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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영&강이내] 리버사이드 러너

퍄퍙책미 2024. 1. 11. 04:41

KPC 변선영     PC 강이내

날짜 2023.12.12 ~ 2024.01.02

플레이타임 총 13시간

원문 시나리오 링크     https://chitochito.tistory.com/28

 

 

 

※아래 내용은 플레이로그입니다. 시나리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므로 열람에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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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카
 
w. Chito
 
2
 
 
구분선
 
모양
 
구분선
 
여름의 입구.
 
정신없던 중간고사도 어느새 끝이 났습니다.
 
학생들의 입에서는 온통 다가올 여름 축제나 부 활동에 관한 얘기뿐이라
 
이제 여름이라는 실감이 나죠.
 
막 짧아진 교복 소매가 한결 가볍습니다.
 
그나저나, 드디어 점심시간입니다!
 
당신은 밥을 먹으러 달려가고 있습니다.
 
강이내:(우다다다다다) (2학년 달리기 38 등 자존심이 있지 급식실에 늦게 도착할 수 없습니다)
 
무려 38등이나 한 몸! 다른 이들에게 질 수 없죠.
 
재빨리 달려나가면 부드러운 여름 바람이 느껴지고 멀리서 함성이 오고 갑니다.
 
곳곳에 도시락이나 매점에서 사 온 빵 등을 펼쳐놓고 함께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보이네요.
 
그러다 구석의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조용하고 외진 곳입니다.
 
그 순간.
 
쨍그랑!
 
어라? 곁에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파편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그러고 보니 어딘가의 복도 창문에 금이 가 위험하니
 
수리할 때까지 주의하라고 했던가요.
 
하지만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강이내:으아! 깜짝아~ (유리가 깨지는 소리에 퍼뜩 놀라 급하게 멈춥니다. 깨진 창이 어디있는지 빠르게 찾고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도 확인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창 너머 사람과 눈이 마주칩니다.
 
같은 반 학생인 서민우입니다.
 
옆에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민우의 여자친구였던 것 같은데…
 
진지한 얼굴입니다. 싸우는 걸까?
 
강이내:(자신이 깨지 않았다는 걸 말해줄 증인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둘에게 다가가다가 묘한 분위기에 귀만 쫑긋거립니다) 저기~ ....(싸우나...?)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으니까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창문 너머로 귀를 댑니다.
 
여자친구: 넌 진짜 개자식이야…
 
서민우: 아니, 내 말좀 들어 보라니까!
 
여자친구: 웃기네.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간다.
 
서민우: 야!
 
강이내:(헉....! 대박사건)
(일단 여자친구가 나오는 거 같으면 창 밑으로 몸을 숨겨요)
 
이거 정말 내가 들어도 되는 이야기?!??!
 
곁의 그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자,
 
서민우는 황급히 그를 붙잡으려 합니다.
 
그러나 멈칫, 깨진 창문에 눈길을 돌리고,
 
잠시 창문 건너편을 바라보고,
 
깨진 창문을 한 번 더 보더니…
 
서민우: 죄, 죄송해요!
지금 급해서 가볼게요! 어쨌든 인생에서 한 번은 달려야 할 때가 있으니까!!!
 
같은 소리를 하며 튀어 나갑니다.
 
갑자기 웬 존댓말이람?
 
잠시 자리에 서 있으면,
 
당신은 곧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강이내:.....? ?
 
창문에 비치는 얼굴이 있습니다.
 
변선영:거기 누구야?
 
하고 모습을 드러낸 건 하필…
 
운 나쁘게도 신임 교사인 선영입니다.
 
강이내:................ 헉........ (들키면 이건 잔소리 빼박이다 싶어서 잔뜩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아직 친하지 않은 선생님이다보니 애교;도 통하지 않을 거 같고 제발 절 못봐주세요 하며 속으로 빌고 있어요)
 
그러나 간절한 바람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가까이 다가오던 선생님의 발이 멈추는 것은 정확히 당신 앞입니다!
 
변선영:여기서 무슨 소리가... 아, 창문이 깨졌구나! 어디 다친 데는 없어?
 
강이내:............ (잔소리를 기대하다 먼저 들려오는 걱정에 눈 끔벅입니다) 아, 아... 아 네! 괜찮아요~ 하하, .... ... (깨진 창문쪽으로 시선 가)
(슬금슬금 뒤로 가는 발걸음) 근데~ 이거 제가 깬건 아니에요 선생님(ㅎㅎ)
 
변선영:(지나치게 괜찮은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살핀다) ...그래, 다행이네. 여기 떨어진 건 선생님이 치울게.
다행이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하면 안 되지. 아까 밖에 서 있던 애들이랑 얘기하는 거 다 들었어.
괜찮아, 혼내진 않을게. 그냥 벌을 좀 주는 것 뿐이야. (그렇게 말하며 창고 한켠에 놓인 포대와 빗자루를 들고 온다)
 
강이내:(천사 선생님이라 다행이다~ 생각하다 어쩐지 이상해지는 분위기에 당황한 기색입니다) 아, 아니에요! 진짜 제가 한 거 아닌데?! 저도 그냥 지나가다가....~~ (어쩐지 안 믿어줄 거 같아!)
 
당신이 열변을 토해도, 선생님의 두 눈에 담긴 의심은 걷히질 않습니다.
 
무슨 변명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팔짱을 낀 선영은 한숨을 푹 쉬고 얘기합니다.
 
변선영:앞으로 일주일 동안 수영장 청소야. 수업 끝나고 교무실로 와.
 
강이내:(뭉크의 절규 표정) 선~ 생~ 님~~~~ 진짜 저 아닌데~ 1주일이라 수영장 청소라니요~ (징징거리며 청소하는 선영이 옆에서 알짱거립니다)
(서우민때문에 내 완벽한 방과후 계획이 이렇게 산산조각 나는 구나 생각해요...)
 
변선영:...알겠어. 봐줄게. 딱 4일만 해. (의심하는 것과 별개로, 태도는 물렁하기만 하다...) 대신 빼먹지 않고 잘 와야 해.
그래도 마을 축제날에까지 청소를 시킬 순 없지. 이따 보자.
 
그리고 유리를 다 쓸어담은 선생님은 훌쩍 떠나 버립니다...
 
강이내:(4일로 줄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아직도 누명을 썼다는 생각에 부루퉁합니다. 서우민 대신 청소를 하게됐으니 매점에서 간식이라도 뜯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뒤늦게 점심시간이 꽤 흘렀다는 걸 알고 다시 급식실로 향합니다)
 
내 피같은 방과후 시간! 피같은 점심 시간!
 
정말 서민우 저 자식 때문에 이게 무슨 봉변인가요!
 
당신은 가슴을 팡팡 치면서 밥을 먹으러 갑니다.
 
...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날 급식은 아주 맛있었습니다.
 
구분선
 
모양
 
구분선
 
으아아 감사합니다 (GM):BGM: https://youtu.be/zb_QVyh1NrA?si=AgSHIzEf50Rg0rCR
 
오후에는 선영이 담당하는 수업이 있습니다.
 
정보 시간입니다.
 
교편을 든 선영을 보자 점심에 있었던 황당한 사건이 떠오릅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청소까지 떠맡게 되다니...
 
저쪽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민우와 눈이 마주치면
 
그는 뜨끔한 듯 미안! 제스처를 취하곤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양심이 있긴 한가 보죠!
 
눈치를 딱 보니 핸드폰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와 아직 화해를 못 했나…
 
강이내:(으이구 선생님한테 걸려라! 속으로 욕해주고)
(선영과는 낮의 일 때문에 어쩐지 불편합니다. 혼자 불편한 거 겠지만 묘하게 뚱한 표정으로 수업을 듣고 있어요)
 
저도 모르게 볼이 빵빵하게 부푼 채로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으면
 
옆자리에서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 마침 선생님에 대해 얘기하고 있군요.
 
강이내:(쫑긋..?)
 
슬쩍 엿들으려면  듣기 판정합니다.
 
강이내: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감. 감사합니닼ㅋㅋㅋ (GM):
(To GM)rolling 1d3
 
(
2
 
)
 
 
=
2
 
귀를 쫑긋 세워 집중하다 보면 언뜻언뜻 말소리가 들립니다.
 
강이내:(헉.........!)
(못참고 쪽지 보냅니다) [진짜 학력위조?!]
 
친구: [진짜면 대박일 듯]
[근데 어차피 중요 과목도 아니고 정보쌤인데 뭔 상관임]
 
친구는 누구의 눈에도 걸리지 않을 속도로 쪽지를 전해 줍니다.
 
강이내:(상관이 없나...? 없을 거 같기도...) (단순)
 
물론, 저쪽에 앉은 서민우는 그렇지 않죠.
 
변선영:서민우, 핸드폰 이리 내.
 
학생들의 작은 웃음소리가 터집니다.
 
결국 걸린 모양이네요. 꼴좋다!
 
강이내:(샘통이다~)
 
서민우: 선생님, 진짜 한 번만…
 
변선영:안 돼. 누구랑 그렇게 메시지를 열심히 해?
수업 끝나고 돌려줄게.
 
서민우: 어, 엄마요! 엄청 급한 일이었단 말이에요. 아, 선생님! 아!
 
또다시 학생들의 웃음소리.
 
그때, 누군가가 짓궂게 묻습니다.
 
교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일변해
 
강이내:(분위기에 편승해 같이 거들어요) 선생님~~ 애인 해주세요~
 
변선영:애인? 없는데... (조금 울적해진 눈치다;)
...아, 이게 아니지! 수업 하자. 우리 진도 나가야 돼.
 
강이내:(우우~)
 
선생님은 교탁을 두드리며 다시금 집중을 끌어모으고, 수업을 재개합니다.
 
주변에 야유하는 반응이 가득하지만 꿋꿋합니다.
 
선생님을 더 비뚜름해진 시선으로 보면... 강이내, 관찰력 판정.
 
강이내:
관찰력
기준치: 45/22/9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형광등 불빛에 선영의 별 모양 머리핀이 반짝, 빛납니다. 눈부셔!
 
강이내:(선생님의 취향인가? 의외?라고 생각합니다)
 
왠지 침울한 분위기의 선생님이랑은 안 맞는데요?
 
딴생각을 하며, 설렁설렁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강이내:(보기와 다르게 귀여운 걸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조카의 선물...?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정말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
 
부 활동이 있는 학생들은 각각의 부실로,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귀가 준비에 한창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선영에게 명령받은 수영장 청소가 있었죠.
 
정말 해야 할까…?
 
……슬쩍 도주를 시도해 볼까요?
 
강이내:(맞아)
(까먹으셨을 거야)
(어쩐지 그럴 거 같아)..... .....(짐을 챙겨서 조용히 교문으로 향합니다. 만약 걸린다? 혼나는 건 내일의 나인걸요)
 
가방을 들고 슬금슬금 교문으로 나가면...
 
바로 앞에 중앙 현관...!
 
까지 가기도 전에,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변선영:하루도 안 하고 도망치려고?
 
강이내:(흠칫)
.................... 헤헤...~ 아니에요~ 도망이라뇨...~ 바로 수영장으로 가려고 했죠! (책가방 다챙겨 나왔지만 일단 거짓말을 시도합니다)
 
변선영:(미심쩍은 눈길로 바라본다......)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강이내:(초롱)
 
변선영:그래. 그럼 힘내서 가자. (역시 신입이긴 한 모양인지, 다소 뻔한 거짓말에도 속는다)
 
그리고 수영장으로 질질질 끌려갑니다.
 
강이내:네에........,,,,,,,,,,,,(으아아앙)
(이렇게 된 거 플랜 2, 대충 빨리 끝내고 도망갈 예정입니다)
 
과연 당신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학교 수영장은 강당 건물의 옥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강당은 2층 건물로,
 
안에서 계단을 타고 위로 향합니다.
 
반년 넘게 사용되지 않아 먼지가 쌓인 자물쇠를 가볍게 털어내고 문을 엽니다.
 
철문이 움직이는 묵직한 소리.
 
탁 트인 하늘과 옥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와 오늘 주운 좋네요 (GM):BGM: https://youtu.be/Lz6z_hUmM4w?si=JP28WpaES0IwBEJ9
 
수영장은 적당히 넓은 크기입니다.
 
한가운데에 풀, 안쪽으로는 탈의실 건물과 작은 휴게실,
 
구석에는 비트판 무더기가 비닐 커버로 덮여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나 수업을 한 뒤로 방치되었는지 먼지가 잔뜩 굴러다니네요.
 
그때 그렇게 바닥이 깨끗했던 건, 누군가의 노고가 있어서였겠군요...
 
이렇게 알고 싶진 않았는데요.
 
강이내:....(당연하게도 이걸 내가 다 청소해야하는 건 아니겠지 생각해요) 선생님~ 전 어디 청소하면 될까요? (비트판만 좀 정리하면 되려나..~?)
 
변선영:어, 풀장만 청소하면 돼.
 
풀은 5개의 라인이 들어가는 25M 길이로, 지금은 물이 빠져있습니다.
 
강이내:....?
 
텁텁한 냄새가 납니다.
 
강이내:네?
제가 저길 다요...?
 
변선영:오늘은 먼지만 좀 걷어내고, 내일이랑 내일 모레는 반씩 나눠서 물걸레질을 하자.
목요일에는 축제가 있으니 쉬고, 마지막 날에 물청소만 하면 끝이겠다.
청소 도구는 저기 있어. 선생님도 같이 할 거니까 금방 끝날 거야.
 
강이내:(단호해.)
(그럼 이제 플랜 3입니다.) 선생님~~ 이걸 어떻게 둘이서 다 치워요. 이거 적어도 3명은 더 있어야 끝낼 수 있다니까요? 민우는 어때요? 아까 폰 뺏겼잖아요~
 
변선영:어차피 내일 걸레로 한 번 더 닦을 거니까 대충만 해도 돼. (여상한 표정으로 보아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닌 것 같다)
민우? 잠시만, 연락해 볼게. (별 기대는 없는 표정으로, 설렁설렁 휴대폰을 꺼낸다)
 
신호음이 몇 번 가지만, 받을 리가 없죠!
 
답이 오는 건 당신의 휴대폰입니다.
 
강이내:...? (휴대폰 확인해봅니다)
 
그런 무책임한 통보입니다...
 
강이내:........이자식... (중얼)
(더 이상 도망칠 방법도 없어 보이니 느리적거리며 청소도구를 가져옵니다)
저 학원 가야해서 6시 전에 끝내주셔야 해요...(반쯤 거짓말)
 
변선영:(팔길이만한 솔이 달린 대형 빗자루를 꺼내 먼지를 쓱쓱 모은다) 걱정 마. 지금 시간이... 4시 반이니까 5시에는 끝날 걸.
(질끈 묶은 머리카락을 파고드는 여름의 햇빛을 본다) 끝나면 시원한 거라도 사 줄까 했는데 급하면 일찍 보내줘야지.
 
강이내:(휴) (빗자루를 들어 쓱쓱 쓸어내다 대뜸) 아뇨! 다섯시에 끝나면 시간 충분해요! (맛.있.는.거)
선생님 학교 앞에 빙수가게 새로 생긴데 가보셨어요? 완전 맛있다고 하던데~ (ㅎ)
 
변선영:아니. 그런 곳도 있구나. 뭐 먹고 싶은 메뉴라도 있어? (빗자루도 멈추고 생각하다가, 괜찮겠다 싶었는지 끄덕인다) 대신 하루만이야.
 
그리고 말없이 청소에 집중합니다.
 
정말 한 마디도 벙긋 안 하시네요.
 
왠지 한동안 어색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강이내:(빙수를 사준다는 말에 청소하는 움직임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비질을 하다가 답답했던지 입을 열어요) 선생님 근데 수영부 담당이세요? (왜 선영이 청소를 맡아서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입니다)
 
변선영:그건 아닌데, 선생님끼리 서로 담당하라고 떠넘기길래 그냥 내가 한다고 했어.
혼자 해도 되긴 하는데... 사실 물을 좀 무서워하거든.
그래서 도와줄 학생이 생겼으니 다행이다 싶네. (자의는 아니었지만.)
 
강이내:(물을 싫어하는데 수영장 청소라니...!) .......선생님 .... 따돌림당하고 그런 건 아니시죠? (빤)
 
변선영:......음, 그런 거 아냐. 걱정 안 해도 돼. (그렇게 말하니 오히려 더 걱정되는 분위기;)
번거로운 일은 그냥 내가 맡고 있어. 서로 눈치 보면서 업무가 밀리는 것도 싫고, 선생님들께 내가 폐를 끼치고 있기도 하고.
 
