발 밑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촛대를 들어올리면, 슈테른의 그림자는 길게 늘어진 채로 자리합니다.
 
있는걸요, 그림자.
 
안도하는 것도 잠시…… 행운인지, 불행인지, 다시 번개가 칩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한 빛. 어떤 비밀이라도 용납하지 못할 빛이 비추자, 슈테른의 그림자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이윽고 복도 저편의 그늘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슈테른:... ...
보셨어요?
 
시아록:(그림자가 사라진 걸 보았다. 깜짝 놀란 눈으로 슈슈를 바라본다.) ......... 봤어.
(어떤 말을 해줘야할지 몰라서 잠시 어물거리다 겨우 말을 정리했다.) ......혼자 있지 않으면 괜찮다고 했어. 그러니까... 같이 다니자.
 
슈테른:......
저랑 같이 있다가... 시아록도 위험해지는 건 아니겠죠?
 
시아록:혼자 있는 게 더 위험하다고 했으니까... 괜찮아.
 
슈테른:너무, 무서워요, 저는, 그냥... 하아. (숨이 찰 만큼 연달아 이어지지 않는 단어를 내뱉는다.)
같이 다닌다면, 그러면... 괜찮을까요?
 
시아록:그럼, 괜찮아. 계속 본 쪽지에서도 혼자 다니지 말란 말이 많았잖아. (긴장한 너의 등을 토닥이며 쓰다듬었다.) 계속 같이 있을 테니까...
 
당신이 위로해 주자, 그의 등의 떨림이 멎어듭니다.
 
복잡한 생각과 함께, 자꾸만 아까 본 책의 구절이 떠오릅니다.
 
[차라리 잔인하게 살해당하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저택의 사람들을 끔찍한 죽음으로 몰아넣어간 괴물이...
 
슈테른을, 그리고 어쩌면 당신마저... 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원 이성 판정.
 
슈테른: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시아록: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시아록, 이성 2 감소.
 
슈테른, 이성 2 감소.
 
슈테른:... 시아록.
저 손 좀... 잡아주실래요?
더 단단히요.
손을 놓으면, 그림자에 먹혀 사라질 것만 같아서... ...
 
시아록:그래. (곧장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손을 단단히 꽉 잡았다.)
손 절대 안 놓을 테니까. 같이 돌아가자.
(너를 달래듯 얘기했다.)
 
슈테른:(세차게 끄덕인다. 어쩌면 맹목적일 만큼.) ...돌아가요. 같이.
 
그 말을 끝으로, 여러분은 3층으로 가던 걸음을 계속합니다.
 
저택의 3층은 다른 층보다 압도적으로 어둡고, 촛불이 있더라도 간신히 코앞만 밝힐 정도입니다.
 
어째서 이렇게 어두운 걸까요? 마치 불온한 기운이 가득 몰려있는 것처럼요.
 
아니, 여기가 3층은 맞는 걸까요.
 
시아록, 듣기 판정.
 
시아록: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완전한 어둠 속을 걷고 있습니다. 의지할 수 있는 건 맞잡은 서로의 손 뿐입니다.
 
슈테른:많이 어둡네요, 여기는.
마치 저택이 아닌 것 같아요.
 
시아록:그러게.. 너무 어둡네. 초로 비춰도 잘 안 보여..
 
슈테른:이상한 곳이에요. 심연 속을 걷는 기분이네요...
 
그렇게 말하는 슈테른의 목소리 또한 잘 퍼져나가지 않고, 그저 무겁게 아래로 떨어집니다
 
시아록:뭔가 ... 잘 보이기만 하면 좋겠는데.. 아니면 뭔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슈테른:으음...
저택의 다른 공간을 걸을 때는, 그래도 빛이 어둠을 밝혀 준다는... 빛이 어둠을 밀어내 준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 공간은, 마치... 어둠이 빛을 잡아먹고 있는 것만 같아요.
 
시아록:(네 말을 듣고보니 그런 거 같아 고개를 끄덕인다.)
음.. 어쩌지. 계속 나아가도 괜찮을까.
 
슈테른:그러게요... ...아, 저기...
뭔가 보이는데...
 
슈테른이 가리킨 끝에, 덩그러니 문 하나만이 있습니다.
 
문패가 있네요. 코르넬리아 슈뢰데몬드.
 
시아록:아, 문이다. (문패를 읽고는) 다행히 제대로 오긴 온거네.
 
슈테른:뭐가 뭔지 제대로 구별은 안 갔지만요...
 
시아록:그러게. 일단 들어가봐야겠지?
 
슈테른:들어가봐요, 그러면... (천천히 문을 연다.)
 
당신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은 온통 [새하얀 공간]입니다. 한가운데에 기이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고, 마법진 바깥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이 보입니다.
 