강이내:(슬그머니 느려진 청소하는 손) 선생님이 왜 폐를 끼쳐요...?
혹시... 정말... 학력위조?! (버릇없는 줄 모르고 면전에 그런 소리를 합니다)
 
변선영:(일단 사내 괴롭힘은 아닌지, 얼굴에 어두운 기색은 전혀 없다. 하지만 묘한 표정이다.) 궁금하면 내일 청소하러 오면 알려줄게.
학력 위조라니, 그런 건 또 어디서 주워들었어? (낮기만 하던 목소리가 황당함으로 북받처 올라간다)
 
강이내:(아차) 아아니, 아니에요. 하하... 선생님이 오신지 얼마 안 되어서 이런저런 소문이 도는 것 뿐이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머쓱)
(내일도 못도망가게 그런 조건을 거시는 구나 생각해요...씁)
근데 물은 왜 무서워하세요?
 
변선영:그, 그래. 그러고 보니 사회 선생님이랑 내가 뭐가 있다느니, 터무니없는 소문이 도는 것 같던데 정말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전해 줘. 내가 말하니까 아무도 안 믿더라. 사회 선생님께도 실례야 그거.
물? 왠지 대답하기 어려운 것만 물어보네. (바닥을 박박 닦으며) 음, 어릴 때 물에 빠졌었거든. 수영장에 오는 건 그 뒤로 지금이 처음이네.
 
강이내:정말요!? 어쩌다가요? 우와...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변선영:어릴 때라곤 해도 중학생 때 일이야. 몸은 컸으니까 큰일은 아니었지.
 
수다를 떨다 보면 시간은 금방 흘러갑니다.
 
약속대로 5시가 되자 함께 청소하던 선영이 빗자루를 가져갑니다.
 
결과는... 강이내, 근력 판정.
 
강이내: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뺀질거렸지만 은근 힘냈어요)
 
그래도 쓸고 닦은 보람이 있어, 굴러다니던 쓰레기는 없다시피하네요!
 
꽉 찬 쓰레기봉투를 묶는 선영의 머리핀이 여름의 높다란 햇빛에 반짝입니다.
 
그것에 잠시 시선을 두면 선영 또한 그것을 알아차리고 핀을 가볍게 쥡니다.
 
강이내:...?
오호...~ (장난기 가득한 미소)
 
변선영:선생님이랑 안 어울리지? 빌린 거거든.
별 사이는 아니었지만, 신세졌어.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잔잔히 웃습니다.
 
선생님이 아닌 변선영 개인의 얼굴.
 
누군지 모를 사람을 향한 이름 모를 감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강이내:.... ?(갸웃. 누구한테 빌렸는지, 혹시 사회쌤은 아닌지 물어보려다가 선영의 표정에 더 물어보지 못합니다)
 
혹시... 그렇고 그런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던 사회쌤?!
 
하지만 그렇다기엔, 사회쌤은 시커먼 남자입니다!
 
강이내:(시커먼 남자)
 
저렇게 화려한 핀을 달고 다니는 모습도 못 봤고요.
 
선물이라면 좀 더 무난한 악세서리를 주지 않았을까...
 
그것보다, 단순히 그런 거라기엔 표정이 너무 복잡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발밑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옵니다.
 
끼익 소리가 나는 걸 보니 선영이 문을 연 모양이네요.
 
변선영:급하다면서. 얼른 빙수 먹으러 가자.
 
강이내:(삔에 대한 오만가지 추리를 하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후다닥 달려갑니다) 선생님~ 딸기리얼초코치즈케이크빙수로 사주세요!
 
변선영:딸기... 뭐? 그게 뭐야? 메뉴 이름이야? 무슨 용어가 아니고?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아직 20대면서 늙은이 같은 발언)
 
강이내:진짜 제일~ 인기 있는 메뉴에요. 울 학교에서 그거 안 먹어본 사람은 선생님밖에 없을걸요!? (사악한 가격의 빙수라는 건 말해주지 않습니다)
 
변선영:음... (더듬더듬 받아적어 검색해 본다) 그냥 제일 비싼 걸 시키면 되는 거지? 알겠어. (외우긴 한 것 같지만, 방식은 조금 다르다...)
 
그렇게 또 하루가 저뭅니다.
 
...
 
정말 여고생이다... (GM):BGM: https://youtu.be/IrqD-iAA2tQ?si=--o1Ou_iOrVazuN0
 
구분선
 
모양
 
구분선
 
다음 날. 어제 청소의 여파인지 몸이 뻐근합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여름 감기가 유행이라던가…?
 
피로나 졸음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도 같아요.
 
날이 갑자기 더워지고 있으니 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 방과 후는 오고 청소 시간이 돌아옵니다.
 
자, 그럼... 오늘은 어떡하죠?
 
강이내:(어쩐지 몸이 뻐근하지만 어제 제일 비싼 빙수를 얻어먹었으니 선생님 혼자 청소하라고 도망치진 못합니다..)
(가방은 교실에 던져두고 바로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당신이 선생님을 찾아가면,
 
마침 복도에서 그에 대해 화두에 올리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강이내:(민우에게 뜯어낸 초코우유와 딸기우유를 들고 수영장으로 가다 복도에서 선영의 이름소리가 귀에 걸려 엿듣습니다)
 
서민우: (지갑 텅텅...)
 
그리곤 자기들끼리 꺄꺄거리며 사회쌤이 젠틀하다느니, 둘이 잘되면 슬플 것 같다느니 설레발을 칩니다.
 
강이내:(하루만에 그래도 많이 가까워졌는지 선영에 대한 뒷담화에 약간 언짢...) 뭐야~ 알지도 못하면서, 보기보다 괜찮은 분이신데.
 
뭐, 잘 모르고 하는 소리겠죠. 선영은 좀 이상할 정도로 말이 없고 살갑게 굴지도 않으니까요.
 
듣기 좋은 소리도 아니겠다, 이만 털어내고 수영장으로 향합니다.
 
강이내:(문 쾅 열고 수영장으로 입장! 합니다)
 
변선영:어서 와, 늦지 않고 잘 왔네. 수업 끝나고 피곤하진 않아?
얼른 끝내고 집에 가자. 선생님도 빨리 퇴근하고 싶네. (그리고 기지개를 쭉 편다)
 
강이내:완전 피곤해요~ (찡찡거리면서 딸기 우유와 초코 우유 불쑥 내밀어요) 자, 뭐 드실래요?
 
변선영:어, 어제 빙수에 대한 보답이야? (얼굴의 피곤함이 약간 달아난 얼굴) 난 아무거나 괜찮은데... 둘 중에 남는 걸로 줘.
 
강이내:으으으음~ (엄청 고르기 힘든 표정) 어제는 딸기 우유를 먹었으니까 오늘은 초코를 먹어야 하나...
(혼자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딸기1 초코2 1를 집어듭니다)
(남은 초코우유 건네며) 오늘도 열심히 청소하려면 에너지를 보충해야 하잖아요~!
 
변선영:(우유 하나 가지고 세상 심각하게 고민하는 걸 보며 희미하게 웃는다. 이맘때 애들답네 싶다) 잘 마실게. 고마워.
 
그가 먼지를 다 떨궈 낸 썬베드에 나란히 앉아 우유를 마시고 있으면,
 
곧 선영이 아차한 표정으로 입을 엽니다.
 
변선영:왔으니까 그걸 알려줘야겠네. 어제 하던 얘기.
 
강이내:맞아요 알려주세요!
 
변선영:음, 별로 심각한 얘기는 아냐. 내가 원래 이곳에 있어야 할 다른 사람 자리를 밀어냈거든.
(정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얘기한다)
 
강이내:다른 사람이요? (최근에 그만두신 선생님이 계셨나 생각합니다)
 
누가 그만두신댔던가? 지능 판정으로 떠올려 봅시다.
 
강이내: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무리 생각해봐도 누군가 정년 퇴직하거나 이직하신다는 얘기는 소문으로도 못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상처받을까 봐 숨기는 게 보통이라곤 해도요.
 
이렇게까지 조용하기란 힘들 것 같은데.
 
그나저나 꽤 내밀한 이야기를 들어버린 것 같은데요.
 
가족관계는커녕 영화 취향같은 스몰토크도 일절 않는 선생님 입에서 이런 소리까지 끌어내다니!
 
새삼 조금은 친해졌나 싶기도 하네요.
 
강이내:(최근 퇴직하신 분도 안 계셨는데............. 설마 정말 부정취업!!)
...(갑자기 조심스러워져서는) 선생님 이런 이야기 저한테 해도 괜찮아요...?
 
돌려서 얘기했을 뿐이지, 진짜로 낙하산?!
 
물론 그렇다기엔 전혀 비밀 얘기를 하는 표정이 아닙니다.
 
왜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이 꺼낸 사람보다 심각한 표정인지!
 
변선영:괜찮아, 딱히 숨기는 것도 아니었어. 이미 소문도 돌고 있다는 것 같고.
법의 테두리는 벗어나지 않았으니까 너무 오해하진 마.
 
강이내:(자기도 모르게 한숨 깊이 내쉽니다) 하지만~ 다른 애들이 선생님 이상하게 본다고요. 사회쌤이랑 사귄다는 소문도 돌고.
기분 나쁘지 않으세요?
 
변선영:음...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면전에 대고 얘기하지만 않으면 참을 수 있어. 그런 끔찍한 소리가 사실이 아니라는 건 정말 다행이지.
(그리고 너무 많이 얘기했다 싶었는지, 황급히 다시 입을 다문다)
 
강이내:(생각보다 지나치게 착하시잖아)
... 뭐, 알겠어요 선생님이 괜찮다면 괜찮은 거 겠지만... (역시 다음번에 그 아이들을 만나면 대신 한소리 해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가 괜찮다곤 해도, 역시 이대론 못 있겠어요!
 
다음에 또 그런 소리를 하면 대신 변호라도 해 줘야겠습니다.
 
마시던 우유의 마지막 한 방울이 톡 떨어질 무렵이면,
 
냉장고에서 막 꺼내 시원했던 우유 팩도 손의 온기에 잔뜩 달아올랐습니다.
 
정적을 맴, 맴, 우렁찬 매미 소리가 파고듭니다.
 
여름이네요.
 
그리고 수영장 청소를 해야 할 때이기도 하고요.
 
저 멀리에서 선생님이 밀대 두 개를 가져옵니다.
 
또 한참 쓸고 닦고 해야겠네요.
 
...
 
...
 
그러게요!! >< (GM):BGM: https://youtu.be/KVXvOlHT4Js?si=W_0XNaJoN0cEZu4h
 
정신없이 청소를 마무리한 오후.
 
처음 풀장에 들어섰을 때 나던 매캐한 악취는 어느새 많이 날아간 것 같습니다.
 
제법 뿌듯하네요!
 
청소도 처음엔 힘들었지만 하다 보니 속도가 붙고 있고요.
 
물론 귀찮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요.
 
오늘 선생님은 일이 바쁜지 중간까지 일을 도운 후 먼저 교무실로 내려갔습니다.
 
돌아갈 때는열쇠를 반납하고 가달라고 했었죠.
 
빨리 퇴근하고 싶다던 말이 신경쓰입니다.
 
설마 청소를 시켜놓고 자기만 홀랑 가진 않았겠죠?
 
강이내:(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아냅니다. 어느새 많이 깨끗해진 수영장을 보니 꽤 뿌듯하기도 해요. 청소도구까지 정리하고 키를 챙겨 교무실로 향합니다)
 
어느새 저녁 바람이 된 미풍이 시원합니다.
 
땀을 훔쳐내는 바람을 헤치고 교무실로 달려가다 보면,
 
이미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퇴근했는지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
 
대신 교무실 안쪽, 교사 휴게 공간에 인영이 보입니다.
 
익숙한 차분한 목소리가 뭐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전화를 하는 것 같은데... 훔쳐들으려면 듣기 판정합니다.
 
강이내:(방해되지 않게 살금살금 교무실로 들어가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기울입니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휴대폰에 대고 얘기하는 목소리는, 처음 듣는 매서운 어조입니다.
 
전화 너머 목소리: ... 아니야?
 
변선영: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야. 알잖아.
 
전화 너머 목소리: ....잊지 마. ...
 
변선영:끊어. 내가 걸 때까지 연락하지 마. 찾아오는 것도 그만하고.
 
전화가 끊기면 선영은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아직 이쪽을 눈치채지 못한 채, 자기만의 그림자에 잠겨 있군요.
 
...수영장 열쇠는 벽에만 걸고 가면 된다고 들었었죠.
 
자리를 피해 주나요? 아니면 말을 걸어 볼까요?
 
강이내:(어쩐지 심각한 분위기에 쭈뼛거리며 열쇠를 걸고는 인사를 할까 말까 몇 초 더 고민하다가) 저기~ 선생님, 저 이제 갈게요?
 
변선영:(전화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가, 반사적으로 화들짝 놀란다) ...어? 어, 그래.
오늘도 고생했어. 조심히 들어가. (그리고 땀을 삐질 흘리며 받아준다)
 
강이내:(꾸벅 인사하고는 교무실 문을 빠져나갔다 되돌아 빼꼼 응원합니다) 선생님!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변선영:그래, 고마워. (평이한 표정으로 답한다. 닫히는 문틈 사이로,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 모습이 보인다)
 
정말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왠지 진지한 분위기인데,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가(심지어 표정마저도!) 없어서 잘 모르겠군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뭐. 어른에겐 어른의 사정이 있는 거겠죠.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며 남은 하루를 보냅시다.
 
강이내:(친구들이 이상한 상상을 하는 이유도 조금은 알 거 같고... ) (짐을 챙겨들고 하교합니다. 저녁은 떡볶이를 먹을 생각에 신났어요)
 
교실에 내던져둔 가방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여름을 맞아 길어진 해가 느릿하게 저물어 갑니다.
 
그리고 그날 밤 당신은 어떤 꿈을 꿉니다.
 
아주 습하고 바람이 일렁거리며 비가 내릴 듯 말 듯 애매한 여름날.
 
웃고 떠드는 소리로 시끄러운 실내.
 
대화하는 어떤 청춘들이 있습니다.
 
강이내:(꿈속이라는 걸 자각하진 못할테니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이게 살갑게 대답합니다) 당연하지~ 완전 멀쩡해! 너는 괜찮아?
 
하지만 당신이 대답해도, 대화하는 사람끼리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래도 당신은 제3자의 시점으로 이 꿈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점은 단단히 고정되어, 당신이 쉽사리 바꿀 수 없습니다.
 
상대방은 당신과 다른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아…… 구, 구해줘서 고마웠어, 신경써줄 거 없는데.
 
 
 
삐비비빅, 요란하게 귀를 때리는 알림음 소리가 아침을 알립니다.
 
방 창문으로 여름 햇살이 내리꽂힙니다.
 
강이내:컥,, ,,!! (알람 소리에 우당탕 일어납니다. 아직 잠이 덜 깬 얼굴)
(꿈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침대에서 일어나면, 무언가 꿈을 꾼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별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강이내:(흐릿한 꿈에 오래 생각하지 않고 씻으러 일어납니다) 개꿈이겠지~ (단순!)
 
머리도 묶고 옷도 갈아입은 뒤 이만 학교로 향합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지평선에서 머리 바로 위까지 높게 뻗을 기세로 부풀어오른 적란운.
 
바다처럼 새파란 하늘에 물들어 더욱 푸르러진 나무들이 보입니다.
 
따뜻하기만 한 바람에 옷소매가 슬며시 흔들립니다.
 
여름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네요.
 
같은 방향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참 시끄럽습니다.
 
무사히 자리에 안착해서 수업을 듣다 보면,
 
느린 듯 빠른 시간이 어느새 지나갑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방과후.
 
오늘도 수영장 청소를 해야겠죠.
 
선영이 있는 교무실로 찾아가볼까요.
 
강이내:(책가방을 자리에 놔두고 교무실로 향합니다. 벌써 3일째 이제 수영장 청소도 익숙해지고 있어요. 어제 오후에 심각해 보였던 선영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어른의 사정이겠지~ 생각하며 교무실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갑니다) 선생님~ 저 왔어요!
 
그런데 교무실로 가 보니 선생님이 없습니다.
 
잠깐 자리를 비운 것 같아요.
 
대신 아무래도 좋은 선생님들의 수다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강이내:(뻘쭘, 선생님들께 꾸벅 인사하고 한쪽에서 선영이 오길 기다립니다)
 
어차피 가디리다 보면 오실 테니 당신은 한쪽 구석에 앉습니다.
 
변선영 선생님을 기다린다고 말해뒀으니 선생님들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러고 있으면, 어느새 선생님이 화두에 오릅니다.
 
휴게 공간 쪽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데...
 
한 번 들어보려면 듣기 판정합니다.
 
강이내: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심심해서 집중한는 중)
 
선생님1: 그러고 보니 지난 주말에 저희 초코를 산책시키러 공원에 갔었는데, 그때 선영 선생님을 봤어요. 누구랑 같이 있으시더라구요.
 
선생님2: 그래요? 가족?
 
선생님1: 그건 모르겠는데, 싸우는 건지 심각한 분위기셨어요. 언제 올 거느냐라든가 좀 기다리라든가…
 
선생님2: 돌아간다니…? 혹시 학교 그만두시나…?
 
대화는 강제로 끊깁니다.
 
변선영:아, 이내야. 미안, 오래 기다렸지.
 
문제의 인물이 등판했기 때문에요.
 
강이내:(그러고 보니 어제도 심각한 통화를 하고 계셨는데... 생각하다 선영의 목소리에 당황하며 일어납니다) ...!!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하하..... .. (뻘쭘)
(다른 선생님들 슬 눈치 보고) 저 진짜 내일까지만 청소하면 끝인거죠?
 
변선영:내일은 축제가 있으니까 하루 쉬고, 내일 모레까지 하면 끝이야.
아, 마지막 날에는 선생님이 볼일이 있어서... 도와줄 친구를 데려와도 돼.
 
강이내:아~ 선생님 어디가세요? (아까 선생님들 대화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물어봅니다)
 
변선영:연수. 오후에 가니까 열쇠도 못 건네줄 수도 있겠네.
설렁설렁 해도 괜찮지만, 안 하지만 말아줘.
 
강이내:아하 연수 가시는구나... 네! 걱정하지 마세요. 어서 하러가요! (오늘 빡세게 하고 마지막 날은 대충할 생각)
 
변선영:그렇지, 선생님은 청소 비품 사러 마트 갈 건데 같이 나갈래?
오늘 낮에 학생들이 밀대를 쓰다 부러트려서 새로 사고, 이참에 낡은 비품들도 교체하려고.
 
강이내:네 좋아요! (겸사겸사 아이스크림도 사달라고 해야지 생각하며)
(장바구니 있나요...?ㅋㅋ)
 
있긴 하지만, 당신이 들려고 해도 선생님이 말리지 않을까 싶네요.
 
하여간 선생님과 동행하기로 합니다.
 
선영은 자신의 차로 당신을 데리고 와 편한 자리에 타라고 하네요.
 
네비로 가까운 마트를 찍습니다. 여기서 5분 정도 걸리는 모양입니다.
 
강이내:(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맵니다. 선생님의 자동차에 타는 건 처음이라 괜히 두리번거리고) 우와, 선생님 차에요?
 
변선영:응. 벨트 맸으면 출발할게.
 
그리고 짧은 거리긴 하지만 선생님은 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차의 빈공간을 채우는 건 네비게이션 음성 뿐입니다.
 
...
 
하여간 마트에 도착해, 차에서 내립니다.
 
꽤 큰 가게인지 먹을 것부터 잠화까지 다양하게도 파네요.
 
육류나 채소 같은 식재료도 있고 유제품, 아이스크림 같은 것도 있습니다.
 
한켠에는 작은 프랜차이즈 카페도 있습니다.
 
선생님은 목록을 보며 필요한 걸 사고 있습니다.
 
...간식을 사달라고 하면 사 주실까요?
 
아니면 몰래 넣어야 하나...?
 
강이내:(오랜 침묵 때문이었는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깊게 숨을 들이쉽니다. 선영을 따라 마트로 들어가며) 선생님 뭐 사야 해요? 저도 찾을게요! (겸사겸사 아이스크림 하나 슬쩍 집어넣을 생각이에요)
 
변선영:아, 괜찮은데... 고마워.
그럼 이것만 적당한 걸로 들고 와줘. 네가 쓸 거니까. (목록 중 하나를 짚어 말한다)
 
물건을 사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같이 넣는다면, 은밀행동 판정합니다.
 
강이내:(선생님이 오늘 컨디션이 안 좋으신가? 묘하게 차분한 선영의 모습에 어리둥절해하며, 목록의 물건을 적당히 골라 챙깁니다. 그리고 용돈으로는 비싸서 못 먹는 하겐*즈 2개를 골라올게요)
은밀행동
기준치: 20/10/4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대놓고 넣었나 봐요)
 
부스럭 소리가 유독 눈에 띕니다.
 
선생님이 아이스크림을 잽싸게 넣는 당신을 봅니다.
 
변선영:(빤히 보다가) 왜 2개야? 살 거면 하나만 사지. 선생님은 안 먹어.
나이가 들어서 3일 연속으로 차가운 걸 먹으면 배가...(어쩐지 슬픈 이유다)
 
강이내:(아..) (들킨 건 민망하지만 사준다는 말에 표정은 밝아집니다) 정말요?! 정말 안 드셔도 괜찮아요? 이거 진짜 맛있는 건데~ (하며 하나는 냉큼 갖다 놓고) 그럼 선생님은 뭘 좋아하세요?
 
변선영:괜찮아. 이내 많이 먹어. 선생님은 냉한 것보단 따뜻한 음식이 좋아서. 물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살기 위해서 마시는 거니까 어쩔 수 없고...
아이스크림 같은 거, 나도 학생 땐 좋아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니 맛을 잘 모르겠더라.
너도 지금 많이 먹어둬.
 
강이내:(어쩐지 목소리가 씁쓸하게 들려요 선생님)
전 아메리카노 맛 없던데... (왜 어른들은 그 쓴걸 돈내고 마실까 생각해요)
(얼른 계산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고싶다는 생각) 근데 선생님~ 혹시 학교 그만두세요?
 
변선영:학교를 그만두냐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어디서 들었어?
 
강이내:아, 아니 아까 교무실에서... (괜히 말했나) 아니~ 선생님 그만두시는 거 아니면 다행이에요! 걱정했잖아요.
 
변선영:그래...? 또 소문이 돌았나. (별 생각 없는 듯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혹시 떠날 일이 생기면 너한테는 얘기할 테니까 신경쓰지 마.
 
강이내:뭐야~ 정말 가실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선영 나름의 농담이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변선영:정말 만약의 얘기지. 다른 학교로 발령날 수도 있으니까. (짧게 웃어준다) 아이스크림 말고 더 필요한 건 없지?
 
강이내:(차가운 건 싫다고 하셨으니까... 식품 코너를 돌아서 빵 한 봉지를 들고 옵니다) 이건 청소 다 하고 간식으로 먹어요!
 
변선영:아까부터 먹을 것만 고르네. 그렇게 배고파? (혹시 오늘 점심을 안 먹었나? 생각한다) 아니면 성장기라 그런가.
그럼 이것까지 넣고 계산하자.
 
강이내:(아무래도 한참 먹을 나이)
(장바구니에 빵도 집어넣습니다)
 
필요한 것도 전부 샀겠다,
 
선영이 계산을 마치고 짐을 듭니다.
 
당신에겐... 아이스크림 하나를 내미네요.
 
변선영:선생님은 물건들 정리해서 담고 있을 테니까, 먼저 차 있는 쪽으로 가 있어.
가서 바로 문 열어줄게.
 
강이내:(아이스크림 받고는 혼자 하기엔 많지 않을까 걱정하다가) 그럼 혹시 저 필요하시면 크게 부르세요!
 
짐은 금방 담을 것 같으니, 당신은 쉬고 있으면 될 것 같네요!
 
차 옆에서 선영을 기다리고 있으면
 
마트 옆을 가로지르는 강이 눈에 들어옵니다.
 
멍!
 
저 옆에서 들개가 강가를 향해 짖고 있습니다.
 
미지근한 바람이 불고 초목이 시원한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강이내:(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떠 입에 넣으며 강가를 구경합니다)
교육
기준치: 55/27/11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처의 갈대밭이나 잡초등이 이상하게 웃자라 있는 게 보입니다.
 
햇빛이 잘 드는 길목인데 이상하네요.
 
푸른 빛을 띤 식물들은 마치 시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당신의 발 옆으로 지네 한 마리가 기어갑니다.
 
아니… 자세히 보면 거미입니다.
 
그러나 몸이 이상하게 깁니다.
 
강이내:징그럽게 생겼네. (허리 숙여 거미 살펴보고) ... 해충이 살아서 풀들이 저렇게 비실비실 한가?
(갈대밭쪽으로 가서 살펴볼게요)
 
가까이 갈 수록 왠지 숨이 막힙니다.
 
거미는 소리없이 맴돌다 당신의 주변으로 따라옵니다.
 
강이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엥?)
 
이어서 왠지 어지러운 느낌과 함께, 장신력 판정입니다.
 
강이내: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대성공을 했으므로 보너스 주사위 +1입니다.
 
재판정해 주세요!
 
강이내: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 50, 28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극단적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변선영:
(To GM)rolling 1d100<50 색채 정신력 대항
 
(
72
 
)
 
 
=
0 Successes
 
여름 햇살이 너무 쨍쨍해서일까요. 어쩌면 아지랑이 근처에 있어서 어지러웠던 걸지도 몰라요.
 
마실 수록 숨이 답답하고 덥습니다.
 
가볍게 휘청이면, 뒤에서 당신을 받치는 손이 있습니다.
 
변선영:왜 그래? 괜찮아?
 
강이내:(엄살 더해서 비틀 선영의 손에 기댑니다) ...선생님, 저 열사병인가 봐요. 어쩐지 어지럽고, 숨도 막히고... (말하는 입엔 아직 닦아내지도 않은 아이스크림 흔적이 있습니다)
 
변선영:뭐?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당황해선 부축하려 든다) 청소는 내일 하고, 이만 집으로 가는 게 좋겠다.
 
강이내:.......(오..............?)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아, 아 아니에요. 병원은 괜찮아요! 좀 푹 쉬면 괜찮아질 거 같은데... (염치없이 청소 안 하길 기대하는 눈치)
근데 저 없으면 선생님 혼자 청소하실 거예요?
 
변선영:그럼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픈 애 데리고 청소를 할 수도 없으니 오늘 청소는 미루자. 축제 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청소할 수 있지?
열사병은 잘 쉬어야 되는 거 잊지 말고. 그럼 선생님이 집에 데려다줄까?
 
강이내:(결국 하긴 해야하는 군요) 네에,... 감사합니다.
(선영에게 집 주소를 알려줍니다)
 
선영은 당신을 집에 데려다 줍니다.
 
그런데 속도는 마트에 갈 때와 확연히 다르네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 강이내, 심리학 판정.
 
강이내:
심리학
기준치: 10/5/2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뭐지, 걱정이 많이 되시나...? )
(나 이제 좀 괜찮은 거 같은데... )
 
원래 저렇게까지 걱정이 많은 성격이었던가요?
 
그러고 보니 당신의 말에 별로 의심을 두지도 않았죠.
 
집에 빨리 갈 수 있으니 당신에겐 아무렵 좋은 일이지만요.
 
그나저나 청소 빼먹기가 참 쉽지 않네요.
 
당신의 집에 다 와갈 때쯤, 선영은 입을 엽니다.
 
변선영:그러고 보니 내일은 축제인데...
누구랑 같이 갈 거야?
 
강이내:음~ 그냥 친구들이랑 가려고 했는데 딱 정하진 못했어요. 왜요~? 혹시 선생님이 같이 가주실 거예요?! (장난스럽게 물어봅니다)
 
변선영:아니, 선생님은 그날 순찰 돌아야 해.
그리고 나랑 가도 별 재미는 없을 걸.
 
강이내:에~ 축제인데 선생님은 순찰 도세요? (재미없겠다고 생각하는 게 표정으로 보여요)
순찰 얼른 돌고 축제 구경 같이해요! 선생님도 축제 처음이시잖아요.
 
변선영:혹시나 너희한테 위험한 일 생기면 큰일이니까 그렇지.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니까 별별 사람들이 다 오잖아.
다른 선생님도 다 일하실 텐데 선생님 혼자 놀 수도 없고. 너는 친구들이랑 놀고 있어.
 
강이내:네 알겠어요~ (선영은 아쉽지만 선생님이라 어쩔 수 없구나 생각합니다) 오늘은 데려다주셔서 감사해요!
 
변선영:그래. 내일 건강한 모습으로 보자.
 
그렇게 예정보단 이르게 귀가를 하고, 하루를 보냅니다.
 
저녁이 찾아오고, 해는 가만가만 넘어갑니다.
 
...
 
정말 극단적이군요 (GM):BGM: https://youtu.be/PjFI-vPm_o8?si=PiMDe9J1hAq32t7G
 
목소리를 듣자마자 당신은 어떤 기시감을 느낍니다.
 
깜깜하고 답답한 시야 속, 당신이 모르는 목소리들이 웅웅 울립니다.
 
여전히 목소리를 내더라도 닿지 않고 몸을 움직여도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습니다.
 
왠지 이런 방식의 꿈을 전에도 꾼 적이 있던 것 같아요.
 
그런 와중에 문득, 차분하지만 슬픈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두웠던 시야가 점차 밝아집니다.
 
점점 밝아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쯤.
 
정말 극단적이군요 (GM):BGM: https://youtu.be/ywmei6cqRRY?si=EF8ue7Vheh9S1YCa
 
구분선
 
모양
 
구분선
 
수영장 청소에 어울리게 된 지 어느새 4일째.
 
어째 어제에 이어 오늘 컨디션도 그냥 그렇네요.
 
오늘도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그래서일까요?
 
하여간 오늘은 드디어 마을 축제가 열리는 날!
 
강이내:(어쩐지 찝찝한 꿈자리에 개운한 기분은 아닙니다만, 오늘은 축제날이라 발걸음은 경쾌합니다) 축제 가기 전에 수영장 정리하고 가야하는데~
 
오전 수업부터 점심시간, 오후까지 학교는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누구와 함께 축제를 가네마네 하는 이야기로 들썩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수업은 선영이 담당하는 수업입니다.
 
그는 아무도 오늘은 공부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빠르게 이해하고
 
수업 대신 영화를 틀어주었습니다.
 
강이내:(우와아!)
(재미있는 거 틀어주셨겠죠..?ㅋㅋ)
 
변선영:(왠지 선생님들에게 하나씩은 있는, 수상할 정도로 영화가 많은 USB를 노트북에 연결한다)
얘들아, 이 중에서 아는 거 있어? 뭐 볼래?
 
이거 재밌어요! 저거 봐요!
 
강이내:(수상할 정도로 영화가 많은 USB) 재미있는 거요! 액션!
 
너도나도 영화를 추천하며 들고 일어서는 바람에 교실이 한바탕 시끄러워집니다.
 
변선영:한명씩 말해. 선생님 귀 아파...
 
아무튼 그렇게 해서 다수결로 정한 결과,
 
최근 유명하다는 아포칼립스 영화가 틀어집니다.
 
영화는 수수께끼의 괴물이 지구를 침공한 뒤를 그리고 있습니다.
 
완전히 무너진 문명과 질서,
 
타인의 안위를 걱정할 여유마저 닳아가는 세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매일같이 인간을 잡아먹습니다.
 
주인공의 가족도 예외는 아닙니다.
 
때로는 구성원 일부를 잃어가며, 아슬아슬하게 괴물에게서 도망칩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동생을 지키기 위해 쉘터를 만들려 합니다.
 
영화는 긴박감도 있고 완성도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영화를 제대로 시청하는 학생들은 반 정도로
 
남은 반은 역시나 오늘 있을 축제에 대해 떠들고 있습니다.
 
제일 화면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은 학생들보다도 선생님 같네요.
 
어쩐지 애매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스크린을 보고 있습니다.
 
재밌긴 한데… 그렇게 재밌나?
 
강이내:(영화가 재밌다1 보통2 취향 아니다3 2)
(중요한 장면에선 집중하다 또 친구들과 속닥거리다 대충 줄거리를 이해할 정도만 집중합니다. 화면에 집중하는 선영의 표정이 눈에 들어와 빤히 봅니다) 좋아하는 영화신가... (선영이라면 차분한 영화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서 의외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긴장감 있는 영화를 좋아하다니 의외네요.
 
영화의 끝보다도 앞서 수업 시간의 끝이 다가옵니다.
 
주인공이 황폐해진 세상을 되돌릴 힘을 찾으러 떠나기 직전 화면이 꺼집니다.
 