슈테른의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슈뢰데몬드 씨."
 
그의 말이 맞습니다. 아무래도, 죽은 것 같아요…….
 
전원 이성 판정.
 
시아록: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슈테른: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슈테른, 이성 1 감소.
 
시아록:......마법진.... 저 사람이 서재의 책 주인인가봐.... (죽은 이를 보고 역시 기분은 좋지 않아 인상을 썼다.)
 
슈테른:... 그렇겠죠. 대체 뭘 하고 있던 걸까요?
그것보다, 왜 죽은 거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시체에게 다가간다.)
 
코르넬리아 슈뢰데몬드의 시체에는 가슴에 날카로운 발톱 자국이 있습니다.
 
과다출혈로 죽은 것 같아요. 주먹을 꽉 쥐고 있습니다.
 
시아록:(여전히 인상을 쓴 채로 너와 함께 시체를 보며) 주먹에 뭔가 쥐고 있나...?
 
슈테른:아... (슈뢰데몬드의 주먹을 억지로 펴 본다.)
 
주먹을 펴보면 구겨진 성냥갑이 나옵니다.
 
그런데 시체를 보고 있으면...
 
시아록:성냥?
 
시아록, 관찰력 판정.
 
시아록:
관찰력
기준치: 90/45/18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코르넬리아의 몸 밑에 노트가 한 권 깔려 있습니다.
 
시아록:(노트를 발견하고 슬쩍 꺼내들었다.)
 
노트는 코르넬리아의 피에 젖어, 읽기 어렵네요. 그나마 알 수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미 (GM):흐름 끊어서 죄송합니다! 브금 잠시만 바꿀게요
 
하늘:네!
 
「사냥개는 120도 이하의 모서리에서 등장하며, 그림자에 은신하고, 강한 빛에 약하다.
 
만일 번개와도 같은 강한 빛을 만들 수 있다면 그림자로 변한 사냥개를 강제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근처의 모서리로 도망치기 전에, 모든 모서리가 ‘둔각’인 차원에 가둔다면 그 개는 영원히 감옥에 갇힌 꼴이 되겠지.
 
둘 이상이 가까이 붙어 있다면, 섞인 그림자의 각도가 120도를 초과하기에 사냥개는 그림자 속에서 나올 수 없다. 이건 도움이 되는 정보야.
 
■■ ■■■께서 주신 권능의 힘을 목걸이에 담아두겠다. 이것만 있다면, 모든 시공간으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모든 시공간에서 제물을 끌어올 수 있다.
 
나는 신이 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 방해물들은 모두 치워버리겠어.」
 
슈테른:... 뭔가 있어요? (노트가 궁금한 듯, 당신이 바라보고 있는 걸 들여다보았다.)
 
시아록:응, 여기... 그림자 개? 괴물?에 대한 얘기가 있어. (네게 보여준다.)
같이 있는 게 정답이긴 했네. (너를 안심시키고 싶은 듯 작게 미소지었다.)
 
슈테른:(노트를 천천히 읽어보다가 손뼉을 짝, 친다.) 그래서 혼자 있지 말라고 한 거였구나.
...다행이네요, 둘 다 떨어지지 않아서.
 
시아록:그러게. 그리고 여기 보면.. 우린 아마도 저 사람이 끌어들인 제물이었나봐.
돌아가려면 여기 적힌 권능의 힘?이 담긴 목걸이가 필요하겠지?
근데 이 사람 성냥갑은 왜 들고 있었지? 번개같은 빛이 필요한 거지, 작은 불 같은 건 소용없잖아...
 
슈테른:...!! 목걸이...
시공간을 넘나드는 힘... 아, 그래서...
... 제물이란 게 이런 거였군요. 그녀는... 죽어 마땅한 악인이었네요.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로, 코르넬리아의 목 쪽을 확인한다.)
 
코르넬리아의 목에, 목걸이가 있습니다. 동그란 보석이 오색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네요
 
시아록:아, 목걸이다. (네가 확인한 걸 보고, 꺼내들었다.)
 
목걸이를 풀어 손에 쥐자 빛이 조금 더 커집니다.
 
시아록:빛이...?
 
슈테른:... 이걸 이용하면 돌아갈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면 괴물은...
 
시아록:음... 괴물...
다른 것도 좀 더 살펴볼까?
여기 그려진 마법진 같은 거..? 잘은 모르겠지만..
 
슈테른:좋아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시아록:(네 손을 여전히 잡은 채로 마법진으로 향한다.)
 
마법진을 들여다보면, ... 이걸 마법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평면이 아닌 입체적인 형태입니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기이한 모양이에요. 이 마법진을 이루는 모든 모서리의 각도는 120도를 초과한 둔각입니다.
 