선영은 교탁을 탕탕 두드리곤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변선영:자, 축제라고 너무 신나서 사고 치지는 말자.
선생님들도 순찰하며 돌아다닐 테니까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
그리고 3학년의 김희정 학생이랑 연락이 되는 사람 있으면 교무실로 와.
 
그러면,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강이내:(영화의 열린 결말에 충분히 실망하기도 전에, 3학년 학생의 실종 사실에 관심이 옮겨갑니다) 정말 실종이야? 가출이겠지~
납치면 어떻게!? 축제가 중요한게 아니라 찾아야 하는 거 아니야?
 
반 친구: 글쎄, 선생님들도 찾곤 있다던데 연락이 안 된대.
부장이 좀 자유로운 성격이긴 해도 무단결석을 할 사람은 아닌데...
학교 째고 수영이라도 하러 갔나.
 
강이내:수영? 수영장에 계시려나...? (거긴 아직 청소중인데)
(축제 가기 전에 잠깐 살피러 가야겠다 생각합니다) 근데 가출할 분도 아닌데 사라진 거 엄청 수상하다.
 
반 친구: 우리 학교 수영장 잠겼지 않아? 설마 거기 있겠어.
학교 밖에서 적당히 수영 연습이라도 하고 있는 거 아닐까.
정말 사람 걱정이나 시키고... 못 살아.
 
강이내:학교 밖에서...? 수영할 곳이 있나... (생각하다가 어제 봤던 강가 떠올리고) 에이, 설마~ 아무리 그래도 집에 연락도 안 하고 수영할까.
 
반 친구: 그러니까. 얼른 찾았으면 좋겠다.
 
수다를 떨고 있으면 종이 치고, 곧 방과 후가 옵니다.
 
어제도 쉬었으니 오늘은 대충이라도 청소를 해야겠죠.
 
더 밀려서 다음 주에도 청소를 하지 않으려면요.
 
강이내:(얼른 축제를 보러가고 싶어 바로 옥상으로 향합니다. 혹시 선배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옥상으로 가는 길, 뒤늦게 선생님과도 합류합니다.
 
변선영:어제 네가 산 빵이 이거 맞지?
 
평소와 달리 선생님은 열쇠 말고 빵도 들고 계시네요.
 
맛있겠다!
 
강이내:아! 어제 못 먹은 빵! (선영에게 환하게 웃으며 빵 받으러 가요) 선생님~ 오늘은 얼른 치우고 축제 보러가요.
 
변선영:선생님이 어제 사다 둔 건 다 넣어뒀어. 얼른 청소하고 가자.
 
강이내:네! (어제는 어쩐지 무뚝뚝하다고 느껴서 오늘의 선영의 표정을 살핍니다)
 
큰 변화는 없습니다.
 
어제 말이 없었던 건 아무래도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사준 걸로 봐선 평소같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강이내:(착각인가~ )
(빵 하나 꺼내 입에 물고 하나 옥상으로 향합니다. 오늘의 목표는 청소 30분 컷!)
 
빵은 쫄깃하고 맛있습니다!
 
선생님이 꺼내 주는 밀대를 받아 한참 매끄러운 타일을 문지르다 보면
 
금방 축제 시간에 가까워집니다.
 
변선영:오늘은 이만 하자. 축제를 오래 즐기려면 여유 있게 가야지.
 
시간을 계산해 보니, 짧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첫날 30분만에 청소를 끝낸 걸 생각하니 또 잘 모르겠습니다...
 
강이내:(땀으로 촉촉해진 옷을 펄럭거립니다) 좋아요! 저는 바로 축제 보러 갈 건데 선생님도 가세요? 그럼 함께 가요~
 
변선영:(가방에 있던 종이로 부채질을 하다, 땀에 절은 모습에 이내 쪽으로도 부쳐 준다) 알겠어. 그럼 같이 가자.
학교 끝나고 청소까지 하고 축제에 가다니, 오늘은 열심히 사는 날이네.
 
강이내:헤헤~ (수업 시간에 집중은 하나도 못했지만) 올해는 어떻게 준비했을지 궁금하니까 하나도 놓칠 수 없죠!
 
변선영:(수영장 한구석에 청소 도구들을 눕혀 둔다) 그러고보니 이내 너는 축제가 처음이 아니겠구나. 음, 어떤 게 재밌어?
 
강이내:작년 축제는 저도 1학년이라 요령이 없어서 구경을 잘 못했단 말이죠!
그래도 그중에 제일 재미있던 건 다트 던지기 였어요. 저 혼자 풍선 15개 터트렸거든요~
(비록 대왕 곰돌이 인형을 받지는 못했지만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변선영:그래? 15개면 꽤 많이 터트린 것 같은데. 확실히 신체 능력이 좋구나. (운동을 좋아한다고도 들었고, 청소도 깔끔하게 척척 해내는 모습을 봐서인지 납득한다)
 
강이내:후훗, 오늘은 꼭 대왕 인형을 받아내야죠!
선생님은 축제인데 기대 안 되세요?
 
변선영:기대는 되지만, 축제는 중학교 때 축제 이후로 처음이라 실감이 잘 안 나.
뭘 하는 곳인지도 희미할 정도야.
가서 뭐가 있는지 잘 보고 와야겠다. 이만 갈래? (그리고 수영장의 빡빡한 문을 열어준다)
 
강이내:그럼 이번 기회에 제가 구경시켜드릴게요~ (덜먹은 빵 봉지를 챙겨 나옵니다)
 
학교를 나서는 길, 주차장을 가로질러 걷고 있으면
 
“선영 선생님!” 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사회 선생님입니다.
 
사람 좋게 웃으며 선영에게 말을 걸고 있네요.
 
사회 선생님: 오늘 순찰, 2인 1조로 돌아야 한다던데요. 조 없으시면 저랑…
 
변선영:아, 그래요? 그렇다면…
 
사회 선생님은 정말 사회적이시군요.
 
저런 살가움이라곤 하나도 없는 선생님에게 선뜻 말을 걸다니.
 
선영은 어색하게 쭈뼛거리기만 합니다.
 
당신을 챙기던 성숙한 선생님은 딴 데 가고 없네요.
 
강이내:(이러니 사람들이 오해하지. 여고생 눈빛(?)으로 쿡쿡 웃으며 보고 있어요 )
 
변선영:이내야, 선생님은 먼저 갈게. 다른 애들이랑 놀고 있을래?
 
강이내:네~ 선생님! 순찰 천~천~히 끝내고 오세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선영과 사회 선생님에게 꾸벅 인사합니다. 이건 분명 썸이다! 확신하고 있어요)
 
변선영:같이 가기로 했지만... 축제장에서 또 만날 테니까 됐어.
그럼 거기서 보자. (가볍게 인사하고, 사회 선생님과 걸어간다)
 
썸이 아닐까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그 뒤로 대화가 조금도 오가지 않습니다.
 
둘 다 사회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질답만 주고받고 있네요.
 
...뭐 됐나?
 
강이내:(갸우뚱) 썸이 아닌가....? 아니면 사회선생님의 짝사랑!? (이것도 좋아)
 
글쎄요. 둘이 잘 되면 보기 좋을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당신은 당신대로, 친구들과 약속을 잡거나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합니다.
 
연락하러 휴대폰을 꺼내면 반사되어 비치는 하늘.
 
공기는 물을 먹은 듯 무겁습니다.
 
하늘이 뿌연 게 비가 오진 않을까 걱정이네요.
 
마을 축제는 6시부터 인근 광장에서 시작되니
 
서둘러서 가야겠어요.
 
강이내:(어쩐지 흐린 하늘에 불안해집니다) 축제 끝나고 내렸으면 좋겠는데... (친구들에게 광장에서 만나자고 연락을 하고 가방을 챙겨 곧장 마을 광장으로 향합니다)
 
학교 바깥에서 보니 더 반가운 얼굴들을 맞이하고,
 
광장을 돌아다니기로 합니다.
 
해가 길어진 덕에 아직 날은 어둡지 않습니다.
 
여러 점포가 문을 열고 장사에 한창입니다.
 
이곳저곳에서 음식 냄새가 느껴지고, 미니 바이킹이나 회전컵이 돕니다.
 
아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도 설치되어 있네요.
 
풍선 사격과 뽑기, 금붕어 건지기 등의 게임도 보입니다.
 
축제답게 먹을 거리도, 놀 거리도 엄청나게 많네요.
 
강이내:(친구들과 약속 장소로 가는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축제 분위기에 눈은 연신 주변을 살피며) 와, 저거 조금 있다 먹자고 해야겠다. (벌써 8개 정도의 먹거리를 마음속으로 찜했습니다. 지갑 사정은 무시한채..)
(일단 약속 장소인 마을 과장 중앙으로 향합니다)
 
약속 장소로 향하는 길에
 
본 적이 있는 듯한 같은 학교 학생들도 마주칩니다.
 
저마다 무리 지어 축제 회장을 돌아다니고 있네요.
 
곁으로 지나다니는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광장으로 가면 드디어 당신도 일행과 함류합니다.
 
친구들도 만났겠다, 이제부터 뭘 할까요?
 
강이내:(금강산도 식후경이기 때문에, 일단 배를 채웁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탕후루 가게로 가볼게요)
 
탕후루 가게는 여기저기에 있어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딸기부터 샤인머스켓, 귤 등의 알록달록한 과일들이
 
반짝거리는 설탕 코팅을 입고 있습니다.
 
사서 먹어 보면, 바삭하고 달콤합니다!
 
강이내:(마음 같으면 더 먹고 싶지만 오늘 먹어야 하는 간식은 많기에 딸기 탕후루 1개만 삽니다. 냉큼 한 알 입에 집어넣고 와작거리며 혹시 다른 선생님들이 돌아다니나 눈으로 찾아봐요)
 
아직은 익숙한 얼굴의 어른들은 보이지 않는군요.
 
앗, 저 멀리에서 사회 선생님과 닮은 사람을 본 것 같기도...
 
그래도 이상한 짓을 하고 있진 않으니 너무 눈치볼 필요는 없겠죠.
 
친구1:야, 배고프지 않냐?
음식 걸고 내기 한 판 하는 거 어떰?
 
강이내:(사회 선생님 닮은 사람을 보고 선영 선생님도 주변에 있나 생각하다 친구의 내기 제안에 눈을 반짝입니다) 좋아, 어떤 음식? 저기 닭꼬치 어때?
 
친구1:닭꼬치? 좋지~! 내기 종목은 뭘로 할까?
(그렇게 말하면서 주변에 있는 게임장들을 둘러본다)
 
강이내:(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격1 농구던지기2 펀치기계3 다트4 4 가리킵니다) 저건 어때? (뭐든 질 리 없다는 표정)
 
친구2:(작년에 풍선 던지기를 혼자 15개나 성공한 걸 안다 1 모른다 2 2)
 
강이내:(ㅋㅋ)
 
친구2:너 왠지 자신있어 보인다? 그럼 가자가자~
 
강이내:(후후, 걸려들었구나)
 
알록달록한 작은 풍선들이 부스 벽을 가득 채웁니다.
 
한켠에 다양한 상품들이 무더기로 썋여있는 게 보입니다.
 
참가비를 내고 다트를 받습니다. 잘 맞춘다면 몇 번이고 다시 쏠 수 있다고 하네요.
 
다트를 던지며 1d20 판정하되,
 
투척 판정에 성공하면 1d5를 더 굴립니다.
 
강이내:(자리에서 다트를 들고 차근차근 풍선을 향해 던집니다)
11
투척
기준치: 45/22/9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엥!?! (자신의 실력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
(분명 다트 날개가? 고장난?거야)
 
작년보다 약간 아쉬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던진 다트를 회수할 수도 없으니, 결과를 기다려 보는 수밖에요.
 
친구1:야, 내가 왕년에 다트 던지기는 좀 했지~ (그리고 5개 맞췄습니다)
 
친구2:다들 이래서야 내가 이기겠네! (이쪽은 5개 맞췄습니다)
 
...다들 너무 못하는 거 아냐?!
 
강이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 줄 알고 심각한 표정이었는데 실수하는 친구들의 모습에 점점 얼굴에 웃음꽃이 핍니다)
 
낭패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친구들의 성적이 워낙 저조해 당신이 1등이 되었습니다.
 
강이내:(우쭐) 이게 바로 실.력.차.이.라는 거야~ 자자, 공짜 닭꼬치를 먹어 보실까~
 
친구2:(씩씩) 어쩐지 강이내 저거, 표정부터 자신만만하다 했어. 자기가 잘 하는 거 고른 거였네!
 
친구1:네가 못하는 거라는 생각은 안 하냐?(옆에서 비웃음)
 
강이내:(그런 친구1도 5개 맞췄지만)
왜~ 다른 거로 또 내기하던가~ 난 또 이길 자신 있어.
 
친구1:됐어. 자존심 상해서 못하겠다 이거. (그렇게 말하면서 다른 친구와 순순히 닭꼬치를 하나씩 사 온다)
 
닭꼬치 2개를 얻었습니다!
 
강이내:(닭꼬치 두 개를 양손에 잡고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짓습니다) 내가 이 맛에 내기를 하지~
(근데 친구들도 꼬치를 먹고 있을까요?)
 
한 명은 냄새를 맡고 더는 못 참겠는지 꼬치를 들었지만, 한 명은...
 
머리를 긁으며 빈 주머니를 뒤적거리나 싶더니...
 
친구2:아~ 이내는 좋겠다~ 다트 던지기도 잘 하고, 닭꼬치도 2개나 얻어먹고~ 마음씨 좋은 이내가 딱 하나만 나눠주면 얼마나 좋을까~ (노골적으로 떠들기)
 
아예 구걸하는 쪽으로 노선을 틀었습니다...
 
강이내:(ㅋ ㅋ마음 약해질 뻔하다 강해짐) 음~~~ 그냥 주기는 재미없고~ 소원권 1개 어때?
 
친구2:소원권? 뭐~ 뭘 시키려고?
 
강이내:그건 아직 못 정했는데~ (숙제 뺏기게 해주기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요)
 
친구2:(아까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에, 결국 꼬르륵 소리를 못 이긴다) 오케이, 콜!
(제일 큰 덩어리 와앙 집어먹는다)
 
강이내:(엄청 큰 한입에 흠칫, 아깝지만 미래의 숙제를 위해 쿨하게 건네주기로 합니다) 그냥 네가 들고 먹어~ 소원권 까먹지 말고. (생색 엄청 내요)
 
친구2:아, 당연하지~ (뭐라고 하건 이미 닭꼬치에 정신 팔렸음)
 
친구1:(닭꼬치를 우물거리며 그런 둘을 여유롭게 보고 있다) 그럼 이제 배도 채웠겠다 본격적으로 놀자~
아, 저거 재밌어보이지 않냐? (조금 멀어보이는 한 지점을 가리킨다)
 
강이내:(들고 있던 꼬치를 단숨에 먹어치우고 친구가 가리킨 쪽을 봅니다) 뭔데? 새로운 게임이라도 있어?
 
친구2:어, 그러게! 가보자 가보자~ (사람들이 몰려오자 걸음을 재촉한다)
 
친구 둘이 어딘가로 걸어가고, 당신도 허겁지겁 따라가다 보면...
 
이럴 수가.
 
인파가 너무 심해 두 사람 다 놓쳤습니다.
 
강이내:(이럴수가)
 
황당하네요... 아무리 찾아봐도 친구들의 머리털 하나 안 보입니다.
 
기다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 같고, 전화를 해도 이 북새통에 벨소리가 들리겠나요.
 
하는 수 없이 한동안 혼자 놀고 있어야겠네요.
 
강이내:(이럴수가) 나 버려진거야....?
다들 어디 갔어 대체. (중얼중얼 친구들 이름도 몇 번 크게 불러보지만 곧 포기합니다. 알아서들 날 찾아오겠지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봐요)
 
황망한 심정으로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누군가가 “학생.” 하고 당신을 부릅니다.
 
낡은 테이블에 카드나 큰 수정구슬을 놓아두고 로브를 쓴 사람 한 명이 앉아있습니다.
 
그는 “당신의 앞날에 구름이 껴 있군요…” 하며 손짓해 당신에게 자리를 권합니다.
 
...뭐죠? 종교 권유일까요?
 
강이내:(엄마가 이런 사람 주의하라고 했는데)
(근데 수정구슬, 카드 이런 게 영화에서나 보던 예언가 모습과 비슷해서 흥미는 갑니다. 돈 내기는 싫으니까 자리에는 안 앉고 괜히 앞에서 서성거리며) 왜요? 뭐가 보이세요?
 
당신이 관심을 보이자, 그는 돈은 받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그는 빛나는 것도 같고, 어두운 것도 같은 수정구슬을 매만지며 얘기합니다.
 
강이내:(돈을 안 받아? 역시 사이비...? 하지만 귀가 얇은 18살 학생은 그 말에 그의 앞에 있는 의자에 앉습니다) 맞아요, 요즘 뭔가 마가 끼었나 누명 써서 수영장 청소도 하고 있고, 아! 어제는 열사병도 걸리고... (물어보지 않아도 주절주절 말해줍니ㅏㄷ)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리고 그 사람은 검은 개가 그려진 타로 카드를 한 장 보여줍니다.
 
그렇게만 말하고 이후로는 말이 없군요.
 
강이내:(이질적인 무언가... 검은 개...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게. 없어서 흐린 눈하며 슬그머니 일어납니다) 아,... 네네... 조심할게요 뭔지 모르겠지만... 하하~
복채는 따로 안 드려도 되는 거죠!? (벌써 도망갈 준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제 할 말은 끝났다는 눈치네요.
 
다행히(?) 사이비는 아니지만 이상한 사람이네요.
 
강이내:(기다려도 반응이 없는 그를 보며 쭈뼛거리다 꾸벅 인사하고)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후다닥 잡기 전에 자리를 피합니다)
휴, 점도 별 거 없네.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를 소리만 하고~
 
왠지 찜찜한 기분이네요. 상쾌한 여름 축제와는 어울리지 않게 말이에요.
 
점은 아무래도 좋으니 축제를 즐기며 털어 버립시다.
 
재력 판정 후 먹을거리를 즐길 수도 있겠고,
 
다른 게임을 하고 상품을 탈 수도 있겠네요.
 
강이내:(아직 먹고 싶은 게 많아서 하나씩 기웃거려봅니다)
재력
기준치: 30/15/6
굴림: 40
판정결과: 실패
(크윽)
이건 바가지야..!!!
 
맛있어보이는 게 많지만, 축제 물가가 만만치 않습니다!
 
간단한 간식류 말고는 집어들기가 영 부담되네요.
 
강이내:(얇은 주머니 사정에 간식은 포기하고, 금붕어 건지기 게임에 도전합니다)
(친구들을 찾아야한다는 건 살짝 까먹은 거 같아요)
 
혼자서도 재밌게만 노는 이내.
 
금붕어 건지기 게임에 참가하면 얇은 종이로 된 뜰채를 줍니다.
 
금붕어들은 작아 보여도 제법 날쌔게 물장구를 튀깁니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민첩함이 생명! 민첩 판정합니다.
 
강이내: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물살에 무력하게 찢어지는 뜰채를 봐)
........
이거 진짜 건질 수 있는 거예요...? (애꿎은 주인에게 궁시렁)
 
그래도 그간 갈고닦은 운동신경이 있기 때문인지
 
1마리를 잡았습니다.
 
강이내:우와...!!! (간신히 잡은 한마리 소중해요)
 
잡은 금붕어는 가져가도 괜찮고, 도로 놔주는 대신 간단한 상품과 교환할 수 있다고 하네요.
 
교환해주는 건... 아마 금붕어 모양이 예쁘게 찍힌 달고나인 모양입니다. 두 손 가득 들어오네요.
 
강이내:(달고나1 금붕어2 1 )
(잘 기를 자신 없는 금붕어는 놔주고 달고나를 챙깁니다) 역시 먹는 게 최고!
 
달고나를 집어들었습니다. 무척 맛있네요!
 
어릴 땐 자주 먹었는데 지금은 오랜만에 먹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바삭바삭한 식감에, 달고 묘하게 중독성있는 맛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놀면서 설렁설렁 축제장을 가로지르다 보면.
 
멀리서 방송이 들려오네요.
 
강이내:오... 친구들도 공연 보러 갔으려나? 자리 잡으러 가야겠다~ (바로 광장으로 향합니다)
 
광장으로 향하고 있으면,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 또한 겹쳐오는 듯 사람이 점점 늘어납니다.
 
저 앞에서 걸어오는 학생 무리를 피하기 위해
 
생과일주스를 파는 부스 옆에서 좌측으로 돌아가려 하면…
 
툭.
 
옷자락이 상자 하나에 걸리고 안에 들어 있던 오렌지가 우르르 쏟아집니다.
 
강이내:으왓...!!!! (쏟아지는 오렌지에 저도 모르게 외치며) 죄송합니다! 제가 얼른 주울게요!!
 
바로 이런저런 소리가 날아듭니다.
 
고개를 숙여 과일들을 되돌려 두면…
 
응? 옆에 검은 장지갑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하자,
 
강이내:...? (지갑?)
 
지갑 주인: 앗! 내 지갑!
겨우 찾았다… 너 뭐야?! 네가 그 소매치기야?!
 
라며 사나운 노성이 꽂힙니다.
 
강이내:..........? ? ???? 네? (제가요?)
아, 아니에요!! 소매치기라뇨?!
 
억울합니다. 당신은 지나가다 잘못 휘말린 학생일 뿐인데요!
 
오렌지를 좀 엎지르긴 했지만 그런 짓은 안 했다고 자부합니다!
 
순식간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고,
 
지갑 주인: 아니긴 뭐가! 훔쳐가려다 딱 걸린 거 아냐?!
 
그를 만류하던 사람들도 그의 완고한 태도에
 
이내 당신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최선을 다해 해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인 기능 판정합니다.
 
강이내:(소란스러운 주변에 눈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당황한 마음에 제대로 변명도 못하고 아니라는 이야기만 반복합니다) 아니에요, 제가 진짜로 훔친 거 아닌데... 전 그냥 지나가다 넘어진건데... (억울한 표정으로 호소해 봅니다. 설득일까요)
 
설득, 말재주 중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강이내:
말재주
기준치: 35/17/7
굴림: 1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의 호소력 있는 말에 몇몇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지만,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 흐름을 잡지는 못하네요.
 
구경꾼이 조금씩 빠지고, 지갑 주인의 기세도 조금은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의심에 찬 얼굴입니다.
 
반복되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낄 무렵.
 
변선영: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죠?
 
강이내:선생님....!!! (왈칵)
 
익숙한 목소리가 날아듭니다. 선영입니다.
 
당신의 뒤에서 나타나 화난 통행객을 가로막고 섭니다.
 
지갑 주인: 당신 누구야. 이 사람이랑 말하고 있잖아.
 
변선영:제 학생입니다.
 
다시 분노하려는 그 앞에서 선영은 당신을 감싸줍니다.
 
그는 통행객에게 자초지종 설명을 듣고 나면 일단 그를 진정시키고,
 
뒤를 돌아 당신과 눈을 마주칩니다.
 
그 얼굴에서 의심의 빛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호적인 신뢰에 조금 더 가까웠습니다.
 
변선영:사실이야?
 
선생님은 짧게 당신의 의견을 묻습니다.
 
강이내:(마구 고개를 흔듭니다) 아니에요, 전 정말 지나가다 걸려 넘어진 거예요. 정말 도둑질 같은 거 안 했어요 선생님....
 
변선영:(짧게 고개를 끄덕인다) 알았어.
역시 오해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이 학생은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선영은 통행객에게 당신의 무고를 주장하며,
 
의심스럽다면 거리의 CCTV를 확인해 보겠느냐고 묻습니다.
 
이쯤 되면 주변의 분위기는 다시 일변해
 
대개 통행객을 향해 가벼운 힐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강이내:(선생님 ..... 찡 ㅡ, 이게 어른.... )
 
지갑 주인: 아니~ 뭐, 나도 오해라면 좋겠지만... 급하게 뛰어가는 게 수상하길래...
 
주인이 완전히 기세가 꺾일 무렵.
 
회장 내 방송이 다시 울립니다.
 
주변은 이내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집니다.
 
선생님은 안도의 한숨 같은 걸 내쉬고는, 앞에 선 사람에게 말합니다.
 
변선영:지갑 찾으셔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오해한 건 사과하세요.
(그리고 뒤를 돌아본다) 너도 뭔가 할 말이 있다면 해.
 
강이내:(진범이 잡혔다는 방송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곁에 선영까지 있으니 아까 당황했던 기색은 많이 나아졌어요) 맞아요, 오해하신 거 사과해 주세요! 제가 그렇게 훔친 거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지갑 주인: 어... 흐흠, 그... 미안했습니다.
 
그다지 만족스러운 사과는 아니지만, 주인은 고개를 숙이고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강이내:(지갑 주인이 사라지면 펄쩍 뛰며 선영을 안습니다) 선생님 고마워요!!! 저 정말로 경찰서 가는 줄 알았어요~
 
변선영:어? 어...... (무력하게 껴안긴다. 딱딱하게 굳는 몸짓) 그, 그래. 오해가 빨리 풀려서 다행이네.
많이 놀랐지?
 
강이내:선생님 안 오셨으면 어쩔 뻔했는지... 정말 제 말은 하나도 믿어주지도 않고... 아찔했어요. (괜히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전 그냥 떨어진 오렌지 주워드리려 했던건데.
 
변선영:아냐, 선생님은 아무것도 안 했는걸. 그렇게 생각하니까 조금 미안하네.
(어깨라도 두드려 줘야 하나, 손을 살짝 들고 망설이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근데 왜 혼자 있었어? 아까 보니 친구들이랑 같이 다니는 것 같던데 다 어쩌고.
 
강이내:(헤헤) 아~ 친구들이랑 같이 다녔는데 인파에 쓸려 놓쳤어요. 아마 지금쯤 공연 보러 갔을걸요? 선생님도 이제 자유시간이세요? 같이 공연보러 가요!
 
변선영:아, 그렇겠네. 선생님은 자유시간은 아니고. 조금... 사정이 있어서 헤어졌어.
같이 가도 괜찮겠어? 선생님은 선생님인데? (좀 뒤늦은 지적 같긴 하지만. 그런고로 가자고 하면 그냥 끌려간다)
 
강이내:(선영의 같이 가도 되냐는 질문을 가도 괜찮다는 대답으로 듣고 선영의 팔짱을 끼고 광장쪽으로 향합니다) 어? 근데 사회 선생님이랑 잘 안되셨어요? (무례한 질문)
 
변선영:잘 안 되다니? 우리 싸우거나 어색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완전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그렇게 삭막해 보였나 싶어 고개를 숙인다)
 
강이내:그건 아니구~ 전 사회 선생님이랑 같이 공연 보시나 했죠. ( 묘한 웃음 지어요) 사회 선생님은 먼저 가신 거예요?
 
변선영:아, 설명하기 조금 복잡한데... 합류할 수 있으면 오실 거야.
 
그런 대화를 하며 광장 쪽으로 가면
 
설치된 간이 무대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축제 분위기가 후끈 다가옵니다.
 
비트를 타고 춤을 춘다거나 하는 관객 이벤트도 있는 모양입니다.
 
강이내:(선영의 모호한 대답에 아쉽게 끄덕입니다. 가까워진 축제 노래에 들뜬 목소리로) 선생님! 벌써 시작했나 봐요!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며) 이쪽이요, 이쪽이 더 잘 보여요!
 
변선영:어, 어어... 그렇구나... 선생님은 구석이 더 좋은데... (소심한 주장은 소음에 무력하게 덮인다)
 
주변에 의자며 누군가 깔아둔 돗자리가 즐비합니다.
 
자리에 앉거나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무대 위에 축제 진행자가 오릅니다.
 
그는 사람들과 적당히 주고받기를 하며, 음악과 함께 분위기를 이리저리 조정합니다.
 
곧 유명 가수나 연예인 등도 차례로 오릅니다.
 
강이내:(우와와와)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그저 즐겁습니다.
 
그렇게 모든 일이 즐거워지는 마법 같은 시간이 지나가면,
 
짧은 공연은 이만 끝이 납니다.
 
삼삼오오 모였던 사람들은 조금씩 흩어집니다.
 
당신은 어떡할까요? 이만 광장에서 친구들을 찾나요,
 
이 김에 선생님과도 어울려 놀겠다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강이내:(일단 친구들이 있나 찾아봅니다)
 
친구들을 찾으면, 한 가게 앞에 둘 다 모여있는 게 보입니다!
 
강이내:선생님, 저기 친구들 찾았어요! (같이 가자는 눈입니다)
 
변선영:어? 정말이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잘 찾는구나.
(서투른 몸짓으로 휘적휘적 다가간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제야 친구들이 당신을 발견하고 눈이 커집니다.
 
친구1:야, 너 어디 갔었...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변선영:좋은 저녁이네. 별일 없는 거지?
 
강이내:(반가운 표정으로 손 흔들) 한참 찾았잖아~! 너희 전화도 안 받고!
근데 내가 아까 공연 보러 달려오다가~ (하며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듯 소매치기범으로 몰렸다가 선영이 도와준 이야기를 늘여놓습니다) 정말 선생님 아녔음 큰일 날뻔 했다니까.
 
친구2:어? 진짜? (뒤늦게 부재중 전화 5통 봄...)
 
강이내:(많이 했다..)
 
친구2:중간에 엇갈렸나 보다. 우린 네가 우리 버린 줄 알았지 뭐야~
혼자 떨어져서 무슨 고생이냐. 아, 선생님도 감사합니다.
 
변선영:(머리만 긁적이며, 고개를 숙이는 최소한의 반응만 보인다)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선영은 당신의 등을 밀어 그들에게 보냅니다.
 
변선영:이제 친구들이랑 놀아.
 
강이내:(어, 어라) 선생님은요? (눈 데굴) 선생님 혼자 다니시는 거면 같이 다녀요~
 
변선영:그래도 친구들끼리 놀아야지 어떻게 선생님이 껴... (두 손 내저어 마다한다)
계속 이 주변 돌고 있을 거니까 필요하면 그때 불러.
 
강이내:......(흠. 역시 선영을 혼자 보내는 건 마음에 걸리는지 선영쪽으로 한 발짝 다가갑니다) 그럼~ 얘들아 내일 봐. 난 선생님이랑 데이트할래~
 
친구들은 "뭐야, 벌써 가?" "그럼 내일 봐." 라며, 각자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을 보내줍니다.
 
선생님도 선생님대로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서 있습니다.
 
변선영:선생님이랑 하고 싶은 거라도 있어...? (뻣뻣하게 무릎을 굽힌다)
 
강이내:아~ 그냥~ 친구들이랑은 담에도 같이 놀 수 있잖아요. 선생님이랑 이렇게 축제 구경하는 건 흔하지 않은 기회고요. (헤헤)
그리고 선생님! 축제와서 아직 게임도 하나 안 해보셨죠?
 
변선영:... (그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곧 쓴웃음을 짓는다. 눈을 깜빡이고 보면 곧 떨쳐낸 뒤다)
어? 그렇지. 여태 순찰 돌았으니까.
 
선생님과 무엇을 할까요?
 
무언가 사달라고 조르거나, 같이 게임을 하거나, 음식을 얻어먹거나.
 
뭘 하든 당신의 자유입니다.
 
강이내:역시...! 그럼 저거 하러 가요. (농구공넣기1 팔찌만들기2 솜사탕3 2)
(매듭 팔찌 만들기 부스를 가리킵니다)
 
변선영:어? 그래. 얼마나 재밌게 놀아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색상과 패턴으로 실을 엮어 팔찌를 만들 수 있는 부스입니다.
 
테이블에 앉으면 초보자도 만들기 쉬운 키트를 하나씩 나눠주네요.
 
엮은 뒤에는 1d100을 굴려 결과물의 점수를 정해 봅시다.
 
강이내:(자리에 앉아 키트에 나와있는 순서대로 매듭을 엮어봅니다73)
 
시키는 대로만 했는데도 꽤 괜찮은 팔찌가 만들어지네요.
 
모양도 적당하고, 아주 튼튼합니다!
 
제작을 도와주는 부스 관계자가 당신의 것을 보더니 따로 도와주지 않고 칭찬만 하고 가네요.
 
이런 데에 재능이 있을지도?!
 
변선영:(나는 저렇게 잘 나올 것 같진 않은데... 고사리손으로 만든 팔찌와 투박한 제 손을 바라보다, 긴장했는지 쫓기듯 팔찌를 만든다)
(다 만든 팔찌는... 대충 8점 수준)
 
...선생님 쪽은 아예 팔찌를 못 엮고 있습니다.
 
강이내:(아아)
(부스 관계자의 칭찬에 우쭐해지다가 선생님의 팔찌를 봐) ....
 