모든 구석이 빠짐없이요.
 
또한 눈을 깜박일 때마다 마법진은 형태를 바꾸어갑니다. 마치…… 감옥 같아요.
 
시아록:마법진, 이상하게 생겼네...
그 노트에 적혀있던 120도 초과한 각인 거 보니까...
그 괴물을 잡아둘 수 있는 걸까?
 
슈테른:그 사냥개를 불러낼 만한 큰 빛만 있다면, 될 지도 모르겠어요.
큰 빛이라...
 
시아록:성냥을 갖고 있었던 거 보니까... 뭔가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큰 불인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당신은 방에서 무언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이 냄새는... 시아록, 교육 판정.
 
시아록: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뭐지? (코 끝으로 킁킁 거린다.) 슈슈, 이상한 냄새 안나?
 
슈테른:어, 그런가요...? (당신의 말에 열심히 냄새를 맡아본다.)
교육
기준치: 63/31/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 알겠어요! 이거, 등유 냄새에요!
 
그렇게 말하는 그의 말에 바닥을 발로 쓸어보면, 미끌미끌합니다.
 
시아록:아, 기름 냄새구나...
바닥도 미끄럽네..
 
아마 코르넬리아는 마법진 근처에 기름을 뿌려 불을 붙일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아록:불이라도 낼 생각이었나보네...
 
슈테른:... 성냥으로, 불을...
 
시아록:위험하긴 한데... 한 번 시도해볼까?
 
슈테른:코르넬리아가 하려던 것 말인가요?
... 사냥개를 가두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을 것 같아요.
 
시아록:그렇지? 그 사냥개를 가두면 우리는 원래 있던 곳으로 이 목걸이 사용해서 돌아가자.
 
슈테른:...좋아요.
한 번 해보는 게 좋겠어요. 저택을 이렇게 이상하게 만든 장본인이 죽은 이상,
이 저택도 더 이상 정상적인 형태로는 남지 못할 테니까요.
 
시아록:그렇지. 어차피 저택엔 우리밖에 없는 거 같고....
불은 내가 붙일게. 마음의 준비는 됐어?
 
슈테른:...네, 괜찮아요. 그럼...
 
성냥에 불을 붙이는 건, 이 저택에서 시도한 것 중 가장 쉬운 일일 겁니다.
 
슈테른의 손을 놓아야 했지만요. 얼마나 필사적으로 잡고 있었던지 둘의 손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습니다.
 
시아록:슈슈, 떨어지면 안 돼?
내 옷이나 손목잡고 있어도 괜찮으니까.
 
슈테른:사냥개는 제 그림자에 갇혀 있으니까...
괴물을 가두려면 제가 마법진 안에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사냥개가 갇히는 걸 확인하자마자 시아록에게 뛰어갈게요. 그 때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시아록:저 코넬리아도 마법진 밖에 있었는데...?
 
슈테른:코르넬리아는... 아마 가두려는 시도조차 못 하고 그대로 죽은 것 같아요.
 
시아록:그런가..?
으음... (여전히 고민되는 듯하다)
 
슈테른:기껏 불을 질렀는데 사냥개가 갇히지 않으면 큰일이잖아요.
...아니면 그림자만 마법진 안에 걸치도록 서 있을까요? 어떻게든 손은 놓지 않게요.
 
시아록:응.. 아니면 내가 가까이 있는 것도 방법이지.
 
슈테른:어쨌거나 시아록은 마법진 밖에서 불을 붙여야 하니까요.
(당신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준다.) 불을 붙이면 적어도 사냥개로부터는 안전해질 테고요.
 
시아록:응... 그렇지..(네가 걸어주는 목걸이에) 목걸이 내가 갖고 있어?
 
슈테른:네. 사냥개가 갇히면 목걸이의 힘을 써서 돌아가요.
 
시아록:응.. 좋아. 같이 돌아가자.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나 준비됐어. 슈슈는?
 
슈테른:... 저도요.
 
그렇게 말하는 슈테른의 눈에는 두려움이 한꺼풀 걷혀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도요.
 
슈테른:그럼 불을 붙여요, 시아록.
 
시아록:그래... (크게 숨을 내쉬고는 성냥에 불을 붙이고 기름이 뿌려진 곳으로 던졌다.)
 
책미 (GM):BGM 잠시만 바꿀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h1pJBSImnD4&t=43s
 
거의 번개와도 같은, 섬광처럼 강한 불꽃이 기름을 도화선 삼아 일어납니다.
 
새하얀 방도, 오색의 보석도 한순간 빛을 잃는 듯합니다. 너무나도 눈이 부셔 당신은 그만 눈을 감아버립니다.
 
빛 속에서 짐승의 커다란 울부짖음이 들립니다. 아, 눈을 떠야만 해요.
 