부스 관계자가 와서 매듭을 살려주려다가도,
 
결국 완성품을 몇 개 들고 오더니 최대한 비슷한 색상의 새것을 주네요......
 
조용해진 공기와 함께 밖으로 나옵니다.
 
아까부터 죽은 사람 수준으로 말이 없는 게 쑥스러운 걸까요.
 
강이내:.............우와~ 이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하하하하 (어색한 분위기에 나름의 위로?를 합니다)
 
변선영:어, 그렇지. 선생님이 손재주는 영 꽝이라서 말야. 하하...
역시 우린 참 다르구나. (제 손으로 엮지도 못한 팔찌를 만지작거린다)
 
강이내:아, 아니에요! 처음 만들어보신 거잖아요!? 전 할머니께 배운 적도 있고, 선생님 처음인데 잘 하시던걸요? (삐질)
(완성한 매듭 팔찌를 만지작거리다 선영의 손에 쥐여줍니다) 다음엔 더 잘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요거,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
 
변선영:그래, 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는 거니까. (어떻게든 분위기를 무마하려 노력해 본다)
(얼떨떨하게 두손으로 받는다)어, 이렇게 잘 만든 걸 선생님한테 줘도 돼?
그럼 보답이라기엔 뭣하지만... 이거라도 받을래? (부스에서 받은 팔찌를 내민다)
 
강이내:정말요!? 좋아요! (자기가 만든 것보다 더 말끔한 새것을 받아) 전 또 만들어도 되는 거고~ 같이 팔찌 만든 거 기념으로 받아주세요.
 
변선영:(팔찌를 받아선 바로 손목에 매단다) 고마워. 잘 차고 다닐게.
 
강이내:(선영에게 받은 팔찌를 차고 팔 내밀어서 같이 기념사진도 찍습니다)
 
변선영:아, 선생님 사진은 좀... (이라고 말하려다가, 즐거워 보이는 표정을 봤는지 순순히 같이 찍혀준다)
 
그렇게 엄청난 친화력으로 선생님과도 어울리고,
 
신나게 놉니다.
 
여름날이어도 해는 느릿느릿 움직여 축제 거리의 가로등과 등롱들이 켜지기 시작합니다.
 
해가 질 무렵.
 
선생님은 이 이상 땡땡이를 칠 수는 없었는지, 당신의 등을 밀어 보냅니다.
 
축제회장에 남아 이 분위기를 더 즐기거나, 그만 집으로 가는 길.
 
선영과 헤어진 후로 어쩐지 공기는 쭉 무겁고 불쾌합니다.
 
축축한 공기와 습한 기운. 미지근한 바람…
 
그리고, 예상을 빗나가지 않은 빗방울이 하늘에서 툭 떨어집니다.
 
툭, 툭, 툭,
 
쏴아…
 
강이내:(먼저 보낸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볼까 생각하던 찰나,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놀라 피할 곳을 찾아봅니다) 으앗... 지금!?!
 
빗방울은 점점 빠르게 떨어지더니 이내 거센 비가 됩니다.
 
축제 회장의 사람들은 빠르게 부스를 접고,
 
사람들은 인근 편의점에 들어가 우산을 사거나 집으로 귀가합니다.
 
당신도 비를 피하려 달리는데,
 
시민 공원 근처를 지나는 길에,
 
빗소리 사이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네요.
 
소리를 듣고 자연스레 공원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사람 하나가 등나무 벤치 아래에 앉아있습니다.
 
어쩐지 익숙한 뒷모습.
 
그러니까 저건... 선생님이잖아요.
 
강이내:(한 손으로 머리만 대충 가리고 달리다가 사람들의 목소리에 발을 멈춥니다. 공원 벤치 아래에 보이는 익숙한 모습, 저도 모르게 다가갑니다) 선영쌤...? 선생님? 선생님 뭐 하세요?
 
다가가니 그는 호흡이 힘든 듯 가쁘게 숨을 쉬고 있습니다.
 
변선영:으, 윽......
 
몸이 비로 완전히 젖어있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몸을 잔뜩 웅크린 게,
 
척 보기에도 불안해 보입니다.
 
강이내:(헤어질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어딘가 아픈 거 같은 선영의 모습에 당황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저, 저기요! 119좀 불러주세요!! 선생님, 괜찮으세요? (열이 나는지 확인해볼게요)
 
선영의 상태를 살피면, 몸이 놀랍도록 차갑습니다.
 
얼굴을 살피니 이가 부딪히도록 떨리고 있는 게,
 
조금 진정시켜야 할 것 같은데요...
 
강이내:(우왕좌왕하다 급한 마음에 일단 체온을 올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선영이 안아줍니다) 선생님 정신 차려보세요, 어디 좀 들어가요. (선영을 부축해 편의점 같이 잠시라도 비를 피할 수 있는데로 향해봅니다)
 
선생님을 부축해 바로 앞 편의점의 노천 공간으로 데려갑니다.
 
차양에 부딪히는 억센 비가 커튼처럼 공간을 덮습니다.
 
물 먹은 듯 무거운 몸을 겨우 의자에 앉히고,
 
선영이 진정하길 기다리면, 그가 겨우 눈을 뜹니다.
 
선영은 떨림을 가라앉히고, 크게 한숨을 내쉰 후,
 
변선영:아…… 강이내…?
구, 구해줘서 고마웠어, 신경써줄 거 없는데. 깊은 데 빠진 것도 아니었고……
 
라고 말을 건넵니다.
 
강이내:(선영이 진정한 건 다행이지만 빠졌다는 말에 갸웃하고) 선생님 정신이 드세요!? 여기가 어디인지 아시겠어요..!?
 
……
 
어라. 입에 담은 것은 분명 당신의 이름인데 당신을 부른 것 같지 않아요.
 
평소보다 훨씬 잠긴 듯한 목소리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몸이 젖었다곤 해도 물에 빠진 것까진 아닌 것 같은데 말이에요...
 
왠지 이상한 기분에 선영을 가만 바라보면
 
그 또한 깜짝 놀란 듯 당신을 쳐다봅니다.
 
변선영:...어, 이내야...? 여긴...
...그래, 거기였었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얼굴을 쓸어내린다)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는) 편의점이지? 네가 데려다 준 거야?
 
강이내:(푹 한숨을 내쉬며 끄덕입니다) 정말 어떻게 되시는 줄 알았어요. 어디 아프신 건 아니죠? (편의점 가리키며) 따뜻한 거라도 드실래요?
 
변선영:놀랐지, 미안해. 별 일은 아니야. 그냥 비를 좀 맞았는데, 온몸이 물에 젖으니까 순간 아무런 생각이 안 들더라고.
아니야, 선생님이 어떻게 또 너한테 얻어먹어. 선생님은 먼저 진정 좀 하고 있을 테니까... 너는 어서 집에 가.
 
선생님은 가슴에 손을 얹고 심호흡을 하더니,
 
곧 당신이 빈손인 걸 깨닫곤 황급히 편의점에서 수건과 우산을 들고 나옵니다.
 
변선영:우산은 들고 가고, 이걸론 몸 좀 닦아. (빌려왔는지 생활감이 있는 수건을 내민다)
 
강이내:(어릴 때 물에 빠졌던 일 때문에 그러셨던 건가? 하지만 지금은 비에 젖은 거 인걸... 아리송하지만 물어보진 않습니다. 편의점에 가 우산을 가지고 나온 선영을 보고는 손사래를 칩니다) 지금 제 우산이 문제인가요~ 선생님을 보세요! 제가 어떻게 혼자 가겠어요!
학교까지 가시는 거면 같이 가드릴게요. (걱정 한가득 표정)
 
변선영:어? 아, 아냐. 선생님도 집에 갈 거야. 차도 있으니까 더 비 맞을 일은 없어. 이건 네가 들고 가. (꿋꿋이 우산을 당신에게 민다)
...아까는 미안해. 그러니까…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
구해줘서 고마워. 조심히 들어가. 내일 학교에서 보자.
 
선생님은 창백하게 웃고, 곧 자리를 뜹니다.
 
...왠지 서두르는 느낌이 드는 건 기분 탓이겠죠?
 
강이내:(받은 우산을 들고 서둘러 떠나는 선영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봅니다. 역시 우산은 받지 말걸 후회하며 느리게 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니 역시 날 부른게 아니었구나... (근데 이름은 내 이름이었는데... 이상하네.. 중얼중얼)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듭니다.
 
이 느낌에 무슨 이름을 붙여도 위화감이 들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감정보다는 시끄럽게 귓가를 때리는 빗소리가 훨씬 급합니다.
 
당신도 이만 우산을 쓰고 자리를 떠납니다.
 
구분선
 
모양
 
구분선
 
축제가 끝난 다음 날. 학교의 공기는 불온합니다.
 
오전 1교시가 되어도 선생님은 교실에 얼굴을 비추지 않고,
 
2교시가 되어서야 옆 반 담임선생님이 급하게 들어와
 
이번 수업은 자습이라 말하고 바쁘게 떠납니다.
 
학생들이 내내 소곤거리고 있습니다.
 
어제 축제가 끝난 뒤 사고가 있었다는 내용 같네요.
 
선생님 한 명이 다쳤다고요.
 
강이내:(...... 설마 선영 선생님...? 역시 데려다 드릴 걸... 심각한 표정으로 안절부절못하며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괜찮으신 거겠지...? (자습시간이라고 올려놓은 교과서는 펴지도 않아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화두에 오른 인물은 다릅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면 담임선생님이 반으로 들어섭니다.
 
교탁을 탁, 치고 학생들이 전부 자리에 앉은 것을 확인하면 다시 입을 엽니다.
 
바로, 수업이 종료됩니다.
 
평소보다 빠른 하교를 반가워하는 학생도,
 
불길한 소식에 무서워하는 학생도 보이네요.
 
분위기를 보아하니 오늘은 부 활동 또한 없는 것 같습니다.
 
강이내:(선영이 아니라는 말에 마음은 놓였지만 사회 선생님의 강가에서 발견 됐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입니다. 꼭 살해당했다는 이야기 들은 것처럼 친구들 곁으로 가 이야기를 부풀립니다) 무슨 일이야? 사회 선생님이 다치시다니, 괴한한테 당하기라도 하신거야!? 아님 급류에 휩쓸리셨데?
 
반 친구: 얘기 들어보니까 사고로 빠지신 것 같던데...
자세한 얘기는 선생님들이 아시는 것 같은데 우리한텐 입도 뻥끗 안 하셔.
진짜, 크게 안 다치셨어야 하는데......
 
강이내:아... 사고가 나신 거구나... (역시 교무실에 가봐야겠어! 겸사겸사 선영이 왔나 확인하기 위해 친구들에게는 빠르게 인사하고 책가방을 챙겨 교무실로 가봅니다)
 
교무실로 찾아오면, 마침 한구석에 선영이 앉은 책상이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학생들도 일찍 집에 보내는데 설마 수영장 청소를 할까요?
 
선생님은 평소보다도 바쁘고 정신없어 보입니다.
 
강이내:(선영을 발견하면 반가운 얼굴이 되어 교무실 선생님들께 인사하며 들어가서는 선영의 자리 옆으로 갑니다) 선생님! (안색을 살펴요)
 
선생님의 낯은 평소와 같습니다.
 
어제처럼 하얗게 질린 얼굴도 아니고, 아픈 기색도 없습니다.
 
변선영:아, 이내야. 어제는 잘 들어갔어?
...어제는 미안했어. 수영장 청소 때문에 온 거야?
 
강이내:네! 선생님 덕에 비도 별로 안 맞았어요. 우산 내일 꼭 갖다 드릴게요. (배시시 웃으며) 그건 아니고~ 선생님이 걱정돼서 와봤어요..
사회선생님은 좀 어떠세요? (눈치를 보더니 목소리를 낮춰 물어봅니다)
 
변선영:선생님은 정말 괜찮아, 워낙 물을 무서워하는 겁쟁이라... 아. (사회 선생님이란 말이 나오자마자 분위기가 조심스러워진다)
...반쯤 내 잘못이야. 그렇게 두고 와선 안 됐는데.
 
강이내:(갸웃) 그렇게요..? 그냥 헤어지신 거 아니셨어요?
 
변선영:(잠시 말을 고르다가) 사실 순찰을 돌다가 김희정 학생을 발견했어. 희정이는 며칠동안 학교를 안 나왔었잖아.
인파에 다시 휩쓸려서 놓치기 직전에, 사회 선생님이 자기가 데리고 귀가하겠다고 하시길래 그렇게 뒀거든.
 
강이내:아... 그 수영부 선배요.
(하지만 사회 선생님은 어른인걸? 하는 표정입니다)
 
변선영:응. 수영부 3학년 말야. ...그런데 선생님께서 저체온증으로 치료받고 계신다고 하더라고.
얘기를 들어보니 희정이 대신 물에 빠지신 것 같아. 하마터면 정말 큰일날 뻔 했지.
 
강이내:아하... 그래도 두 분 다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심각한 건 아니시죠?!
 
변선영:응. 한동안 입원하시겠지만 체력을 회복하시는 대로 다시 나오실 거야.
혹시 김희정을 찾으면 바로 연락 주시겠대.
요즘 강가에 검은 개가 나타나서 위험하다는 얘기가 있어. 너도 조심해. 근처에는 웬만하면 가지 마. 알겠지?
 
강이내:아... 선배는 결국 또 놓치셨구나.. 근데 검은 개요...? (아아, 최근에 검은 개에 대해 들어본 거 같은데 어디서 들었더라 곰곰 생각하다) 저도 얼마전에 강가에 있던 들개는 저도 본 거 같아요.
(강가에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선생님 근데 거기 좀... 이상한 거 같아요. 이상한 벌레도 봤었고요.
 
변선영:김희정은 우리가 순찰 돌면서 찾아볼 테니까 괜찮을 거야. 마지막으로 봤을 때도 별 이상은 없어 보였고.(걱정 말라는 듯 손을 내젓는다)
들개를 마주쳤어? 무사해서 다행이네. 요즘 그쪽 환경이 안 좋단 얘기는 들었어. 아마 더운 날씨 때문이겠지만...
...여기는 평화로운 줄 알았는데 그래도 일은 생기는구나.
 
강이내:(끄덕) 알겠어요! 저도 조심하겠지만, 선생님도 조심하셔야 해요...!
.... 참 그리고~ 선생님~~ 오늘 수영장 청소는...... (눈치, 회피 미소)
 
변선영:(소극적인 손에 내키지 않는 목소리. 말없이 열렬한 자기 주장을 펼치는 몸짓에 흘러나오는 헛웃음을 막지 못한다) 오늘 청소는 없어. 청소는 선생님이 마무리할 테니까 너는 집에 가.
앞으로는 청소하러 찾아오지 않아도 돼. 바로 집에 들어가고, 주말 잘 보내.
 
강이내:우와아!! 선생님 최고! 곧장! 바로! 집으로 가겠습니다!(충성 포즈하고는 꾸벅 크게 인사합니다) 선생님도 잘 보내시고요! 다음 주에 뵈어요! (단순. 붙잡힐세라 냉큼 도망갑니다...)
 
작게 손을 흔드는 선생님을 뒤로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평소보다 이른 하굣길은 낯선 느낌입니다.
 
가벼운 일탈을 하는 것 같은 기분.
 
살짝 가라앉은 학교 분위기와는 다르게 학생들은 천연덕스럽습니다.
 
착실히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대놓고 놀러 가자며 떠드는 학생들도 있거든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하죠?
 
강이내:(그래도 친구들과 놀다 들어간다1 난 착한 학생 선생님 말을 듣고 곧장 집으로 향한다2 실종 학생을 찾아 수상한 강가에 한 번 가본다3 3)
(ㅎ) (원래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궁금한 법... 강 가까이만 가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우연히 실종된 선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사회 선생님이 발견된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었을지 모릅니다. 집으로 가던 길을 틀어 강가로 향합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당신이 선생님의 말도 어기고 강가로 발걸음하는 건
 
실종됐다던 선배가 마음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분명 그럴 거에요!
 
그런데 강가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요?
 
"저기!"
 
눈앞을 급히 달려가던 누군가가 당신을 부릅니다.
 
강이내:,,,? 네? (반사적으로 목소리로 시선을 옮깁니다)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면,
 
긴 염색머리에 활달한 인상, 수많은 피어싱까지.
 
분명 사라졌다던 김희정 선배입니다.
 
그는 당신을 보면 다급하게 외칩니다.
 
김희정: 저쪽으로 학생이 떠내려가는 걸 봤어!
가보자! 도와줘야 해!
 
강이내:네? 학생이요!? (희정을 발견했다는 것보다 학생이 떠내려간다는 말에 빠르게 강가 쪽으로 향합니다) 어디요!? 선배 어디에서 봤어요?
 
김희정: 설명할 시간이 없어! 일단 따라와!
 
어찌나 긴박한지 제자리에서도 계속 뛰던 선배는
 
앞장서 달려나갑니다.
 
그를 따라 흐르는 물가를 계속 달립니다.
 
달리고, 달려서, 주택가에서 벗어나 물이 고이는 지점으로 옵니다.
 
다리에 올라 아래를 살펴보면…
 
정말 저 멀리 누군가가 둥둥 떠있습니다.
 
교복을 입고 있는 것도 같은데,
 
얼굴이 물속에 잠겨있어 누구인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신을 끌고 온 그는 발을 동동거립니다.
 
김희정: 안 되겠어. 들어가서 꺼내 오자!
 
하지만 이 강가는 정말 깊다고 들었는데…?
 
강이내:그냥 들어가면 위험해요...! (사람이 빠진 모습을 보고 마음이 급해집니다. 주변에 통나무나 튜브같이 붙잡을 수 있는 걸 찾아봅니다)
 
당신이 다른 도구를 찾을 새도 없이,
 
선배가 발을 난간에 걸칩니다.
 
말려도 들을 기세가 아닙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오히려 당신을 붙잡고 있습니다.
 
강이내:... 선배?!
 
김희정: 도와줘. 빨리.
들어가서 구해오자.
물에 들어와.
 
코끝에 기묘한 악취가 스칩니다.
 
그의 검은 눈이 번들거리며 빛납니다.
 
굳은 손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근력 판정합니다.
 
강이내:(마음은 급한데 선배의 행동에서 이상함을 느껴 잡은 손을 뿌리치려 해봅니다) 서, 선배 잠깐만요...!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저항하려 해봤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대로 그의 손길에 잡혀 아래로 추락합니다.
 
물에 빠지기 직전 들은 것은 다급한 발걸음 소리.
 
하지만 그것도 수면 아래로 들어가자 모두 먼 나라 일이 됩니다.
 
귓가에 부글거리는 소리가 가득차고 정신이 부유하는 것처럼 몽롱합니다.
 
수면과 전신이 부딪히는 강렬한 충격. 억눌리는 호흡.
 
갑작스런 입수의 여파로 체력이 1d2점 감소합니다.
 
강이내:1
 
겨우 눈을 떠 보면 물속은 기묘할 정도로 어둡습니다.
 
주변이 가스로 뒤덮인 것만 같아요.
 
하늘처럼 흘러가는 색채는 마치 우주를 연상시키지만,
 
부유감도 자유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반투명한 물결이 당신의 다리를 붙잡고
 
점점 안개 한가운데로 끌어당깁니다.
 
강이내:(갑자기 추락한 탓에 한참을 허우적거립니다. 어떻게든 살고 싶은 마음에 가까스로 물속에서 눈을 뜨고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위쪽으로 헤엄쳐 봅니다)
 
잠겨드는 물살을 벗어나려면 민첩 패널티 판정 또는 수영 판정입니다.
 
강이내:
수영
기준치: 35/17/7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까스로 몰려드는 안개에게서 벗어납니다.
 
그래도 강제로 끌어당겨졌던 몸이 터질 것처럼 얼얼합니다. 체력이 4점 감소합니다.
 
그렇게 한참 버둥거리면 손이 어딘가에 닿습니다.
 
빛나는 무언가입니다. 마치... 보석 같아요.
 
당신의 손 근처에서 빙빙 돌고 있습니다.
 
강이내:(살고 싶은 마음에 일단 손에 닿는 걸 잡아당깁니다)
 
이걸 붙잡으라는 것처럼 떠도는 물건을 쥐어들면,
 
순식간에 수많은 시선이 당신에게 꽂혀듭니다.
 
머리 깊숙한 곳을 찔러 드는 시선.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누군가의 손이 당신의 눈을 가립니다.
 
그대로 당신을 끌어당겨 머리를 품에 안습니다.
 
변선영:이내야, 괜찮아?! 강이내!
 
드물게 고함치는 목소리.
 
선생님입니다.
 
그는 당신을 부축해 단숨에 수면을 향해 도약합니다.
 
낮은 진동이 물속을 울리다 수면을 빠져나오자 사라집니다.
 
강이내:(자신을 잡는 손길에도 한참 버둥거리다가, 익숙한 목소리에 차차 정신을 차립니다. 기침을 하며 숨을 고르고는 간신히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합니다) 서, 선생님?! 방금 분명히... (갑작스럽게 있었던 일에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횡설수설 덧붙입니다) 학생이 빠진 걸 봐서, 그 사라진 선배랑...
 
변선영:그래, 알았어. 우선은 진정해.
 
첨벙! 당신은 선영을 따라 무사히 근처의 뭍까지 헤엄쳐 나옵니다.
 
내내 눈을 가리고 있던 선영은 그제야 손을 떼어냅니다.
 
변선영:...이제 괜찮을 거야. (당신이 빠졌던 강에 눈길을 한 번 힐끔 준다)
무슨 일이 있었어?
 
선생님은 타박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 안도하는 것도 아닌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강이내:(손이 치워지면 보이는 선영에게 잠시 주저하다 웅엉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냅니다) 아까 그 선배를 봤어요... 그리고 강에 빠진 학생이 있다고 해서 도와주려고 했는데 선배가 저를 물로 잡아끌어서...
(순식간에 일어났던 일이라 말하면서도 점점 자신 없는 목소리가 되더니 결국 푹 사과합니다) ... 말 안 들어서 죄송해요.
 
변선영:김희정 학생을 마주쳤다고? 물로 잡아끌었다니, 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 수영부 부장이 어떻게 그런 짓을...
나중에 순찰하다 마주치면 단단히 주의하라고 선생님들께 말씀드릴게. 그건 괜찮아. 갑자기 물에 빠지고, 많이 놀랐지? 더 다친 곳은 없어?
어제부터 선생님 때문에 이렇게 젖고, 여름 감기에라도 걸리는 건 아닐까.
 
강이내:아, 아니에요. 놀라긴 했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선생님 덕에 살았어요.
참, 그 학생은요? 물에 빠진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못 보셨어요?
 
변선영:학생...? 선생님이 봤을 때는 너밖에 없었...... (확인하듯이 물속을 한 번 다시 돌아보다, 갑자기 온몸을 굳힌다)
...아, ...... (급격히 표정이 안 좋아지고 안색이 새파래진다)
 
강이내:...? 왜 그러세요 선생님...? (기웃)
 
선생님은 흐르는 물을 닦지도 않고, 어제처럼 그저 덜덜 떨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신에게 수영장 청소를 시킨 것도 물을 무서워해서라고 했었죠?
 
선영은 한참을 물에 빠진 사람처럼 거세게 호흡하더니,
 
습한 햇살에 몸이 말라갈 때쯤에야 겨우 고개를 듭니다.
 
강이내:...... 선생님? 괜찮으세요? (혹시 날 구하느라 무리하셨나 생각합니다)
 
변선영:......으윽, 흐...... (원래도 새하얀 피부가 이젠 푸른 혈관이 다 비칠 것처럼 창백해져 있다)
...아, 아니, 괜찮아. 별 것 아니야. 잠시만... (떨리는 손을 들어 보이다가)
(숨을 크게 모아 뱉어내고) 이틀이나 이런 꼴을 보였구나... 면목이 없네. 선생님은 괜찮아. 물에만 빠지면 아무 생각이 안 나는지라...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멋쩍은 웃음만 짓다가 천천히 당신의 손가로 시선을 옮긴다)
 
강이내:정말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선영을 보다 손을 잡아줍니다) 물 때문이시면 우리 저기로 나가요. (강가 밖을 가리키며) 저도 더는 여기 있고 싶지 않고... (그러고 보니 강에서 잡았던 보석을 아직 들고있을까요?)
 
잡은 손의 반대쪽 손에는 아직 그 보석이 쥐여져 있습니다.
 
그는 당신의 손을 몇 번 매만지다가. 결심을 세운 표정으로 얘기합니다.
 
변선영:그거, 쭉 찾던 거야. 나한테 줄래?
 
강이내:...? (처음엔 선영이 뭘 말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다가 제 손에 여전히 들려 있는 보석이라는 걸 깨닫고 손을 올려 보석을 보여줍니다) 이거요? 이거 아까 강에서 주운 거 같아요. 정신 없어서 잡았는지도 몰랐는데...
 
그에게 빛나는 돌을 건네주나요?
 
강이내:(뭔지 모르겠지만, 선영이 찾던 거라고 하니 순순히 건네줍니다) 선생님 근데 이게 뭔데요?
 
변선영:이건... 선생님이 간절히 찾던 거거든.
꼭 필요했던 건데, 드디어 찾았네...
 
그는 크게 안도한 얼굴로 그것을 품에 안습니다.
 
그쯤, 저 멀리에서 또 다른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외칩니다.
 
선생님과 경찰 몇 명이 달려와 두 사람의 상태를 살피고 부축합니다.
 
순식간에 당신은 어른들의 손에 이끌려 데려가집니다.
 
강이내:(희정 선배 분명 나랑같이어어어 하며 끌려갑니다)
 
선영과 헤어지기 전,
 
그는 무언가 할 말이 남은 듯한 시선을 이쪽에 보냅니다만,
 
변선영:아니다. 다음에 학교에서 할게.
많이 다쳤잖아. 푹 쉬어.
 
라고 말합니다.
 
단시간에 너무나 많은 일이 몰아쳐서
 
충격받기보다는 그저 얼떨떨한 기분.
 
물에 한 톨도 젖지 않은 김희정 학생이 추궁받는 걸 뒤로하고 병원으로 가는 길.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당신의 등에 대고 말합니다.
 
자칫하면 들리지 않을 기세로, 아주 작게요.
 
변선영:이내야.
이제 전부 잊어.
 
……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 눈을 뜹니다.
 
강이내:(깜빡깜빡. 전날 이래저래 피곤해서 꿀잠잤을 거 같네요)
 
개운하게 잠을 자고 잏어나, 평소처럼 몸을 일으키려 하면…
 
어라? 몸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침대를 짚은 팔이 쭉 미끄러져 아래로 구릅니다.
 
온몸이 후끈후끈한 기분입니다.
 
병원에 가서 제대로 진찰은 받았는데,
 
역시 어제 너무 무리했던 걸까요?
 
집에 같이 있던 사람이 마침 깜짝 놀라 달려옵니다.
 
무슨 일이냐며 당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피고 침대 위로 복구시켜 주네요.
 
강이내:(이불에 폭 들어가며) 감기 걸렸나봐...
몸에 힘도 안 들어가고, 열도 나는 거 같은데... (제발 결석하게 해주세요)
 
동거인: 아이고, 이마가 불덩이네. 주말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이야.
가만 있어봐. 물수건 갖다줄게.
 
강이내:(두둥.이럴수가 오늘 주말이었구나)
 
푹 쉬어야 하는 날에 이게 무슨 봉변인가요!
 
하여간 그 사람은 이마에 찬 수건을 얹어주고
 
한숨 더 자라며 배를 토닥여줍니다.
 
물에 잠기듯 스르르 수마에 빠져듭니다.
 
...
 
그리고, 곧 다시 눈을 뜹니다.
 
온몸이 아픈 건 둘째치고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가위라도 눌렸나 싶지만, 왠지 그걸 넘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니, 분명 한낮일 텐데도 창밖은 어둡고 공기는 탁합니다.
 
얼마 전 교실에서 봤던 영화 속 풍경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갈라진 콘크리트 벽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잠든 침대 곁에 누군가 앉아 있습니다.
 
그건, 다름아닌 선영입니다.
 
어쩐지 당신이 알던 것보다도 훨씬 앳된 인상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도 좀 더 부스스하고요.
 
늘상 꽂고 다니던 핀도 없네요.
 
옷에는 ‘수연중학교’라는 와펜이 달려 있고요.
 
강이내:(분명 선영이지만 낯선 모습에 눈을 끔뻑거리다 쉰 목소리로 말을 걸어요) 서, 선생님..?
 
애써 꺼낸 목소리는 그에게 닿지 않습니다.
 
그야 그는 당신의 말에 전혀 반응하지 않거든요.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침묵 속에서, 그가 흐릿하게 입을 엽니다.
 
변선영:그 일 말이야… 가기로 했어.
별 수 없지. 이대로 있으면 너는 죽을 지도 모르니까.
 
여전히 몸은 무겁고, 입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선영은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대화를 계속합니다.
 
변선영: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대.
정처 없이 표류하는 일이라고 하던데, 너무 오래 떠돌지는 않겠지.
 
선영이 손을 뻗어 당신의 이마 근처를 몇 번 만집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속삭입니다.
 
변선영:…너처럼 용기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러니까…… 잠시만 빌릴게.
 
무언가를 가져가는 듯,
 
그 위로 손을 한 번 쥐어 들고는 자신의 가슴에 갖다댑니다.
 
그러면 문득, 당신에게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뭐라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그러나 그 중 무엇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선영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변선영:오래 자는구나.
안녕. 이제 갈게. ...편히 쉬어.
 
당신은 불현듯 깨닫습니다.
 
이건 꿈이라고요.
 
그렇지 않고서야 중학생 시절 선생님이 당신 앞에서 말을 걸겠습니까.
 
이미 지나간 과거, 혹은 당신의 무의식에 불과한 허깨비.
 
그것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바꾸고 싶은 무언가가 있나요?
 
입을 열고 싶다면 건강 판정합니다.
 
강이내:(분명 꿈일 텐데 왜 이리 생생한 건지. 자신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어린 선영이 이렇게 제 앞에서 사라지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아서 가지 말라고,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짜내봅니다)
건강
기준치: 60/30/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 지 마요...!
 
당신이 간절히 그를 붙잡으면,
 
아주 작은 소리였음에도, 선영은 발을 멈춰, 잠시 당신을 돌아봅니다.
 
구분선
 
모양
 
구분선
 
긴 꿈에서 깨면,
 
정말 오래도 잤는지 어느새 아침입니다.
 
몸이 개운합니다.
 
체온을 재 보면 열은 전부 날아가 있습니다.
 
마치 꿈속 선영이 손짓과 함께 열을 전부 가져간 것만 같아요.
 
이틀을 먹고 자고 뒹굴었더니 기운은 많이 돌아왔군요.
 
예전의 당신처럼 아주 쌩쌩합니다.
 
강이내:(컨디션은 좋았지만, 꿈 때문인지 기분은 좀 차분한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주말 내내 잔 건 아니겠지...
(시계 힐끔)
 
내내 잔 건 아니지만, 몸도 안 좋겠다 정말 실컷 놀았더니 눈 깜짝할 새 평일 아침입니다.
 
며칠이 지났지만 꿈속 장면은 아직 완전히 잊히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그걸 가만히 곱씹고 있자니 여태 꿨던 꿈들이 줄줄이 엮여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물이 뭐라느니, 구해줘서 고맙다느니 하는,
 
희미하게 기억나는 영문 모를 목소리의 파편들.
 
그리고 그것과 함께 떠오르는 사실.
 
이제 꾀병을 더 부릴 수도 없게 됐으므로
 
꼼짝없이 학교에 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강이내:(역시 생생했던 꿈에 대해서 선영에게 말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들어 책가방을 챙겨 학교로 향합니다)
 
교복을 입고, 익숙한 가방을 듭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면 평소와 같은 여름 하늘이 보입니다.
 
꿈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손에 잡힐 듯 생생한 푸른색.
 
푸른 강가와 강에 뛰어들던 선영의 얼굴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물이 불편하다고 했는데, 그 이후 선영은 괜찮았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1교시, 선영의 담당 과목 시간이 찾아옵니다.
 
교과서를 들고 평소처럼 들어오는 것은,
 
처음 보는 얼굴의 선생님.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GM):BGM: https://youtu.be/HGvpY_mFCgA?si=iz-N0R-Nzqnm4Zz3
 
강이내:(어라?)
 
분명 정보 시간은 변선영 선생님 담당이 맞는데 말이죠.
 
선생님은 여상한 태도로, 아주 자연스럽게 수업을 시작합니다.
 
교과서 155쪽, 디지털 시대의 정보 윤리...
 
강이내:(어라라...?)
(옆 친구에게 속삭입니다) 선영 선생님 어디 아프시데...?
 