찌르는 듯한 빛에 눈물이 나는 것도 감수하며, 눈을 떠 앞을 보면……
 
칼날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이글거리는 눈, 박동하는 푸른 피부를 가진 이계의 공포.
 
틴달로스의 사냥개가 슈테른의 그림자에서 튀어나옵니다.
 
거친 불꽃에 가려져,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요. 목걸이 탓인지, 어째서인가 두려움이 덜합니다.
 
시아록, 이성 판정.
 
시아록: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성 2 감소.
 
사냥개는 빛나는, 둔각의 마법진 안쪽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합니다. 그림자를 잃은 슈테른이 비틀거리면서도 마법진을 빠져나옵니다.
 
시아록:(마법진에서 빠져나온 너에게 다가가 잡아당긴다.)
 
"시아록!" 그가 당신의 손을 붙잡습니다.
 
당신의 목걸이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옵니다. 돌아가야 할 장소가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이제 손을 뻗어,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을 강하게 붙잡으세요.
 
시아록:(네 손을 꽉 붙잡아 당겨 안았다.)
 
서로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지독한 불길이 휩쓸고,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빛이 강하더라도요. 당신은 놓지 않을 거예요.
 
“이제... 돌아가요.” 여러분은 빛에 감싸여, 눈을 감습니다.
 
-
 
눈을 뜨면 그곳은 비가 내리는 공터입니다.
 
택도, 전시회장도 어디에도 없네요.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여러분을 반기고, 시아록과 슈테른은 지극히 평범한 옷을 입고 있습니다.
 
꿈이라도 꾼 걸까요. 단단히 붙든 손등 위에도 비가 떨어집니다.
 
당신의 목걸이는 여전하지만, 보석은 빛을 잃고 금이 간 상태입니다.
 
바닥에, 양면 카드 한 장이 떨어져 있습니다.
 
 
당신은 카드를 뒤집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요.
 
 
카드를 읽고 있으면, 팡, 머리 위로 우산이 펼쳐집니다.
 
슈테른이 우산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아록:아..
 
슈테른:누구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쪽에 놓여있더라고요.
 
시아록:(네가 펼친 우산을 보고 살짝 놀랐다.)
그렇구나..
 
슈테른:... 이건 저택의 사람들이 주는 선물일까요?
 
시아록:그럴까나..
우산으로 퉁치기엔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지만...
 
슈테른:저희가, ... 바꾼 거네요.
이 저택의 미래를요.
 
시아록:그러게...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슈테른:그래서 전시회장도 전부 사라져버린 모양이에요. 더 이상 미제 사건이 아니니까.
다행이에요. 모든 게 좋게 끝나서...
 
시아록:우리 전에도 전시회장에 초대 받아 간 사람들이 있었겠지..?
 
슈테른:... 그렇지 않았을까요.
이벤트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지만, 시공간을 비틀어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었겠죠.
더 이상은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겠죠. 정말... 다행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슈테른이 당신에게 우산을 기울입니다. 콰르릉, 번개가 칩니다.
 
창백하고 푸른 빛. 어떤 비밀이라도 용납하지 못할……
 
그리고 시아록은 똑똑히 봅니다. 우산을 쓴 두 개의 그림자를요.
 
흔들리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두 개의 그림자는 나란하게 붙어 있습니다.
 
슈테른:영영 잃어버린 줄만 알았어요.
 
시아록:걱정 많이 했지. 슈슈, 고생했어.
(네 머리를 살짝 토닥였다.)
 
슈테른: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에요.
옆에서 계속 불안한 소리만 했는데... 계속 곁에 계셔주셔서 나올 수 있었어요.
 
시아록:아니야, 그런 상황이면 불안할만 했는걸! 나도 혼자 있었으면 못 나왔을 거야.
 
슈테른:(안도한 표정으로 미소짓는다.) 감사해요, 그렇게 말해주셔서.
같이 돌아올 수 있어서 기뻐요.
 
슈테른은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봅니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지금만큼은 부드러운 음악처럼 들립니다.
 
슈테른:으음... 일단 날씨가 험하니 어디에라도 들어가서 얘기할까요?
 
시아록:그럴까? 비도 오니까 따뜻한 거 마시면 좋겠네.
 
슈테른:맞아요, 모처럼 나왔으니까...
아, 저기 카페가 있는데, 들어갈까요?
 
시아록:응, 좋아! (고개를 끄덕이고는 너와 함께 카페로 향한다.)
 
당신은 걸음을 옮깁니다. 슈테른도, 같이요.
 
작은 우산 하나에 숨어 어깨를 맞대고……
 
ED2. 함께 걸어가는 그림자
 
보상 : 이성 회복 1d5+3 / 저택 유령들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