...마치 처음부터 담당하고 있었다는 듯, 한치의 어색함도 없습니다.
 
선생님의 빈자리를 누군가 그대로 비집고 들어온 듯한 느낌.
 
옆자리 학생에게 물어보면
 
의아하기만 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얼마나 집중을 안 했으면 이젠 선생님 이름도 잘 모르냐는 답변도.
 
강이내:........(? ? ??? 그..럴리가... 친구들이 놀리는 줄 알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더 물어보고서야 뭔가 정말 이상하다는 걸 알아챕니다)
 
앞자리에게도, 반장에게 물어도 마찬가지의 답변이 돌아옵니다.
 
낯선 이름. 낯선 얼굴.
 
더 이상한 사실은, 그걸 낯설어하는 사람조차 당신뿐인 것 같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전부, 뭐가 잘못됐냐는 듯 왁자지껄 떠들고 있거든요.
 
...변선영 선생님은 어디로 간 걸까요?
 
강이내:(선영 선생님을 자신만 기억한다는 걸 인정할 수 없어요. 쉬는 시간이 되면 그나마 선영과 친했던 사회선생님을 찾아갑니다)
 
사회 선생님은 교무실에 계십니다.
 
다른 선생님들과 간식을 나눠먹으며 웃고 계시네요.
 
그런데 같은 질문을 하니 별 다르지 않은 답변이 돌아옵니다.
 
사회 선생님: 변선영…? 그런 분이 우리 학교에 계시던가?
선생님은 누구신지 잘 모르겠는데 다른 학년 선생님께 여쭤보는 건 어때?
 
강이내:...........(약간 얼빠진 표정으로 어색하게 인사하며 교무실을 빠져나옵니다. 귀신에게 홀렸다고 말하기엔 선영과의 기억이 너무 선명해서 자신이 잘못 기억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간절한 마음으로 선영과 함께했던 곳을 찾아가 보기로 합니다. 먼저 가장 오래 시간을 보냈던 옥상 수영장으로 향해요)
 
수영장으로 향하면, 문이 잠겨 있습니다.
 
이제 열릴 일이 없는 문은 횡횡하니 잠잠합니다.
 
맴맴, 시끄럽기만 한 매미 소리가 이명처럼 울립니다.
 
햇빛은 이렇게나 뜨거운데 몸은 찬물을 끼얹은 기분입니다.
 
분명 저번 주까지만 해도 근무하던 선생님인데.
 
그런데 어떻게 당신밖에 아는 사람이 없죠?
 
……그 순간, 교복 주머니에서 희미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강이내:(쿵쿵 문을 두드리며 선영을 찾다가 교복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질감에 손을 넣어봅니다) ...?
 
확인해보니 선영의 별 모양 핀이 나옵니다.
 
중학생의 그가, 꿈에서 가져갔던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여기에?
 
강에서 당신을 끌어낼 때 휘말려 이 안에 들어가 버린 걸까요?
 
강이내:선영 선생님이 가지고 있던 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받은 기억이 없지만, 그래도 선영과 했던 기억이 자신의 착각이 아니라는 확신이 생깁니다)
 
핀을 손에 꾸욱, 자욱이 남도록 쥡니다.
 
달그락거리도록 주머니에서 굴리고 있으면,
 
머리에서 자연스레 어느 장소가 떠오릅니다.
 
어쩌면.
 
어쩌면 아직 거기에 있지 않을까?
 
지금 뛰어나가면 잡을 수 있는 게 아닐까?
 
마음 속 어딘가에서 그런 의문이 찾아듭니다.
 
무심코 던진 질문이 호숫가에 돌을 던진 것처럼
 
간절함을 타고 아주 크나큰 파문으로 이어집니다.
 
강이내:(혹시 하는 마음으로 신발도 갈아 신지 않은 채 선영이 자신을 구해줬던 강가로 달려갑니다)
 
마음을 먹는다면, 바로 발을 움직입니다.
 
땅을 박차고 뛰어나옵니다.
 
복도를 달립니다.
 
계단을 몇 개 가볍게 뛰어내리면, 강이내, 민첩 판정.
 
강이내: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로 곁, 바꾸기 위해 근처에 기대어 세워둔 새 유리창에 몸을 부딪칩니다.
 
쨍그랑!
 
기시감이 느껴지는 경쾌한 파열음.
 
서민우: 으악!
 
곁에서 지나가던 서민우가 놀라 당신과 유리를 번갈아 봅니다.
 
이거 어쩔 거냐는 표정.
 
그러나… 바로 다시 발을 움직입니다.
 
자리를 빠져나옵니다.
 
서민우: 잠깐!
이대로 가는 거야!? 야!
 
뒤에서 노성이 들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달립니다.
 
새로 온 정보 선생님이 높이는 목소리 또한 들립니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의 말대로, 어쨌건 한 번은 달려야 할 때가 있는 겁니다.
 
길거리에 스쳐 지나가는 바람, 푸른 하늘,
 
몸은 가볍고 머리는 상쾌합니다.
 
가벼운 전능감과 긴장감이 온몸으로 뻗어나갑니다.
 
만약 지금 그를 잡는다 해도 아마 그는 떠납니다.
 
더는 볼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
 
달리고 달려, 당신이 생각하는 장소에 도착합니다.
 
그곳에는…
 
선영이 있습니다.
 
그는 아직 당신을 눈치채지 못하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곁에는 작은 짐 가방.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앉아있던 곳에 자기 가방을 놓아두고,
 
아무것도 가져갈 것은 없다는 듯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깁니다.
 
강이내:(이상한 기시감을 무시하고 달려 도착한 강가. 드디어 찾은 선영을 보고 그제야 안도합니다. 멈춰 서 가쁜 숨을 채 다 고르기도 전에 앞으로 걸어나가는 선영을 보고 다급하게 외칩니다) 선생님! 어디 가시려고요!!!
 
휙 돌아서는 그의 귓가에, 아무것도 꽂히지 않은 머리카락이 찰랑입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있었던 핀이 온데간데없네요.
 
그의 두 눈은 당신을 보자마자 귀신이라도 본 것마냥 커집니다.
 
변선영:...네, 네가 어떻게 여기 있어...?
 
강이내:(성큼성큼 선영에게 다가가더니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갑자기! 그렇게! 사라지시면 어떻게요! 아무도 선생님을 기억하지 못한다고요! 저 빼고요!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이상한 꿈까지 꾸고...
 
변선영:나, 나를 기억해? 변선영을? (차분하고 성숙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표정이 엉망이다)
...그럴 수가. 틀림없이 지워진 줄 알았는데. ...혹시 너, 내 핀을 갖고 있어?
그... 나랑 안 어울렸던 별 모양 핀.
 
강이내:(이건 또 무슨 소리... 라는 표정으로 갖고 있던 별 모양 핀을 보여줍니다) 이거요? 당연히 기억하죠.
근데 지워지다니 뭐가요? (가는 눈) 혹시 선생님이 기억을 지운 거예요!? 그런 능력도 있으셨어요?
 
변선영:아, 역시... 이것 때문에 네 기억은 멀쩡했나 보네. (쓰디쓴 표정으로 한숨을 쉰다. 단순히 어른의 그것이라기엔 너무나 진하고 무겁다)
그보다 이상한 꿈이라니, 혹시 무슨 일 있었어?
 
강이내:...... 그, 꿈에서 선생님이 보였어요. 좀 더 어린 모습으로.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냥 제가 이유 모를 작별 인사를 해서 슬펐어요. (막상 말해보니 어쩐지 부끄러운 내용이라 어색하게 웃습니다)
 
변선영:......내가 교복을 입고 있었다고...? (찜찜한 기색으로, 무언가를 가늠하듯 한참 눈을 굴린다) 대체 어떻게 네가 그걸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실제로 있던 일이 맞기는 해.
그러지 않으면 모두 죽을 것 같았거든.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네.
난 사실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누군가의 자리를 밀어내고 가짜로 선생님 행세를 했어.
그리고 드디어 여기서 이뤄야 할 목적을 이뤘어. 여긴 평화롭고 좋은 곳이지만,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해.
 
강이내:대체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못 하겠어요. 이 세계 사람이 아니라니요. 그리고 돌아간다는 건 어디로 가신다는 거예요?
설마... 그 제가 꿨던 그 꿈속으로 가는 건 아닌 거죠?
거긴 좀... 위험해 보였는데...
 
변선영:...그래. 이해가 안 되겠지. 그래서 혼란을 느낄 일도 없이 기억을 지우는 게 처음부터 맞았는데. (기쁜 건지 슬픈 건지 모를 표정으로 팔에 찬 팔찌를 매만진다)
내가 건너온 세상은 멸망했거든. 네 말대로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위험해져서... 나 같은 사람들이 다른 세상을 떠돌면서 세상을 복구시키려고 하고 있어.
거기에 필요한, 일종의 재료가... 어제 네가 발견한 것처럼 세상 곳곳에 숨어 있거든. 나는 그걸 찾으러 온 거고.
 
강이내:그럼 그때 찾은 보석으로 이제 원래 살던 곳을 되돌릴 수 있는 거예요...?
 
변선영:응. 그렇게 되겠지.
...너에겐 미안해. 처음부터 끝까지, 난 널 이용만 했어.
물에 닿긴 힘드니까 수영장 청소를 대신 시켰고, 네가 발견한 보석을 요구했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찾을 수 있다는 걸 직감으로 알았거든.
난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야. 옛날에도, 지금도.
 
강이내:(마구 머리를 흔들어요) 아니에요! 그건 아니에요... 선생님 덕에 저도 즐거웠고, 죽을 뻔 한걸 선생님께서 살려주시기도 했고...
(자신의 세계를 되돌리기 위해 떠난다는 선영을 차마 더 붙잡지 못하지만, 표정에선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원래 세상을 다시 복구시키면 놀러 오실 수 있으세요? 몇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변선영:그건... 정말 다행이야. 내가 이번 세상에서 이룬 건 보석을 찾아낸 것도 있지만 널 구한 것도 있다고 생각해.
...너랑 정말 닮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사람은 내가 구하지 못했거든.
음... 네가 그 핀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나에 대해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네가 나와 엮여서 겪은 것중에는 너 같은 학생은 몰라도 좋은, 불길한 경험도 많이 있어. '평범한 삶'을 사는 데 나는 너에게 번거로운 존재일 뿐이야.
그래도 넌…… 정말 나를 기억하고 싶어?
 
강이내:그럼요! 선생님이 돌아온 신다면, 아니 돌아오지 못하셔도 잊고 싶지 않아요. 분명 최근 며칠 이상한 일을 겪기는 했지만 그만큼 즐거운 일도 많았는걸요? 선생님이랑 같이 수영장 청소도 하고 축제도 구경하고...
그리고 이 핀, 선생님께 소중한 사람이 준 거잖아요. 선생님도 제게 소중한 사람이 됐으니까 이젠 제가 잘 간직할게요.
 
변선영:(그 말에 울 것처럼 얼굴을 찡그린다) ...그럼, 네가 그 핀을 잘 가지고 있으면 내가 그걸 이정표 삼아서 돌아올 수 있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소중한 사이는 아니었어. 그 사람은 내가 물에 빠졌을 때 구해주고 먼저 다가와 주기까지 했는데 내가 밀쳐냈거든. (잘 부탁한다고까지 얘기했는데, 내가 필요없다고 했지. 조용히 그 때를 떠올린다) 나랑 너무 다른 사람이라 친해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래서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 ...네가 소중하게 대해 준다면 소중해지겠지만.
 
강이내:(꿈속에서 선영을 바라봤을 때 선영에 대한 미운 감정이 없었기에 어깨를 으쓱입니다) 근데 그 사람 그래도 선생님을 싫어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선생님은 얼른 세상을 구해내셔야죠!
 
변선영:(편치 않은 마음이지만, 말간 웃음에 따라서 웃고 만다)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마워. 네 말대로 내가 할 일에 집중해야겠지.
(전부 두고 갈 짐들을 바라본다) 고향에도 정리해야 할 짐이 많이 있어.
많은 걸 두고 올 준비가 되면 다시 올게. 그리고...
...즐거웠다고 해 줘서 고마워. 나도 너랑 놀러다니면서 오랜만에 행복했어. 이 세계는 밝고 활기찬 곳이지만, 이내 네가 아니었다면 다시 돌아오겠단 생각은 안 했을 거야.
 
대화가 마무리될 즈음이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는 선영은 떠납니다.
 
이제 선생님이 아니게 된 선영은
 
그래도 팔찌를 찬 손을 들어 당신에게 인사해줍니다.
 
당신과 주고받았던 그 팔찌요.
 
그리고 꿈속의 당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마지막으로 당신의 머리에 한번 손을 올립니다.
 
변선영:건강해야 해.
마지막이니 비밀 하나 알려줄게.
 
손이 떨어집니다.
 
그가 한 발자국 앞으로 걷습니다.
 
변선영:유리창 깬 거 네가 아니란 거 알고 있었어.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머지않아… 선영은 사라집니다.
 
앞에는 벤치가 놓인 버스 정거장.
 
버스 한 대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우글우글 몰려들었다 사라지는 틈에
 
그도 어느샌가 어딘가로 가고 없습니다.
 
당신이 알 수 없는 아주 먼 곳까지 가는 교통편을 탔을 겁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선영의 자리를 메꾸고 들어온 선생님이
 
학생 몇을 뽑아 마지막 남았던 수영장 물청소를 부탁합니다.
 
제비뽑기의 결과는... 강이내, 행운 판정.
 
강이내:
기준치: 70/35/14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거기에 당신도 당첨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마무리를 했다는 게 정말인지,
 
수영장은 거의 새것처럼 깔끔하네요.
 
비품만 점검하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쓸어도 될 정도로요.
 
정보 선생님이 의아한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아무렴요, 당신이 쓸고 닦고 청소하긴 했죠...
 
강이내:(나만 아는 비밀이기에 어리둥절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게 어쩐지 재미있습니다)
 
이건 당신과, 이제 여기엔 없는 그 사람만의 비밀입니다.
 
수영장 청소에 동원된 아이들은 저마다 야유를 보내거나 작은 소리로 불만을 내뱉습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물청소만 하면 되는데 뭐가 불만이냐며
 
학생들의 머리에 가볍게 출석부를 가져다 댑니다.
 
끼익, 수도를 돌리는 소리.
 
머지않아 호스 끝에서 힘차게 물이 터져 나옵니다.
 
호스를 쥔 아이들은 꺄악거리며
 
비어 있는 풀장의 타일 위를 위험하게 달리거나 밀대를 밀기 시작합니다.
 
푸른 하늘로 깨끗한 물방울이 튀고,
 
작은 무지개가 그려집니다.
 
물을 보면 문득 강가에 낙하했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강 밑에서 목격했던 끔찍하고 기분 나쁜 것들은 아직 남아있을까요?
 
그것들을 떠올리면 다시, 어쩐지 불안한 기분입니다.
 
햇볕이 뜨겁습니다.
 
어딘가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바람과 함께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봅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땅을 박차고 달려 나가던 그날.
 
손을 뻗어 상대를 붙잡은 한순간.
 
낯익은 얼굴, 목소리.
 
밝은 함성이 오고 갑니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리를 뒤로 하고 당신은 몸을 돌려 교사를 걷습니다.
 
마침 필요한 비품이 떨어졌거든요.
 
더 청소하지 않아도 되니 조금은 다행입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탁, 탁, 탁. 발소리가 들립니다.
 
점점 가까워집니다.
 
스쳐 지나가나 했으나 정확히 당신의 뒤에서 멈춥니다.
 
돌아보면 익숙한 머리칼, 귀에 익은 목소리.
 
당신에게 한결같이 달려오기 위해 거칠어진 호흡.
 
강이내:......어? (놀란 눈으로 돌아봅니다)
 
시간은 물과 같아.
 
잡을 수도 없고 멈출 수도 없지.
 
서투르게 발을 떼면 순식간에 휩쓸려 흘러갈 뿐.
 
그러니 당신은 지면을 박차고,
 
자신의 길을 따라 달립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
 
남은 인생이 모조리 바뀌는 그 순간.
 
마치 운명처럼.
 
END 3. 리버사이드에서 달려 나가
 
엉망이 되었던 강가의 생태는 원래대로 돌아오며
 
감기로 기운이 없었던 사람들도 점차 회복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그리워하는 사람도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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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날에 이어서 완전 여고생에 활기찬 탐사자 소중해요 ㅠㅠㅠ 어흑 이런 KPC와 놀아줘서 고맙기만 한 마음